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프로사이클링 하이라이트 : 지로 디 이탈리아

안녕하세요, 라이드매거진 편집부입니다. 라이드매거진이 피기 이경훈과 함께 2015년 한 해 동안 있었던 프로사이클링 레이스의 하이라이트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지난시간에 이어 오늘 할 이야기는 ‘지로 디 이탈리아(Giro d'Italia)’ 하이라이트입니다.

지로 디 이탈리아는 매년 5월 한 달 동안 이탈리아 전역을 돌며 펼쳐지는 레이스로 총 21개의 스테이지, 3,481.8km를 달려야 하는 레이스입니다. 팀 타임트라이얼 및 인듀어런스 타임트라이얼 스테이지가 각각 1개, 스프린터와 중간레벨의 산악 스테이지가 각각 7개, 5개의 상급레벨의 산악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15 지로 디 이탈리아의 주요 스테이지를 한번 돌아볼까요?

Stage01 - Team Time Trial / 17.6km

지로 디 이탈리아의 첫 스테이지는 팀 타임 트라이얼 경기로 각 팀들은 5분 간격의 시간차를 두고 출발하게 됩니다. 이날 첫 출발 팀은 람프레-메리다 팀으로 20분 25초, 51.722km/h의 성적으로 타입 랩을 기록했습니다.

아스타나 프로 팀은 19분 39초, 평균시속 53.740km/h라는 좋은 성적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날 파비오 아루 선수는 경기 전 장염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가 있었지만 무사히 회복되어 시종일관 팀을 강하게 이끄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팀 타임 트라이얼 경기에서 언제나 강력한 모습을 보이던 에틱스-퀵스텝은 초반 구간에서 가장 빠른 랩타임을 기록했지만, 코스 후반부 페이스 분배를 잘못해 시간을 잃으면서 아쉽게도 19분 45초, 53.468km/h로 1위 아스타나 프로 팀과 6초 차이를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첫 지로 디 이탈리아에 출전한 톰 부넨이 지로 디 이탈리아의 상징인 말리아 로자를 입는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아쉬웠습니다.

이날 또 하나의 강력한 우승후보는 오리카 그린엣지였습니다. 시종일관 좋은 레이스를 보이며 기존 1위였던 아스타나 프로 팀보다 무려 13초를 앞당긴 19분 26초, 54.339km/h라는 엄청난 기록을 냈습니다.

경기 후반에는 구간기록이 또 한 번 갱신되었습니다. 바로 틴코프-삭소가 그 주인공인데요 안타깝게도 후반부에 순간적으로 트러블이 발생하면서 라이딩 대열이 무너져 결국 1위인 오리카 그린엣지보다 7초 늦은 19분 33초, 54.015km/h로 2위에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이날의 말리아 로자는 우승팀 오리카 그린엣지의 팀 리더인 사이먼 게런스가 입게 되었습니다. 사이먼 게런스는 시즌 상반기동안 슬럼프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지만 당당히 포디엄에 오르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Stage02 - Stage for Sprinters / 173km

두 번째 스테이지는 이탈리아의 멋진 해안가 도시와 2개의 언덕 코스를 달리는 173km의 코스로 진행 됩니다. 이 때문에 스프린터 팀들의 대결이라고 하기보다는 종합 순위권 팀들이 경기전반을 이끌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인 경기였습니다.

: 영상 11초 자전거를 타고 코스로 난입하는 관중을 볼 수 있다.

이날은 특히나 많은 사고들이 있었습니다. 골인지점을 23km앞둔 지점에서 마테오 펠루카를 포함한 선수들이 한꺼번에 휘말리는 사고가 있었으며 10km를 앞둔 지점에서는 이번 지로 디 이탈리아를 통틀어 가장 큰 문제가 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바로 사고의 원인이 관중의 경기 난입이었기 때문인데요, 이로 인해 경기 내내 관중의식에 대한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 되었습니다.

2015 지로 디 이탈리아의 두 번째 스테이지이자 첫 스프린터 스테이지의 우승은 팀 스카이의 엘리야 비비아니가 차지했습니다. 2014년까지 캐논데일 소속 이었지만 올해 팀 스카이로 이적하면서 염원하던 그랜드 투어의 첫 우승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Stage04 - Medium mountain / 150km

지로 디 이탈리아의 스테이지 4는 리구리아의 아름다운 해안과 산악도로에서 경기가 진행 되었습니다. 스테이지 4는 그랜드투어의 초반부 경기답게 우승을 갈망하는 많은 선수들의 어택으로 수많은 지로 디 이탈리아 팬들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습니다. 또한 세계문화유산으로 유명한 친퀘테라가 자리잡은 절벽위의 좁고 구불구불한 코스는 수많은 선수들의 어택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를 선사했습니다.

: 스테이지 4의 우승자 다비데 프로몰로

: 자신을 1위로 착각한 사이먼 클락

이날의 우승은 캐논데일 가민 팀의 다비데 포르몰로 선수가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이 날 결승점에서는 아주 재미있는 일이 있었습니다. 다비데 포르몰로 선수가 펠로톤에서 빠져나와 10km가량을 혼자 달려 혼자서 결승선을 통과해 우승을 차지했는데요, 이 사실을 모르고 한참 뒤에 들어와 2위를 차지한 오리카 그린엣지의 사이먼 클락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하며 우승 세레모니를 하는 우습지만 안타까운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Stage07 - Stage for Sprinters / 263km

스테이지 7은 코스 길이가 무려 263km에 달하는 이번 지로 디 이탈리아의 최장거리 스테이지였습니다. 1989년 이후 26년만의 최장거리 스테이지이기도 했으며 지난 스테이지 6에서 큰 낙차사고를 당한 알베르토 콘타도르 선수에게는 특히 심한 고통의 날이기도 했습니다.

콘타도르의 이날 스테이지 참가 여부를 두고 많은 미디어들이 앞 다투어 경쟁적으로 취재했습니다. 경기 중간 중계 카메라에 라이딩 포지션을 여러 가지로 바꿔가며 지난경기의 부상으로 인한 통증을 조금이나마 덜어보려는 콘타도르 선수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날 브레이크어웨이 하이라이트는 스테이지 6에서 멋진 어택을 선보였던 마르코 반디에라 선수가 다시 한 번 시도한 어택입니다. 스테이지 7은 263km라는 긴 코스 탓에 어택을 한다고 해도 멀리 도망갈 수 없어 기존 펠로톤에 흡수되거나 새로운 펠로톤이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스테이지 7의 우승은 람프레-메리다 팀의 디에고 울리시 선수가 차지했습니다. 마지막까지 모비스타의 후안호세 로바토 선수가 저지하려 했지만 아쉽게도 2위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이날 포디엄에서는 지난경기에서 심한 부상으로 인해 말리아 로자를 입는 것을 거부했던 콘타도르 선수에게 특별 수선된 말리아 로자가 전달되었습니다.

Stage11 - Medium mountain / 147km

스테이지 11은 마치 아르덴 클래식과 같이 크고 작은 언덕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산악 스테이지입니다. 특히 코스 마지막은 과거 월드챔피언십과 이탈리안 내셔널 챔피언십이 열렸던 코스로, 짧지만 최대경사도 12%의 가파른 오르막 때문에 매우 힘든 경기를 해야 하는 날이었습니다.

라이더 헤세달, 베냣 인차우스티, 스티븐 크루이스빅, 카를로스 베탕쿠르, 일누르 자카린 등 브레이크어웨이 스타들이 또다시 어택을 시도했습니다. 이중 가장 강한 선수로 꼽히는 라이더 헤세달 선수는 계속해서 경쟁 선수들에게 견제를 받았지만 끝까지 밀고 나가는 뚝심을 보여줬습니다. 경기중반 스테이지 우승을 노리는 BMC 레이싱 팀이 브레이크어웨이를 추격했으며, 이후 오리카 그린엣지가 그 추격을 이어받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골인지점 20km를 앞둔 상황에서 선두그룹에서 팀 카추샤의 일누르 자카린 선수가 어택을 시도했습니다. 일누르 자카린선수는 2015년 투르 드 로망디의 깜짝 우승자로 타임트라이얼 스페셜리스트이기도 합니다. 선두그룹의 나머지 선수 6명은 서로간의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아 결국 추격에 실패했고 우승은 일누르 자카린 선수의 차지가 되었습니다.

Stage16 - High mountain / 175km

스테이지 16에서는 2015 지로 디 이탈리아 최고의 힐클라임 대결이 펼쳐졌습니다. 특히 스테이지 후반부의 델 모르티롤로는 최대경사도 18%, 해발상승고도 1300m에 이르는 지옥과도 같은 코스로 이곳을 통과하는 일만 해도 엄청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팀 캐논데일-가민의 라이더 헤세달선수는 이날 역시 브레이크어웨이에 나섰으며, 틴코프-삭소 팀은 헤셰달을 비롯한 여러 브레이크어웨이 시도를 추격해 무산시키며 전반적인 레이스를 지배하려 했습니다.

알베르토 콘타도르 선수가 팀원의 도움으로 델 모르티롤로의 입구에 도착했을 때, 콘타도르는 약 52초가량 앞서고 있는 파비오 아루를 따라잡아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역시나 언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본인의 페이스를 되찾으며 어택을 했습니다. 이후 홀로 수많은 선수들을 추월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이날의 우승은 아스타나 프로 팀의 미켈 란다가 차지했습니다. 스테이지 15에 이어 2연승을 차지하며 2015 지로 디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2개의 스테이지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되었습니다. 이로써 미켈 란다는 파비오 아루를 제치고 종합 2위로 오르면서 팀 리더의 자리를 확인시켰습니다.

Stage21 - Stage for Sprinters / 185km

지로 디 이탈리아의 마지막 스테이지인 21은 토리노에서 출발해 퍼레이드를 끝낸 후 밀라노에 도착해 스프린트로 경기를 마무리하게 됩니다. 지난 스테이지 20까지의 순위를 종합해 종합순위와 산악왕이 모두 결정 되었으며 마지막으로 스테이지 우승과 포인트 저지의 주인공 탄생만을 앞두게 되었습니다. 이날 틴코프-삭소의 오너 올렉 틴코프는 핑크색 헤어스타일을 선보이며 스스로 자축하는 모습으로 나타나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2015 지로 디 이탈리아에서 말리아 로자를 입은 주인공 알베르토 콘타도르 선수는 지로 디 이탈리아의 총책임자인 바우로 베니와 함께 건배를 나누며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이후 밀라노에 도착 후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날의 브레이크어웨이는 오리카 그린엣지의 타임 트라이얼 스페셜리스트인 루크 더브리지, 그리고 에틱스-퀵스텝의 일요 케이세가 나섰습니다. 결승선을 1.4km 앞둔 시점 일요 케이세와 루크 더브리지 두 선수는 마치 트랙 스프린트와도 같은 모습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루크 더브리지가 트랙 레이서 출신인 일요 케이세 선수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로써 일요 케이세는 2015 지로 디 이탈리아의 마지막 스테이지 우승을 차지하면서 본인의 첫 그랜드 투어 스테이지 우승을 기록하게 됩니다.

라이드매거진이 전해드리는 2015 프로사이클링 하이라이트 : 지로 디 이탈리아는 여기까지 입니다. 2015 프로사이클링 하이라이트의 다음 이야기는 투르 드 프랑스편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글

이경훈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라이드매거진은 자동차, 모터사이클, 자전거 등 다양한 탈것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전문매체입니다. 각 탈것들의 전문적인 시승기부터 국내외 관련뉴스, 행사소식, 기획기사, 인터뷰, 칼럼, 대중들과 호흡할 수 있는 문화 이야기까지 다양한 볼거리들을 제공합니다.

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