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투르 드 코리아 스페셜이 드디어 그 막을 올렸다. 이번엔 어느 팀, 어느 선수가 영광의 자리에 오르게 될 것인가? 대한민국 사이클 팬들의 시선은 지금 충청도에 쏠려있다. 경기가 열리기 하루 전 28일 충남 홍성군 홍주문화회관 앞으로 자전거를 지붕에 적재한 많은 차량들이 모여들었다. 경기가 열리기 전 진행되는 사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한 선수들이 도착한 것이다.
미디어와 관계자 그리고 심판 및 운영진을 대상으로 진행된 회의가 종료된 이후 현장에 참석한 팀 대표자들은 선수들의 라이선스와 팀 저지를 확인하는 등록 절차를 밟았다. 라이선스는 올해 초 대한사이클연맹에서 운영하고 있는 마스터즈 사이클 투어에 선수 등록 시에 발급된 선수등록증이다. 대한사이클연맹에서 인증한 선수라는 것을 증명하는 일종의 신분증과도 같다.
팀 등록 절차와 더불어 각 팀에는 무전기와 팀 서포트 카임을 표시하기 위한 배너 등 경기 진행에 필요한 물품들이 전달되었다. 그리고 이어진 감독자 회의에서는 경기 규칙과 4일간 경기 코스에 대한 설명 그리고 안전을 위한 주의사항에 대한 공지가 이어졌다. 이번 2015 투르 드 코리아 스페셜의 경기를 지휘할 김석호 대회위원장, 장은기 심판부장, 이동욱 경기부장은 무엇보다 안전을 우선으로 하는 경기를 펼칠 것을 각 팀의 대표로 참석한 감독자들에게 당부하였다.
4개의 저지, 4번의 스테이지 우승을 향한 4일간의 경쟁.
매년 감독자 회의의 하이라이트 순서가 왔다. 바로 팀 서포트카 순번 추첨이다. 경기 중 선수들 행렬 뒤에 위치하게 되는 각 팀의 지원차량은 팀에 소속된 종합 순위가 가장 높은 선수의 순서대로 뒤따르게 된다. 종합순위 1위를 상징하는 옐로우 저지를 입은 선수의 팀 차량이 1번 배너를 달고 팀 카 들 중 가장 앞자리에서 달린다. 첫날에는 아직 종합순위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추첨을 통해 그 순번을 정한다.
행사장에 참석한 팀 관계자들은 자신의 팀의 추첨된 순번이 발표 될 때마다 환호를 지르거나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첫 날부터 자신들의 지원차량을 앞에 세운 팀을 첫출발이 좋은 행운으로 여기고 경기에 임할 것이고 팀카가 저 멀리에 차량행렬 뒤에 있는 팀은 앞자리로 끌어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이제 모든 사전 행사를 마치고 복귀하는 각 팀 대표들에게서 긴장감도 느껴진다.
많은 선수들이 첫 날의 경기에서 충청남도청 앞의 골라인을 가장 먼저 넘어 첫 번째 옐로우 저지의 주인공이 되기를 원한다. 뿐만 아니라 투르 드 코리아 스페셜은 매년 강력한 신인선수가 등장하는 무대이기도 했다. 따라서 첫 날의 경기 결과는 누구도 쉽게 예상할 수 없다. 4일간의 경기에서 네 가지 색상의 저지와 네 번의 스테이지 우승을 두고 펼칠 동호인 선수들의 열정적인 질주를 기대하며 라이드매거진 기자들도 배정받은 숙소로 돌아갔다.
1일차 경기 결과 - 김대신(고양시 TeamPedaling), 첫 번째 옐로우 저지의 주인이 되다.
2015 투르 드 코리아 스페셜 그 첫 번째 스테이지는 충청남도 홍성군의 홍주문화체육회관 앞을 출발하여 충청남도청 앞으로 골인한 총거리 89.1km의 경기로 치러졌다. 매년 새로운 신인 선수를 발굴해낸 투르 드 코리아 스페셜답게 이번 경기에서도 새로운 선수가 첫 번째 구간우승을 차지하며 노란색 리더 저지를 입었다. 바로 고양시-팀페달링의 김대신 선수다.
김대신 선수는 아직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마스터즈 사이클에 참가하는 동호인 선수들 사이에서는 뛰어난 기량으로 정평이 나 있던 선수다. 크고 작은 경기들에서 꾸준한 성적을 보여주었지만 이번 투르 드 코리아 구간우승과 같은 선수 커리어를 대표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해 항상 아쉬움이 남던 선수였다. 그런 김대신 선수가 이번 2015 투르 드 코리아 스페셜에서 첫 번째 구간우승과 함께 첫 옐로우 저지의 주인공이 되었다.
김대신 선수는 골라인을 넘은 직후 현장에서 라이드매거진 기자와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그의 우승 소감과 오늘의 경기에 대해 들어보았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아직 우승이 믿기지 않는 듯 어안이 벙벙하다는 표현으로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 라스트 스프린트 경합에서는 4km를 앞둔 도청대로에서부터 낙차 사고를 회피할 수 있고 선두로 이동이 수월한 오른쪽 가장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마지막 코너를 돌아 피니쉬를 알리는 아치가 보이는 상황에서는 운이 좋게도 스프린트 경합에 유리한 자리에 위치할 수 있었다고 한다. 스프린트를 잘하는 타입은 아니었으나 한번 시도해 볼만 하다고 판단하였으며 2위로 골인한 팀 바이클로&신영 소속의 배준호 선수와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배준호 선수가 먼저 선두에서 스프린트를 시작하였지만 배준호 선수의 속도가 감소하는 것이 보인 직후 추월하며 우승을 차지하게 되었다고 한다. 배준호 선수는 아쉽게 2위에 그쳤지만 베스트영라이더 저지와 스프린트 저지를 모두 입어 김대신 선수와 함께 시상식에서 기쁨을 나누었다.
김대신 선수는 피니쉬 라인을 가장 먼저 넘으면서도 승리가 믿기지 않아 제대로 세레머니를 하지 못하였다고 말했다. 노력 끝에 드디어 일궈낸 승리, 멋진 자축을 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그간의 노력과 흘려온 땀방울에 대한 보상을 뒤늦게야 받게 된 김대신 선수에게 동료 선수들의 축하인사가 이어졌다. 오늘은 김대신 선수를 위한 날이었다. 이제 내일 있을 청양 스테이지에서 김대신 선수는 레이스 리더를 상징하는 옐로우 저지를 입고 경기에 나설 것이다.
쫓고 쫓기는 대결, 사상 최초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선보여!
4일간의 레이스는 결코 길지만은 않다. 첫날의 경기 결과가 마지막 날까지 영향을 끼친다. 오늘 홍성문화체육회관을 출발한 선수들의 무리에서는 경기 초반부터 계속하여 그룹을 뛰쳐나와 선두로 달리기 위한 브레이크어웨이(Break away) 시도가 빈번히 일어났다. 그중 가장 빛났던 질주는 팀 자이언트의 리더인 김남형 선수의 솔로(Solo) 브레이크어웨이 였다. 스프린트 포인트를 지난 경기 초반 각 팀의 리더 선수들에 의해 산발적인 공격이 이어졌다. 적게는 2명 많게는 6~7명 사이의 선두 그룹이 형성하고 다시 펠로톤에 흡수되기를 반복하는 경기 양상을 보였다. 그중 선두그룹이 펠로톤에 의해 삼키어진 직후의 방심을 틈탄 김남형 선수의 카운터 어택은 강력한 한방이었다.
용감한 솔로 브레이크어웨이는 30초, 37초 계속해서 시간차를 벌리며 달려 나갔다. 그리고 이 멋진 모습은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준비한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방송되었고 사상 최초로 시도된 투르 드 코리아 스페셜 인터넷 생중계에는 약 1000명 이상의 시청자가 이 방송을 보았다고 한다. 투르 드 코리아 홈페이지와 SNS에 공지된 유튜브 주소를 통해 방송된 영상에서는 동호인 선수들의 멋진 경기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어 국내 사이클 팬들의 열띤 호응을 얻었다. 인터넷 생중계는 남은 3일의 경기에서도 모두 방송될 예정이다.
골인직후 선수들이 하나같이 보인 반응은 아주 위험한 경기코스였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선수들의 격앙된 경쟁심은 결국 여러 번 낙차사고를 불러왔지만 다행히 큰 부상을 보인 선수는 없었다. 대한사이클연맹과 국민체육진흥공단 그리고 홍성군 일대 관할 경찰서에서 보여준 조직적인 경기운영은 선수들의 안전은 물론 경기로 인해 겪을 수 있는 지역 주민의 불편도 덜었다. 운영진과 주최 측의 세심한 준비와 배려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시상식을 끝으로 모든 선수들과 참가자들은 다음 경기가 열리는 청양군으로 이동하였다. 오늘 승리를 차지한 팀은 수성을 위한 방어전을, 오늘 고배를 마신 팀은 전세를 역전하기 위한 반격을 준비하고 내일 스타트 라인에 설 것이다. 이제 막 첫날의 경기를 마친 2015 투르 드 코리아, 내일은 어떤 선수가 어떠한 명승부를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청양 칠갑산 일대를 한 바퀴 돌게 될 내일의 경기에서 선수들이 보여줄 멋진 역주를 응원해보자.
글
문인영 moonyoung@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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