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는 독일 모터사이클 헬멧 제조사다. 레이싱, 스포트, 투어링, 크루징 4가지 라인으로 다양한 헬멧을 출시하고 있다. 슈베르트는 국내에서 인지도가 아직 크지 않지만 오랜 라이딩 경력을 가진 베테랑이라면 명성을 익히 알고 있다. 더군다나 한번쯤 사용해 본 사람이라면 슈베르트를 기억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이유는 슈베르트 헬멧이 낮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품질이 전반적으로 최상위 클래스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스템 헬멧이라 불리는 모듈러 타입의 경우 구조적 한계를 벗어나 무게가 무척 가볍고 견고하며, 소음을 상당히 개선해 여타 브랜드보다 월등한 상품성을 가졌다.

투어링 카테고리 중 하나인 C3 Pro는 슈베르트가 자랑하는 모듈러 타입 헬멧의 신상품이다. 한 눈에 보기에도 견고한 이미지에 막상 손으로 들어봐도 무게가 타 모듈러 헬멧에 비해 가볍다. 무게를 측정해 보니 L사이즈 기준 1,500그램이다. 실제 착용했을 때는 무게감이 더 적다. 무게 중심을 사방으로 분산시키도록 설계했기 때문이다.

턱 주변을 보호하는 친 가드는 손쉽게 여닫을 수 있다. 일정 각도 이상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탄력을 받아 들린 채로 홀딩된다. 내피는 매우 고급스러운 소재로 부드러우면서도 땀이 젖어도 질척거리지 않는다. 언제나 건조한 상태로 유지되어 쾌적감이 높다.

무엇보다 C3 Pro가 주목받는 이유는 높은 차음성이다. 풍동 테스트에 집착하며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외풍 소음을 최소화했다. 사방이 트인 네이키드 바이크를 타고 시속 100킬로미터로 달릴 경우 소음은 82데시벨, 이 정도면 풀페이스에 준하는 성능이다. 투어링이란 필연적으로 평소보다 오랜 시간을 스트레스 없이 달려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헬멧 사이로 유입되는 바람소리가 지속되면 이것처럼 성가신 스트레스도 없다. C3 Pro는 투어링 헬멧으로써 쾌적감을 또 다른 관점에서 풀어내 만족감을 높였다.

벤틸레이션 시스템에도 신경을 기울였다. 송풍 유입구는 턱 밑에 한 개, 그리고 정면 상단에 한 개가 마련되어 있고 후두부의 아주 작은 구멍 두 개로 내부 열기를 배출하도록 설계했다. 안전성과 동시에 소음을 줄이기 위해 각 부의 벤틸레이션 장치를 최소한의 크기로 억제한 것인데, 프리미엄 모듈러 헬멧다운 영리한 설계다.

고속에서 양력으로 헬멧이 들리는 리프트 현상을 제로에 가깝게 줄인 것도 특징이다. 이는 레이서 레플리카와 같은 고속 영역을 다루는 풀페이스 헬멧이 중요시하는 항목이지만 최근 모터사이클 성능이 대폭 높아지면서 C3 Pro도 이를 간과하지 않았다. 요즘 투어링 바이크는 시속 200킬로미터는 가볍게 달리는 기종이 널려있기 때문이다.

쉴드는 안티포그, 안티스크래치 기능이 기본 적용되어 있으며 핀 록 쉴드도 장착할 수 있다. 내피는 센터 패드와 치크 패드 모두 분리할 수 있으며 탈착이 쉽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라쳇 방식의 턱끈인데, 흔히 똑딱이 스위치라 불리는 고정 방식 대신 벨크로를 사용했다. 어차피 헬멧의 이탈을 방지하는 역할은 견고한 라쳇으로 결속되기 때문에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도 손으로 쉽게 탈착할 수 있는 벨크로는 무척 간편하고 쓰기 좋다.

색상은 솔리드 블랙, 실버, 그리고 스페셜 페인팅인 유럽 버전이 판매되고 있다. 유럽 버전은 유럽 지도가 클래식한 느낌으로 헬멧 전면에 걸쳐 프린팅 되어 있어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개성이 남다르다. 국내 판매 가격은 단색의 경우 990,000원, 스페셜 페인팅인 유럽 버전은 1,188,000원으로 책정했다. 독일 권위 전문지 ‘모토라드’의 베스트 투어링 기어로 뽑힌 슈베르트 모듈러 헬멧을 경험해 보고 싶다면 망설이지 않고 투자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글 임성진 기자 사진 장낙규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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