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라이딩을 다녀온 후 엉덩이와 손이 아팠던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해보았을 것이다. 그래서 자전거의 여러 가지 부품 중 라이더의 신체와 직접 연결되는 안장과 바테이프 등은 라이더 개인의 신체적 특징과 취향을 반영해야 하는 민감한 제품이다.

시중에 다양한 종류의 안장, 바테이프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수많은 브랜드 중 특히 이 두 가지 제품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브랜드가 바로 피직(Fizik)이다. 피직은 이탈리아의 자전거 용품, 부품 브랜드로 기능성과 디자인을 잘 결합한 뛰어난 제품들로 전 세계 라이더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자전거 위에서 누구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는 프로 레이서들이 가장 애용하는 안장이 바로 피직의 제품들이다. 레이스에 참가한 그들의 자전거 위에서 선명한 피직의 로고를 발견할 수 있다. 실제로 피직은 국제사이클연맹(UCI)에 등록된 최상 등급인 월드 투어(World tour) 사이클 팀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안장 브랜드이기도 하다. UCI에 등록된 피직을 사용하는 프로페셔널 사이클 팀의 수는 11개로 경쟁 브랜드들과 비교해 압도적인 숫자다.

또한 세계 최고의 자전거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에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우승한 선수들이 모두 피직의 제품을 사용했다는 기록도 갖고있다. 2011년 호주의 카델 에반스를 시작으로 다음해 브래들리 위긴스 그리고 크리스 프룸까지 모두 피직 안장과 함께 프랑스 전역을 일주 했고 마지막 날 파리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다른 안장 브랜드의 후원을 받는 팀 소속의 2014 투르 드 프랑스 우승자, 빈센초 니발리조차 피직 안타레스(Antares) 안장을 로고를 가리고 사용했다는 점이다.

로고까지 가려가며 안장을 사용한 것을 볼 때 안장 선택에 민감한 것은 레저 라이더뿐만 아니라 프로 레이서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 많은 시간을 안장위에서 보내야 하기 때문에 안장선택에 대해 오히려 더욱 신중할 것이다. 이렇게 많은 레이서들이 선택한 피직이 좋은 안장이라는 증거가 아닐까?

 

직관적인 간단명료함. 그러나 편안한 - 피직 스파인 콘셉트

오늘날 많은 자전거 안장 브랜드들이 저마다의 뛰어난 기술을 내세우곤 한다. 안장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과 인체 해부학을 근거로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피직은 과학적 접근 보다는 피팅과 실제 라이딩 환경에서 안장에 접근한다. 바로 스파인 콘셉트(Spine concept)다.

피직 스파인 콘셉트는 쉽게 이야기하자면 안장과 컴포넌트를 선택 가이드라고 볼 수 있다. 여러 경쟁 브랜드들이 안장 선택 요령에서 여러 가지 사이즈 측정과 과학적 용어, 기구들을 사용하는 반면 피직은 간단하고 직관적인 유연성 테스트를 제시한다. 우리가 흔히 체력 측정에서 하는 손끝을 발에 닿게 하는 유연성 테스트가 바로 스파인 콘셉트의 기준이다.

유연성 테스트는 초중고교에서 체력 측정 시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측정하기도 어렵지 않고 지금 당장 해볼 수 있는 쉬운 방법이다. 피직의 안장 타입은 유연성 정도에 따라 총 3가지로 구분한다. 분류 또한 이해하기 쉽게 동물의 이름으로 지었다. 뱀처럼 가장 유연한 라이더 유형은 스네이크(Snake) 그리고 유연성이 적은 라이더 유형은 소처럼 듬직한 불(Bull) 그리고 중간 정도 유연성으로 스네이크와 불의 성향을 반반씩 가진, 여러 모습으로 변신하는 라이더는 카멜레온(Chameleon) 타입이다.

피직은 ‘Find your animal’ 이라는 슬로건으로 스파인 콘셉트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각 동물 타입 라이더에게 알맞은 제품들, 안장뿐 아니라 핸들바까지 제안하고 있는데 세계 최고의 레이서들이 많이 사용하는 제품들이라는 것에 비해 너무나 단순한 가이드라인이 다소 의아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피직에서는 과학적 접근 보다는 라이더들의 유연성과 라이딩 환경에서 착안하였으며 이탈리아 파도바 대학(University of Padova)의 연구에 의거하였다고 하니 믿어볼만하다.

유연성이 높을수록 안장의 앞에서 뒷부분까지 엉덩이를 이동하며 다양한 포지션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반면 유연성이 낮은 라이더의 경우 안장의 한 부분에 엉덩이를 고정하며 앉는다. 유연성에 따라 안장과 밀착되는 부위도 달라진다. 안장의 형태를 통해 포지션의 변화를 지지하며 신체에 전달되는 압박을 분산시켜 라이딩의 효율과 승차감의 향상 시키는 것이 스파인 콘셉트의 목적이다.

스파인 콘셉트에서 가장 유연한 스네이크 라이더에게는 굴곡이 없고 앞뒤 길이가 가장 긴 아리오네(Arione) 안장이 그리고 가장 유연함이 적은 불 타입 라이더에게는 앞뒤가 짧고 좌우 넓이가 길며 굴곡진 알리안테(Aliante)를 추천하고 있다. 그리고 중간 성향인 카멜레온 라이더는 아리오네와 알리안테의 특징이 섞인 안타레스가 알맞다. 지난해 피직 안장을 사용하는 프로 레이서들의 통계를 보면 스네이크 타입이 44% 불이 23% 그리고 카멜레온은 35%였다고 한다. 안장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 근력이 잘 발달했을 프로 라이더들 사이에서도 유연성이 떨어지는 불, 카멜레온 타입의 수가 절반 이상 이라는 점은 흥미롭다.

 

레저 라이더에게 적합한 안타레스, 알리안테

피직 아리오네 안장은 라이더들 사이에서는 편안한 안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많은 라이더들이 이미 아리오네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파인 콘셉트로 보자면 우리들 중 많은 이들이 카멜레온, 불 타입에 적합하다. 카멜레온, 불 타입에 적합한 안장인 안타레스와 알리안테는 아리오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안장이다. 3가지 라인업은 동일하게 카본 레일을 적용한 최상위 등급 00부터 출시되며 안타레스와 알리안테는 레저라이더에겐 더 적합한 안장이 될 것이다.

알리안테는 앞 코가 둥글고 뒤쪽이 위로 들리는 클래식 스타일 레이스 안장을 닮았다. 또한 앞에서 보면 안장 윗부분이 살짝 솟아올라 둥근 형태이다. 엉덩이뼈를 한 자리에 고정하고 페달링을 하는 유연성이 적은 라이더를 위한 안장이 알리안테다. 알리안테는 엉덩이뼈로 집중되는 압력을 고르게 분산 시켜 특정 부위에 압박이 집중되는 현상을 줄인다. 살짝 들린 안장의 뒷부분은 라이더가 페달링 할 때 엉덩이가 뒤로 밀리지 않도록 확실한 지지대 역할을 한다. 포지션 이동이 적은 파워풀한 스프린터들을 위한 안장으로, 알리안테 안장을 애용했던 라이더로 피터 사간(Peter Sagan)을들 수 있다.

반면 안타레스는 앞뒤 길이가 알리안테와 유사하지만 폭은 약간 더 좁다. 그리고 후방은  약간 올라간 형태이며 전방에서 보았을 때 평평하고 양 측면은 둥글게 떨어진다. 골반 뼈와 회음부가 모두 안장과 접촉하는 카멜레온 라이더를 위한 안장으로 주행 상황에 따라 체중을 앞뒤로 이동하기 편하도록 만들어 졌다. 골반 뼈와 회음부 압박이 분산되도록 알리안테와 아리오네의 특징을 반반씩 섞어둔 것이 특징이다. 얇고 평평한 안장코는 라이더가 안장 앞쪽에 앉아 빠른 페달링을 할 때 유리하고 넓고 둥근 안장 뒷부분은 골반 뼈를 단단히 지지하여 강한 페달링을 하는 상황에서 힘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안타레스는 투르 드 프랑스 우승자들의 안장이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카델 에반스, 크리스 프룸 그리고 빈센초 니발리까지 모두 안타레스 안장을 애용하였다. 이들의 특징을 보자면 레이스 상황에서 상체를 많이 숙이지 않고 클라이밍과 평지주행 모두에 뛰어난 다양한 포지션을 사용하는 타입이라는 점이다.

 

직접 써보고 결정할 수 있는 - 피직 테스트 안장 프로그램

스파인 콘셉트의 유연성에 따라 내게 맞는 안장을 찾을 수 있다. 우리가 흔히 해왔던 유연성 테스트를 통해 가능하다. 양 손을 가슴에 대고 허리를 숙인다음 팔을 내리는 순서로 측정한다. 손이 발과 닿는다면 스네이크 타입, 손끝이 무릎 가까이에 온다면 불 타입 그리고 손끝이 정강이 정도라면 카멜레온 타입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간단한 테스트만으로 확신을 갖고 안장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일단 안장을 구매했다가 나에게 맞지 않아 후회하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배려하여 피직은 테스트 안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피직 공식 디스트리뷰터인 (주)세파스는 전국 27개 대리점을 통해 피직 안장을 직접 사용해 보고 나에게 맞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테스트 안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방문하여 잠깐 앉아보는 형식적인 프로그램이 아닌 노란색 테스트 전용 안장들이 비치되고 예약한 라이더의 자전거에 장착하여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라이더는 익숙한 자신의 자전거에서 안장이 피직으로 바뀜에 따른 승차감의 개선과 포지션의 변화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알맞은 피직 안장은 어떤 것인지, 스파인 콘셉트가 제안하는 동물타입이 맞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테스트 안장 프로그램은 대리점에 전화 예약을 하여 이용할 수 있으며 세파스 홈페이지 공지사항 게시판에서 자세한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피직이 제안하는 스파인 콘셉트는 직관적이지만 피팅과 실제 라이딩 환경을 바탕으로 하여 신뢰할 수 있다. 지금까지 안장통에서 벗어나지 못한 라이더라면 피직의 스파인 콘셉트와 테스트 안장 프로그램을 이용해보면 어떨까? 이제 통증에서 자유롭게 해방되는 것은 물론 라이딩의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피직 대리점을 방문하여 노란색 안장을 장착해 보자. 3가지 동물 중 나에게 맞는 타입을 발견하고 이전과는 다른 라이더로 새롭게 태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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