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마니아라면 누구나 고성능 자전거와 장비에 대한 욕심을 갖고 있기 마련이다. 특히 최근에는 미니벨로나 하이브리드 같은 생활밀착형 자전거보다 본격적인 스포츠용 자전거라 할 수 있는 로드바이크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자전거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부품들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자전거의 성능을 좌우하는 다양한 요소들 가운데서도 휠과 타이어는 업그레이드 1순위가 되는 부품이다. 다리의 추진력을 지면으로 직접 전달하는 부품이며, 속도가 올라감에 따라 빠르게 회전하기 때문에 휠과 타이어 무게가 가벼워지면 자전거의 가속성능에도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게다가 고속으로 순항할 때 휠의 공기저항을 줄이면 같은 힘으로 더 빠른 속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자전거 전문 숍을 방문하기만 해도 다양한 메이커의 휠을 만나볼 수 있는데, 사람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갖는 모델은 1. 프로 레이서가 사용하는 최고성능의 휠, 2. 가격대비 높은 성능을 보여주는 휠 2가지로 크게 압축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레이스에서 순위를 고르고자 한다면 성능을 최우선으로 휠을 골라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성능의 한계에 도전하는 레이스용 휠 중에는 몇 백 만원에서부터 천만 원이 넘는 초고가의 모델도 있다. 아무리 성능을 높일 수 있다고 해도 주말의 아마추어 레이서가 이런 거금을 쉽게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초고가의 휠을 구입하더라도 가격 차이만큼 성능이 압도적인 것은 아니다. 단순 계산으로 두 배 비싼 휠을 장착한 자전거가 두 배 빠른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약간의 차이, 0.1초 차이로 승패가 좌우되는 프로 레이서라면 물론 기꺼이 장비에 엄청난 비용을 투자하고 그 이상의 수확을 거둘 것이다.
그러나 동호인의 장비는 결국 자기만족을 위한 것이다. 게다가 고가의 휠을 구입하더라도, 그에 어울리는 수준의 관리비용, 그리고 수리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동호인 라이더라면 레이스용 휠에 ‘근접’한 성능을 보여주면서도 훨씬 낮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권할 만하다.
투포 카르보나, 가성비 높은 ‘Ready to Run’ 휠세트
: 투포 카르보나 휠세트에는 투포 컴포지트 카본 튜블러 타이어가 기본 장착된다.
휠과 타이어에 관심이 많은 라이더라면 아마 ‘투포(TUFO)’라는 메이커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투포는 체코의 타이어 전문 메이커인데, 원래 튜블러 타이어를 전문으로 만들었지만 최근 클린처 타이어와 휠세트 제조로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투포의 타이어는 전량 체코에서 생산되는데, 이번에 라이드매거진이 시승하게 된 카르보나(Carbona) 휠세트 역시 체코에서 만들어진 제품이라고 한다.
: QR은 물론 브레이크패드와 펑크수리용 투포 익스트림 실런트까지 포함된 풀세트. 박스에서 꺼내 바로 자전거에 장착해 주행 가능하다.
투포 카르보나 휠세트는 구입 후 바로 주행이 가능한 레디 투 런 구성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휠세트에는 투포의 하이-컴포지트 카본 튜블러타이어가 글루잉 테이프를 이용해 미리 장착되어 있고, 카본 휠세트용 브레이크패드 또한 포함되어 있다. 박스를 열고 휠을 꺼낸 다음, 스프라켓과 브레이크패드 교체 후 바람만 넣으면 바로 주행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 카르보나 30(좌)과 카르보나45(우)의 림 높이 비교
투포 카르보나 휠세트는 림의 높이에 따라 30mm와 45mm 2가지 모델이 나오며, 레드와 화이트 데칼, 시마노(스램)와 캄파뇰로 프리휠바디를 선택할 수 있다. 라이드매거진의 이번 테스트라이드에는 카르보나 45 시마노 타입 휠세트를 사용했다.
카르보나 45 - 안정적인 고속성능 보여주는 카본 튜블러 휠세트
투포 카르보나 45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림 높이 45mm의 휠셋이다. 제원 상 무게는 1550g으로 다른 경쟁사의 45mm 휠세트들과 비교해도 비교적 준수한 무게를 보인다. 첫 카본 휠세트임에도 과감하게 채택한 25mm 와이드-림의 꽉 찬 느낌은 자사의 하이-컴포지트 카본 23c 타이어와 결합되어 림에서 타이어까지 굴곡 없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공기역학적으로 유리한 형태를 만들어냈다.
스포크는 스트레이트 풀 타입의 버티드 스포크인 샤핌 레이스 2.0을 사용했다. 샤핌 스포크의 신뢰성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이 필요치 않으리라. 이 스포크를 이용해 프론트 휠은 래디얼 스포크패턴 20홀, 리어 휠은 드라이브사이드 1-크로스/논 드라이브사이드 래디얼 스포크패턴 24홀 방식으로 빌딩 했다. 여러 브랜드의 휠에서 널리 쓰이는, 말 그대로 충분히 검증된 무난한 스펙이다.
: 엔트리 급 카본 휠세트지만, 폭 25mm 광폭 림을 사용했다.
타이어 전문 회사인 만큼 타이어의 부착 상태는 신경 쓴 모습이 보인다. 자사의 글루잉 테이프를 사용해 접착되어 있고, 접착된 타이어의 밸런스는 이만하면 훌륭하다 생각될 정도다. 여기에 펑크수리용 실런트인 투포 익스트림이 기본 포함된다. 하지만 타사의 실런트와 달리 투포 익스트림 실런트는 응급 수리용으로 미리 넣어두면 바람이 빠진 상태로 휠을 보관할 때 타이어 내부 튜브의 변형을 유발하거나 굳어버릴 수 있으니 별도로 휴대하다가 펑크 직후 넣어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갑작스러운 타이어 펑크, 간편한 수리
일반적으로 튜블러 타이어는 수리가 무척 까다롭지만, 작은 펑크라면 휠세트에 포함되어 있는 투포 타이어 실런트 익스트림으로 간단히 수리할 수 있다. 타이어의 공기주입구 밸브코어를 연 다음 실런트를 주입하고 공기를 넣어주면 금방 수리가 끝난다. 라이드매거진 에디터의 테스트라이딩 중 실제로 작은 철사가 타이어를 찔러 작은 펑크가 발생했고, 투포 타이어 실런트 익스트림 이용해 즉석에서 수리하여 테스트를 진행했다.
휠을 자전거에 장착하려하니 25mm의 넓은 림이 기존에 세팅되어 있던 브레이크의 패드와 살짝 스친다. 케이블을 고정 나사를 풀어 브레이크를 재조정했다. 휠의 무게는 초경량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묵직하지도 않은 느낌이다. 속도를 내어보니 예상대로 타이어 폭과 림 사이드가 거의 일치하는 와이드림은 카본 휠 특유의 공기 가르는 바람소리가 현저히 적다. 자전거 앞쪽에서 들리는, 비유하자면 휘파람 같은 특유의 바람 가르는 소리가 거의 없다. 그만큼 공기저항이 줄어들어 라이딩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카르보나 휠은 스포크를 팽팽하게 당긴 아주 단단한 세팅은 아니지만, 오픈타입의 니플로 언제든지 라이더의 취향이나 체중에 따라 손쉽게 세팅할 수 있다. 제조사에서 정해둔 체중제한은 92kg으로 과도한 제동 부하시의 열 변형 등으로부터 휠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전문 미캐닉의 손을 한 번 거쳐 출고된 듯한 놀라운 구름성이다. 프리휠바디의 래칫도 구름저항이 적은 듯, 큰 저항 없이 부드러운 회전을 보여준다. 사용자의 입맛대로 손쉽게 베어링의 상태를 조절 할 수 있는 타입의 허브는 아니지만, 기본적인 출고 상태가 아주 좋아 회전상태에 민감한 라이더라도 휠 구매 후 별다른 튜닝 없이 만족하며 라이딩 할 수 있을 정도다. 접착되어 있는 투포 하이-컴포지트 카본 23c 타이어도 트레이닝과 레이스용 타이어의 중간에 해당되는 내구성과 성능을 잘 조율한 모델이라 카본 휠의 입문용으로 함께하기엔 딱 좋다.
가격대비 뛰어난 구성 - 카본 휠 시작기로 무난한 휠세트
카르보나 30과 카르보나 45는 림의 높이가 다르지만 다른 구성이 동일하다. 무게는 카르보나 30이 1450g, 카르보나 45가 1550g으로 림 높이가 낮은 30이 조금 더 가볍지만 맞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순항에는 45가 더 유리할 것이 분명하니 라이딩 성향에 따라 선택하면 되겠다.
두 제품 모두 가격은 139만원으로 동일하다. 기본 장착된 2개의 타이어와 실런트, 브레이크 패드를 포함한 풀 세트라는 점을 생각하면 상당한 경쟁력을 보여주는 가격이다. 별도 구입 시 타이어의 가격만 17만원에 해당된다.
단단함이 필요한 스프린터와 장거리를 달리는 인듀어런스 라이더가 원하는 휠이 다르다. 투포 카르보나는 특별한 단단함이나 부드러움 같은 강한 개성을 추구한 모델이 아니라 누구나 대체로 만족할 수 있는 무난함을 추구한 휠로, 카본 튜블러 휠세트 입문자가 자신의 성향에 맞지 않는 휠을 고름으로서 실패할 가능성을 줄여준다. 물론 최상급의 레이스용 휠을 원한다면 더 단단하고 더 에어로다이내믹하며 더 가벼운 휠을 고를 수 있겠지만, 가격대비 높은 성능의 휠세트를 원하는 라이더라면 투포 카르보나 휠세트는 최상의 라이딩 파트너가 되어줄 것이다.
글
문인영 moonyoung@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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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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