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6.18 화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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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만큼의 가격에 기대 이상의 성능과 밸런스, 로얄엔필드 뷸렛 350

문화적으로 다양한 유행들이 생겨났다 없어지기를 반복하지만, 그 중에서도 없어지지 않는 유행이 있다. 바로 복고다. 과거에 대한 향수로든, 아니면 요즘엔 볼 수 없는 스타일 때문이든 복고에 대한 수요는 끊이지 않고 있고, 덕분에 이 시장을 노린 다양한 제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모터사이클에서는 클래식, 혹은 레트로라 불리는 정통 클래식 제품과 함께 현대식 스타일을 가미한 모던 클래식 혹은 네오 레트로 등의 장르가 공존하고 있는데, 정통 클래식 시장은 적은 수요로 그리 크게 발달하지 못했다.

하지만 숫자는 적어도 여러 브랜드에서 꾸준하게 제품을 선보여온 데다 지난 2019년부터 로얄엔필드가 국내에 정식으로 선보이기 시작하며 정통 클래식의 인기가 다시 치솟기 시작했다. 과거부터 크게 바뀌지 않는 디자인과 함께 단기통 엔진, 그리고 파격적인 가격으로 무장해 300cc 이상의 쿼터 및 미들 클래스를 휩쓸고 있다. 이 로얄엔필드가 얼마 전 국내에 뷸렛 350을 출시했는데, 시승차를 직접 경험해보며 복고풍의 매력을 살펴보았다.

로얄엔필드에서 ‘뷸렛’이란 모델은 브랜드 역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데, 1932년 처음 생산된 이후 지금까지 초창기 모습에서 큰 변화 없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노면을 가리지 않는 뛰어난 주파성으로 인도 군대도 도입해 적극 사용하고 있으며, 다양한 레이스에서도 활약하며 브랜드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런만큼 21세기에 다시 부활시킨 뷸렛에 로얄엔필드가 상당한 공을 들일 수 밖에 없는 것.

외관에선 클래식 모터사이클의 전형적인 모습을 고스란히 갖추고 있다. 물방울 모양의 연료탱크부터 평평하게 이어지는 라인이나, 헤드라이트와 백미러, 계기판의 원형 디자인, 수평으로 곧게 뻗은 머플러와 스포크휠 등 라이더가 아닌 사람도 ‘모터사이클’하면 떠오르는 모습이 바로 이런 모양일 것이다. 다만 세부 구성까지 클래식한 것은 아닌데, 앞뒤 모두 디스크 브레이크에 2채널 ABS를 더한 점, 계기판도 아날로그 방식에 LCD 창을 더한 점, 전자장비 사용을 고려해 USB 포트를 추가한 점 등 라이더 편의를 위해 과감히 현대적인 요소를 도입한 부분들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재밌는 건 USB 포트는 한국 시장에서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도입된 것이라고.

클래식함은 외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건 아니다. 엔진 역시도 클래식함이 잔뜩 묻어나온다. 뷸렛 350은 349cc 공랭 단기통 엔진을 5단 변속기와 함께 탑재해 최고출력 20.2마력/6,100rpm, 최대토크 27Nm/4,000rpm의 성능을 낸다. 시동을 걸면 단기통 특유의 고동감과 사운드가 전해지는데,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클래식의 맛 아닐까. 물론 불편한 진동은 최대한 억제하고 기분좋은 느낌만을 전달하도록 엔진에 카운터 밸런서를 더해 진동을 상쇄시켰다고. 덕분에 달리기 시작하면 진동으로 인한 불편함은 사라지고 기분을 좋게 만드는 소리와 단기통 엔진의 필링만이 전해질 뿐이다. 속도가 빠르지 않지만 뷸렛 350을 구입하면서 그런 걸 기대하는 소비자는 없을 것이다. 느긋하게 모터사이클의 요소들을 하나하나 느끼며 달리는 것, 그것이 이런 클래식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참맛일 것이다.

하지만 의외였던 부분도 있다. 바로 운동성인데, 대단히 둔하지 않을까 우려했던 것과 달리, 와인딩 코스에서도 가벼운 발놀림으로 코너를 공략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195kg의 가벼운 차체가 만들어내는 경쾌한 움직임 덕분에 짧은 코너가 이어지는 상황이 겁나기는커녕 오히려 즐거워진다. 브레이크도 부족하거나 과한 것 없이 적당한 제동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속도를 원하는 만큼 줄일 수 있고, 이후에는 코너 탈출구로 시선만 보내면 나머지는 차체가 알아서 코너를 돌아나간다. 큰 이질감 없이 매끄럽게 돌아나가는 모습에서 차체 밸런스가 꽤나 잘 잡혀있음을 알 수 있었다.

서스펜션은 앞 텔레스코픽 포크, 뒤 더블 쇼크 업소버 구성인데, 기본 설정 상태에서도 승차감이 꽤 편안하다. 미끄럼 방지 홈 같은 노면의 자잘한 요철은 큰 불편함 없이 통과할 수 있지만, 과속 방지턱까지 그렇게 지나갈 수 있는 건 아니므로 확실하게 감속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몸으로 전해지는 충격은 물론이고 나중에 스포크 휠을 갈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타이어는 앞 100/90-19, 뒤 120/80-18 사이즈 구성이다.

싱글 벤치 시트는 앞뒤 일체형으로 운전자석과 동승자석을 약간의 단차로 구분해놓았고, 기본적으로 장거리 여행에서도 편안하도록 푹신한 편이다. 시트 높이는 805mm로 높지 않은 편인데다 시트 앞부분은 슬림하게 디자인됐기 때문에 키가 작아도 타는데 어려움이 없겠다. 그렇지만 이마저도 부담스럽다고 하면 옵션으로 로우 시트도 선택할 수 있고, 장거리 여행자를 위한 투어링 시트, 함께 타는 동승자를 위한 백레스트 패드 등도 함께 발매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기본 포지션도 의자에 앉은 자세 정도에서 살짝 앞으로 숙이는 수준이기 때문에 장시간 타는 상황에서도 불편하진 않을 것이다.

시트 외에도 다양한 옵션 파츠가 제품 출시에 맞춰 함께 판매를 시작했다.

여기에 차량을 꾸미고 싶은 사람들도 있을텐데, 이번 발매와 함께 로얄엔필드 코리아에서도 다양한 정품 옵션 파츠를 함께 발매하므로 이 부분도 함께 살펴보면 좋을 것이다. 먼저 장거리 여행자라면 필수인 엔진 가드와 섬프가드가 발매되고, 탑승시 편의성을 높이는 디럭스 풋페그 등도 있다. 또한 이밖에도 패니어 케이스, 에어로바이저 등 다양한 제품들이 발매되는 만큼 취향이나 용도에 맞춰 선택해 모터사이클을 더욱 편리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로얄엔필드의 제품들이 국내에서 사랑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격도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이번 모델 역시 가격이 놀라운데, 블랙 골드가 530만 원이고 스탠다드 마룬과 스탠다드 블랙은 518만 원이다. 가격만으로도 놀라운데 제품 보증도 3년 무제한 거리로 제공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점검만 잘 받으면 걱정 없이 즐기기만 하면 된다.

서서히 가라앉고 있던 클래식 모터사이클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한 로얄엔필드, 다양한 제품군으로 시장을 멱살잡고 끌어올린 모양새다. 여기에 자사의 역사적인 모델을 부활시킨 뷸렛 350이 가세하며 클래식 시장의 불꽃이 활활 타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전망을 말할 수 있는 건 예상보다 잘 다듬어진 뷸렛 350의 구성과 주행 성능, 여기에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가격까지 3박자가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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