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장은 사이클리스트와 자전거 사이에서 가장 많은 접촉이 이루어지는 부품이다. 안장의 넓이와 길이 그리고 곡선을 이루는 굴곡, 앞과 뒷부분의 생김새까지 세밀한 디테일에 따라 라이더가 기량을 제대로 낼 수 있게 해주는 지지대가 되는가하면, 라이딩 내내 고통을 주는 고문도구가 되기도 한다.
안장은 자전거가 만들어진 이래로 끊임없이 다양한 접근을 통한 개량을 반복해온 부품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동안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안장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레이서들의 감각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고집해 왔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스포츠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라이더에게 가장 민감한 부품들에 대한 인체공학적 연구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본트래거(Bontrager)가 제시하는 인폼 바이오다이내믹스(inForm BioDynamics) 역시 인체공학적 연구의 결과물이다.
인폼 바이오다이내믹스는 셀 수 없이 많은 선수들의 주행시험부터 압력분포도 매핑(Mapping)센서와 주행영상 고속분석 같은 첨단설비에 의한 연구까지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투자된 결과물이다. 본트레거는 안장 유형을 라이더의 자세에 따라 다섯 가지 자세로 분류하는데, 각 자세에서 신체의 어느 부위가 안장과 접촉하는지가 안장 형태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한다. 안장은 라이더의 골격구조를 지지하는 동시에 운동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근육의 움직임에 악영향을 끼치는 압력을 최소화해야한다는 것이 본트레거 인폼 바이오다이내믹스의 개발 슬로건이다.
허리를 펴고 편안한 자세로 자전거를 타는 레저 라이딩에서 바람을 가르기 위해 허벅지가 상체에 닿을 정도로 숙이는 에어로 다이내믹까지 골반의 위치와 각도에 따라 5가지 자세로 분류해보자. 라이더는 빠르게 달릴수록 핸들바 아래로 손을 뻗으면서 등을 둥글게 구부리고 안장위에서 골반을 앞으로 기울인 자세를 취하게 되는데 이런 요소가 안장의 압력 배분을 결정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숙인 자세일수록 안장과 골반과 접촉 면적은 작아지기 때문에, 안장의 폭이 좁아짐은 물론 안장 옆면의 굴곡은 직선에 가까워지고 접촉 부위는 앞으로 이동한다.
유연한 라이더를 위한 어그레시브 안장 - 세라노(Serano), 애즈나(Ajna)
: 본트래거 세라노 RXL
가장 낮은 자세를 취하는 유연한 라이더를 위한 두 안장 세라노, 애즈나는 각 남성용, 여성용 안장이다. 전통적인 안장 형태에 가까우며 카본 레일이 적용되어 무게 180g(사이즈 128mm 기준)의 상위 등급 세라노 RXL 카본 그리고 티타늄 레일로 만들어진 중급 세라노 RL 두 가지 버전이 출시 중이다.
: 공격적인 어그레시브 포지션에서의 안장 압력 분포
안장 앞부분을 자주 사용하는 라이더를 위해 신체가 뒤로 밀리지 않도록 설계되었다. 그래서 안장 뒷부분으로 갈수록 쏟아 있는 모습을 옆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안장 상단 부는 좁고 쿠션은 다른 안장들에 비해 상당히 단단한 편으로 치골궁을 효과적으로 지지하며 혈류 흐름의 압박을 최소화 한다. 공격적인 자세를 선호하는 라이더가 사용하기 적합하도록 설계된 모습이다.
세라노를 비롯한 본트레거 남성용 안장의 길이는 모두 270mm 이며 폭은 128mm, 138mm, 148mm 세 가지가 출시된다. 자신의 골반 뼈의 넓이 따라 선택할 수 있으며 트랙 콘셉트 스토어에 비치된 프리시전 피트(Precision Fit) 전문 피팅 장비로 자신에게 적합한 안장 사이즈를 측정할 수 있다.
새롭게 출시된 애즈나는 유연한 여성 라이더들을 위한 안장이다. 핸들바 하단을 잡고 공기저항을 최대한 받지 않는 웅크린 낮은 자세를 선호하는 여성 라이더라면 적합할 것이다. 안장 뒤로 갈수록 높아지는 디자인은 세라노와 유사하며 넓고 뭉툭한 앞코는 남성에 비해 골반 넓이가 넓은 여성 라이더들이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안장의 길이는 다른 안장들과 마찬가지로 270mm 이나 폭은 남성용 안장들 보다 넓은 144mm, 154mm, 164mm 3가지가 출시된다.
공격적인, 퍼포먼스 두 자세 모두를 소화하는 패러다임(Paradigm)과 몬트로스(Montrose)
: 스포티한 퍼포먼스 포지션에서의 안장 압력 분포
공격적 라이딩 자세와 조금 더 편안한 스포츠 라이딩 자세의 중간, 2번과 3번 두 자세 모두에 적합한 안장은 패러다임과 몬트로스다. 패러다임은 로드바이크용, 몬테로스는 산악자전거용 안장으로 개발 되었다. 2가지 타입 자세 모두를 소화할 수 있게 하는 특징은 바로 안장 중앙 부위에 뚫려 있는 긴 세로 홈과 구멍이다.
: 패러다임 XXX
흔히 '전립선 안장' 이라고 불리는 안장들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은 바로 회음부와 안장이 접촉되는 부위에 뚫린 큰 구멍이다. 패러다임과 몬트로스 두 안장의 형태는 상체를 들고 있을 때는 치골지를 지지하는데 적합하지만, 낮은 자세를 취할 때는 구멍 덕분에 회음부가 위치한 치골궁과 안장이 접촉하여도 압박이 가해지지 않는다. CRZ(Contour Relief Zones) 라는 이름의 이 디자인은 신체 혈류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두 가지 포지션 모두를 소화할 수 있는 본트래거의 베스트셀러 안장이기도 한 패러다임은 총 세 가지(XXX, RL, R)로 출시되며 최상위급 패러다임 XXX는 폭 128mm 사이즈 기준 145g 이라는 가벼운 무게로 만들어진다. 카본 레일 안장은 타원형 규격을 사용하기 때문에 시트포스트의 호환성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산악자전거 레이스용 안장인 몬트로스는 패러다임과 유사한 형태로 CRZ+ 디자인 적용으로 구멍뿐만 아니라 안장 앞부분 까지 회음부의 압박을 줄이는 홈이 파여져 있으며 안장 전반에 걸쳐 두터운 쿠션이 추가되었다. 험로 주행에서 올라오는 충격에 대비한 푹신한 패드는 몬트로스의 특징이며 상급자를 위한 프로 카본(Pro Carbon)과 콤프 젤(Comp gel) 두 가지 모델이 출시 중이다.
퍼포먼스 3번 자세 라이더를 위한 어피니티(Affinity)
스포츠 라이딩을 선호하지만 가장 유연성이 덜한 유형인 3번 퍼포먼스 자세 라이더에게 적합한 안장은 어피니티다. 앞서 살펴본 안장들에 비해 폭이 가장 넓고 뒷부분으로 갈수록 양쪽 굴곡도 커지는 디자인으로 편안함과 운동 효율성에 균형을 맞춘 안장이다.
안장 전체에 걸쳐 중앙 부위가 오목한 디자인인 CRZ는 앞서 살펴본 패러다임과 몬트로스 안장의 커다란 구멍과 같이 회음부의 압박을 줄여주는 동시에 좌골조면을 직접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각 부위에 따라 쿠셔닝 정도를 다르게 배치한 Zone density는 충격을 흡수해야 할 부분은 푹신한 반면 체중을 받쳐 줄 부위는 단단한 쿠션을 부위별로 다르게 배치한 특징을 보여준다. 어피니티의 중앙에 오목한 부분은 지지력을 위해 단단한 반면 골반 뼈가 직접 닿는 양 날개 부위는 부드러운 편이다.
에어로다이내믹 자세를 위한 특수 안장 힐로(Hilo)
: 힐로 XXX(좌), 힐로 RXL(우)
힐로는 철인 3종 경기와 타임트라이얼(Time Trial)에 사용되는 특수한 안장으로 가장 낮은 자세가 요구되는 라이더들을 위한 제품이다. 기존 안장들 보다 짧고 넓은 형태로 앞 뒤 길이는 5mm 짧은 265mm이며 안장 폭은 140mm 한가지로 출시된다.
일반 로드 레이스가 아닌 고정된 자세로 강한 페달링을 지속해야 하는 개인 독주 경기에 사용되는 안장으로 안장 앞부분에 골반을 안정적으로 고정시킬 수 있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중앙 부위에 커다란 구멍인 CRZ+ 콘셉트가 적용되어 포지션을 장시간 동안 유지할 때 회음부 혈류 압박을 최소화 하였으며 안장 앞부분은 혈관의 압박을 줄이고 피로감을 덜기위해 부드러운 쿠셔닝 소재를 사용하는 동시에 뒷부분은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기 위해 단단하게 만들어진 Smart Cover 디자인이 적용되었다.
과학적인 접근으로 라이더와 안장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인폼 바이오다이내믹스는 ‘안장통’이라는 라이더가 앓는 고질병에 특효약으로 작용할 것이다. 자신에게 맞는 안장의 사이즈 측정은 물론 자전거를 신체에 정확히 맞추기 위해서는 트렉 콘셉트 스토어에서 프리시전 핏(Precision fit) 서비스를 이용하면 더욱 좋다.
인체공학 설계를 도입하며 자전거는 더욱 인간의 몸에 적합하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신체와 닿는 부품들에서 인체와 궁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라이딩 효율은 물론 라이더 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본트레거의 인폼 바이오다이내믹스 안장들은 인체공학적인 자전거 부품의 훌륭한 선례로 남을 것이다.
글
문인영 moonyoung@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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