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2.9.30 금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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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MotoGP 13라운드 AUT Red Bull Ring 리뷰

레드불링 서킷은 비엔나 공항으로부터 160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자동차로 갈 경우 2시간 반 정도 소요되는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서킷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고즈넉하고 풍경이 매우 좋은 편입니다. 하지만 오전에 안개가 자주 끼며 갑작스러운 폭우가 쏟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레드불링은 총 연장 4.3km, 좌 코너 3, 우 코너 7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메인 스트레이트 구간을 포함하여 총 세 곳의 롱 스트레이트 구간이 있으며 이 세 구간의 끝에는 매우 극단적으로 꺾인 코너가 버티고 있습니다. 또한 평균 속도는 2019년 마크 마르케즈가 폴 포지션 당시 기록한 187.2km/h로 모토GP 개최 서킷 가운데 가장 빠른 평균 속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위험한 서킷이라고 할 수 있는데, 2020년 레드불링에서 모비델리의 바이크가 T3를 지나고 있는 비냘레스와 로씨의 사이를 빠져나가면서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한 것은 잊을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 사고를 계기로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T2의 레이아웃을 완전히 변경했습니다. 최근 개최된 F1은 기존 레이아웃을 그대로 사용했지만 모토GP는 새로운 시케인을 사용하게 됩니다. 메인 스트레이트보다 긴 T1부터 T3, 특히 살짝 휜 코너라고 하기에 부족한 T2의 경우 최대 속도가 나오는 구간이었기 때문에 안전상의 문제로 이 부분을 수정한 것입니다. 무엇보다 서킷을 확장하지 않는 상태에서 공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쉽지 않은 공사였다고 합니다. 기존의 T2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시케인을 추가적으로 만들어낸 것입니다. 세 개의 스트레이트 구간은 모두 200km/h가 훨씬 넘는 속도에서 거의 1, 2단까지 감속해야 하는 만큼 브레이크 성능도 중요하며 코너 진입에서의 랩타임 격차가 나는 코너입니다. 이곳을 잘 공략하는 라이더가 좋은 랩 타임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메인 스트레이트에서 T1까지는 업힐로 이루어져 있고 T1을 빠져나가면서 라이더들은 경계석을 많이 벗어나 페널티에 주의를 해야 합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곳에서 우승한 라이더는 모두 두카티와 KTM 라이더였습니다. 스트레이트 구간이 많기 때문에 카타르 로자일과 같이 가속성능이 우수한 V4 엔진을 채용한 두카티 데스모세디치, KTM RC16에 상당히 유리한데, 아프릴리아 역시 V4 엔진을 채용하고 있기 때문에 두카티, KTM, 아프릴리아가 치열한 경쟁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연습주행 & 예선

금요일 도르나 스포츠는 2023년부터 스프린트 레이스를 도입한다고 깜짝 발표했습니다. 스프린트 레이스는 토요일 오후 3시에 그랑프리 레이스의 절반 거리를 주행하는 레이스로 챔피언십 포인트는 1위 12점, 2위 9점, 3위 7점, 4위 6점, 5위 5점, 6위 4점, 7위 3점, 8위 2점, 9위 1점이 주어지는 방식으로, 챔피언십에 영향을 주지만 라이더의 그랑프리 포디엄에는 공식적으로 합산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어느 라이더건 우승이나 포디엄에 오르는 것은 별도의 스프린트 레이스 항목 결과에 반영되는 것입니다.

 

도르나 스포츠는 사전에 라이더들에게 스프린트 레이스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라이더들의 불만도 있었지만 찬성하는 라이더도 있었습니다. 레이스 주간에서 금요일은 FP1, 2, 토요일은 FP3, FP4, Q1, Q2, 일요일은 웜 업, 레이스로 진행되었지만 스프린트 레이스가 도입되면서 금요일 FP1, 2 세션은 그대로 진행되지만 45분에서 시간이 늘어나고 Q1, Q2 진출 여부는 종전 FP3까지 합산한 것이 아닌 금요일 FP1, 2 세션만 합산하게 됩니다. 그리고 토요일 오전에 진행되는 FP3 세션은 종전 45분에서 30분으로 줄어들고 이 세션이 FP4 세션과 같은 레이스 시뮬레이션을 실시하는 세션으로 활용되게 되며 Q1, Q2 세션은 동일하게 진행됩니다. 또한 스프린트 레이스의 결과와는 전혀 관계없이 스프린트 레이스, 결승 레이스의 그리드는 오로지 Q1, Q2 세션의 결과로만 정해집니다. 그러니까 스프린트 레이스는 레이스로서만 존재할 뿐 그리드에 영향을 전혀 미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안전상의 이유로 인해 T2 부분에 새로운 시케인이 만들어졌는데 레드불링의 총 코너의 수인 11개 코너의 수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새로운 씨케인의 코너는 2-A, 2-B로 명명했기 때문입니다. 씨케인이 생기면서 고속 서킷인 레드불링의 평균 속도는 188km/h에서 176.3km/h로 11.7km/h나 줄어들었고 랩 타임 역시 1분 22초 643에서 1분 28초 772로 약 6초 정도 늘었습니다. 새로운 씨케인 역시 라이더마다 만족하거나 그렇지 않은 라이더로 나뉘었습니다. 씨케인에 만족하지 못하는 라이더도 있었지만 대체로 안전면에 있어서는 대부분 긍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레드불링은 금, 토, 일요일에 비 예보가 있었지만 금요일 오전 믹스 컨디션 이후 나머지 세션은 전부 드라이 세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새로운 레이아웃이기는 하지만 두카티가 꾸준히 강세를 보였던 서킷이었던 만큼 FP 세션은 두카티가 거의 장악하다시피 했습니다. FP1 세션은 믹스 컨디션임에도 잭 밀러와 요한 자르코가 1, 2위로 두카티의 위세를 떨쳤고 완전한 드라이 컨디션으로 진행된 FP2 세션은 완전히 두카티의 세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1위 요한 자르코, 2위 잭 밀러, 3위 호르헤 마틴, 5위 페코 바냐이아, 6위 루카 마리니, 7위 마르코 베제끼, 8위 에니아 바스티아니니가 랭크되었고 유일하게 파비오 디 지아난토니오만 유일하게 10위권 밖인 19위를 했습니다.

또한 1위부터 12위까지 V4 엔진의 바이크들이 장악한 가운데 정말 고군분투한 라이더가 있는데 바로 파비오 쿼타라로입니다. FP1 세션은 5위, FP2 세션은 4위를 했습니다. 그는 소프트 컴파운드로 유일하게 29초대에 진입한 라이더였고 미디엄 컴파운드로도 거의 모든 라이더보다 0.2초가량 빨랐습니다. FP2 세션에서 빨랐던 바냐이아 역시 쿼타라로가 가장 위협적인 라이더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사실 쿼타라로에게는 고군분투라는 사자성어가 딱 맞습니다. 야마하의 세 명의 다른 라이더들은 10위권에도 근접하지 못할 정도로 부진한데,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도비지오소와 대런 빈더는 아직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적어도 YZR-M1의 성능이나 경쟁력은 분명히 상위권에서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쿼타라로는 자신의 라이딩 스타일로 부족한 성능 격차를 메꾸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씨케인이 새로 생기면서 아주 긴 스트레이트에 가까웠던 코너가 두 개의 코너가 늘어남에 따라 쿼타라로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또 하나 쿼타라로가 빠를 수 있었던 것은 기어비가 낮기 때문입니다. 지난해까지 레드불링의 최고 속도는 316.7km/h로 320km/h가 넘지 않았고 새로운 씨케인이 생긴 이번 그랑프리의 최고 속도 역시 315.7km/h로 거의 차이가 없었으며 레드불링에서는 최고 속도보다는 가속력에 초점을 둔 세팅을 했던 것입니다. 최고 속도에 중점을 두는 로자일 같은 곳이라면 쿼타라로가 상당히 고전할 수밖에 없었겠지만 그나마 레드불링에서는 경쟁력 있는 페이스를 보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예선에서는 그레시니 레이싱 모토GP의 에네아 바스티아니니가 자신의 프리미어 클래스 첫 폴 포지션을 차지했습니다. 바스티아니니는 예선만 빨랐던 것이 아니라 FP4 세션에서 1분 29초 731로 1위였고 소프트, 미디엄 컴파운드에서 강세를 보였습니다. 시즌 3승을 기록하고 있는 바스티아니니의 폴 포지션으로 올 시즌 7명째의 폴 시터가 되었고 단일 모토GP 시즌에 7명의 다른 폴 시터가 마지막으로 있었던 시즌은 2020년 8명이었습니다. 또한 두카티 라이더로는 안드레아 이아노네, 호르헤 마틴 2회에 이어 네 번째 폴 포지션 기록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두카티 레노보 팀의 프란체스코 바나이아와 잭 밀러가 2, 3위를 차지하며 두카티 라이더가 그리드 맨 앞 줄을 휩쓸었습니다. 이 외에도 호르헤 마틴 4위, 요한 자르코 6위, 파비오 디 지안토니오가 10위를 했습니다.

 

 

레이스

레드불링에는 일요일에만 9만 2,000여 명의 모토GP 팬들이 관중석을 가득 메우며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었습니다. 비가 예보되기는 했지만 기온 21℃, 노면 온도 23℃의 드라이 컨디션에서 레이스가 시작되었습니다. 미쉐린 슬릭 타이어는 프런트 소프트 컴파운드 6명, 미디엄 2명, 나머지는 하드 컴파운드를 선택했고 리어 소프트 8명, 나머지는 미디엄 컴파운드를 선택했습니다.

 

예선 2위 두카티 레노보 팀의 프란체스코 바나이아가 스타트 직후 T1에서 홀샷을 차지하며 레이스를 이끌었고 끝까지 선두 자리를 지키며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으며 2008년 케이시 스토너 이후 두카티 라이더로는 처음으로 3연속 우승으로 올 시즌 5승을 기록했습니다. 첫 번째 랩에서는 바냐이아를 비롯하여 바스티아니니 2위, 잭 밀러 3위, 호르헤 마틴 4위, 루카 마리니 7위, 요한 자르코가 9위로 두카티는 레드불링 그랑프리 레이스 기간 내내 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프란체스코 바나이아는 “3연속 우승인데, 스토너 이후 처음이라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발렌티노 로씨의 조언을 받았고 로씨는 ‘되도록 소프트 컴파운드는 선택하지 말라’고 했음에도 소프트를 선택했다. 물론 결과는 좋았지만 잘못된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왜냐면 프런트 소프트 타이어가 거의 다 마모되어 브레이킹을 하면서 발을 노면에 접촉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쿼타라로는 정말 빨랐고 2랩만 더 주행했다면 그가 이겼을 것이다. 발렌티노 로씨의 조언을 들었다면 레이스 후반 고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케이시 스토너 역시 금요일에 경험을 전달해 내가 몇 가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고 이는 효과가 있었다. 시즌 초반에 너무 많은 실수를 저질렀고 많은 회의론이 있었던 것도 잘 알고 있다. 지금은 결과에 매우 만족하고 있고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한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습니다. 바냐이아는 25점을 추가하며 챔피언십 포인트 156점으로 두카티 라이더 8명 가운데 가장 높은 포인트를 획득했고 3위 자리를 고수했습니다.

 

팀 메이트인 잭 밀러는 4랩부터 2위로 나서 24랩까지 순위를 유지했지만 새로운 씨케인에서 쿼타라로에 추월을 허용하며 아쉽게 3위를 했습니다. 두카티는 팀 오더가 있는 팀이고 실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잭 밀러는 거의 바냐이아를 서포트하는 듯이 주행했고 작전은 성공했습니다. 잭 밀러는 시즌 다섯 번째 포디엄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몬스터 에너지 야마하 모토GP의 파비오 쿼타라로는 바냐이아에 불과 0.492초 차이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쿼타라로의 이번 2위는 야마하의 레드불링 최고 성적이며 3전 만에 시즌 일곱 번째 포디엄을 기록한 것입니다. 야마하에 결코 유리하다고 할 수 없는 서킷에서 쿼타라로의 고군분투는 눈물겹지 않을 수 없고 그의 능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두카티는 두 명이 포디엄에 오른 것 외에도 루카 마리니가 4위, 요한 자르코가 5위를 했고 마르코 베제치가 9위, 1랩을 남기고 잭 밀러를 추월하며 3위로 오르자마자 T1에서 전도한 호르헤 마틴은 다시 레이스를 재개했고 결국 10위로 체커기를 받았습니다. 폴 포지션을 차지했던 에네아 바스티아니니는 선두 그룹에서 주행 중 호르헤 마틴과 접촉하며 결국 리타이어 했는데요. 레이스 초반이기 때문에 타이어의 온도를 올리려고 바냐이아와 밀러의 뒤를 주행하는 중 마틴이 다소 무리하게 추월을 시도하면서 선두와의 거리가 조금 벌어졌고 마음이 급해진 바스티아니니가 속도를 높였고 T9 출구 부분에서 연석에 림이 닿아 손상되면서 공기압이 빠져나가 결국 리타이어 한 것입니다. 사실 그는 좋은 페이스였고 슬로우 스타터이기 때문에 불운한 사건이 아니었다면 바냐이아와 좋은 승부를 했을지도 모릅니다.

스즈키의 후안 미르는 T4에서 전도로 리타이어 했는데 결국 오른쪽 발목 골절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는 최근 아홉 번의 레이스에서 무려 여섯 번이나 전도하는 불운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 영국 실버스톤 그랑프리에서 하이사이드로 발꿈치 골절 부상을 입었던 아프릴리아 레이싱의 알레익스 에스파가로는 6위를 했는데 출발에서부터 문제가 있었습니다. 홀샷 디바이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인데요. 독일 작센링에서도 매버릭 비냘레스에게 나온 문제였습니다. 물론 비냘레스는 당시 리타이어 해야 했지만 다행히 에스파가로는 출발 시에만 문제가 되었던 것이기 때문에 레이스에서는 큰 지장은 없었습니다.

 

현재 챔피언십은 쿼타라로가 올 시즌 처음으로 200점에 도달했는데 2위 에스파가로와 32점 차이입니다. 에스파가로도 페이스가 꾸준하기 때문에 쿼타라로가 단 한 번만 실수한다면 정말 박빙의 승부가 될 수 있고 더군다나 후반기 페이스가 최고조인 바냐이아까지 3파전이 치열하게 진행되겠지만 올 시즌 단 한 번 밖에 전도 리타이어 하지 않을 정도로 쿼타라로는 실수가 거의 없는 라이더입니다. 앞으로 일곱 번의 그랑프리가 남아 있기 때문에 실수 한 번으로 향방이 변할 수도 있습니다.

 

다음 그랑프리는 이탈리아 라이더의 홈인 산마리노 미사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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