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6.9 금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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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 포지션으로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재미, 두카티 스트리트파이터 V2

지난 3월, 멀리 스페인 알메리아까지 날아가 두카티 스트리트파이터 V4 S를 시승했다. 당시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이어진 긴 시간의 시승이었음에도 덜 지칠 수 있었던 건 높은 핸들바로 조금은 포지션을 여유 있게 취할 수 있어서였다. 이 점은 일반도로에서의 주행에도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에 평소에는 출퇴근용으로, 주말에는 트랙 데이용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한 모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 엔진은 빼고.

두카티의 V4 엔진, 데스모세디치 스트라달레 엔진은 두카티의 기술력을 총집약한 만큼 강력한 파워를 아낌없이 보여준다. 이는 스트리트파이터라고 예외는 아닌 것이, 파니갈레 V4에서 페어링 일부를 덜어내고 핸들바를 세퍼레이트에서 파이프 타입으로 바꾼 정도일 뿐, 나머지는 파니갈레 V4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는 엔진도 마찬가지여서 스트리트파이터 V4S의 파워는 강력하다 못해 무서워질 지경이어서 조금은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 그래서 이번 스트리트파이터 V2의 시승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임할 수 있었다.

외관에선 로고나 이름을 가리고 이게 V2인지, V4 S인지 맞추라고 하면 쉽지 않을 지경이다. 스트리트파이터 시리즈에 공통으로 적용된 ‘조커 페이스’의 주간주행등이 워낙 강렬한 데다, 그나마 몇 안 되는 차이점 중 하나였던 윙렛이 옵션 파츠로 더해져 있으니 분간하기가 더 어렵다. 그나마 다행히 V4 S는 전자식 서스펜션이 채용됐고 V2는 앞에 쇼와의 BPF 조절식 포크를, 뒤에 작스의 조절식 쇼크 업소버가 채용됐다는 명확한 차이점이 눈에 들어온다. 

또 하나의 차이는 엔진이다. 이름 그대로 스트리트파이터 V2에는 90도 V형 2기통 955cc의 슈퍼콰드로 엔진이 탑재된다. 성능이 V4 엔진보다 낮은 건 당연하지만, 그렇다 해도 최고출력이 153마력/10,750rpm, 최대토크도 101.4Nm/9,000rpm으로 결코 어디서 꿀릴(?) 만한 수치는 아니다. 그래도 214마력의 V4보다 60마력 정도가 줄었으니 조금은 다루기 쉬울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고 트랙으로 들어선다.

시승이 이뤄진 곳은 전남 영암의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인데, 평소 달리던 상설코스가 아닌 F1 코스에서 시승이 진행됐다. 상설 코스의 메인 스트레이트 길이는 1km가 채 되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다르다. F1 코스에 포함된 모터사이클의 성능을 한계까지 확인할 수 있는 1.2km의 직선 구간을 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워밍업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하자 속도계가 빠르게 치솟는다. 200km/h를 넘기고도 힘이 부족하기는커녕 남아돌지만 안전을 위해 230km/h에서 자제하는 쪽을 선택했다. 직선 구간 진입 전 코너 탈출 속도를 더 높이고 브레이킹 포인트를 늦춘다면 이보다 훨씬 높은 최고속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다운포스를 높여주는 옵션 파츠인 윙렛과 함께 앞뒤 서스펜션, 스티어링 댐퍼가 노면에서의 진동을 걸러내준 덕분에 다행히 230km/h에 도달하는 동안 시종일관 차체는 불안함 없이 안정적으로 달려주었다. 

코너에서의 움직임은 ‘두카티’라는 브랜드에 기대하는 날카로움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이는 면도날처럼 너무 예리해 한 번의 실수로 언제 넘어질지 모르는 불안함이 더해진 날카로움이 아니다. 적정 속도보다 조금 높은 채로 코너에 진입해도 자연스럽게 개입해주는 코너링 ABS나 트랙션 컨트롤 같은 첨단 기능들 덕분에 내가 원하는 라인을 따라 달릴 수 있게 해준다. 든든함이 더해진 날카로움은 좌우로 커브가 이어지는 구간들에서도 자신감을 높인다. 점점 욕심이 높아져 ‘좀 더 코너링 스피드를 높여볼까’하고 생각하다 깜짝 놀라고 최대한 스스로를 자제해야 했다. 욕심은 금물이니 말이다.

이런 트랙 주행에서 빠지면 섭섭한 건 역시 퀵 시프트 기능. 코너를 막 탈출해 이어지는 직선에서 흐름이 끊어지는 일 없이 빠른 가속을 도와줄 뿐만 아니라, 코너에 진입하기 전 리드미컬하게 기어를 탁탁 내려주면 슬리퍼 클러치의 도움으로 뒷바퀴의 불안한 움직임 없이 엔진 브레이크를 더해줄 뿐 아니라 탈출에서 보다 빠른 가속이 가능하다. 스트리트파이터 V2에도 기본으로 탑재된 덕분에 박자감 있게 변속해나가는 재미가 넘친다.

잘 달리는 만큼 잘 서야 하는 것도 좋은 모터사이클의 필수 요소인데, 앞에 브렘보 모노블럭 M4.32 4피스톤 캘리퍼를 320mm 디스크와 함께 좌우 양쪽으로 달아놓았다. 최신의 캘리퍼는 아니지만, 이미 오랫동안 플래그십 슈퍼스포츠 모델에 적용되며 그 성능을 충분히 입증해온 만큼 여전히 강력한 제동력을 보여준다. 꽤나 강력한 제동력 덕분에 레버를 세심하게 조절해야 하지만, 제동력이 선형으로 알기 쉽게 발생하는 덕분에 원하는 지점까지 속도를 쉽게 떨어뜨릴 수 있다.

앞뒤 서스펜션은 자신의 체형이나 주행 환경 등에 맞춰 세팅을 손으로 변경해줘야 하지만, 기본 상태에서도 워낙 대응 범위가 넓어 가벼운 트랙 데이 정도는 무난하게 소화할 만큼의 감쇠력을 보여준다. 물론 보다 빠른 랩타임을 원하거나 레이스를 목표로 한다면 자신의 체중에 맞춰 세팅한 이후 여러 차례의 주행으로 세밀한 조절을 통해 최적의 세팅을 찾는 것이 필수다. 

1시간 남짓 주행을 하며 확실하게 깨달은 건 스트리트파이터 V2는 다루기 쉬운 강력함을 지닌 모델이라는 점이다. 물론 사람마다 경험의 차이는 있겠지만, 1초를 다투는 레이스가 아닌, 기록에 연연하지 않으며 안전하게, 즐겁게 달리는 트랙 데이에는 V2가 최적이라는 생각이다. 제대로 다 써먹지도 못하는 214마력과 끝까지 모두 쓸 수 있는 153마력, 선택은 당연한 것 아닐까. 기본 장비들도 사양이 조금 낮아 보일 수 있지만 이 또한 경쟁사의 플래그십 못지않은 것들이다. 여기에 주행을 보조하는 각종 기능들은 V4 S와 대등한 수준인 만큼 옵션인 윙렛 정도만 추가한다면 더욱 즐겁게 달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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