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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환경단체 이름이 뭐라고? 로얄엔필드? 그린엔필드가 아니고?
  •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 승인 2023.09.2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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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모터사이클 문화는 단순하다고 생각한다. 함께 모여서 목적지까지 같이 달리고 식사를 한 다음 조금 쉬었다가 각자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매우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조금씩 차이는 있다. 처음부터 같이 모여서 달릴 것인지 중간 기착점에서 따로 모일 것인지, 함께 식사를 몇 번 할 것인지, 식사 후 모여서 함께 게임 같은 것을 즐기며 시간을 보낼 것인지, 일정에 숙박도 포함되어 있는지, 그런 부분에서 조금씩 차이가 날뿐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 아마 이 같은 사실을 부정할 수 있는 라이더는 거의 없을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메이커나 동호회들이 준비하고 진행하고 있는 행사들이 이런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라이더들에게는 함께 모여 같이 달리고 또 모터사이클이라는 문화를 같이 즐기고 있는 사람들끼리 얼굴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것 이상 뭐가 더 필요하냐고, 꼭 더 필요하냐고 반문하는 라이더도 있을 수 있다. 물론 틀린 소리는 아니다. 하지만 이 같은 모터사이클 문화에 뭔가를 더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다. 여기에 뭔가를 조금만 더하면 좀 더 의미 있는 결과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라이더들은 투어의 도착점을 양로원이나 고아원 등 사회봉사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정해서 투어를 떠나기도 하고 모이는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 동물보호소 같은 곳에 가서 봉사를 하고 오기도 한다. 심지어 해외에는 라이더들끼리 모여서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보호해주고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해 유명해진 경우도 있다. 이 같은 시도들은 동호회가 주최가 되거나 모터사이클 메이커가 주체가 되기도 하는데 국내에서도 얼마 전 로얄엔필드의 주최로 의미 있는 행사가 진행 됐다. 지난 17일에 여주시 대신면 양촌리 저류지에서 열린 2023 원라이더 이벤트가 바로 이 같은 경우에 속한다.  

이날 행사의 가장 큰 목적은 라이더들이 다 같이 환경을 보호하는 활동을 하는 것으로 단순히 일회성으로 모여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로얄엔필드 원라이드 이벤트라는 타이틀로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로얄엔필드가 진행하는 원라이드 이벤트는 지난 2011년 처음 시작되었는데, 전 세계 로얄엔필드 오너라면 누구나 참여 할 수 있는 행사다. 전 세계 동시 다발적으로 로얄엔필드 모터사이클을 타고, 타 지역을 방문해 그 지역의 문화를 즐기고 현지인과 소통 및 전통 특산물을 즐기며, 모두가 하나가 되는 로얄엔필드 브랜드의 국제적인 행사인 것이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 진행에 따른 이상 기후 변화로 인해 전 세계에 날씨 이슈로 4월에 진행되던 원라이드 이벤트의 일정이 9월로 변경되어 진행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국내에서 로얄엔필드 코리아는 2021년부터 원라이드 이벤트에 환경보호 차원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라이더가 방문한 곳은 방문 전과 똑같은 상태 유지하기, 1회용품사용금지 등과 같은 미션을 행사에 참여한 라이더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참고로 로얄엔필드의 원라이드는 ONE MISSION ONE WORLD ONE RIDE 2023 라는 슬로건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는 하나고 이날 다 함께 모여 라이딩을 즐기며 환경 보호를 실천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전 세계의 로얄엔필드를 타는 모든 라이더들은 하나가 되어 원라이드 이벤트가 열리는 이날 다 함께 모여서 라이딩을 즐기며 환경 보호를 위해 다양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이해하면 되겠다.

이날 행사에는 원래 110명 정도의 로얄엔필드 라이더들이 사전신청을 했었다. 하지만 행사가 열리기로 예정된 주말 내내 우천 소식이 있어 아쉽게도 많은 사람들이 참석을 취소했는데 정작 당일 날에는 비가 오지 않고 맑게 갠 날씨 속에서 행사가 진행됐다. 비가 올 가능성이 높다는 일기 예보를 감안하고서도 참석하기로 한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아 이날 행사장에 모인 사람들은 로얄엔필드 운영진을 포함해 약 70여명 정도가 됐다. 

모터사이클 라이딩을 하기 딱 좋은 날씨에 오전부터 로얄엔필드 본사에 모인 라이더들은 행사가 진행되는 여주시 대신면 양촌리 저류지까지 함께 라이딩을 즐기며 안전하게 이동했다. 행사장에 도착한 로얄엔필드 라이더들은 주최 측의 간단한 설명을 듣고 준비된 쓰레기 봉투를 들고 불법으로 버려진 쓰레기들을 수거하기 시작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라이더들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매우 다양했는데 쓰레기 줍기에 소극적이거나 적극적으로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 

사실 이런 하천변에서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쓰레기를 줍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천변에 장시간 방치된 쓰레기는 하천의 흙이나 오물들과 뒤섞여 있는 경우도 많고 일부가 부패하는 경우도 많아 악취가 나거나 벌레가 함께 있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심에서 깨끗한 쓰레기를 줍는 것과는 또 다른 일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이날 모인 라이더들은 마치 무슨 환경단체에서 파견 나온 전문가들처럼 행사가 시작된 지 단 한시간만에 약 200Kg이 넘는 쓰레기를 수거해 행사를 주최한 로얄엔필드 담당자들을 놀라게 했다. 

심지어 넉넉하게 준비한 종량제, 폐기물 쓰레기 봉투들이 바닥나는 바람에 행사가 생각보다 일찍 마무리 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경우 양촌리 저류지에 쓰레기가 너무 많거나 행사에 참석한 참가자들의 의욕이 너무 앞서거나 둘 중 하나일 수 밖에 없는데 행사를 함께 참석해 지켜본 바로는 후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행사에 참석한 라이더들은 남녀노소 다들 참 열심히들 쓰레기를 주어왔다. 가볍게 버린 음료수캔, 생수병은 기본이고 버려진지 오래돼 분해되기 시작하는 쇼파쿠션, 누군가 작정하고 버린 한 대분의 자동차 매트, 심지어 엄청난 크기의 플라스틱 팔레트까지 아니 이런 쓰레기들이 대체 어디에 다 있었나 싶었을 정도의 것들이 모두 한곳으로 모여졌다.

참가자들이 조를 짜서 쓰레기들을 주어왔기 때문에 나중에 주어온 쓰레기들의 무게를 저울에 달아 더 많이, 그리고 더 무거운 쓰레기를 주어온 조에 시상을 하기도 했는데 딱히 경쟁을 한다거나 하는 모습은 없었다. 그저 자신들의 작은 노력으로 양촌리 저류지가 깨끗해지고 지구가 건강해지고 환경이 조금이나마 나아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즐거워하는 모습이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의 얼굴에 가득했다. 

그것으로 끝나는지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참가자들은 힘들게 수거해온 쓰레기들을 모두 다 다시 모아 종류별로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남들이 버린 쓰레기를 수거해 재활용과 폐기물로 분리하고 그것을 또 한곳에 모아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누구 하나 뒤로 빠지는 사람 없이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나는 나이가 많으니, 나는 여자니까, 나는 남들보다 비위가 약해서... 라고 생각하고 소극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있을법도 했는데 그런 사람을 찾기가 힘들었다. 오히려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고 행복한 표정이었다. 

나머지는 다른 모터사이클 행사들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기념사진을 찍고 주최측이 준비한 경품들로 럭키드로우를 하고 음식점으로 이동해 점심을 먹고 헤어지는 일정이었다. 어찌 보면 약 한 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쓰레기를 주운 것 말고는 일반적인 모터사이클 행사들과 크게 다를 바는 없었다고 볼 수 있지만 생각해보면 이것은 매우 큰 차이점이다. 일회성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큰 목적을 가지고 방향성을 정해 장시간 꾸준히 활동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이라는 것은 사실 해본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것이다.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이것을 로얄엔필드 라이더가 있는 전 세계 곳곳에서 진행하며 국제적인 행사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행사장에 처음 도착 했을 때 ONE MISSION ONE WORLD ONE RIDE 2023이라는 슬로건이 적힌 티셔츠를 보고 별다른 느낌이 없었는데 행사가 끝날 때 쯤 그 로고를 다시 보니 또 다른 기분이 들었다. 

행사장에서 모아진 쓰레기는 로얄엔필드 1톤 트럭에 가득 찼다. 재활용과 폐기물들로 가득 찬 트럭은 쓰레기들을 자연에서 끄집어내 그것들이 있어야 할 곳으로 이동시켰다. 모양은 물론이고 냄새가 나는 말 그대로 쓰레기들이었지만 행사를 주최하고 진행한 로얄엔필드 담당자들은 트럭 앞에서 자랑스럽게 사진을 찍었다. 참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들이라는 느낌이 들수 밖에 없었다.  

누군가는 이 기사를 보고 그럴 수 있다. 모터사이클 동호회가 모여 한 시간 남짓 쓰레기를 주은 것 가지고 뭐 그리 호들갑이냐고, 그걸 가지고 뭐 이렇게 큰 의미를 부여하고 기사화를 하냐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반문하고 싶다. 당신은 최근에 자연을 위해서, 환경을 위해서, 지구를 위해서 무엇을 했느냐고 말이다. 그리고 남들이 하니까 쉬워 보이는 것이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남들이 하지 않는 의미 있는 행사를 이어나가고 있는 로얄엔필드에 박수를 보내며 다른 모터사이클 브랜드들도 단순히 함께 달리고 먹고 돌아오는 이벤트 말고 뭔가 좀 더 의미 있는 행사나 이벤트를 기획해 진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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