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5.30 화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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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컨텐드 SL1 디스크 - 입문용 그 이상의 올라운드 로드바이크

순진하게도 입문용 로드바이크라는 자이언트의 말을 믿을 뻔했다. 분명 입문용으로 참 좋은 건 맞는데, 그것이 전부가 아닌 것은 확실하다. 로드바이크의 시작기로는 차고도 넘치는 퍼포먼스에 달리는 재미가 가득하니, 입문용 자전거 그 이상의 타이틀을 붙여줘야 할 것 같다. 자이언트의 2017 신형 로드바이크 ‘컨텐드 SL1 디스크(CONTEND SL1 DISC)’ 이야기다. 

세간에서 ‘입문용 로드바이크’라 부르는 많은 자전거가 대부분 가격대비 괜찮은 부품구성을 내세운다. 그러나 만약 로드바이크 입문자가 본격적인 스포츠 라이딩의 즐거움에 눈을 뜨기 시작하며 자전거의 성능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문제는 아마 스펙 차트에 드러나지 않은 ‘프레임의 기본성능’에 대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단순히 부품의 등급이 아니라 자신의 라이딩 스타일과 어울리는 포지션, 프레임의 특성을 생각하며 자전거를 고른다면 ‘자전거 보는 눈’을 가진 라이더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레이스용 로드바이크를 어중간하게 흉내 내기보다는, ‘달리기’의 본질에 접근하는 자전거와 함께할 때 라이더의 실력이 성장한다. 자전거를 탄 시간과 비례해 더욱 빨라지고자 한다면 자전거의 선택이 중요하다. 

로드바이크 입문자가 최고급 레이스바이크를 탄다고 빠르게 달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불편한 자전거에 몸을 맞춰가며 탄들, 실력이 늘기보다 엉망진창인 자세가 몸을 망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제대로 실력을 키우고, 오랫동안 재미있게 탈 수 있는 자전거를 찾는다면 자이언트 컨텐드 시리즈를 추천한다. 특히 이번에 소개할 컨텐드 SL1 디스크는 ‘올라운드 로드바이크’에 대한 자이언트의 철학을 잘 보여주는 자전거다.

 

DEFY, TCR, PROPEL의 특성을 하나로 묶다

자이언트는 컨텐드가 퍼포먼스 로드 바이크 TCR, 디파이, 프로펠의 기술적 특성을 하나의 자전거로 통합한 올라운드 바이크라고 말한다. 로드바이크를 처음 시작하는 라이더를 위한 빠르고 편안한 로드바이크가 컨텐드의 콘셉트다.

올라운더인 TCR은 가벼움과 순발력, 인듀어런스 로드바이크 디파이는 편안함과 안정성, 에어로 로드바이크 프로펠은 고속순항주행과 스프린트에 특화된 모델이다. 이는 프로 레이서들이 레이스 코스와 라이딩 스타일에 따라 알맞은 자전거를 선택하기 위함이다. 반면 입문자는 특정 성향에 치우친 자전거보다는 전반적인 성능의 균형이 잡힌 자전거를 타는 편이 적합하며, 자전거는 편안하면서 쉽게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자이언트 컨텐드를 몸통은 디파이, 다리는 TCR이라고 표현하면 적절한 설명이 될 수 있을까? 라이더의 포지션을 결정하는 앞삼각은 인듀어런스바이크인 디파이의 것을 거의 그대로 가져왔지만, 자전거의 추진력을 담당하는 뒷삼각은 TCR을 닮았다. 공기저항을 줄인 가운데가 잘록한 헤드튜브는 프로펠의 디자인을 빌렸다. 

컨텐드 SL의 콘셉트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프레임 지오메트리다. S사이즈 프레임을 기준으로 앞삼각의 탑튜브 길이가 53cm, 헤드튜브 길이는 14.5cm로 디파이와 동일하다. TCR과 비교해 핸들바의 위치가 1cm 높고, 몸쪽으로 0.5cm 더 가깝다. 별것 아닌 차이 같지만, 상체를 조금 더 세운 자세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목과 허리의 부담이 줄어들고, 드롭바를 처음으로 사용하는 라이더가 더욱 쉽게 적응할 수 있다.

뒷삼각에서 살펴봐야 할 부분은 체인스테이의 길이다. 대부분의 로드바이크 프레임은 체인스테이 길이가 짧을 수록 뒷삼각이 단단한 경향이 있다. 따라서 순발력에 초점을 맞춘 로드바이크는 체인스테이가 짧고, 노면 충격과 진동 흡수에 초점을 맞춘 로드바이크는 체인스테이가 상대적으로 더 길다. 뛰어난 순발력의 올라운더 TCR의 체인스테이 길이는 40.5cm, 편안한 인듀어런스 로드바이크인 디파이의 체인스테이 길이는 42cm다. 그럼 컨텐드 SL은? 41cm로 TCR쪽에 더 가깝다. 

프레임 소재는 알루미늄을 사용했다. 자이언트는 알루미늄 프레임에도 많은 경험을 갖고 있고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메이커다. 자이언트의 알루미늄 프레임은 초경량의 알루미늄 레이스바이크에 적용되는 기술인 알룩스 SLR(ALUXX SLR), 경량 스포츠바이크에 적용되는 알룩스 SL(ALUXX SL), 퍼포먼스와 가격의 균형을 맞춘 알룩스(ALUXX) 세 가지 등급으로 나뉜다.

컨텐드 SL 시리즈는 알룩스 SL 등급 알루미늄 소재와 기술을 적용했다. 다운튜브에는 D자 형태의 단면을 적용해 높은 측면강성을 지니면서도 유연함을 더했고, BB셸은 다른 자이언트의 퍼포먼스 모델에 적용된 파워코어 콘셉트를 적용했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디파이와 동일한 ‘디퓨즈(D-FUSE)’ 시트포스트가 적용되었다는 점이다. 디퓨즈 시트포스트는 D자 형태의 단면을 가진 카본 소재 시트포스트로, 시트포스트의 뒷부분이 납작하게 잘린 형태다. 원형 단면의 시트포스트와 비교해 앞뒤방향으로 유연하게 노면의 충격을 흡수하며 완화해주는 효과가 있다. 디퓨즈 시트포스트의 효과는 자이언트의 파리-루베 레이스 우승을 통해 증명되었다. 

포크는 카본 레그와 알루미늄 스티어러의 ‘하이브리드’ 구조이며 헤드셋에 상하 비대칭의 오버사이즈 베어링을 사용하는 ‘오버드라이브’ 기술을 적용했다. 다운튜브에는 변속/브레이크케이블의 인터널 라우팅을 적용했고, 자이언트의 프레임 내장형 사이클링컴퓨터 센서인 라이드센스(RIDESENSE)가 장착된다. 프레임 무게는 1,200g대 초반으로 알루미늄치고는 상당히 가볍다.

 

디스크브레이크와 ‘언덕 전문’ 구동계 세팅

자이언트 컨텐드 SL은 디스크브레이크 장착 모델인 컨텐드 SL1 디스크와 림브레이크 사양인 컨텐드 SL2 두 가지 모델이 국내 수입된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컨텐드 SL1 디스크로 디스크브레이크와 함께 언덕을 더욱 쉽게 오를 수 있도록 넓은 기어비로 세팅된 시마노 105급 구동계가 장착되었다.

컨텐드 SL1 디스크의 구동계는 105 11단 5800시리즈를 장착했지만, 크랭크는 시마노 RS500을 장착했다. RS500은 시마노 105 그룹세트에 포함된 크랭크가 아니지만, 모델명이 숫자 5로 시작하는 것으로 105와 동급모델임을 알 수 있다. RS500 크랭크의 체인링은 아우터가 50T, 이너가 34T를 장착해 흔히 ‘콤팩트 드라이브’라 부르는 구성으로, 스탠더드(53/39T)와 비교해 가벼운 기어비다.

뒷바퀴의 카세트스프라켓 역시 11-32T를 장착했다. 예전에는 투어링바이크나 크로스컨트리 MTB에 쓰일법한 기어비지만, 최근에는 로드바이크에도 이처럼 가벼운 기어비의 카세트스프라켓을 장착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콤팩트 크랭크와 조합해 가벼운 페달링으로 가파른 언덕을 수월하게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초보자이기 때문에 가벼운 기어비가 좋은 것일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선수도 효율적인 주행을 위해 가파른 산악구간에서는 가벼운 기어비의 도움을 받곤 한다. 또한 내리막길에서 전력으로 속도를 내는 경우를 제외하면 동호인 라이더가 53-11T와 같은 최고속기어를 사용해 주행하는 경우는 드물다. 컨텐드 SL1 디스크에 장착된 구동계는 사용빈도가 높으며 가장 효율적인 주행을 할 수 있는 구성이다. 일상생활의 출퇴근에서 그란폰도에 이르기까지 세팅 변경 없이 충분한 성능을 보여줄 것이다. 

디스크브레이크는 근래에 보기 드문 독특한 방식이다. 브레이크레버는 케이블을 사용하는 기계식인데, 자이언트 ‘컨덕트(CONDUCT)’ 디스크브레이크 시스템은 케이블을 이용해 유압 디스크브레이크의 실린더를 잡아당겨 작동하는 방식이다. 스템에는 핸들바를 고정하는 캡 대신에 유압 디스크브레이크 실린더 역할을 담당하는 어댑터가 장착되어있다. 어댑터 좌우를 잘 보면 브레이크케이블이 튀어나와 있는 것이 보인다. 브레이크레버를 잡으면 케이블이 실린더를 잡아당기는 작동과정을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브레이크레버를 잡았을 때의 작동감은 절묘하게도 기존의 기계식 디스크브레이크와 유압식 디스크브레이크의 중간이라는 느낌이다. 순수하게 유압으로만 작동하는 브레이크와 비교했을 때 브레이크레버의 느낌은 약간 딱딱한 느낌이다. 그러나 브레이크레버를 잡은 손가락이 가하는 미묘한 힘의 변화에 정확히 제동력이 반응하는데 상당히 정교한 컨트롤이 가능하다. 자전거가 고속으로 달릴수록 브레이크의 섬세한 조작이 필요하며 이를 몸에 익히기 위해서는 감도가 우수한 브레이크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입문용 자전거이기에 라이더의 안전을 책임지는 브레이크의 성능의 중요성이 강조됨은 더 말 할 필요도 없다.

휠은 알루미늄제로 허브와 림은 자이언트 제, 스포크는 샤핌 레이스를 사용한다. 디스크브레이크 전용 휠답게 스포크는 앞뒤 모두 3-크로스패턴을 사용해 빌딩 했다. 디스크브레이크용 휠은 스포크를 통해 뒷바퀴에 동력을 전달할 뿐 아니라, 브레이크가 작동할 때 허브가 스포크를 통해 림을 잡아당겨 자전거를 멈추기 때문에 앞뒤바퀴 모두 크로스패턴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승

알루미늄 자전거는 딱딱하다는 ‘착각’ 혹은 ‘편견’에 사로잡힌 이들이 많을 줄로 안다. 하지만 성급한 판단 아닐까? 알루미늄이라 해서 그 성질이 모두 같지 않다. 자이언트는 충분히 가볍고 유연한 알루미늄 프레임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

“이거 카본이에요?” 컨텐드 SL1 디스크를 시승했던 몇몇 라이더의 반응, 필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하면 카본 프레임이라고 믿을지도 모르겠다. 살짝 묵직한 느낌이 있지만 예상이상으로 탄력 있고 유연한 승차감에 놀랐다. 자전거에 올라 댄싱으로 출발할 때 시원하게 가속하는 느낌이 즐겁다. 저가형 입문모델에서 느껴지던 발목을 잡아끄는 듯한 답답함이 없다. 수준급의 프레임이다. 입문용 로드바이크의 알루미늄 프레임이 이 정도 수준이라는 것에 놀라고 기술의 발전을 실감한다.

이전에 시승했던 고성능 레이스바이크와 비교하면 가벼움, 단단함, 공기역학적인 디자인 이런 극한을 추구하는 요소에서 성능이 못 미치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컨텐드 SL1 디스크가 가진 범용성은 그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다. 우선 포지션이 굉장히 편하다. 얼핏 보기에 평소 타던 자전거보다 큼직해 보이는 프레임이지만, 실제로 타보면 오히려 콤팩트하게 몸에 착 달라붙는 듯한 느낌이다. 핸들이 높고 탑튜브가 짧은 지오메트리의 효과를 확실히 느낀다.

안장에서 일어나 댄싱으로 자전거를 좌우로 흔들 때 무거운 느낌이 없고, 코너에서 눕혔다가 일으켜 세우기가 참 쉽다. 게다가 장거리를 달리더라도 피로가 적고, 다소 거친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달리더라도 편안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여유가 느껴진다. 자이언트가 말하는 올라운더의 정의가 아닌가 싶다. 로드바이크 입문자 뿐 아니라 숙련된 라이더가 타더라도 상당히 재미있게 탈 수 있지 않을까?

튼튼한 프레임과 휠, 수준급의 디스크브레이크도 매력 포인트다. 일반적인 로드바이크에 권장할만한 사용법은 아니지만, 계단을 뛰어 오르내리거나 가벼운 비포장도로 정도는 부담 없이 소화해낼 정도다. 출퇴근용 커뮤터 바이크나 여행용으로 사용하기에도 충분하리라. 수준급의 프레임세트에 시마노 105급 구동계와 유압 디스크브레이크를 탑재하고도 125만 원이라는 가격은 로드바이크 입문자용 모델로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준다. 한 가지 더, 라이딩의 재미는 이미 입문용 자전거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미 여러 대의 로드바이크를 갖고 있음에도 자이언트 컨텐드 SL1 디스크는 상당히 탐나는 자전거다. 

 

자이언트 컨텐드 SL1 디스크 제원

프레임 : 자이언트 알룩스 SL 알루미늄
포크 : 하이브리드 컴포지트, 오버드라이브 스티어러, 디스크
크랭크 : 시마노 RS500, 50/34T 
시프터 : 시마노 105
프론트 디레일러 : 시마노 105 
리어 디레일러 : 시마노 105
카세트 스프라켓 : 시마노 105, 11-32T 11S 
브레이크 : 자이언트 컨덕트 유압 디스크 브레이크
핸들바 : 자이언트 커넥트 
스템 : 자이언트 커넥트 
안장 : 자이언트 콘택트 포워드
시트포스트 : 자이언트 D-퓨즈 컴포지트
림 : 자이언트 P-R2 디스크
허브 : 자이언트 퍼포먼스 트래커 로드, 실드베어링
스포크 : 샤핌 레이스
타이어 : 자이언트 SL1, 700×25C
사이즈 : XS, S, M, ML, L 
컬러 : 블랙
가격 : 125만 원 
제품문의 : 자이언트 코리아 http://www.gian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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