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5.30 화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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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 울트라라이트/쿼츠 비교시승 - 경량 고강성의 올라운더 vs 스포티하고 편안한 인듀어런스

처음으로 연애를 시작할 때처럼, 첫 자전거와 만나는 것 또한 무척이나 설레는 일이다. 물론 자전거는 연인과는 조금 달라서 내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부분이 전부가 아니듯, 자전거 역시 외모에서 드러나지 않게 감춰진 ‘성격’이 중요하다는 점에서는 연인과도 비슷하다. 

“자전거는 사람이 아닌데 성격이 있나요?” 물론이다. 자전거라 해서 모두가 같지 않다. 자전거와 오랜 시간을 함께하다 보면 저마다의 특성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물론 모든 자전거를 직접 타보고 선택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자전거를 구입하기 전 성격을 알고, 자신과 잘 어울릴지 생각해본다면 더욱 멋진 라이딩 파트너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최근에는 로드바이크를 가볍고 단단한 ‘올라운더(All rounder)’, 안정감 있고 편안한 ‘인듀어런스(Endurance)’, 딱딱하고 순발력 있는 ‘스프린터(Sprinter)’의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자전거의 특징이 곧 ‘자전거의 성격’이라 할 수 있는데, 라이딩 스타일과 평소 달리는 코스를 고려해 자신에게 잘 맞는 자전거를 고르는 것이 좋다.

날렵하고 멋진 스타일에 반해 스프린터 스타일의 로드바이크로 시작하는 라이더도 있지만, 스프린터 타입 로드바이크는 라이더의 충분한 근력이 뒷받침되어야 자전거의 성능을 끌어낼 수 있으며, 순발력을 극대화한 대신 승차감이 좋지 않은 편이다. 로드바이크를 처음 시작하는 라이더라면 올라운더와 인듀어런스 타입의 로드바이크를 권한다. 

오랜 역사를 가진, 그리고 뛰어난 카본 기술을 자랑하는 스페인 자전거 메이커 ‘BH’의 올라운더와 인듀어런스 모델을 만나보았다. ‘울트라라이트’와 ‘쿼츠’를 시승했다. 서로 다른 성격의 두 자전거는 제 각각의 매력을 뽐낸다. ‘내게 어울리는 파트너’를 고른다면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까?

 

울트라라이트 - 가벼움과 단단함의 올라운더

이름이 성격을 보여준다? 스페인에서 온 자전거 메이커 BH의 경량 레이스바이크 ‘울트라라이트(ULTRALIGHT)’가 바로 그렇다. 울트라라이트는 가벼움을 추구하면서도 균형 잡힌 성능으로 어떤 길에서도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올라운더 타입 로드바이크다.

카본소재와 기술의 발전으로 군살을 빼고 골격을 보강해 가벼우면서 강한 자전거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경량의 로드바이크가 힐클라임 전용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가벼우면서도 충분한 강성을 지닌 프레임은 올라운더로 활약하기에 충분하다 ‘무게대비 최대의 강성’을 추구한 울트라라이트는 같은 무게의 자전거와 비교했을 때 더 높은 강성을, 같은 강성을 지녔다면 더욱 가벼운 무게로 앞서나가는 것을 목표로 개발된 자전거다.

BH의 뛰어난 기술력과 울트라라이트의 성능을 보여주는 것은 숫자다. BH 울트라라이트 프레임의 무게는 M사이즈 기준 700g에 불과하다. 울트라라이트의 상위모델인 600g대 극초경량 모델인 ‘울트라라이트 에보(ULTRALIGHT EVO)’가 있지만 프로 레이서가 아닌 동호인 라이더가 넘보기 어려운 몸값을 자랑한다. 그러나 울트라라이트는 합리적인 가격에 만날 수 있는 경량 올라운더다. 특히 언덕에서 더욱 강해지고자 하는 라이더라면 절대 놓치기 아까운 파트너다.

BH 울트라라이트 프레임의 가벼운 무게의 비결은 ‘코어 리무벌 테크놀로지(Core Removal Technology)’ 기술을 통해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요소를 모두 제거하고, 프레임을 구성하는 카본섬유 조각의 숫자를 최소화하며 튜빙을 얇은 두께로 성형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물이다. 프레임을 성형하는 과정에서 높은 압력을 가해 내부기포를 줄이고 최소한의 레진만을 사용하는 HCIM(Hollow Core Internal Molding)기술은 세계 최고수준의 경량 프레임을 만드는 비결. BH에 의하면 금형에서 꺼낸 울트라라이트의 프레임은 여분의 레진을 제거하는 별도의 후처리가 필요 없을 만큼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한다니 놀랍다.

경량 올라운더답게 프레임 디자인은 미니멀리즘을 추구한 단순한 직선으로 구성되었다. 다운튜브는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 단면이며 탑튜브는 둥글다. 높은 강성을 추구하는 카본 모노코크 프레임들이 비대해보일 정도의 두꺼운 헤드튜브와 BB셸을 갖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지만, 울트라라이트는 탑튜브와 다운튜브, 시트튜브의 이음매가 두껍지 않아 전통적인 로드바이크 프레임과도 비슷한 인상을 준다. 근육질의 두꺼운 프레임에 익숙해진 눈에는 가녀려 보이기도 한다.

서울의 힐클라임 코스인 북악스카이웨이에서 울트라라이트의 시승을 시작했다. 두꺼운 근육으로 무장한 라이더와 가벼운 프레임의 대비, 그러나 이 둘은 환상적인 파트너다. 최소한의 손실만을 감수하며 페달링을 추진력으로 바꾸는 높은 강성과 함께 울트라라이트의 가벼운 무게는 가파른 언덕에서의 스프린트에 즉각적으로 반응해 앞으로 뛰쳐나간다.

라이더의 하중을 견디는 자전거의 중심부인 BB셸은 BB386 EVO 규격을 적용했다. 폭 86.5mm의 넓은 BB셸은 표면적을 넓히는 대신 내벽의 두께를 얇게 만들어 강성과 가벼운 무게를 모두 갖춘 것이 특징으로 특히 프레임의 측면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며 여기에 402mm의 짧은 체인스테이가 더해져 힐클라임뿐 아니라 스프린트 시에도 놀라운 반응성을 끌어낸다. 

시승에 사용한 자전거는 울트라라이트 울테그라 모델이다. 시승에는 테스트라이더의 개인 소장 휠을 장착했지만 시판모델에는 마빅 시리움 엘리트 25 휠세트가 장착된다. 사이즈는 XS/SM/MD/L의 4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완성차의 무게는 M사이즈 기준 7.1kg이며 가격은 450만 원이다. 

 

쿼츠 - 누구에게나 어울리는 인듀어런스

인듀어런스는 장거리 주행에 초점을 맞춰 디자인된 로드바이크다. 레이스용 고성능 인듀어런스 로드바이크는 라이더의 피로를 줄이도록 디자인되며, 다소 거친 코스를 달릴 때도 높은 안정감을 제공한다. 편안함과 안정감, 로드바이크를 막 시작하는 초보자, 특히 여성라이더에게 인듀어런스 로드바이크를 추천하는 이유다.

BH 쿼츠(QUARTZ)는 가벼움과 반응성, 공기역학적 디자인과 편안함이라는 로드바이크에 요구되는 다양한 요소의 밸런스가 잘 잡힌 모델이다. 울트라라이트와 마찬가지로 최고수준의 카본기술로 프레임을 제작했고, 울트라라이트가 ‘강성’에 집중했다면 쿼츠는 ‘탄성’과 ‘유연함’을 추구해 또 다른 독특한 개성을 끌어냈다.

스포티하면서도 재미있는 라이딩을 즐기고 싶다면, 어떤 라이더와도 잘 어울리는 자전거인 쿼츠.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여성라이더의 로드바이크 입문용으로 특히 잘 어울리는 자전거라고 말하고 싶다.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라이더의 자세를 결정하는 프레임 지오메트리. 많은 여성 라이더들이 남성과 비교해 신장이 작아 몸에 맞는 작은 프레임의 자전거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곤 하는데, 쿼츠의 프레임은 여성에게 적합한 XS에서 XL까지 총 5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쿼츠의 프레임은 탑튜브가 경사진 슬로핑 스타일로 키가 작은 라이더도 손쉽게 탈 수 있으며, 가장 작은 XS 사이즈 프레임의 경우 ‘프레임의 앞뒤 길이’라 할 수 있는 유효탑튜브길이(헤드튜브에서 시트포스트까지 수평으로 잰 거리)가 508mm로 키 160cm 전후의 라이더가 부담 없이 탈 수 있다. 또 한 가지 특징은 헤드튜브가 길어 울트라라이트와 비교할 때 핸들바의 위치가 약 20mm가량 높아 상체를 살짝 세운 편안한 포지션으로 달리기에 적합하다.

쿼츠의 시승에는 올해 로드바이크에 입문한 여성 라이더가 함께했다. 쿼츠를 처음 타본 소감을 물으니 쿨한 대답이 돌아온다. “가벼워서 좋아요.” 단순히 손으로 들었을 때의 무게뿐 아니라 언덕에서도 페달을 밟는 대로 쭉쭉 나가는 느낌이 너무 좋아서 바로 자전거를 바꾸고 싶다는 유혹을 느꼈다고 한다. 

BH 쿼츠의 콘셉트가 울트라라이트와 같은 초경량 모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거운 자전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M사이즈 기준 프레임의 무게는 950g, 물론 작은 사이즈의 모델은 이보다 더 가볍다.

BB386 EVO 규격을 적용한 단단한 BB셸과 두터운 체인스테이는 효율적인 힘 전달을, 가느다란 시트스테이와 직경 27.2mm의 시트포스트는 우수한 진동흡수 능력으로 편안한 승차감을 책임진다. 여기에 핸들바가 살짝 높고, 레버 후드나 드롭바 하단 어느 쪽을 잡더라도 편안한 라이딩 포지션을 가졌으니 로드바이크에 갓 입문한 여성라이더에게 더할 나위 없는 구성이다. 또한 BH 쿼츠는 울테그라 급 구동계를 갖춘 완성차의 가격은 252만 원으로 가성비 높은 자전거를 원하는 라이더에게도 합리적인 선택지를 제시한다.

‘모나지 않고 순한’ 성격의 인듀어런스 쿼츠, 가벼움과 단단함으로 ‘도전적이고 패기 넘치는’ 라이딩 스타일에 어울리는 올라운더 울트라라이트. 내게 어울리는 자전거가 어느 쪽일까? 아마 해답은 이미 여러분 스스로가 찾아내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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