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5.30 화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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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램 XX1 이글 - MTB 구동계의 정점에 이른 독수리

스램의 새로운 12단 카세트, 거대한 50T 스프라켓은 아무런 위화감 없이 자연스럽게 허벅지 근육으로 녹아들었다. 가파른 경사를 거침없이 올라 내리막을 내리쏘는데도 부족함이 없다. 아니 충분하고도 넘치리라. 스램의 신형 MTB 구동계 ‘XX1 이글(SRAM XX1 EAGLE)’ 구동계는 기존 1× 11단 구동계의 기어비에 대한 약간의 아쉬움을 완벽하게 날려버렸다.

산악자전거가 등장한 이후 약 30여 년간 변속할 수 있는 기어의 숫자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것이 상식으로 여겨져 왔다. 그래서 한때는 ‘27단’ ‘30단’과 같은 기어조합의 숫자가 자전거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했지만, 스램이 기존의 상식을 완전히 깨는 ‘1×’구동계를 출시하면서 MTB 구동계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스램의 ‘1×’ 구동계는 1장의 크랭크 체인링을 사용한다. 예컨대 스프라켓의 숫자에 따라 ‘11’단, ‘12’단으로 구분되는 셈이다. 하지만 최고 속도를 내는 높은 기어비 / 가벼운 페달링으로 언덕을 오를 때 사용하는 낮은 기어비 사이에 낭비되는 구간이 없다. 복잡한 기존의 구동계보다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이 스램의 주장이며, 실제로 레이스에서 활약하는 엘리트 선수들이 이를 선호한다. 

비록 전 세계 자전거 시장을 시마노가 지배한다고 하지만, XC 월드컵과 같은 레이스에서 니노 슐터와 야로슬로브 쿨하비같은 세계 최고를 다투는 선수들이 스램 XX1 1X 구동계를 사용하며, 심지어 시마노 구동계를 후원받는 BMC의 줄리안 압살론도 스램을 흉내낸 시마노의 싱글 체인링 크랭크를 사용한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게다가 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신형 XX1 이글 구동계는 기존의 1× 11단 구동계보다 등판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다. XX1 이글은 데뷔하자마자 여러 자전거 메이커의 플래그십 모델에 장착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크로스컨트리에서 엔듀로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초월해 다양한 레이스 바이크에 사용된다는 점이다. 스램의 신형 1× 12단 구동계, XX1 이글은 뛰어난 효율과 범용성 그리고 가벼운 무게까지 MTB 구동계에 요구되는 모든 성능을 만족한다.

라이드매거진은 지난 기사(스램 XX1 이글 - MTB 라이더에게 더욱 큰 자유를 전할 1×12단 구동계 : http://auto.naver.com/special/contentsView.nhn?contentsType=BICYCLE&seq=737)에서 스램 XX1 이글의 프리뷰를 진행한 적 있다. 이번에는 실제 이글이 장착된 MTB와 함께 산길을 달렸다.

 

50개의 이빨을 가진 거대한 괴물 스프라켓

스램 XX1 이글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거대한 스프라켓이다. 뒷바퀴의 가장 안쪽에 장착된 거대한 카세트스프라켓은 가히 압도적인데, 디스크브레이크의 로터가 스프라켓에 가려져 보이지 않을 정도다. 가장 큰 스프라켓의 톱니 숫자는 정확히 50개다. 예전 XX1이 처음 등장했을 무렵엔 42T 혹은 40T도 과하며 36T 스프라켓이면 충분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물론 체인링이 2장 혹은 3장이라면 말이다. 그러나 1장의 체인링을 사용하는 스램 1× 구동계의 성능은 전적으로 스프라켓에 의존하는 만큼 기존의 42T도 부족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었음을 반증한다.

기존 XX1의 11단 카세트스프라켓과 비교하면 XX1 이글의 특징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10-12-14-16-18-21-24-28-32-36-42-50T, 11단까지 톱니의 숫자는 기존 XX1과 완전히 동일하며 여기에 50T 스프라켓 한 장이 더해진 것이다. 

반면 가장 작은 톱니의 이빨 숫자는 10개다. 기존 스램 XX1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XD 드라이브라는 스램의 독자규격 허브와 호환된다. 기존 스램 카세트스프라켓은 시마노의 규격과 호환되었다. 하지만 시마노의 카세트스프라켓은 가장 작은 톱니의 숫자가 11T인데, 스램은 불과 1개의 톱니 숫자를 줄이기 위해 독자규격까지 개발했다는 사실이 놀라운 분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1개의 톱니가 줄어든 것은 우습게 볼 것이 아니다. 기어비를 기준으로 10T 스프라켓은 11T 스프라켓보다 10%나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10T의 고속 주행용 스프라켓을 사용할 때와 50T의 언덕 등판용 스프라켓을 사용할 때 기어비의 차이가 무려 5배나 난다. 이만큼 넓은 기어비를 갖고 있기 때문에 크랭크 체인링에서 변속하지 않아도 충분히 산길을 달릴 수 있는 것이다. 

기존 스램 XX1 구동계에서 이글로의 업그레이드는 등판능력의 향상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미 크랭크에 28T 체인링을 장착하고 스램 XX1 10-42T 카세트스프라켓을 사용 중인 1× 라이더라면, 크랭크 체인링을 32T로 바꾸고 10-50T 이글 카세트스프라켓을 장착해 최고속도의 향상을 시도할 수도 있다.

또한 스프라켓의 짝꿍, 체인도 업그레이드되었다. 12단 구동계에 맞춰 두께가 얇으면서도 강력한 체인을 만들기 위해 스램은 체인 플레이트와 리벳의 구조도 개선했고, 그 결과 XX1 이글의 체인은 스램이 보유한 모든 체인들 중 가장 강력하면서도 마찰저항이 적은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더 높은 강성의 카본 크랭크, 스무스한 회전의 체인링

크랭크 암의 모양새는 기존 XX1과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스램은 '카본 튠드(CARBON TUNED)' 라는 기술을 적용해 카본소재와 크랭크의 스핀들/페달 결합부 알루미늄 파트간 결합력을 높이고 전체적인 강성과 내구성을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기존 XX1 크랭크보다 무게도 약간 더 가벼워졌다. 

체인링은 스파이더에 4개의 볼트를 이용해 결합하는 방식이 아니라, 크랭크 암을 풀고 체인링을 결합한 다음 중앙의 락링을 돌려 잠그는 ‘다이렉트 마운트’ 방식이다. 다이렉트 마운트 방식을 사용하는 이유는 가볍고 강성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26T/28T 처럼 직경이 작은 체인링도 손쉽게 장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30T 이상의 체인링도 다이렉트 마운트 타입이 나오며 무게는 4볼트 스파이더 방식보다 훨씬 가볍다.

기존 XX1과 비교해 시각적인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체인링의 톱니다.  X-SYNC 2라는 이빨 형태를 적용했는데 기존의 사각형 ‘이빨’ 모양의 톱니가 ‘독수리 발톱’처럼 삼각형에 가까운 2단 후크 형태로 바뀌었다. 라이더가 강력한 토크로 페달링 할 때 동력을 제대로 전달하면서도 체인이 체인링을 한 바퀴 돌아 풀릴 때 부드럽고 자연스럽다고 한다. 그리고 체인 소음이 적을 뿐 아니라, 흙과 진흙 등이 달라붙어 심하게 오염된 상태에서 트러블을 줄여준다.

 

충격에도 현저히 적은 변속트러블

50T의 거대한 스프라켓은 기존의 디레일러와 함께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려다 다리가 찢어진다는 속담이 있는데, 기존 디레일러를 장착해 사용을 시도한다면 50T 스프라켓으로 변속하는 과정에서 체인이 디레일러를 팽팽하게 잡아당겨지며 엄청난 부하를 주고 심지어 자전거 프레임의 디레일러 행어가 부러질 수도 있다. 이는 예전에 42T 스프라켓이 처음 등장했을 때 필자가 기존 시마노 변속기를 이용해 장착을 시도하다가 경험했던 일이기도 하다.

물론 스램은 과거 XX1 11단 구동계를 출시하면서 이러한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고, XX1 이글 디레일러는 개량된 기술을 적용한 최신 모델이다. 가장 중요한 기술인 ‘X-호라이즌(X-HORIZON)’ 기술이 XX1 이글 디레일러에도 적용된다. X-호라이즌이란 디레일러가 작은 스프라켓에서 큰 스프라켓으로 이동하더라도 체인 장력에 의해 상하 대각선으로 움직이지 않고, 거의 수평으로만 움직이도록 한 스램의 독자기술이다.

변속 시 상하 대각선으로 디레일러가 움직인다면, 반대로 디레일러가 상하로 큰 충격을 받았을 때 좌우 대각선으로 흔들리게 된다. 디레일러가 좌우로 흔들린다는 것은 다시 말해 체인이 좌우로 움직이면서 변속 트러블이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램 X-호라이즌 기술이 적용된 XX1 디레일러는 시프터를 누르지도 않았는데 노면의 충격에 의해 갑자기 체인이 변속되는 ‘고스트 시프팅(Ghost Shifting)’ 현상을 근본적으로 방지했다.

변속 시 디레일러의 보디는 상하로 움직이지 않는 대신, 체인의 좌우이동을 담당하는 ‘가이드 풀리’가 카세트스프라켓을 따라 상하로 이동하며 체인을 스프라켓의 톱니에 밀착시킨다. 보디는 흔들림 없이 견고하고, 스램의 최신 타입-3 롤러베어링 클러치를 적용해 체인의 높은 장력을 유지하면서도 케이지와 풀리의 움직임은 유연하다. 

시프터 또한 기존 XX1을 바탕으로 개량했다. 스램의 X-액추에이션(X-ACTUATION) 기술이 적용되었다고 하는데, 실제 엄지손가락으로 변속하는 순간 엄청난 개선을 느끼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각또각 끊어지는 스램 트리거 시프터 특유의 변속감은 그대로다. 엄지손가락으로 한 번에 5단계의 변속을 할 수 있는데,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레버의 각도를 자신의 손에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레버 하단의 볼트를 풀어 자신의 손에 맞는 각도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정말 뛰어난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스램의 브레이크레버를 사용한다면 매치 메이커 X를 통해 브레이크레버 클램프 하단에 시프터를 장착해 핸들바를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시승

스램 XX1 이글이 장착된 풀서스펜션 엔듀로바이크 GT 생션과 함께 서울 관악산 인근 산길을 찾았다. 시승 가운데 중점적으로 살펴본 것은 구동계의 전반적 성능과 함께 이글의 두 가지 특징, 50T 스프라켓의 성능과 효용성 그리고 새로운 체인링의 성능이다.

사실 스램의 시프터와 디레일러의 완성도는 이미 충분히 입증되었고 많은 레이스에서 그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과거 로드바이크의 디레일러 기술을 베이스로 산악자전거용 디레일러가 처음 만들어졌지만, 현재 스램이 만들어내는 XX1 시리즈의 디레일러는 산악자전거에 요구되는 특성에 맞춰 완벽하게 새로 다듬어진 물건이다. 극단적인 진동과 충격 하에서도 안정적인 변속이 가능하고, 업/다운 변속의 빠른 반응으로 지형변화에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다. 이미 앞에서 설명한 스램 X-호라이즌 성계의 우수함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으리라 본다.

시승한 MTB의 휠은 650b, 체인링은 32T를 장착했다. 이전 XX1 11단 구동계를 사용할 때는 주로 30T 체인링을 사용했는데 이보다 톱니 수가 2개 늘었다. 32T면 과거 트리플 체인링이 표준이었던 시절, 크랭크에 장착된 가운데 체인링과 비슷한 크기다.

사실 50T를 사용하는 구간이 거의 없을 만큼 충분한 기어비를 보여주지만, 간혹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가파른 경사구간이 있다. 이번에 테스트용으로 사용한 GT 생션을 비롯, 최근 나오는 많은 풀서스펜션 MTB들은 바빙이 거의 없어 언덕도 쉽게 오를 수 있지만, 안장에서 일어나 댄싱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서스펜션이 요동치며 페달링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즉 앉아서 꾸준히 페달링하며 언덕을 오르는 것이 유리한 경우가 많다.

바로 이런 순간에 50T 스프라켓이 빛나는 활약을 보여준다. 강력한 등판능력으로 자전거와 라이더의 무거운 몸을 가뿐하게 언덕 위로 끌어올리고, 정점에 오른 순간 즉각적인 변속으로 활강을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다. 페달링의 리듬을 잃지 않고 변화무쌍한 코스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스램 1× 구동계를 사용하는 가장 큰 즐거움이 아닐까 싶다.

카세트스프라켓의 10T에 체인을 걸고 내리막을 질주하는 속도는 분명 이전보다 빠르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사실 대부분의 산길에서 이전의 XX1 11단으로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지만, 최고 속도를 조금 더 높이고 싶거나 혹은 등판능력에 약간의 아쉬움을 느끼는 라이더라면 XX1 이글을 통해 더욱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라이더들이 새로운 컴포넌트가 등장했을 때 ‘지금까지의 자전거로도 충분하다’라고 말하지만 결국 신기술을 받아들이게 된다. 특히 스램 XX1 이글은 장르를 초월해 어떤 MTB에 장착하더라도 뛰어난 성능을 보여줄 구동계다. 더 많은 라이더들이 XX1 이글과 함께 스램 1× 구동계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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