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1일과 22일 유난히 일찍 찾아온 무더위 속 무주 덕유산 리조트에서 ‘제24회 삼천리자전거배 전국 산악자전거대회’가 진행되었다. 수많은 참가선수들과 갤러리들이 한데모여 진행된 이번 대회는 산악자전거대회 주요종목의 엘리트 선수와 동호인 경기가 펼쳐졌고, 대회에 참가한 선수뿐 아니라 갤러리와 가족들을 위한 다양한 부대행사가 함께 진행되어 누구나 즐기며 참가할 수 있는 자전거 축제로 진행되었다.

삼천리자전거배 전국 산악자전거대회는 24년이라는 긴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자전거 대회다. 국내 라이더들 사이에서 산악자전거가 큰 인기를 끌기 전부터 시작되었으며, 현재 국내외에서 활약하는 우리나라의 MTB 선수들 중 이 대회를 거치지 않은 이가 없을 것이다. 산악자전거를 국내 라이더들에게 널리 알리고 자전거문화의 저변을 마련한 대회라 해도 모자람이 없다.

전국 산악자전거인 교류의 장이기도 한 이번 대회는 지난 13회까지는 ‘학산배 전국 산악자전거대회’로 진행되었었다. 학산 이라는 명칭은 삼천리자전거 창업자 김철호 사장의 호에서 따온 것으로 지금도 오랜 경력을 가진 산악자전거 라이더들 사이에서 학산배 대회라고 불리기도 한다.

 

XC / XCE / XCR / DH / SD / 4X

국내 최대규모이며, 산악자전거 스포츠의 현 주소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이번 대회는 21일, 22일 이틀간 다양한 종목의 경기가 진행되었다. 특히 크로스컨트리(Cross Country, XC)뿐 아니라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동호인들이 즐기는 다운힐(Downhill, DH), 슈퍼다운힐(Super Downhill, SD), 포크로스(Four Cross, 4X)같은 다양한 그래비티 종목의 경기가 열리는 것이 특징이다. 삼천리자전거배 산악자전거대회는 그동안 TV혹은 인터넷으로만 접했던 다양한 산악자전거 경기를 가장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크로스컨트리는 가장 많은 동호인 인구가 즐기는 산악자전거 종목이다. 그만큼 많은 라이더들이 경기에 출전한다. 엘리트와 엑스퍼트, 스포츠 3개 부문 그리고 연령대별로 베테랑, 마스터, 시니어, 그랜드마스터, 스포츠마스터, 고등부 경기가 진행되었다. 출발 직후 스키장 슬로프를 일제히 오르는 라이더들의 모습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기도 하다. 흡사 유럽의 산악자전거 대회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크로스컨트리 엘리미네이터(Cross Country Eliminator, XCE)는 거리 650m, 고도차 20m의 비교적 짧은 코스를 4명의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가장 먼저 결승점에 도착한 선수가 다음 경기에 진출, 최종 4인이 순위를 가르는 토너먼트 방식의 경기다. 이외에도 5명의 라이더가 한 팀을 이루어 거리 1.2km, 고도차 30m의 코스를 각각 한 바퀴씩 도는 경기인 크로스컨트리 릴레이(Cross Country Relay, XCR)가 진행되었다. 경기 외에도 갤러리와 가족들의 응원전 또한 큰 볼거리였다.

다운힐과 슈퍼다운힐 경기는 지난해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예선경기 성적 상위 50%의 선수가 다음경기에 출전하는 방식으로 출전 기회가 늘어나 참가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2일차에 진행된 4X는 4명의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순위를 다투는 경기로, 참가 선수들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자리였다. 특히 코스 곳곳에 마련된 점프대 부근은 선수들의 멋진 모습을 구경하고 응원하는 갤러리들의 함성소리로 경기의 흥을 돋웠다.

 

모든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이벤트 부스

경기에 참가한 선수들뿐만 아니라 대회장을 방문한 모든 이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부스는 삼천리배 전국 산악자전거대회가 자전거 축제의 장임을 실감케 하는 자리였다. 여러 후원 업체 이벤트 부스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바로 HK코퍼레이션의 이벤트 부스였다. 이번 대회기간동안 HK코퍼레이션 이벤트 부스에는 스램의 최신 MTB구동계인 ‘XX1 Eagle’이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었다. 12단 카세트스프라켓, 50t 스프라켓 장착으로 강력한 오르막 등판능력을 보유했고 기존 11단 구동계보다 개선된 성능을 지닌 최신형 컴포넌트다. 스램 XX1 Eagle이 장착된 데모바이크는 행사부스를 찾은 많은 라이더들의 시선을 확 사로잡았다.

또한 올해 첼로는 자사가 취급하는 제품의 전시보다 뜻 깊은 이벤트로 많은 이들의 호응을 받았다. 첼로 부스에는 ‘선량한 기부자’라는 독특한 이름의 현수막이 걸려있었는데, 이곳에서는 백혈병 소아암 어린이들을 위한 모금활동이 이루어졌다.

첼로의 선량한 기부자 부스에서는 첼로가 후원하는 여성라이더 그룹인 ‘606 라이더스 W’의 멤버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606 라이더스 W의 여성라이더들은 평소에도 적극적인 기부와 함께 다른 라이더들의 동참을 이끌어왔고, 이번 대회 현장에서는 특히나 많은 라이더들의 지지를 받았다. 현장에 준비된 모금함이 가득 차 더 이상 기부금을 받기 어려울 정도였으니 뜨거운 기부의 열기에 사람들의 마음까지 훈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올해로 24회를 맞이하는 삼천리배 전국 산악자전거대회는 오늘날 국내 자전거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양분을 마련해준 국내 최대 규모의 산악자전거대회다. 평소 지역에서 열리는 산악자전거 대회의 경우 해당 지역과 근처 지역 라이더만이 참가해 다른 지역의 라이더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국내의 많은 라이더들이 한 대모여 교류할 수 있고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 국내 최대의 자전거 메이커인 삼천리. 앞으로도 국내 자전거 시장의 주역으로서 자신의 맡은바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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