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렉이 지난 7월 1일 공개한 레이스용 모델 3종 중 사이클링 팬들의 가장 주목했던 모델은 다름아닌 마돈(Madone)이다. 트렉의 'Choose your Weapon' 캠페인에서 스프린터를 위한 평지 고속주행용 자전거의 역할을 담당하는 마돈은 매끄러운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ISO Speed의 장착과 전용 에어로 브레이크의 장착과 같은 차별화된 기술로 다시 한 번 팬들을 놀라게 했다.
트렉의 신형 마돈은 현재 일반 팬들에게 공개되지 않았으나, 최상급 모델 1대가 국내에 미리 들어왔다고 한다. 신형 마돈의 실물을 라이드매거진이 만나보았다. 단 1대밖에 없는 샘플이기에 직접 타볼수는 없었지만, 공식 이미지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던 디테일을 라이드매거진이 살펴보았다.
이번에 라이드매거진이 만나본 마돈은 트렉 팩토리 레이싱이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사양의 레이스 숍 리미티드 모델이다. 일반 양산 모델과는 달리 레이스에서의 낮은 자세를 기준으로 프레임 지오메트리를 설정한 H1 핏이 적용되고, OCLV 700 카본 소재를 사용했다. 커스텀 제작되는 프로젝트 원 모델 역시 H1 핏과 OCLV 700 카본 소재가 사용되며, 양산 모델에는 H2 핏과 OCLV 600 카본소재가 사용된다.
ISO Speed 디자인 콘셉트가 적용된 에어로바이크
신형 마돈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인듀어런스모델인 도마니에 적용되었던 ISO Speed 디자인이 적용되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에어로다이내믹 형상의 타원에 가까운 튜빙은 세로방향으로의 유연성이 적으며, 스프린터의 강한 파워를 소화할 수 있도록 높은 강성을 갖는다. 때문에 딱딱하고 노면의 진동을 여과없이 전달하여 장거리 라이딩에서 라이더가 심한 피로를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트렉은 신형 마돈이 스프린터의 강력한 파워를 소화하면서도 장거리 라이딩의 편안함을 만족하는 새로운 에어로바이크라고 말한다.
마돈에 적용된 ISO Speed 디자인은 도마니와는 다소 다르다. 도마니는 프레임의 앞/뒤 삼각형과 분리된 시트튜브 전체가 유연하게 휘어지는 구조였다. 그러나 마돈은 시트튜브 상단의 시트마스트가 노면의 충격과 라이더의 페달링에 반응하며 휘어지는 구조다.
트렉의 공식 사진에서는 확인하기 어려운, 프레임을 아래에서 올려본 모습이다. 시트튜브는 탑튜브-다운튜브와 이어져 완전한 삼각형을 이루게 된다. 시트마스트의 일부가 시트튜브 안에 들어가있는 형태이며, ISO Speed 특유의 링크 구조로 연결된다고 한다. ISO Speed의 링크를 감산 흰 색 커버를 벗겨보고 싶었지만, 차마 실행해보지는 못했다.
독특한 브레이크 시스템
신형 마돈에는 전용의 브레이크 캘리퍼가 장착된다. 사실 이것을 '캘리퍼 브레이크'라고 해야할지, '브레이크 암'이라 해야할지 애매한 부분이 있다. 커버가 씌워져 캘리퍼처럼 보이지만, 브레이크 암 자체는 프레임의 피봇에 '다이렉트 마운트' 방식으로 장착되기 때문이다.
시트스테이 사이의 브리지 부분을 안쪽에서 살펴보면 브레이크 암을 고정하기 위한 피봇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브레이크의 형태를 볼 때, 커버를 비롯한 일부 부품의 모양이 다르지만 앞/뒤 브레이크의 구조는 거의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캘리퍼브레이크처럼 측면에 브레이크 케이블이 장착되어 브레이크암을 당기는 '사이드 풀' 방식이 아닌, 중앙의 케이블이 움직이는 '센터 풀' 방식이다.
브레이크의 외관은 문득 과거 캄파뇰로가 내놓은 '델타 브레이크'를 떠올리게 만든다. 그러나 캘리퍼 내부의 링크가 브레이크 암을 움직이는 델타 브레이크와 다른 구조다. 예전 부품과 비교하자면 80년대의 시마노 듀라에이스 AX와 비슷한 방식으로, 케이블이 움직이며 삼각형 캠을 위로 당기면 좌우 브레이크 암의 끝에 달린 롤러가 캠을 따라 미끄러지며 브레이크 암을 좌우로 압축하게 된다. 의외로 간단한 구조다. 과거 클래식 MTB의 브레이크로 이런 방식이 사용되기도 했었고, 구조를 생각하면 충분한 제동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마돈에 장착된 브레이크는 시판되는 제품이 아닌 트렉이 마돈 전용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트렉은 에몬다 SLR에도 직접 개발한 경량 브레이크를 장착했고, 이전에도 이와 같은 전용 본트래거 컴포넌트를 장착한 모델을 여러 차례 선보인 적 있다.
유려한 실루엣의 에어로다이내믹 디자인
브레이크 케이블은 모두 헤드튜브 내부로 수납되며, 신형 마돈 전용의 스템 일체형 핸들바 내부를 통과해 브레이크 레버로 연결된다. 리어 브레이크 역시 케이블이 탑튜브를 통과해 헤드튜브 바로 뒤쪽에서 나와 스템 내부로 통과하는 방식인데, 스템 하단의 노출되는 부분을 통해 케이블이 통과하는 방식을 짐작해볼 수 있다.
프론트 브레이크는 프레임의 헤드튜브 - 포크와 완벽히 하나의 실루엣을 이룬다. 실제로는 포크의 스티어러 튜브가 상당히 뒤쪽에 위치해있고, 브레이크 캘리퍼가 앞으로 돌출되며 그 윗부분을 커버가 감싸고 있는 구조다. 포크의 모습은 스트레이트에 가깝지만, 실제 스티어러 튜브와 허브의 위치를 생각하면 40mm 정도의 포크레이크를 가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분은 실제 길이를 측정해보지는 못했다.
사진은 핸들이 우측으로 꺾이며 우측의 커버가 열린 상태다. 트렉은 이 커버를 '벡터 윙'이라 부르는데, 사실 공기역학적 가변으로 인한 이점보다는 커버와 브레이크 케이블간의 간섭을 해결하기 위한 이유가 더욱 클 것이라 생각된다.
벡터 윙은 단순히 플라스틱 판을 휘어놓은 것이 아니라 내부에는 경첩이 있어 부드럽게 열리고 닫힌다. 포크가 중립일 때는 스프링의 힘으로 닫히게 된다. 아마 쓸데없는 걱정인지도 모르겠지만 오래 사용하더라도 헐거워질 것 같지는 않다. 어쨌거나 이런 '가변 날개'가 달린 자전거라는 점에서 조금 더 흥미가 생긴다는 점에 많은 라이더가 동의하지 않을까?
스템 일체형 핸들바 역시 마돈 전용이다. 다른 자전거에는 장착할 수 없고, 다른 스템을 마돈에 장착할 수도 없다고 한다. 열어보지는 못했지만 트렉 신형 마돈의 스티어러 튜브는 단면이 원형이 아닌 사각형이라고 한다. 핸들바의 높이를 높이기 위해서는 전용 스페이서를 핸들바 하단에 집어넣게 되는데, 자전거 구입시 3개 정도의 스페이서가 포함된다고 한다. 이 부분은 실물을 확인하지 못했다.
핸들바는 무척 납작한 형태, 이유는 물론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서다. 참고로 자전거 완성차가 아닌 프레임 세트를 구입할 경우 핸들바는 별도로 주문해야 한다고. 이유는 라이더마다 어깨넓이, 상체길이 같은 신체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는 핸들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앞에서 살펴보면 헤드튜브가 마치 코브라처럼 날렵한 모습이다. 스템과 포크, 브레이크의 실루엣이 완벽한 곡선의 라인을 만들어 내는것이 멋지다.
: 헤드튜브의 유려한 실루엣은 그대로 탑튜브로 이어진다. 유려한 곡면과 샤프한 엣지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 무척 아름답다.
포크블레이드 역시 날개모양인 점은 설명이 필요없다. QR 레버는 본트래거 휠세트에 포함된 것으로 에어로다이내믹 디자인이 적용되었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이왕이면 포크, 프레임과 완벽하게 일치되는 전용 QR 레버를 제공했으면 더 아름다운 마무리가 되지 않았을까? 물론 스페어 휠 장착에 대비해 기존 QR레버와의 호환성도 유지해야겠지만 말이다.
외부 부착물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동식 구동계의 배터리와 기자재는 다운튜브 내부에 수납하게 된다. 시마노 듀라에이스 Di2 구동계의 정션과 배터리를 신형 마돈 전용 거치대에 장착 후, 다운튜브 내부에 넣고 커버를 씌워 흔들림 없이 고정했다. 깔끔한 마무리가 돋보인다.
두터운 시트튜브는 직선으로, 자전거를 옆에서 보았을 때는 납작해 보이지만, 뒤에서 보면 끝부분이 납작하게 잘린 '캄테일' 가상 에어포일이 적용된 반구형에 가까운 단면이다. '참새처럼 날아 화살처럼 재빠르게' 라는 휠의 실루엣에 방에는 트렉의 초창기 로고가 새겨져 있다.
BB셸과 체인스테이를 아래에서 보면 비대칭 형태를 확실히 볼 수 있다. 마돈은 기함급 모델인 만큼 대부분 전자식 구동계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지만, 기계식 구동계를 사용할 경우 케이블이 BB셸 하단을 통과해 다시 체인스테이 안쪽으로 수납되는 구조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평소 만나보기 어려운 신형 로드바이크의 디테일을 살펴보았다. 아직 일반 공개되기 전의 모델이며, 미리 시승해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쉽지만 기존의 자전거에서 볼 수 없었던 마돈만의 독특한 디자인과 설계를 보니 기대감이 더해진다.
트렉코리아는 오는 8월 14일과 15일 이틀간 서울 코엑스에서 트렉월드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며, 신형 마돈은 이 행사에서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퍼블릭 데이인 15일은 일반 동호인도 참관이 가능하다. 트렉의 새로운 에어로바이크를 실제로 만나볼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
글
장낙규 rockyou@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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