‘즐거운 마음으로 자전거를 타러 나왔으나 조금 달리다 보니 평소와 다르게 자전거가 잘 나아가지 않는다. 안장에서 내려 살펴보니 나올 땐 멀쩡했던 타이어가 납작하게 주저앉아 있다. 이것이 말로만 듣던 펑크구나!’
자전거 라이더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 보았을 법한 상황이다. 평소에 자주 점검을 받는 잘 정비된 자전거라도 타다보면 발생하는 기재고장은 피할 수 없다. 가장 흔한 유형인 펑크를 흔히 ‘운’ 또는 ‘전생의 업보’ 라고 부르기도 한다. 잘 정비를 하더라고 갑작스레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밖에 라이딩 중 발생할 수 있는 기재고장의 유형은 천차만별로 다양하다.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물론 든든히 대비를 하고 있다면 말이다.
외부에서 발생하는 기재고장은 장르를 불문하고 모든 라이더들의 고민거리다. 다행히 시중에는 이런 상황에 대비하는 ‘응급수리’를 위한 용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모든 유형의 고장들에 대비하기란 불가능하지만 주로 발생하는 고장 유형에 잘 대비된 응급구조팀이 대비하고 있다면 “오늘 기분이 좋지 않은데 혹시나 펑크가 나지 않을까?” 라이딩을 출발할 때 불현듯 찾아오는 불안감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자전거용 전문 공구와 용품들로 유명한 버즈맨(Birzman) 제품들을 통해 알아보자.
든든한 지원 병력 - 펑크패치, 여분의 튜브, 실런트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가장 흔한 고장은 펑크다.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튜브를 수리하거나 새 튜브로 교체하는 방법이 있다. 펑크 패치는 튜브에 파손이 생긴 부위에 덧붙여 바람이 새어나가지 못하도록 한다. 자전거 가게에서 흔히 보던 튜브를 때울 때 사용하는 동그란 고무조각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이 고무 패치의 경우 본드로 접착해야 하지만 최근엔 스티커 방식으로 간편하게 붙여 수리 할 수 있는 펑크패치도 출시되고 있다.
스티커 방식 펑크패치 뿐만 아니라 타이어를 탈거하기 위한 타이어 레버까지 함께 포함된 펑크 응급수리 키트를 휴대하면 편리하다. 버즈맨 펑크 패치 키트의 경우 튜브의 손상 뿐 아니라 타이어가 파손되었을 때 안쪽에 붙여 응급수리 할 수 있는 패치도 함께 포함되어 있다.
실런트는 고무성분이 녹아있는 끈적끈적한 용액으로 공기와 접촉되면 응고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튜브의 밸브코어를 분리하고 내부에 주입 후 공기압을 채우면 튜브의 구멍 난 부위로 공기가 빠져나가면서 실런트 용액이 집중되어 파손 부위를 막는 역할을 한다. 튜브를 타이어 안에 넣고 봉합된 방식인 튜블러(Tubular) 타이어의 수리를 위해 주로 사용되며 갑작스런 펑크 발생에 대비하여 미리 튜브에 넣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실런트 용액은 밀폐된 튜브 안에서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굳기 때문에 미리 넣어둔 상태로 장기간 사용은 불가능하다.
펑크를 수리하는데 유용한 두 가지 도구가 있지만 역시 가장 믿음직한 예방책은 역시 예비 튜브다. 위에서 소개한 응급수리 방법은 어디까지나 라이딩에서 복귀를 위한 임시방편일 뿐 긴급 수리된 튜브는 불안정 요소를 가진 것과 같으니 바로 새것으로 교체하는 것이 옳다.
펑크패치와 실런트 거기다 튜브만 가지고 다니면 걱정 없을까? 아니다. 수리가 이루어진 이후엔 공기압을 채워야 다시 자전거가 주행할 수 있다. 펌프가 필요하다.
바람잡이 - 휴대용 펌프, co2 카트리지
공기를 채우는 도구인 펌프도 휴대할 수 있도록 작아지고 있다. 동시에 성능은 로드바이크 타이어의 고압을 충전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해졌다. 크기와 종류에 따라 다양하게 출시되며 크기가 커질수록 빠르고 편하게 공기를 주입할 수 있다. 버즈맨의 고급 사양 휴대 펌프인 벨로시티(Velocity) 제품들의 경우 160psi까지 공기압을 채울 수 있으며 로드바이크와 MTB용으로 구분된다. 또한 공기압 표시가 되는 게이지가 있는 버전과 없는 버전으로도 나뉘어 출시되었다. 물통 케이지 볼트에 장착할 수 있는 전용 마운트로 자전거에 부착하고 다닐 수 있게 설계 되었다.
동호인 라이더들 사이에 흔히 ‘폭탄’으로 불리는 Co2 카트리지는 압축된 이산화탄소를 작은 금속용기 안에 밀봉해놓은 것으로 공기 주입기에 카트리지를 장착하고 버튼을 누르면 순식간에 압축된 가스가 분사되며 공기를 충전한다. 16g 카트리지의 경우 로드바이크용 타이어를 120psi, MTB용타이어는 30psi까지 채우며 부피가 작기 때문에 휴대가 간편하나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 가스가 빠르게 분출되기 때문에 튜브가 타이어 안에서 제대로 자리 잡고 있지 않다면 파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가스가 방출될 때 온도를 급격하게 낮추기 때문에 손이 닿는 부분엔 반드시 커버를 씌우고 사용해야 한다.
기술자 - 각종 휴대 공구들
휴대공구 라고 하면 흔히 ‘맥가이버 칼’을 떠올릴 것이다. 자전거에서 사용하는 휴대 공구도 비슷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단, 맥가이버 칼에 포함된 다양한 도구들 대신 육각렌치들로 채워져 있다는 점이 다르다. 자전거에서 많이 사용하는 사이즈인 2mm부터 8mm 까지 육각 렌치와 십자, 일자 드라이버가 기본구성이며 공구 사양에 따라 체인 툴이 포함된 것도 있다.
라이딩 중에 스템과 시트포스트 클램프 등 자전거의 여러 부품들을 고정하고 있는 볼트를 죄거나 풀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휴대 공구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체인이 끊어지는 사태가 발생하였을 때도 자전거가 계속 달릴 수 있게 응급 수리를 할 수 있다. 더불어 체인 툴은 휠의 스포크를 고정하는 부품인 니플(nipple)을 돌리기 위한 스포크 렌치(Spoke Ranch)의 역할까지 겸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체인과 니플의 트러블은 라이딩 중 흔한 고장은 아니지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갖추고 있다면 걱정이 없을 도구들이다.
운반책 - 공구 통, 안장 가방
응급수리 도구들을 살펴 본 후 드는 생각은 다양한 도구들은 어떻게 들고 다닐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자전거 저지에는 보급 주머니가 3개나 달려 있지만 매번 라이딩 때마다 주섬주섬 도구들을 집어넣고 다닌다면 번거롭기도 하고 깜빡하고 집에 두고 나오는 경우도 발생할 것이다. 항상 자전거에 장착해 두고 필요할 때 꺼내어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명하다.
라이더들이 주로 사용하는 대표적인 두 가지 방법으로 공구통과 안장 가방이 있다. 공구 통은 물통 케이지에 물통 대신 꽃아 사용하고 안장 가방은 안장 하단에 레일에 고정하여 사용한다.
비교적 짧은 거리를 달리는 라이더 사이에서는 물통케이지 장착 형 공구통이 선호 되는 편이다. 물통과 닮은 생김새가 깔끔하고 공구를 넣고 꺼내기 편리하기 때문이다. 단점이 있다면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져 주행 중 소음이 발생한다. 이 점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 제품의 경우 내부에 완충제가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거친 길을 달릴 때 물통 케이지에서 이탈하는 경우가 있으니 공구통이 잘 고정 되는지 여부도 확인해야한다.
장거리 라이딩 중 물통 두 개를 모두 사용해야 한다면 안장 가방을 장착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다. 사이즈도 다양하며 가지고 다닐 용품들의 크기와 양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단 안장 뒷부분은 뒷바퀴에서 올라오는 물과 흙먼지로 쉽게 오염되는 부위다. 깔끔한 상태를 유지하려면 방수 소재로 만들어진 안장가방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공구통과 안장 가방에 얼마큼 들어가나?
두 용품에 들어가는 양을 비교해 보았다. 안장가방은 버즈맨에서 가장 작은 사이즈의 로드스터1을 사용했다. 로드스터1에는 실런트와 펑크패치 키트 그리고 가장 작은 휴대 공구인 픽스맨 5까지 들어가는 정도로 일단 펑크걱정 없이 주행할 수 있을 것이다.
공구통은 좀 더 여유롭다. 120psi 까지 주입 가능한 미니 아포지(Mini Apogee) 펌프와 여러 사이즈 육각 공구와 체인 툴까지 장착한 픽스맨 15 그리고 펑크 패치키트와 타이어 레버를 넣을 수 있었다. 공구통의 경우 넉넉한 용량을 자랑했지만 안장가방은 다양한 사이즈가 존재한다. 휴대하고 싶은 짐이 많다면 더 큰 사이즈를 선택하면 된다.
주말에 교외로 라이딩을 나가기 위해 모인 자전거 무리에서 소지품을 담고 있는 공구통과 안장가방 하나씩은 발견할 수 있다. 자전거를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생각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도심을 벋어나 한적한 곳에서 라이딩을 즐기고자 한다면 꼭 필요한 제품들이다.
라이딩 성향과 환경에 따라 응급수리 도구들을 대비하여 다닌다면 교통수단이 없는 지역에서 고장을 겪는 난감한 상황에 대한 걱정은 줄어들 것이고 함께 라이딩을 나간 동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유비무환이라고 한다. 든든하게 챙겨 걱정을 잊고 안전하고 즐겁게 라이딩을 즐기자.
글
문인영 moonyoung@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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