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4.16 화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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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이 다른 특별함으로 무장했다, 할리데이비슨 CVO 로드 글라이드

아무리 모터사이클에 푹 빠져있다고 해도 요즘같이 추운 날씨에는 단순히 ‘춥다’는 수준을 넘어 무릎이나 손처럼 바람을 맞는 부위가 고통스러울 정도다 보니 가급적 타는 것을 자제하는 편이다. 가급적 시승도 날씨가 따뜻해진 이후로 미루고 있는 시기지만, 이 모델만큼은 소식을 듣자마자 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리데이비슨에서 가장 강력하고 가장 고급스러운 모델, 할리데이비슨의 CVO 제품이 시승차로 마련됐다는 소식을 듣고 일반 모델과 무엇이 다르길래 라이더들이 열광하는지,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할리데이비슨 용인점으로 향했다.

시승차로 마련된 모델은 CVO 로드 글라이드다. 로드 글라이드는 스타일과 편의성을 모두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한 선택지다. 여기서 편의성 쪽으로 무게를 싣는다면 로드 글라이드 리미티드 쪽으로, 스타일 쪽으로 무게를 싣는다면 로우라이더나 팻보이, 브레이크 아웃 등의 여러 선택지들이 있다. 오늘 시승할 CVO는 ‘Custom Vehicle Operations’의 약자로, 전용 색상과 그래픽, 고성능 첨단 장비들로 무장해 할리데이비슨 중에서도 한 차원 다른 고급스러움을 경험할 수 있는 모델이다.

처음 보면 툭 튀어나온 전면 샤크노즈 페어링이 독특한 인상을 주는 모델로, 크루저를 접해보지 않았던 사람은 언밸런스한 느낌을 받겠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롱 앤 로우(Long & Low) 스타일의 크루저와 살짝 튀어나온 느낌의 페어링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하나 걱정할 수 있는 부분은 조작, 핸들링에서의 무게감이 상당하지 않을까 하는 점인데, 페어링이 스트리트 글라이드처럼 핸들바에 장착된 것이 아닌, 프레임에 장착되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핸들링 면에서는 훨씬 가벼운 조작감을 경험할 수 있다.

외관에서부터 일반 모델과 CVO의 차이는 확연하게 드러난다. 헤드라이트의 경우 2안식이 적용된 로드 글라이드와 달리, CVO 버전은 좌우 일체형의 LED 헤드라이트에 아래를 감싸듯이 주간주행등이 더해져 차체가 한결 넓어보이는 느낌을 낸다. 샤크노즈 페어링을 비롯해 연료탱크, 패니어 케이스에 담긴 스트라이프 그래픽도 CVO 모델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함이다. 샤크노즈 페어링 옆으로는 방풍 성능을 위한 디플렉터가 더해졌고, 아래로도 엔진 앞부분을 살짝 가려주는 페어링을 추가해 외관을 정돈해주고 있다. 시선을 옆으로 돌리면 독특한 디자인의 휠을 만날 수 있는데, 할리데이비슨의 여러 모델을 경험했지만 이렇게 화려한 디자인의 휠은 그동안 상상할 수 없었다.

편의장비면에서도 업데이트된 부분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계기판을 꼽을 수 있는데, 아날로그 방식의 계기판 대신 12.3인치 TFT 디스플레이가 장착되어 기본적인 주행 관련 정보들과 함께 각종 부가정보나 차량 설정 등을 쉽게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상황에 맞춰 다양한 구성으로 변경 가능하기 때문에 필요한 정보들 위주로 화면에 표시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 연결 기능을 제공해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와 연동해 내비게이션 등도 사용할 수 있다. 참고할 점으로 커넥티비티 기능의 경우 블루투스 헤드셋까지 모두 연결돼야 사용 가능하다. 오디오 시스템은 락포드 포스게이트 스테이지 II 시스템이 탑재되어 페어링에 장착된 2개의 스피커와 패니어 케이스 뚜껑에 장착된 스피커 2개까지 총 4채널 500W로 구성되어 블루투스나 라디오 등 다양한 음원을 이동 중에도 즐길 수 있다. 다만 기본 탑재된 스피커가 있는데 굳이 헤드셋을 연결해야 커넥티비티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한 점은 조금 아리송한 부분.

단순히 외관이나 편의장비만 바꿨다고 해서 CVO가 될 순 없다. 최상위 모델에 걸맞은 최상의 파워까지 갖추어야 진정한 CVO 모델이 될 수 있다. 이번 CVO에는 일반 모델에는 탑재되지 않는 가장 강력한 1,977cc의 밀워키에이트 121 VVT 엔진이 탑재된다. 최고출력은 115마력/4,500rpm, 최대토크는 19.2kg·m/3,000rpm으로, 일반 모델에 적용되는 밀워키에이트 117 엔진 대비 출력은 9.5%, 토크는 8% 더 높다. 여기에 엔진 이름 뒤 VVT도 주목할 부분인데, 자동차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은 들어본 가변 밸브 타이밍(Variable Valve Timing) 기능이 적용됐음을 뜻한다. 이는 엔진 흡배기를 담당하는 밸브가 열리는 시점을 바꿔주는 기능으로, 이를 통해 상황에 따라 저속에서는 엔진의 효율성을 높이거나 고속에서는 출력을 올리는 식으로 적용된다. 다른 모터사이클에서는 다른 이름으로 이러한 기능이 탑재됐는데, 할리데이비슨에선 이번이 첫 도입이다.

개당 1L에 육박하는 거대한 실린더 2개가 시동 스위치와 함께 움직이기 시작한다. 할리데이비슨 역대 최대 배기량을 자랑하는 만큼 마치 살아있는 생물이 요동치는 것처럼 시동 시의 움직임이 꽤나 거칠다. 이 정도면 시승하는 내내 진동에 꽤 고생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처음 시동을 걸 때만 거친 움직임을 보여줄 뿐, 공회전 상태나 주행 중에 진동이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았다. 예전과 달리 진동을 경감시켜주는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으로, 최근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카운터 밸런서가 더해져 불쾌한 부분은 싹 걸러주고 기분 좋게 느껴지는 맥동감만을 남겼다.

시동을 걸고 도로로 나섰다. 기본 무게가 상당한 할리데이비슨이지만, CVO 로드 글라이드는 정차상태에서도 부담이 덜하다. 차체 곳곳의 소재를 변경해 15kg(35파운드)나 무게를 덜어낸 덕분이다. 가벼워진 무게에 늘어난 출력이 더해져 가속이 훨씬 경쾌하다. 낮은 기온에 좋지 않은 노면으로 가급적 엔진 회전을 높이지 않으며 주행했는데도 달려나가는 발걸음이 경쾌하다. 직선 구간에서 스로틀 레버를 조금 더 세게 감아주니 경쾌라는 단어가 순식간에 파워풀로 바뀐다. 강력한 파워가 뒷바퀴로 전달되니 ‘노면을 박차고 나간다’는 말이 제대로 실감 난다.

가급적 안전을 위해 조심하지만 강력함을 맛보고 나니 자제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렇다고 위험을 무릅쓰고 달리는 것이 아니라, 나름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안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브레이크인데, 앞뒤 브렘보 캘리퍼를 장착해 무게와 파워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제동력을 확보했다. 여기에 기본이라 할 수 있는 ABS나 트랙션 컨트롤, 드래그-토크 슬립 컨트롤은 물론이고 코너링 중에도 차체의 움직임을 감지해 안전한 라이딩을 보조하는 코너링 ABS, 코너링 트랙션 컨트롤 등 차체가 기울어진 상태에서도 안전을 지켜주는 다양한 기능들이 탑재되어 있다.

할리데이비슨 제품들은 파워나 개성으로 크게 호평받지만, 투어링 외 모델의 경우 승차감에서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래서 서스펜션을 사외품으로 교체하기도 하는데, 시승 내내 왜 승차감에 불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편안했다. CVO 로드 글라이드는 앞 쇼와 47mm 역방향 텔레스코픽 포크, 뒤 듀얼 쇼크 업소버를 채용했다. 특히 쇼크 업소버는 이전 대비 작동 범위가 50% 늘어나고 예압(프리로드)이나 신장(리바운드) 설정을 조절할 수 있어 라이더의 조건이나 짐 여부 등에 따라 감쇠력을 변경해 최적의 승차감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서스펜션 구성 덕분에 정밀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핸들링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날씨로 인해 와인딩 코스에서 직접 확인해보지 못하는 부분은 아쉬운 점이다.

도로 위 눈은 다 녹았지만, 아직 염화칼슘을 뿌린 흔적들이 남은 곳도 있고 그늘진 곳은 100% 녹은 상태라고 장담할 수도 없는지라 조작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잠깐 정도면야 세밀한 조작도 문제 없지만, 시간이 길어지면 이런 요소들이 피로를 유발하게 된다. 그렇다고 당장 날씨나 노면 상태를 바꿀 수는 없는 일. CVO 로드 글라이드에는 다양한 주행모드가 탑재되어 이런 문제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다. 스포츠, 로드, 레인 3개의 주행모드는 선택에 따라 스로틀 응답성, 엔진 반응, 엔진 브레이크 등 주행과 관련된 차량 설정들을 한꺼번에 바꿀 수 있다. 오늘처럼 추운 날씨에선 스로틀 반응도 무디게 바꿔주고 ABS나 트랙션 컨트롤 같은 안전장비들도 적극 개입해주는 레인모드를 선택하면 된다. 반대로 미끄러운 노면을 걱정할 필요 없는 맑은 날씨라면 기본 모드인 로드나 CVO 로드 글라이드의 성능이 강력하게 발휘되는 스포츠를 선택하는 것이 재미를 더욱 끌어올려줄 것이다. 물론 이렇게 기본 설정 중에서 선택할 수도 있지만, 취향에 맞춰 부분적으로 다른 세팅을 사용하고 싶다면 2개의 사용자 설정 모드에 이를 등록해놓고 쓸 수도 있다.

아마 단순한 그래픽 변경 모델이었다면 CVO 시리즈가 이렇게 호평받지 못했을 것이다. 일반 모델과는 차별화된 엔진과 각종 첨단 장비들, 전용 컬러와 그래픽 등 최상위에 걸맞은 무장들이 더해졌기에 CVO라는 이름이 더욱 특별하게 받아들여지고,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받는 것이다. 궁금하다면 이 CVO를 직접 경험해볼 수도 있다. 할리데이비슨 코리아에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CVO의 특별함을 느낄 수 있도록 앞으로 전국 순회 시승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단순히 전시된 차량을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닌, 직접 시승하며 CVO만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으니 궁금한 사람들은 가까운 딜러에 연락 후 일정을 확인해 방문해보자. CVO의 특별함은 직접 경험해야 더욱 확실하게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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