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3.31 금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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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과 함께 개발하는 엔진오일, 야마하 야마루브 히스토리

자동차나 모터사이클에 안 중요한 요소가 어딨겠냐마는, 그럼에도 중요함을 잊고 소홀하게 관리하게 되는 것이 있다. 바로 엔진오일. 엔진오일의 가장 큰 역할은 금속으로 이뤄진 엔진 부품들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게 하는 윤활 작용인데, 엔진오일을 규정보다 좀 더 오래 사용한다고 해서 문제가 즉시 나타나는 건 아니니 다른 것에 신경 쓰다 교환 주기를 놓치게 되고, 그렇게 점점 잊혀 방치되다 어느 순간 엔진이 말썽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그리고 손에 쥐는 상당한 금액의 견적서.

 

이런 상황을 예방하려면 엔진오일을 시기에 맞춰 잘 교환해줘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는 ‘어떤 엔진오일을 선택하느냐’일 것이다. 시중에는 국산부터 수입까지 다양한 브랜드의 엔진오일들이 판매되고 있고, 각 브랜드에서도 다양한 등급의 엔진오일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 “이걸 쓰면 좋다더라”는 주변인의 말만 듣고 교환하는 것이 뭔가 불안하다면, 품질이 어떨지 확신할 수 없는 엔진오일이 불안하다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야마하 모터사이클을 타고 있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제품 개발과 함께 개발되는 엔진오일, 야마루브가 있기 때문이다.

 

 

‘오토루브’에서 시작된 ‘야마루브’

초기 모터사이클의 엔진은 2행정 방식이었다. 이 2행정 엔진은 정확한 비율로 엔진오일을 혼합한 가솔린을 사용해야 했는데, 문제는 각 엔진의 세팅이나 배기량에 따라 혼합비가 다 달라 미리 만들어놓을 수도 없어 사용자로선 매우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야마하에서는 별도로 엔진오일 탱크를 마련해 비율에 맞춰 자동으로 가솔린과 엔진오일을 혼합해주는 ‘오토루브(Autolube)’ 펌프를 개발, 1964년 YA-6에 양산차 최초로 도입하게 된다. 이 펌프는 혼합의 불편함을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스로틀 와이어와 연동시켜 엔진 작동에 따라 혼합비를 조금씩 달리하기 때문에 연소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머플러에 누적되는 카본을 줄이는데도 크게 기여했다.

 

오토루브 시스템이 개발되는 과정과 별도로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하는 엔진오일의 개발도 함께 이뤄졌다. 엔진오일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강력한 유막 유지 성능, 적은 연소 잔여물, 우수한 엔진 세정력, 저온에서의 높은 유동성 보장 등 여러 요소를 놓고 당시 시판 중인 엔진오일은 물론이고 정유사의 실험용 엔진오일까지 동원해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엔진 고착 방지, 마모 및 마찰 역제, 카본 잔여물 축적, 배기구 막힘, 엔진 부품에 대한 영향 등 다양한 요소들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고, 이를 토대로 차량별 시스템에 맞춘 야마하 오토루브 용 엔진오일이 개발됐다.

이런 개발 과정이 항상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특히 엔진오일 개발을 위해선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정유사들의 기유(基油, base oil)가 어떤 성분으로 이루어졌는지를 알아야 어떤 첨가제를 조합해야 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데, 정유사들은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때마침 화학공학을 전공한 새로운 엔지니어가 엔진 개발팀에 합류하는데. 그는 엔진 문제의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엔진오일을 분석하는 방법을 알게 되어 이를 바탕으로 각 제조사들의 기유를 분석, 원하는 품질과 성능을 갖춘 엔진오일을 개발하게 된다. 이러한 개발 과정들은 모터사이클이나 선외기, 스노모빌 등 다양한 야마하 제품들에 적용되는 순정오일을 평가하는 노하우로 이어진다.

 

2행정 엔진은 성능이 우수하지만, 취약한 내구성은 중대한 약점이었다. 따라서 모터사이클 제조사들은 약점을 극복한 4행정 엔진을 개발, 도입하기 시작했고, 이는 야마하 역시 마찬가지였다. 1970년 4행정 엔진을 도입한 XS-1이 출시되며 이에 대응하는 엔진오일이 필요해진 야마하 엔진 개발팀은 시중의 4행정 자동차용 엔진오일을 모아 어떤 것이 야마하 제품에 적합한지를 테스트하는 것으로 엔진오일 개발을 시작했다.

 

이러한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야마하 엔지니어들은 자체 4행정 엔진오일을 개발하며 실제 엔진으로 테스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1,200cc의 1세대 브이맥스 개발이 진행중이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테스트는 어려웠다. 야마하는 이보다 작은 250cc 공랭 엔진으로 테스트에 돌입했다. 1,200cc용 엔진오일을 그보다 작은 엔진에서 테스트하는 것이 맞겠냐고 지적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더욱 가혹한 테스트가 가능했기에 더 높은 배기량과 성능의 엔진에 적용하는 것도 문제없었다. 이런 방식을 통해 과거 2행정용 엔진오일에서 얻은 지식과 추가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현재의 야마루브가 탄생하게 된다.

 

 

액체로 만든 엔진 부품

야마하 엔진 개발 엔지니어는 “많은 사람들이 슈퍼카용 엔진오일과 경차용 엔진오일 중 어떤 것이 엔진오일에 더 많은 스트레스를 주고 더 많은 성능을 요구하는지 물어보면 대부분 슈퍼카일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슈퍼카는 100km/h를 유지하기 위해 2,000rpm 정도면 충분하지만, 경차는 그보다 2~3배 높은 회전수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모터사이클도 마찬가지로, 50cc 스쿠터용 엔진오일보다 슈퍼스포츠용 엔진오일이 훨씬 품질이 높을 것이라 예상하지만, 50cc 스쿠터는 성능이 낮아 주행하는 대부분 스로틀이 끝까지 열려있고(풀 스로틀), 배달용으로 사용되는 제품이라면 공회전 상태를 유지한 채 장시간 멈춰서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날씨까지 한여름이라면, 엔진 냉각방식이 공랭식이라면 이보다 엔진오일에 더 가혹한 조건은 없다. 물론 트랙데이나 양산차 기반 레이스에서 사용되는 모터사이클도 가혹한 조건에 놓이지만, 이쪽은 대부분 수랭식인 경우가 많고, 오일 쿨러를 비롯해 엔진오일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이 함께 적용되어 있다. 이 경우 엔진 실린더 내부의 온도는 아무리 높아도 140℃ 정도인데, 공랭식 엔진의 경우 실린더 온도는 230~240℃에 달하고, 엔진오일 역시 120℃를 넘길 수 있다.

야마하는 초창기부터 낮은 배기량으로 최대한의 출력을 내는 2행정 엔진용 엔진오일 개발을 위해 노력했다. 그들에게 주어진 첫 번째 과제는 피스톤 고착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당시 엔지니어는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얻은 결론은 최상의 기유를 사용하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현재 야마루브 제품은 슈퍼스포츠용이든, 50cc 스쿠터용이든 오일의 품질 수준은 기본적으로 동일하다고 야마하는 자부한다. 물론 차이가 없는 건 아닌데, 이는 바로 제품의 용도에 따라 엔진오일이 다르게 ‘튜닝’됐다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YZF-R1에 야마루브 제품 중 어떤 것을 넣어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기계의 성능을 최대치까지 끌어내기 위해선 RS4GP와 같은 고성능 제품이 적합하다는 것. 이에 대해 야마하는 “야마루브는 개별 제품의 성능과 용도를 두고 특별히 설계된 ‘액체 엔진 부품’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액체 엔진 부품’이라는 말을 비유로도 볼 수 있지만, 엔진 개발 과정에서 개발 오일을 선택하는 것으로 엔진의 사양이 결정되는 만큼 정확한 표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엔진오일 개발의 시작은 이러한 개발 오일 선택을 시작으로 야마하 본사의 특수 부서(Special Interest Group)에서 평가 후 승인을 받으면 야마하 정품 오일의 자격을 갖게 된다. 물론 평가 과정에서 모두 엔진 테스트를 거치는 건 수많은 제품군을 갖춘 야마하에선 불가능하다. 그러나 야마하에는 수십 년간 엔진오일을 개발해오며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엔진오일에 대한 모든 것을 측정하고, 기유의 유형, 첨가제 종류 및 혼합비 등을 평가할 수 있는 노하우가 존재하기 때문에 오일 정보를 통한 평가가 가능하다.

이렇게 야마하 제품에 최적화된 야마루브를 만들지만 별도의 엔진오일 개발부서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엔진 개발을 담당하는 엔지니어들이 오일 개발을 함께 수행하는 것. 물론 이를 위해 개발팀에 기계공학 전공자 외에도 화학공학 전공자도 함께 배치한다. 이는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하면 엔진오일의 요구사항을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엔진의 구성요소들 사이를 채우는 엔진오일의 속도를 상상할 수 있어야 하는, 기계공학과 화학공학 양쪽 모두의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은 모터사이클 외에도 ATV, 선박용 엔진(선외기), 스노모빌 등 야마하가 생산하는 다양한 탈 것들에 모두 동일하게 적용된다. 스노모빌의 경우 사용환경을 고려해 야마하 본사에 –40℃에 달하는 냉장실을 만들어 개발과 테스트를 진행해 제품에 맞는 최적의 엔진오일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야마루브 제품

퍼포먼스 4T(10W40)

 

4행정 엔진을 위한 순정 오일에 합성 첨가물을 배합한 엔진오일로, 엔진 수명을 연장하고 엔진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효과와 함께 우수한 시동성과 부드럽고 정확한 변속을 기대할 수 있다. JASO MA2 API SL 등급.

 

스포츠(10W40)

 

가격과 성능을 모두 고려한 제품으로, 배기량과 차종을 불문하고 두루 사용 가능한 제품이다. 시내 출퇴근은 물론이고 장거리 투어링까지 모든 주행 환경에서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한다. 부분 합성 방식이며, JASO MA2 등급.

 

프리미엄(10W40)

 

중대형 차량에 적합한 고품질 엔진오일이다. 특히 배기량이 큰 모델이 여름철 정체 구간을 만나면 엔진에 상당한 부담이 가해지는데, 이런 상황까지 고려해 고온, 고부하 상황에서 엔진 증발률이 낮고 높은 산화안정성과 유막 유지 성능을 갖췄다. 100% 합성 오일이며 JASO MA 등급이다.

 

RS4GP(10W40)

 

야마하 모토GP 레이싱팀에서 피드백을 받아 개발된 기술을 토대로 개발된 야마루브 시리즈 최고의 엔진오일이다. 고부하, 고회전의 가혹한 조건에서도 뛰어난 유막 보존성을 보이며, 전단 안정성이 뛰어나 장시간동안 높은 윤활 성능을 안정적으로 발휘하는 고성능 엔진용 제품이다. 마찰 저항이 낮고 유막을 오래 유지해 스로틀 응답성이 뛰어나고 안정적인 변속감을 느낄 수 있다. 100% 합성 오일이며 JASO MA2 등급이다.

 

HP(0W30)

 

겨울에 기온이 낮아지면 높은 점도의 엔진오일은 유동성이 떨어지며 엔진 시동성을 떨어뜨리고 윤활력이 낮아져 냉간 시동(cold-start) 시 엔진의 마모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야마루브에서 동절기용으로 개발한 제품으로, -40℃까지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설계되어 기존 5W, 10W 등급 제품보다 동절기 시동성이 우수하며, 높은 유동성과 윤활력으로 엔진을 마모로부터 보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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