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5.30 화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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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TCR 어드밴스 프로 1 디스크 - 도로를 누비는 주말의 용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자전거 메이커의 주력 디스크브레이크 로드바이크.”
자이언트 TCR 어드밴스 프로 1 디스크(GIANT TCR Advanced PRO 1 Disc)를 소개하는데 더 이상 어떤 말이 필요할까?

조금의 과장도 없이 자이언트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자전거 메이커다. 가장 우수한 생산 설비와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이언트 자사 브랜드뿐 아니라 레이스에서 자이언트와 경쟁하는 여러 브랜드의 자전거가 실제로는 자이언트 공장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자이언트가 타이완의 자전거 메이커라는 사실만으로 유럽이나 미국의 자전거 브랜드와 비교해 낮은 점수를 매기는 이들도 있다. 심지어 자이언트가 단순히 규모만 큰 생산업체이며 기술은 유럽 브랜드가 더 뛰어날 것이라고 지레짐작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자이언트의 자전거가 뛰어난 기술력과 독창성을 바탕으로 세계 자전거 시장을 어떻게 선도해왔는지 알게 된다면 분명 놀라움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TCR, 최고의 효율을 지향하는 레이스바이크 디자인

TCR 시리즈는 자이언트를 대표하는 레이스 로드바이크라인업이다. TCR이라는 이름은 ‘Total Compact Road’의 줄임말로, 레이스용 로드바이크 프레임 설계에 한 획을 그은 자이언트의 독창적인 디자인 콘셉트를 나타낸다. 

전통적으로 로드바이크의 프레임은 탑튜브가 지면과 수평을 이루었다. 자이언트는 탑튜브-다운튜브-시트튜브가 삼각형을 이룬다는 사실에 주목했는데 이 삼각형의 크기를 줄이면 더욱 비틀림에 강하면서도 가벼운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자이언트의 생각이었다. 

시트튜브의 길이를 줄여 탑튜브가 경사지게 만든 자이언트의 디자인 콘셉트가 바로 ‘TCR’이다. 작아진 프레임의 앞삼각은 강성을 높일 뿐 아니라 라이더보다 다루기 쉬운 지오메트리와 낮은 무게중심이라는 장점도 갖게 되었다. 이제는 탑튜브가 기울어진 슬로핑 로드바이크 프레임의 존재가 상식으로 여겨지지만 그 시초가 바로 자이언트 TCR이라는 사실은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자이언트의 TCR 시리즈는 여러 세대에 걸쳐 현재에 이르렀다. TCR은 과거 ONCE, T-MOBILE, RABOBANK와 같은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가진 팀과 함께했고 현재 자이언트-알페신(GIANT-ALPECIN) 팀의 로드바이크로 지로나 투르, 부엘타와 같은 최정상의 레이스에서 활약 중이다.

 

프레임 소재, 등급

이번에 소개할 TCR 어드밴스 프로 1 디스크가 어떤 모델인지는 그 이름에서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TCR 시리즈의 ‘어드밴스 프로’ 등급 모델이며 디스크브레이크가 장착된다. 숫자가 1이 붙었다는 것은 TCR 어드밴스 프로 디스크 라인업 중에서 상급의 컴포넌트를 장착한 모델이라는 뜻이다. 

최상위 등급 모델인 어드밴스 SL 디스크 모델과 함께 TCR 어드밴스 프로 디스크는 해외에서 먼저 공개되었다. TCR 어드밴스 SL/어드밴스 프로 디스크의 프레임 디자인을 살펴보면 여러 부분에서 기존의 림브레이크 장착 모델을 바탕으로 개발되었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디스크브레이크 장착 모델의 개발은 단순히 부품 몇 개를 교체하는 수준이 아니라 브레이킹 시 발생하는 하중을 견뎌낼 수 있도록 프레임과 포크 전체를 재설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프레임의 디자인이 림브레이크 모델과 비슷하지만 실제로는 더욱 많은 보강이 이루어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자이언트의 ‘어드밴스’ 등급 모델은 자이언트의 ‘하이퍼포먼스’ 등급 카본 원사와 레진을 사용한다는 것이 공식적인 설명이다. 사실 다른 브랜드의 카본 자전거를 보면 ‘토레이 T800 원사’나 ‘60톤 카본’과 같은 문구로 홍보하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상 알고 보면 프레임 전체를 한 가지 카본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최적화된 성능을 낼 수 있도록 부위별로 다른 카본소재를 사용하며, 일부에 쓰인 소재를 전체인양 홍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이언트 역시 일본의 토레이와 미쓰비시, 타이완의 포르모사로부터 카본소재를 공급받아 프레임을 만드는데, 원사를 자이언트의 공장에서 직접 직조하고, 레진까지 자전거에 최적화된 것을 사용한다. ‘하이퍼포먼스’ 등급이란 특정 브랜드의 카본소재가 아닌 자전거 제작에 투입되는 재료와 기술 전체를 아우르는 말이다. 자이언트 어드밴스 등급 프레임은 타사의 상급모델과 비교해 부족함이 없는 소재와 기술력으로 완성된다.

약간의 부연설명을 하자면 어드밴스 등급 모델은 포크에 알루미늄 스티어러튜브를 사용하는데, ‘어드밴스 프로’는 어드밴스 등급과 동일한 수준의 프레임이며 포크까지 전체에 카본 컴포지트 구조를 사용한다. 최상급인 어드밴스 SL 등급은 물론 프레임과 포크 전체를 카본으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프로페셔널’ 등급 소재와 카본나노튜브(Carbon Nano Tube, CNT) 레진을 사용하고, ‘연속 섬유구조 기술’과 프레임의 완성단계에서 보다 가볍고 강한 결합부를 만들어내기 위한 ‘퓨전 프로세스’를 적용하는 등의 차이가 있다.

 

우아한 디자인, 올라운드의 매력을 품다

정말 우아한 자전거다. TCR 어드밴스 프로 1을 보고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불필요한 요소를 극도로 배제하고 꼭 필요한 것만을 남긴 간결함에서 품격이 느껴지는 프레임이다. 정말 더 이상 빼야 할 것이 없는 골격 그 자체를 연상시키는데, 직선으로 쭉 뻗은 튜빙과 단순한 면을 강조한 매끄러운 연결부가 아름답다. 

공기역학적 디자인을 최우선으로 개발한 에어로 로드바이크는 아니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올라운더다. 가능한 가벼운 무게와 높은 강성을 얻는데 1순위를 두었다. 하지만 가능한 최대한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 프레임 곳곳에서 보인다. 

TCR 어드밴스 프로의 프레임은 사실 전 세대 어드밴스 SL의 특징을 많이 물려받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두껍고 견고한 다운튜브와 탑튜브는 직사각형 단면을 적용했으나 시트튜브는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는 물방울 형태의 단면을 채택했다. 시트포스트도 시트튜브와 같은 단면인데다가 히든 클램프를 적용해 프레임과 높은 일체감을 이룬다. 

단단함이 요구되는 헤드튜브와 바텀브래킷(Bottom Bracket, 이하 BB)셸에는 각각 오버드라이브 2(OVERDRIVE 2), 파워코어(POWERCORE) 기술을 적용했다. 과거 직경 1-1/8인치 스티어러튜브가 표준이었을 때, 자이언트는 스티어러튜브 하단 직경을 1-1/4인치로 키운 상하 비대칭 테이퍼드 스티어러튜브를 내놓으면서 이를 오버드라이브라고 불렀다. 

특히 오버드라이브 2는 역시 테이퍼드 방식 스티어러튜브지만 스티어러튜브 상단부가 1-1/4인치, 하단부가 1-1/2인치로 직경을 키웠다. 스티어링튜브의 강성을 비약적으로 높여 민감한 조향성과 높은 안정감을 제공한다. 

 

드라이브트레인과 디스크브레이크 시스템

구동계는 시마노의 울테그라 Di2를 사용한다. 단, 컨트롤레버는 울테그라 Di2가 아닌 시마노의 ST-RS785다. 아직 시마노는 공식적으로 듀라에이스, 울테그라 그룹세트로 유압 디스크브레이크 모델을 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스크브레이크의 경우 캘리퍼는 최신 플랫마운트 규격을 적용한 BR-RS805를 사용한다.

플랫마운트 규격 디스크브레이크의 특징은 포크와 프레임에 완벽하게 밀착되어 높은 일체감을 준다. 이는 공기역학적으로도 우수할 뿐 아니라 제동 시 발생하는 떨림을 보다 쉽게 억제하는 프레임을 만들 수 있어 업계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로드바이크에 디스크브레이크가 장착된 것은 단순히 부품 하나의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프레임의 구조설계가 바뀌고, 휠의 규격도 달라진다. 우선 디스크브레이크가 완전히 정착하게 되면 기존의 QR레버를 사용하는 휠을 보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며 대신 ‘스루액슬(Through axle)’이라는 로드바이크 라이더에게는 아직 생소한 방식이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스루액슬은 강철 액슬이 포크, 프레임의 드롭아웃과 허브를 관통해 고정된다. 드롭아웃에 새겨진 나사산을 이용해 액슬을 고정하기 때문에 바퀴를 강하게 체결할 수 있다.


  
TCR 어드밴스 프로 디스크의 휠은 앞뒤 모두 직경 12mm 스루액슬을 사용한다. 휠을 고정할 때 기존의 9mm QR 샤프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체결력을 보여주며, 이는 휠을 장착한 포크와 프레임을 측면에서 눌렀을 때 높은 강성을 보여준다는 것을 뜻한다. 코너링 시 자전거가 옆으로 눕는 극단적 상태에서도 보다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할 것이라 기대된다. 

디스크브레이크의 로터는 앞뒤 직경 140mm를 사용하며, 시마노 아이스텍 기술을 적용해 방열성능을 높였다. 브레이크패드에도 방열 핀이 설치되어 있고 이러한 시마노의 기술력은 보다 과격한 주행을 하는 MTB 분야에서도 효용성을 입증했다. 도로주행 시에도 안정감 있는 제동성능을 보여줄 것이다.

휠은 자이언트의 카본 제품으로 ‘SLR 1’의 디스크 버전이다. ‘SLR’이라는 로고가 큼지막하게 새겨져있는데 언뜻 자이언트 제품인줄 모를 듯하다. 사실 자이언트 라이더뿐 아니라 다른 브랜드의 로드바이크 라이더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제품을 디자인한다면 자이언트 로고를 줄이는 편이 어필하기 쉬울 것이다. 어쨌거나 이 SLR 휠 시스템의 디자인은 무척 멋지다. 어떤 자전거에 장착해도 잘 어울릴 것 같다.

타이어는 자이언트 가비아(GAVIA) 튜브리스 레디, 700×25C 규격에 공기압은 85-125psi를 사용할 수 있다. 시승모델에는 이미 튜브리스 세팅이 되어 있다. 튜브리스 타이어의 장착에 호불호는 있을 수 있지만, 기존의 클린처 타이어와 비교해 낮은 구름저항과 가벼운 무게를 특히 실런트를 함께 사용하면 주행 중 펑크로 인한 트러블 대부분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만하다..

 

뛰어난 성능의 클라이밍 & 코너링 머신

여러 브랜드의 플래그십 디스크브레이크 장착 로드바이크를 타본 라이드매거진 기자들은 로드바이크에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하는 것이 긍정적인 기술의 진보라고 생각한다. 다만 기존의 로드바이크 사용자들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접근하느냐는 중요한 문제다. 사실 기존에 타고 있는 디스크브레이크 로드바이크의 경우 앞바퀴의 로터가 160mm이며, 포스트 마운트 방식 캘리퍼를 사용하고 있다. 시마노의 신형 플랫마운트 디스크브레이크는 처음이기에 내심 무척 기대되었다. 

사실 시승 모델로 어드밴스 SL 디스크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했었다. 플래그십인 어드밴스 SL이라면 자이언트의 최신 기술이 집약된 프레임을 맛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예전에 탔던 4세대 TCR 어드밴스 SL은 필자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가장 뛰어난 로드바이크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는데, 그 직계 후속기라면 얼마나 큰 진화를 이루었을지 궁금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TCR 어드밴스 프로 디스크는 플래그십 모델이 아닐지언정, 어드밴스 SL과 많은 부분에서 기술 콘셉트를 공유하고 있는 모델이다. 또한 프레임과 포크 전체에 카본 컴포지트 구조를 적용했고, 이전 세대의 어드밴스 등급 프레임과 비교해도 더욱 가볍고 높은 강성을 갖는다고 하니 이 또한 눈여겨볼 부분이다.

시승은 북악산 뒷길, 서울의 인기 있는 라이딩 스팟에서 진행했다. 지나치게 가파르지는 않지만 꾸준한 오르막과 내리막 그리고 커브가 섞여있어 TCR 어드밴스 프로 디스크의 성능을 테스트하기에는 딱 알맞은 코스다.

안장에 앉아 페달을 밟을 때 흔히 말하는 프레임의 낭창거림은 없다. 늘씬한 프레임이지만 자전거를 좌우로 흔들며 페달을 꾹꾹 누르는 힘을 견디며 앞으로 쭉쭉 뻗어나가는 맛을 보니 플래그십에 대한 미련은 금방 잊어버렸다. 자전거의 실측 무게는 7.49kg, 결코 경량의 클라이머는 아니다.

디스크브레이크가 아닌 같은 사이즈 TCR 어드밴스 프로 1 모델의 실측 무게가 6.97kg이었다. 약 500g의 무게증가가 있는 셈이지만, 레버를 제외한 나머지부분의 무게증가는 바퀴의 허브 바로 뒤쪽 브레이크 캘리퍼 위치로 자전거의 무게중심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댄싱을 할 때 다루기 쉽고, 페달을 밟았을 때의 추진효율은 더할 나위 없이 경쾌하다. TCR 어드밴스 프로 디스크만 해도 이렇게나 훌륭한데 어드밴스 SL은 과연 어떨까 하는 미련이 잠깐 떠올랐다가 사라진다.

언덕 정상에 오르자 바로 바퀴를 돌려 내리막길을 질주하기 시작했다. 오직 신경써야 할 것은 휠과 브레이크가 아니라 타이어와 노면의 그립이다. 코너의 초입에서 어깨를 안으로 밀어 넣는 느낌으로 공격적인 진입을 시도했다. 자전거가 살짝 기울며 도로를 베어내듯 날카롭게 돌아나가는데, 의외로 옆으로 눕는 듯한 느낌이 없다. 상당히 코너링이 쉽고 안정적이다.

나중에 사진에 찍힌 모습에는 카메라가 만들어낸 착시를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기울어진 자세다. 안정적인 주행 감각을 믿고 어느새 공격적인 주행을 하고 있음에도 스스로는 인지하지 못할 만큼 빠른 자전거라는 뜻이다. 140mm 로터의 디스크브레이크는 림브레이크와 비교해도 별로 위화감이 없다. 평소 라이딩 하던 느낌과 다르지 않으니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TCR 어드밴스 프로 1 디스크는 정말로 다루기 쉬우면서도 빠른 자전거다. 450만  원이라는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는 있으나 비싸지는 않다. 카본 디스크 휠세트와 울테그라 Di2 구동계를 탑재한, 우수한 성능의 프레임과 포크, 균형 잡힌 부품구성은 숙련된 라이더에서 입문자까지 누구나 만족할 만하다. 도로를 누비는 주말의 용사들을 위한 강력한 무기다.

 

자이언트 TCR 어드밴스 프로 1 디스크 제원

프레임 : 어드밴스 등급 컴포지트
포크 : 어드밴스 등급 컴포지트, 풀 컴포지트 오버드라이브2 스티어러
크랭크 : 시마노 울테그라, 36/52
시프터 : 시마노 RS785
앞 디레일러 : 시마노 울테그라 Di2
뒤 디레일러 : 시마노 울테그라 Di2
카세트 : 시마노 울테그라 11x28, 11-speed
체인 : KMC X11 SL
브레이크 : 시마노 RS805, 유압 디스크, RT81 아이스테크 140mm 센터락 로터
타이어 : 자이언트 가비아 SLR 튜브리스, 700x25, 폴딩
휠세트 : 자이언트 SLR 1 디스크 휠 시스템
스템 : 자이언트 콘택트 SL, 오버드라이브 2
핸들바 : 자이언트 콘택트 SL, 31.8mm
안장 : 자이언트 콘택트 SL 포워드, SST 튜블러 레일
시트포스트 : 자이언트 배리언트, 컴포지트
사이즈 : XS, S, M, M/L, L, XL
색상 : 컴포지트/네온 오렌지
가격 : 45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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