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이 찾아왔다. 당장 자전거를 타고 근처 공원에 나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달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화창한 낮 시간은 직장과 학교에서 생업에 종사하는데 사용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일과가 끝난 이후 저녁시간 틈을 내어 자전거를 즐기는 ‘야간 라이딩’은 우리 자전거 문화에 일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야간 라이딩은 우리 생활에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 특히 날씨가 더워지고 나면 시원한 밤공기를 맞으면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는 것은 이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풍경이 되었다. 여름이 가까워 올수록 늦은 밤까지 자전거 무리들이 줄지어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어둠속에서도 이들을 잘 볼 수 있는 이유는 자전거 앞뒤로 장착된 라이트들 덕분이다.



해가지고 어두워지면 자전거들이 전방에는 흰색 전조등을 후방에는 붉은색 후미들을 달고 줄지어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라이트는 밤에도 자전거를 즐기는 라이더가 반드시 자전거에 장착해야 할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라이트의 기능은 내가 가는 길을 밝게 비추는 것만이 아니다. 자전거가 주행하는 주변에 자신의 위치를 알려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역할도 크다.

안전한 라이딩을 위해서는 자신의 자전거와 라이딩 목적에 잘 어울리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무조건 비싸고 밝은 것이 좋은 제품은 아니다. 무엇보다 주위환경과 라이딩 스타일을 고려해 자신에게 어울리는 제품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시중에는 다양한 라이트들이 출시되고 있다. 주목받고 있는 라이트 제품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스타일과 기능을 모두 갖춘 균형 잡힌 라이트 - 시스300R



시스 플러스(SYS Plus)는 (주)에이알엑스가 국내 라이더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들을 출시하는 자체 브랜드 컴포넌트와 액세서리다. 시스 플러스의 라이트 제품들은 우수한 기능과 고급스런 품질 무엇보다 디자이너의 손길을 거친 멋진 제품들로 큰 사랑을 받았다. 합리적인 가격 또한 큰 매력이다. 올해 새롭게 시스300R 제품을 선보인다고 한다.

시스300R은 어느 자전거에나 잘 어울리는 스타일리시 한 디자인과 충실한 기능이 균형 잡힌 라이트다. 이름에 붙은 시스300R은 300 루멘(Lumen)을 의미하는데 루멘은 광량의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다. 1루멘은 촛불 1개 정도의 밝기와 같으니, 시스300R은 촛불 300개 정도의 밝기를 가진 라이트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300루멘은 자전거용 전조등에 많이 적용되는 밝기다. 노면을 밝게 비추고 자전거가 주행 중인 것을 주변에 인지시키면서도 동시에 마주 오는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밝기이기 때문이다. 또한 라이트의 크기는 핸들바에 장착하기에 부담 없을 만큼 콤팩트하며 야간 라이딩을 즐기기에 충분한 조명 지속시간을 제공한다.

시스300R의 크기는 고작 9cm가 조금 안 되는 정도 크기이며 무게는 80그램에 지나지 않는다. 원형으로 단순하게 생긴 디자인과 세 가지 컬러(블랙, 실버, 그레이) 그리고 알루미늄 하우징은 깔끔함이 느껴진다.




배터리를 완전 충전하는 데는 4시간이면 충분하며, 300루멘의 최대 밝기로 2시간동안 연속 사용이 가능하다. 최소 밝기인 로우 모드(Low mode)에서는 16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충전은 안드로이드 스마트기기에 많이 사용하는 마이크로 USB 케이블을 사용하며, 라이딩 중 비를 맞아도 걱정 없을 정도의 생활방수 기능을 갖추었다. 배터리 잔량은 전원버튼 내부 LED의 색상(녹, 황, 적)으로 표시 된다. 오-링 브라켓(O-ring Bracket)과 포크 브라켓 (Folk Bracket) 두 가지 거치대를 제공하며 가격은 3만 5천원이다.

장인정신으로 만들어진 자전거 라이트 - 익손 코어, 루모텍 IQ-X


부쉬엔밀러(Busch + Muller)는 자전거 라이트를 생산하고 있는 독일 브랜드다. 자전거가 주행하는 환경에 맞춘 부쉬엔밀러의 ‘자전거 라이딩용’ 라이트들은 장인정신으로 만들어져 매우 고품질인 동시에 적용된 기술은 특별하다. 또한 모든 라이트 제품에 엄격한 독일의 도로교통 규정에 준하는 그 적합 인증 마크를 받았다.



부쉬엔밀러 라이트의 눈에 띄는 특징은 정면에서 보았을 때 광원 소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것은 부쉬엔밀러가 자랑하는 반사판 설계, 리플렉터(Reflector) 구조가 나타내는 특징인데 일반적으로 광원인 LED 소자가 중앙에 있고 반사판이 원형으로 주변을 감싸는 형태와 달리 LED 광원은 하우징 상단에 있고 반사판은 그 아래에 반원 형태로 만들어 진다.



어떻게 하면 더욱 빛을 효율적으로 비출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낳은 구조다. LED 소자가 강하다고 하여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광원이 강하면 오히려 배터리 사용량과 발열 정도가 늘어난다. 광원을 효과적으로 반사시키는 것이 부쉬엔밀러가 자랑하는 IQ 기술의 핵심이다.

 
: 실제 라이트를 정면에서 비추며 촬영했다. 주변을 넓게 비추지만 정면에서 바라보아도 눈부심을 유발하지 않는다.

흔히 야간 라이딩에서 맞은편에 오는 라이더의 전조등이 너무 강할 때 눈이 부신 불쾌감을 느끼게 된다. 불쾌감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아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IQ 기술이 적용된 부쉬엔밀러의 라이트들은 광원을 정면에서 보이지 않게 감추는 동시에 불빛은 하단의 노면을 집중하여 비추도록 제작되었다. 야간 자전거 라이딩 환경을 고려하여 만들어진 설계다.

부쉬엔밀러가 광량을 표시할 때 많은 라이트 제조사들이 사용하는 루멘 단위 대신 럭스(Lux)를 사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부쉬엔밀러는 LED의 강한 광원보다 실제 라이트가 비추는 노면이 얼마나 밝은가에 집중한다.       
   


: 익손 코어 플래시. 구성품에는 라이트와 핸들바 마운트, 충전기와 USB 충전 케이블이 포함된다.

신제품인 루모텍 IQ-X(Lumotec IQ-X)에는 IQ가, 익손 코어 플래시(IXON Core Flash)에는  IQ에서 한 단계 진화된 IQ2 설계가 적용 되었다. IQ는 광원 소자를 하우징 상단에 장착하여 냉각효과와 열효율을 높였으며 반원 형태의 반사판은 빛을 고루 균일하게 퍼지도록 고안되었다. IQ2는 IQ에서 더 발전되어 근거리와 양 옆을 더 넓게 비춘다. 익손 코어 플래시는 USB 충전을 통해 사용하는 전조등 이며 루모텍 IQ-X는 자전거가 주행함에 따라 전기를 발생시키는 허브(hub) 형태 발전기인 허브 다이나모(Hub dynamo)에서 전원을 공급받는 라이트다.


: 루모텍 IQ-X는 자전거의 다이나모에 연결해 사용하는 라이트다.

두 제품 모두 생활방수 기능을 갖춘 아름다운 알루미늄 하우징이 적용되어 매우 고급스럽고 마감이 뛰어나다. 기능적으로도 뛰어난데 특히 익손 코어 플래시는 노면을 비추기 위한 메인 LED와 주변에 위치를 알리기 위한 플래시 전용 LED가 별도로 장착되어 안정성을 높인다.

허브 다이나모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통해 작동하는 루모텍 IQ-X는 내장된 센서를 통해 주간 주행 시에는 광량을 자동 조절한다. 또한 부쉬엔밀러의 기술 중 하나인 스탠드 라이트(Stand light)는 허브 다이나모에서 전력이 생산되지 않아도 기존에 저장된 전력으로 라이트가 계속 비추게 하는 기능이다. 도로위에서 자전거가 잠시 멈추어 있는 상황에서도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설계로 허브 다이나모에서 생산되는 잉여 전력을 미리 충전하여 사용한다.



부쉬엔밀러는 자전거 라이트 계의 고급제품으로 익손 코어 플래시가 9만 2천원, 루모텍 IQ-X가 17만으로 책정되었다.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주야간 가리지 않고 자주 이용하고 특히 자동차와 보행자 등 다른 도로 이용자들이 많은 지역에서 운행한다면 안전을 위해 좋은 라이트가 반드시 필요하다. 부쉬엔밀러의 제품들은 이런 환경에서 라이더 자신과 타인의 안전을 지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로드라이더의 멋을 위한 라이트 - 탁스 루모스



안전은 중요하지만 크고 무거운 라이트는 라이딩의 즐거움을 감소시킨다. 특히 로드바이크 라이더라면 크고 무거운 액세서리는 자전거의 아름다운 외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꺼려하곤 한다. 핸들바에 많은 용품들은 붙어 있는 모습은 로드바이크에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야간 라이딩에서 안전을 위해 라이트는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고민은 계속 된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는 고마운 라이트가 탁스(Tacx)의 루모스(Lumos)다. 이 특별한 디자인의 라이트는 핸들바 하단에 바테이프(Bar tape)를 고정하는 바엔드 플러그(Bar ends plug) 대신 장착된다. 자전거 부품의 일부가 되는 라이트다.

루모스는 작고 자전거의 외관에 영향이 적지만 전조등, 후미등의 기능 모두를 하나에 담고 있다. 2개 1세트로 구성된 루모스는 밝은 전조등이 하단을 밝히고 후방으로 붉은 후미등이 반짝인다. 루모스의 기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두 개의 라이트는 방향 지시등으로 활용하기 좋다. 루모스는 이 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버튼을 눌러 전조등 후미등이 켜진 상태에서 추가적으로 버튼을 한번 누르면 앞뒤로 장착된 노란색 LED가 10번 반짝여 방향 지시등 혹은 뒤따라오는 라이더에게 신호를 보내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10번 깜빡이는 사이에 버튼을 다시 누르면 중단되고 다시 전조등 후미등은 그대로 작동된다. 그리고 버튼을 길게 누르고 있으면 전조등 후미등이 동시에 꺼진다.



만일 낮 시간에 라이딩을 나갈 때는 이 심플한 라이트조차 떼어내고 싶을 것이다. 이것도 가능하며 과정도 간편하다. 핸들바 내부로 장착되는 플러그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돌리는 라이트는 분리되고 동봉된 뚜껑을 시계방향으로 돌려 장착할 수 있다. 이제 일반적인 바엔드 플러그를 장착한 것과 같은 모습이 된다.



루모스는 노면을 밝게 비추는 용도의 밝은 라이트는 아니지만 앞뒤로 다른 라이더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엔 충분하다. 만일 조명이 없는 장소에서 자전거를 타야한다면 추가적인 라이트를 사용하길 권한다. 야간의 도심이나 자전거 도로에서 사용한다면 자전거의 깔끔한 외관을 유지하는 동시에 방향지시 기능도 할 수 있는 훌륭한 라이트가 될 것이다. 탁스 루모스 좌우 한 세트의 가격은 3만 5천원이다.

안전을 더하는 라이트와 후방감시 레이더 - 가민 베리아 리어뷰 레이더



미국 내 자전거 운전자의 사망 사고의 40%가 후방에서 오는 차량과 충돌하여 발생했다고 한다. 이런 통계에서 착안하여 후방에서 달려오는 차량으로부터 자전거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품이 바로 가민(GARMIN)의 베리아(Varia) 리어뷰 레이더다.



베리아 레이다는 두 개의 제품으로 구성된다. 먼저 후미등 역할을 하는 RTL 500과 베리아 레이다 디스플레이 유닛이다. 두 제품은 서로 연동되어 통신하며 라이더에게 차량의 접근을 알린다. 베리아 레이다 디스플레이 유닛의 흰색 LED 표시는 후방 140미터에서부터 접근중이 차량 7대를 동시에 표시한다. 또한 차량이 가까워 올수록 반짝이는 LED 신호를 통해 라이더에게 알리는 기능을 한다.



동시에 RTL 500 후미등은 차량이 가까이 접근할수록 후미등의 가운데부터 LED 광원 소자가 하나씩 빛을 내기 시작하며, 차량이 아주 가까이 다가왔을 때는 후미등의 모든 LED가 붉고 강하게 빛을 내어 차량 운전자에게 자전거가 앞에서 달리고 있음을 강하게 알린다. 베리아 레이다는 주, 야간을 가리지 않고 차량과 함께 달리는 도로에서 사용하면 좋을 제품이다.



레이다 디스플레이에서는 후방에 있는 차량의 위치와 거리 그리고 후미등과 연결 상태를 알 수 있는데 이 정보는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가민의 GPS 사이클링컴퓨터인 엣지(Edge) 520과 1000의 화면에 표시할 수도 있다. 가민 엣지 최신모델을 사용하는 라이더라면 후미등인 RTL 500만 구매하여 사용하면 된다. 최대 7대까지 차량의 거리와 대수 그리고 접근 알림이 엣지의 화면에 표시되어 보다 안전한 라이딩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교외의 한적한 도로에서 주말 라이딩은 즐겁지만 종종 후방에서 빠르게 추월 하는 차량에 큰 위협을 느끼곤 한다. 주말이면 장거리 라이딩을 즐기는 라이더에게 베리아 리어뷰 레이더는 보이지 않는 곳을 대신 감시해 안전을 지켜줄 든든한 후방 감지기가 될 것이다. 레이다 디스플레이와 RTL 500이 함께 포함된 가민 베리아 레이다 번들 패키지의 가격은 38만원이다.



본격적인 라이딩 시즌 시작에 따라 자전거 용품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야간 라이딩의 필수품 전조등, 후미등에 그동안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품질 좋은 라이트를 하나쯤 장만 하도록 하자. 위에서 살펴본 제품들은 (주)에이알엑스에서 정식 수입하고 있어 가까운 자전거 매장에서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다.

서로 다른 기능과 개성을 뽐내는 라이트 제품들은 안전한 라이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라이더의 욕구와 라이딩 환경에 특화된 특징과 장점을 갖추고 있어 잘 선택한다면 상당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지난해 새롭게 생산되는 자동차에 주간주행등의 장착이 의무화 되었다. 이제 자전거 라이트 역시 주간에 활용하도록 하자. 나의 안전은 물론 타인의 안전도 지켜줄 수 있다. 그렇다면 라이딩은 더욱 즐겁고 안전해 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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