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9.21 목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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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D to DISC - 자이언트 디스크브레이크 로드바이크

지난 10년만 돌아보더라도 로드바이크는 눈에 띄게 진화해왔다. 고급 자전거에 적용되던 ‘2×9단’ 기어가 입문자용 자전거에도 적용되고, 카본 휠세트가 동호인 라이더 사이에도 널리 사용된다. 그러니 머지않아 “디스크브레이크 역시 널리 보급되어 사용될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로드바이크 라이더라면 마지막 문장에서 순간 멈칫했을지도 모르겠다. 디스크브레이크는 분명 로드바이크에 널리 사용되는 림 브레이크(Rim Brake)보다 강력하고 안정적인 성능을 가진 제동장치다. 하지만 유독 로드바이크 라이더 사이에서는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디스크브레이크가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 너무 강력한 브레이크가 위험해서 그렇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디스크브레이크를 사용해보았다면 적어도 강한 제동력이 환영받지 못하는 원인이라고는 말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잘 세팅된 고성능 림브레이크가 디스크브레이크 이상의 제동력을 내기도 하며, 브레이크를 조금만 섬세하게 다룬다면 전복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디스크브레이크가 무겁고 장착한 모습이 못생겼기 때문이라는 이유는 오히려 설득력이 있다. 아마 로드바이크의 심플한 디자인을 사랑한다면 바퀴 가운데 장착된 디스크로터가 거추장스럽게 느껴질 테니 말이다. 사실 성능보다 감성을 추구하고 ‘지금 수준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라이더라면 디스크브레이크를 써야만 할 이유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자전거 메이커가 이제는 디스크브레이크를 단순한 곁다리 옵션이 아닌 ‘주력 모델’에 탑재할 준비를 하고 있다. 더 안전하고 빠른 자전거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브레이크의 성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자전거 메이커인 자이언트는 로드바이크의 디스크브레이크 장착에 신중한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러나 올해 인듀어런스 모델인 ‘디파이’ 뿐 아니라 레이스 주력모델인 ‘TCR’ 시리즈를 비롯해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한 모델을 대거 선보이며 본격적인 디스크브레이크 로드바이크의 시대를 예고했다.

이번에 소개할 자전거는 자이언트의 2017 디스크브레이크 탑재 로드바이크 모델이다. 라이딩 스타일에 따른 다양한 모델을 선택할 수 있으며, 특히 각 모델에 장착된 디스크브레이크의 형태도 다양하니 자전거의 부품과 정비에 관심 있다면 이를 주의 깊게 살펴보기 바란다.

 

자이언트 TCR 어드밴스 프로 디스크(GIANT TCR Advanced PRO Disc)

이미 시승기를 통해 소개한 적 있지만 자이언트의 TCR 시리즈는 ‘레이스’에 초점을 맞춰 개발한 고성능 로드바이크다. Total Compact Road라는 이름 그대로 콤팩트한 프레임을 통한 높은 강성과 가벼운 무게가 TCR 시리즈의 특징이며, 디스크브레이크를 탑재함으로써 호랑이에 날개를 단 듯 더욱 강력한 퍼포먼스를 갖게 되었다. 

‘TCR 어드밴스 프로 디스크’는 단순히 브레이킹 성능만을 강화한 모델이 아니다. 기존의 로드바이크 휠은 직경 9mm의 액슬을 사용하며, 퀵 릴리즈(Quick Release, QR) 레버를 이용해 프레임에 고정해왔다. 그러나 TCR 어드밴스 프로 디스크는 직경 12mm의 액슬이 프레임/포크의 드롭아웃 구멍과 허브를 관통해 나사산으로 고정된다. 당연히 휠이 더 강하게 고정될 뿐 아니라 프레임과 포크의 뒤틀림에 대한 저항력을 엄청나게 높여주고, 이는 자전거의 추진 효율을 높여줄 것이다.  

국내 출시된 TCR 어드밴스 프로 1 디스크의 구동계는 시마노의 울테그라 Di2 전동식인데, 브레이크/변속을 담당하는 컨트롤레버는 시마노 RS785를 사용한다. RS785는 ‘듀라에이스/울테그라 급’ 레버인데, 아직 시마노가 듀라에이스나 울테그라 그룹세트에 정식으로 디스크브레이크를 넣지 않았기에 번외로 출시한 컨트롤레버다. 

초창기의 디스크브레이크 로드바이크는 MTB용 캘리퍼를 변형해서 사용했지만, 자이언트 TCR 어드밴스 프로 디스크는 ‘플랫 마운트’라는 새로운 규격을 적용했다. 콤팩트한 사이즈의 디스크브레이크 캘리퍼가 빈 공간 없이 포크에 밀착되어 장착되는 것이 MTB용 디스크브레이크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참고로 디스크브레이크 로드바이크의 경우 기존 로드바이크와 비교해 프레임/포크의 브레이크캘리퍼 장착부 보강이 필수적이다. 브레이크 장착부의 보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프레임이라면 브레이크를 사용할 때 심한 떨림이 발생하거나 심할 경우 프레임/포크가 부러질 수도 있다. 여러 자전거 메이커가 디스크브레이크 로드바이크의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라이드매거진이 체험한 자이언트 TCR 어드밴스 프로 디스크는 강력한 브레이킹에도 견디며 가벼운 무게까지 갖춘 뛰어난 프레임/포크를 갖췄다.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브레이크를 장착한다는 것은 라이더가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시속 70km/h 이상의 고속 다운힐 후 급격한 코너를 돌아나가더라도 브레이킹 시 발생하는 열과 카본 휠의 변형을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안심하고 내리쏠 수 있다. 게다가 갑작스러운 비를 만나더라도 안정적인 제동성능을 보장한다.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한 TCR 어드밴스 프로 디스크야말로 진정한 ‘올라운더’의 이름이 어울리는 로드바이크 아닐까? TCR 어드밴스 프로 1 디스크의 가격은 450만 원이다. Di2 구동계와 디스크브레이크를 탑재한 경량/고강성 올라운더를 원하는 라이더에게 추천한다.

 

리브 어베일 어드밴스 (LIV AVAIL Advanced)

인듀어런스(Endurance) 로드바이크는 장거리 라이딩에 적합한 로드바이크로 자이언트의 ‘디파이’, 여성브랜드인 리브의 ‘어베일’이 여기에 해당하는 모델이다. 인듀어런스 로드바이크는 장시간의 라이딩에도 라이더의 피로감을 줄일 수 있도록 디자인된다. 여기에 라이딩 중 만날 수 있는 거친 길이나 악천후와 같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도 안전하게 달릴 수 있도록 안정감있는 주행성능도 갖춰야만 한다. 자이언트와 리브의 인듀어런스 바이크인 디파이와 어베일은 어드밴스 급 모델부터 디스크브레이크를 표준으로 장착한다.

리브 어베일은 자이언트 디파이를 바탕으로 개발된 여성용 모델이다. 여성을 위한 핏, 형태, 기능(Fit, Function, Form)에 초점을 맞춘 리브의 ‘3F 디자인’을 적용했지만 자이언트 디파이와 기술을 공유하는 만큼 닮은 부분이 많다. 리브 어베일의 주요 특징은 곧, 자이언트 디파이의 특징이기도 하다. 

리브 어베일의 프레임은 TCR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콤팩트 로드 디자인을 적용했다. 탑튜브가 기울어진 슬로핑 타입 프레임은 무게중심이 낮아 다루기가 쉽고, 키가 작은 라이더의 신장에도 잘 맞아 몸에 꼭 맞는 편안한 세팅을 도와준다.

‘편안한’ 인듀어런스 로드바이크라 해서 프레임이 물렁한 것이 아니다. 기본은 올라운더 타입 로드바이크와 다르지 않다. 라이더의 페달링을 손실 없이 자전거의 추진력으로 바꿀 수 있도록 단단한 ‘파워코어(Powercore)’ BB셸을 적용하고, 가벼우면서도 비틀림에 강하게 저항하는 ‘메가드라이브(Megadrive)’ 다운튜브 디자인을 적용했다. 여기에 대구경 ‘오버드라이브(Overdrive)’ 헤드튜브가 울퉁불퉁하고 거친 노면에서도 흔들림 없는 컨트롤을 보장한다. 장거리를, 거친 길이라도 안정감있게 달리기 위해서는 더욱 견고한 프레임과 포크가 필요하다.

여기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 디스크브레이크이다. 앞서 설명한 ‘스루액슬’ 방식의 휠세트는 프레임과 포크의 전체적인 강성을 크게 향상시켜 준다. 당연히 뛰어난 추진력을 갖추게 되며, 강력한 제동력으로 뛰어난 컨트롤을 갖추었다. 여기에 튜브리스타이어와 낮은 공기압 세팅이 더해진다면 매끄러운 아스팔트가 아닌 거친 길에서도 뛰어난 주행성능을 보여줄 것이다.

리브 어베일과 자이언트 디파이는 인듀어런스 로드바이크답게 단단함과 부드러움을 함께 갖췄다. 프레임을 부드럽게 바꿔주는 마법과도 같은 요소가 있으니 바로 ‘디퓨즈(D-FUSE)’라는 D형 단면의 독특한 시트포스트다. D형 단면의 시트포스트는 일반적인 원형 단면의 시트포스트보다 유연하기 때문에 노면에서 올라오는 진동을 효과적으로 ‘디퓨즈(Defuse, 완화)’ 해준다.

로드바이크에 입문하고자 하는 여성 라이더에게 리브 어베일 어드밴스는 ‘친절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공격적인 포지션으로 불편하고 다루기 어려운 레이스용 로드바이크가 아니다. 빠르지만 편안하고, 손힘이 약한 여성이라도 유압 디스크브레이크를 통해 안정감 있게 속도를 줄이고 멈출 수 있다. 이런 안정감 있는 자전거와 함께한다면 자연스럽게 라이딩의 자신감이 붙지 않을까? 게다가 라이딩을 마치고 자전거에서 내려 땅에 발을 딛고 설 때, 다른 자전거를 타면서 느끼던 등과 어깨의 피로감이 훨씬 줄어든 가뿐함을 경험할 것이다. 어베일 어드밴스가 라이더에게 선사하는 놀라운 선물이다.

리브 어베일은 어드밴스 2/3 2가지 등급이 국내 출시된다. 시마노 105급 구동계를 장착한 어베일 어드밴스 2의 가격은 210만 원, 티아그라급 구동계를 장착한 어베일 어드밴스 3의 가격은 165만 원이다.

 

자이언트 컨텐드 SL 1 디스크 (GIANT CONTEND SL Disc)

컨텐드 SL 시리즈는 자이언트가 2017년 새롭게 내놓은 알루미늄 프레임의 로드바이크 모델이다. TCR과 디파이, 프로펠이 가벼움과 강성, 편안함, 공기역학적 디자인이라는 각각의 콘셉트에 집중한 모델이라면, ‘온로드 퍼포먼스 올라운더’라는 라벨처럼 어떤 길에서도 자유롭게 탈 수 있는 범용성에 초점을 맞췄다.

컨텐드는 레이스용 로드바이크가 아니라 ‘가고 싶은 곳 어디라도 내키는 대로 달릴 수 있는’ 자전거다. 특히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한 ‘컨텐드 SL 1 디스크’는 다른 자전거에서 찾아볼 수 없는 자이언트만의 매력이 흠뻑 녹아있다.

컨텐드 SL 시리즈의 프레임은 자이언트의 경량 알루미늄 기술인 ‘알룩스 SL(ALLUX SL)’ 기술로 만들어졌고, ‘어드밴스’ 등급의 포크는 알루미늄과 카본의 하이브리드 컴포지트 구조다. 알루미늄은 카본에 비해 훨씬 저렴하면서도 가벼운 프레임을 만들 수 있는 소재로 합금의 종류와 성형하는 방법에 따라 특성이 크게 변하는데, 자이언트의 알룩스 SL 알루미늄 프레임은 가벼움과 유연함을 갖춰 뛰어난 순발력과 탄력있는 승차감을 자랑한다.

컨텐드 SL 1 디스크의 구동계는 시마노의 105 급이 바탕이 되었으나 보다 쉽게 언덕을 오르고 거친 길을 달릴 수 있도록 일부 부품을 교체했다. 105급에 준하는 등급 외 모델인 시마노 RS500 크랭크는 50/34T의 콤팩트 체인링을 장착했고, 카세트스프라켓은 105 11-32T다. MTB에 약간 못 미치는 정도의 폭넓은 기어비로 이만하면 오르지 못할 언덕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변속과 브레이킹을 담당하는 컨트롤레버는 케이블을 사용하는 시마노 105다. 그러나 브레이크는 자이언트 컨덕트 유압식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했다. 브레이크 레버를 당기면 케이블이 유압 디스크브레이크의 실린더를 당겨 작동하는 ‘어댑터’를 이용한 방식이다. 재미있게도 이 케이블-유압식 디스크브레이크 시스템은 자이언트 컨텐드 SL 디스크에 처음으로 적용된 컴포넌트로, 자이언트가 독자적으로 만든 제품이다. 핸들바의 스템 캡이 앞으로 살짝 튀어나왔는데, 이 안에 디스크브레이크를 작동하기 위한 유압 실린더가 들어있다. 자전거 정비나 조립에  관심이 많은 라이더라면 아마 이 브레이크시스템만 별도로 구입하고 싶을 만큼 독특하고 매력적이다.

TCR에서 가져온 콤팩트한 프레임은 빠른 순발력을, 디파이에 적용된 것과 동일한 자이언트 디퓨즈 컴포지트 시트포스트는 승차감을 더욱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그러나 프레임의 지오메트리는 TCR보다는 디파이에 더 가깝다. M사이즈 프레임 기준 헤드튜브의 길이는 16.5cm로 TCR과 비교해 약 2cm가 길다. 즉 라이딩 포지션이 2cm가 더 높으며, 핸들바가 조금 더 몸에 가까워진 듯한 느낌을 줄 것이다. 로드바이크에 막 입문한 라이더라도 보다 편안한 포지션으로 달릴 수 있고, 자전거를 다루기가 쉽다는 것을 뜻한다.

컨텐드 SL 1 디스크의 가격은 125만 원이다. 경량 알루미늄 프레임과 카본 포크, 105급 구동계,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한 로드바이크를 이만하면 큰 부담 없이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디스크브레이크, 로드바이크의 미래

UCI(국제사이클연맹)는 2017년 시즌의 레이스에서 디스크브레이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시범적으로 허용할 예정이다. 물론 아직 디스크브레이크가 많은 로드바이크 라이더에게 받아들여진 것은 아니며, 프로 선수 중에도 아직 성능과 안전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사용을 꺼리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로드바이크 라이더가 기존 브레이크의 성능에 길들여 졌다는 것이 더욱 우수한 브레이크를 거부할 이유는 되지 못한다. 디스크브레이크의 강력하고 안정적인 제동력, 카본 휠의 열변형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장점은 오히려 더욱 많은 라이더의 안전을 지켜주지 않을까?

게다가 디스크브레이크는 로드바이크 구동계의 성능향상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의 로드바이크 휠의 폭은 130mm로 11단 이상의 카세트스프라켓을 장착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디스크브레이크와 스루액슬이 로드바이크의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된다면 12단 이상의 새로운 고성능 구동계가 출현할 가능성도 있다.

디스크브레이크와 림브레이크를 함께 사용하는 과도기가 지나고 나면 디스크브레이크는 로드바이크의 새로운 표준으로 빠르게 자리 잡지 않을까? 자이언트의 디스크브레이크 로드바이크는 합리적인 가격과 우수한 성능으로 디스크브레이크를 원하는 많은 라이더를 만족시켜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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