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렉이 2016년 신모델 3종을 공개했다. 트렉을 포함한 많은 자전거 메이커들이 매년 새로운 모델을 공개하는데, 전 세계의 자전거 마니아들이 트렉의 이번 신모델에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이유는 MTB 하드테일과 MTB 풀서스펜션, 그리고 로드바이크의 3가지 장르에서 트렉을 대표하는 레이스용 최상급모델이 동시에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트렉 프로캘리버 9.9 SL(위)은 도마니에 처음 적용되었던 아이소스피드(IsoSpeed) 디커플러 디자인이 적용된 XC 레이스용 하드테일이다. 슈퍼플라이 SL을 대신해 트렉의 새로운 하드테일 MTB 기함역할을 맡게 된다.
탑 퓨얼 9.9(아래)는 과거 XC 월드컵 정상에 올랐던 모델의 이름을 이어받은 모델로, 퓨얼이 아닌 슈퍼플라이 FS를 대체하는 XC 풀서스펜션 레이서다. 두 모델 모두 프레임 강성 증대를 위해 부스트 148/110mm 허브가 적용되며, 프레임 사이즈에 따라 27.5/29인치 휠이 적용된다.
그러나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모델은 역시 스프린터를 위한 ‘에어로’ 바이크인 마돈(MADONE)일 것이다. 트렉은 ‘인듀어런스’ 모델 도마니(DOMANE), ‘초경량’ 레이서 에몬다(EMONDA)를 이미 공개했고, 레이서의 최종병기라는 슬로건 아래 인듀어런스-울트라라이트-에어로의 특성을 가진 3가지 로드바이크로 구성된 라인업을 완성할 것이라 공언했다.
오는 7월 4일부터 시작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로드 투어 레이스인 투르 드 프랑스를 앞두고 트렉의 경쟁메이커들 역시 쟁쟁한 에어로 로드바이크 신모델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상황. 특히 트렉 마돈과 자전거 시장에서 직접적으로 판매 경쟁을 벌이게 될 라이벌인 스페셜라이즈드와 스캇 역시 벤지 ViAS와 포일이라는 강력한 성능의 에어로 로드바이크를 내놓았고, 이에 맞서 트렉이 어떤 자전거로 반격을 시작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었다.
마돈 - 최종병기의 완성
사람들의 관심에 대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최신기술로 무장한 화끈한 신모델을 선보이는 것이고 트렉은 그렇게 했다. 트렉의 신형 마돈은 이전세대 모델을 업그레이드 한 것이 아닌, 제로에서부터 다시 창조된 완전히 새로운 자전거다. 트렉의 신형 마돈은 외관부터 철저하게 공기역학적으로 최적화된 형상으로 새롭게 태어났으며, 여기에 아이소스피드 장착이라는 과감한 시도를 통해 편안함과 효율성이라는 기존의 에어로 로드바이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특성을 더했다.
바람을 가르고 달리기위한 에어로 로드바이크, 트렉 마돈을 전면에서 바라본 형상은 그야말로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깔끔함을 보여준다. 안장과 포크의 폭 안에서 삼각형을 이루는 앞모습, 날개처럼 좌우로 뻗은 얇은 핸들바의 모습이 아름답다. 이 같은 간결함은 뒷모습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바람 앞에 최소한의 실루엣만을 드러내기 위한 날씬하고 유려한 몸매가 돋보인다.
: 마돈 7.9(위)와 신형 마돈 9.9 레이스 숍 리미티드(RSL).
반면 옆에서 본 모습은 호리호리한 앞모습과는 강렬한 대조를 이룬다. 바람을 베어내기 위한 스파르타쿠스의 검, 글라디우스(Gladius)의 검신과 같은 강인한 직선과 두터운 면으로 이루어진 다운튜브와 시트튜브가 보는 이의 시선을 붙든다. 이전세대의 마돈과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자전거임을 쉽게 알 수 있는데, 본격적인 공기역학 디자인이 적용된 신형 마돈은 TT 바이크인 스피드 콘셉트의 유전자를 더 강하게 물려받은 느낌이다.
: 신형 마돈의 프레임 단면(위), 원형/에어포일/캄테일 튜빙의 공기흐름도(아래)
프레임을 구성하는 튜빙은 KVF(Kamm tail Virtual Foil, 캄테일 버추얼 포일) 형상을 접목했다. 캄테일 버추얼 포일이란 비행기의 날개에 주로 사용되는 물방울모양 ‘에어포일’의 뒷부분을 잘라낸 볼록한 형태의 단면을 가리키는데, 자전거가 달릴 때 프레임의 표면을 따라 흐르는 공기가 자전거 뒤쪽에서 분산되며 뒤엉켜 저항을 만들어내는 것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과거의 에어로 로드바이크는 최대한 프레임의 튜빙을 얇게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지만, 지나치게 납작한 튜빙을 사용한 로드바이크는 측면강성이 약해지게 된다. KVF를 적용한 신형 마돈의 프레임은 다운튜브에서 시트스테이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공기역학적 성능을 추구하면서도 높은 강성을 갖는다.
신형 마돈의 프레임은 트렉이 자랑하는 OCLV 600 카본소재를 이용해 만들었다. 또한 도마니에 구현되었던 아이소스피드 기술을 공기역학적으로 더욱 다듬어 튜브 인 튜브 방식으로 새롭게 구현, 수직 응답력을 동급 에어로 로드바이크 대비 50% 이상 끌어올렸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진동과 충격에 자전거가 유연하게 반응함으로서 일반적으로 에어로 로드바이크는 딱딱하고 승차감이 나쁘다는 인식을 완전히 깨기에 충분한 편안하면서도 빠른 자전거로 완성되었다.
리어브레이크 케이블은 프레임의 중앙을 통과해 브레이크 캘리퍼에 도달하게 된다. 기존의 시트포스트와 다른 독특한 방식으로 시트마스트 상단에 안장을 장착하게 되는데, 이는 아이소스피드와 새로운 케이블루팅과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트렉은 마돈 전용 브레이크 캘리퍼를 개발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프런트 브레이크 캘리퍼는 프레임과 일체감을 이루며 케이블은 프레임 내부로 완전히 수납되었다. 브레이크 캘리퍼는 기존의 사이드 풀 방식과 다른 센터 풀 방식으로 과거 캄파뇰로가 80년대 후반에 만들었던 델타브레이크와 닮은 형태다.
프레임 전면부에는 브레이크 케이블을 프레임에 수납하기 위해 벡터 윙이라는 커버가 씌워진다. 프레임과 포크, 브레이크 사이에 빈틈이 없는 완벽한 통합을 이루었다. 이 같은 매끄러운 형태는 자전거의 전면부에서 발생하는 공기저항을 크게 줄여준다.
핸들바는 마돈 전용의 스템 일체형 모델을 사용한다. 마치 비행기 날개와 같이 납작한 형태로 이 또한 공기저항을 최소화 하기위한 디자인이다. 브레이크 케이블은 핸들바 내부와 스템을 통과하여 프레임 내부로 들어가게 된다.
이 같은 독창적인 디자인의 효과를 검증하기위해 트렉의 신형 마돈은 수없이 많은 윈드터널 테스트를 거쳤고, 형태를 다듬으며 진화했다. 그 결과 어떤 에어로 로드바이크와 겨루더라도 대등하거나 우위에 있는 뛰어난 공기역학적 성능을 갖게 되었다.
놀라운 에어로다이내믹 성능과 다른 경쟁자에게는 없는 아이소스피드로 무장한 신형 마돈은 분명 최고의 퍼포먼스를 낼 것으로 기대되는 에어로 로드바이크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이 같은 마돈의 진화는 물론 레이스를 위한 것이다. 이미 크리테리움 도피네에서 실전 테스트를 거친 신형 마돈의 본무대는 다름 아닌 투르 드 프랑스다.
이제 트렉 팩토리 레이싱 팀이 신형 마돈과 함께 어떤 결과물을 보여줄 것인지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과연 마돈은 프랑스의 평원을 누비며 무적의 에어로 로드바이크임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인가, 0.01초를 다투는 치열한 스프린트 경쟁에서 경쟁자를 압도하며 새로운 신화를 쓸 수 있을지의 여부는 트렉 팩토리 레이싱 팀 선수들의 몫이다.
: 마돈 9.9 H2
트렉의 신형 마돈은 레이스에 특화된 H1핏과 보다 편안함을 추구한 H2핏 2가지 버전이 출시된다. 2016 마돈 9시리즈 H1 프레임세트의 가격은 999만원, H2 프레임세트의 가격은 499만원으로 책정되었다. 완성차는 부품 구성에 따라 마돈 9.2 H2 619만원, 마돈 9.5 H2 819만원, 마돈 9.9 H2 1,386만원, 트렉 팩토리 레이싱 팀 컬러가 적용된 H1 핏 모델인 마돈 레이스 숍 리미티드 H1 모델이 1,490만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글
장낙규 rockyou@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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