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를 맞은 지난 주말의 둘째 날 7일, 광나루 한강시민공원에서는 트렉 코리아 주최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프로 사이클 팀 MTN-큐베카의 방문을 환영하는 자선행사가 열렸다.
8일부터 시작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사이클 투어 레이스 ‘2014 투르 드 코리아’에 참가하기위해 한국을 방문한 MTN-큐베카 팀은 미국을 대표하는 자전거 회사인 트렉에서 경기용 로드바이크를 후원받고 있으며, 그 외에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통신회사인 MTN과 자선단체인 큐베카, 삼성의 남아프리카 현지 법인에서 후원을 받고 있기도 하다.
MTN-큐베카 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아프리카 최초의 UCI 프로콘티넨탈 등급 사이클링 팀이며, 세계 프로사이클링 무대에서 크고 작은 승리를 거두며 점차 명성을 알려가고 있는 신생팀이다. MTN-큐베카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는 유럽 사이클 레이스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유서 깊은 대회인 ‘밀란-산레모’레이스에서 쟁쟁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제럴드 치올렉이 있다.
팀의 메인스폰서중 하나인 큐베카 재단은 2005년부터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자전거를 후원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약 45,000대의 자전거를 보급했다. 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아프리카의 많은 어린이들이 학교가 너무 멀어 교육을 받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큐베카 재단은 이들이 학교에 갈 수 있도록 교통수단이 되는 자전거를 기증하여, 인생을 변화시키는 실질적 도움을 주는 후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큐베카 재단의 후원을 받으며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프로 사이클링 선수들이 모인 MTN-큐베카 팀은 단순히 레이스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기위한 사이클링 팀이 아니라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미래이자 꿈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전 세계 사이클 팬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들의 유니폼에 그려진 손바닥 무늬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검은 손을 상징하는 큐베카 제단의 로고다. 이 로고는 MTN-큐베카 팀이 사용하고 있는 트렉의 최상급 퍼포먼스 바이크 마돈7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보통 많은 자전거 메이커들이 UCI 프로투어 팀과 같은 최상급 팀을 위해 팀 컬러가 들어간 특별한 디자인의 자전거를 제작한다. 하지만 MTN-큐베카는 프로투어 팀보다 낮은 등급의 프로 콘티넨탈 팀이지만 팀 컬러가 들어간 트렉의 스페셜 바이크를 후원받고 있는 것으로 보아 특별히 여기여 진다고 볼 수 있다.
MTN-큐베카 팀은 지난해 투르 드 코리아에서 팀 종합 우승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으며 올해 역시 강력한 우승 후보로 여겨지고 있다. 일요일인 8일에 하남 미사리 경정장을 출발하여 15일에 강원도 양양에 이르는 8일간의 경주를 치르게 될 MTN-큐베카는 현장에서 본지와 가진 짤막한 인터뷰를 통해 올해 투르 드 코리아에 임하는 포부를 밝혔다.
작년 투르 드 코리아에서 팀 종합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룬 MTN-큐베카의 케빈 캠벨 감독은 사이클링의 본고장인 유럽보다 공격적 성향이 강한 아시아 경기의 특성을 작년 투르 드 코리아 참가를 통해 잘 파악 했으며, 작년보다 상당히 더운 편인 기상조건이 아프리카와 유럽 남부지방 출신 선수들로 구성된 MTN-큐베카 팀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비추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UCI 프로 콘티넨탈 등급의 강팀들이 여럿 출전한 만큼 긴장을 늦출 수 없으며, 홈경기의 이점과 끈기가 강한 한국 선수들도 경계의 대상이라고 밝혔다. 구상하고 있는 팀 전략에 대해서는 아시아 투어인 투르 드 코리아의 규정상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제한 인원이 6명으로 많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선두그룹 컨트롤에 집중해 팀 종합 성적을 노려볼 것으로 밝혔다.
작년 투르 드 코리아 첫 번째 스테이지의 우승자이자 스프린트 포인트 종합 2위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경기를 마쳤던 크리스티안 스바라글리 선수는 인터뷰에서 두 번째 방문하는 한국에 대한 친근하고 우호적인 감회를 밝혔으며, 환영식과 자선행사를 열어준 트렉 한국지사에 감사의 인사를 밝혔다. 크리스티안 선수는 MTN-큐베카가 사용하고 있는 트렉의 퍼포먼스 레이스 바이크인 마돈7에 대해서 가벼운 무게와 강성을 모두 갖추었으며 스프린트, 힐클라임 등 어떠한 지형이나 어떠한 경기상황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는 최고 성능의 로드바이크라고 말했다.
행사는 MTN-큐베카 선수단 소개와 사인회 그리고 경품 추첨과 선수단 전원이 친필 사인을 한 MTN-큐베카의 유니폼 경매로 진행 되었다. 이 유니폼은 치열한 경쟁 끝에 트렉 자전거의 오랜 고객이자 팬이라고 밝힌 동호인에게 낙찰 되었다.
화창한 연휴를 맞아 한강에 나온 자전거 동호인들에게는 해외 유명 프로 사이클 선수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사진을 찍는 즐거운 자리가 마련되었다. 아직 사이클링 스포츠가 비인기 종목인 우리나라에서 트렉코리아의 노력과 도움으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자전거 마니아뿐만 아니라 부모님을 따라 행사장을 방문한 어린이들에게도 좋은 추억이 되었을 것이다.
광나루 한강 시민공원에서의 일정을 마친 후에는 MTN-큐베카 선수들과 자전거 동호인들이 함께하는 라이딩이 진행됐다. 목적지는 강남에 위치한 트렉 컨셉스토어인 슈팅바이시클로 짧은 이동거리였지만 프로 선수들과 함께 라이딩을 해볼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였기 때문에 많은 자전거 동호인들이 동참했다. 트렉 컨셉스토어인 슈팅바이시클에서도 MTN-큐베카 팀을 보기위해 매장을 방문한 행사 참석자들을 위해 사인회와 경품 추첨을 준비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는 자전거와 자전거 대회, 그리고 자전거 선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별로 대수롭거나 흥미롭지 않은 행사였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날 행사가 진행 된 한강변을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그대로 스쳐 지나간 사람들이 꽤나 많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트렉의 마니아들이나 MTN-큐베카 혹은 각 선수의 팬이라면 분명 기억에 남을만한 좋은 기회였을 것이라 본다. 참가자들 중 이번 행사의 참석을 위해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방에서 올라온 분들이 있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비록 다수의 소비자를 위한 행사는 아니었지만 모두가 쉬고 싶어 하는 연휴의 한가운데 많은 직원들이 이른 오전부터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한 트렉 관계자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바로 이런 노력과 투자들이 자전거 문화가 발전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믿는다.
글
라이드매거진 sjlee@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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