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자전거의 업그레이드에 관해 물어보는 사람에게 늘 ‘브레이크부터 업그레이드 하라’고 말한다. 가볍고 빠르지만 제대로 멈추지 못하는 자전거를 타다가 크게 다치는 것 보다, 조금 느리고 힘들더라도 안전한 자전거를 타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아무래도 브레이크를 중요하게 생각해서일까? 필자는 브레이크 레버를 잡을 때의 느낌을 꼼꼼하게 따지는 편이다. 특히 레버를 잡았을 때 케이블을 잡아당겨 작동하는 로드바이크/MTB/하이브리드의 기계식 브레이크는 케이블의 세팅 방법에 따라 레버를 쥘 때의 느낌이 ‘엄청나게’ 차이난다.
윤활을 제대로 한 케이블을 사용해 올바르게 세팅한 브레이크라면 로드바이크라도 손가락 하나로 제동이 가능할 만큼 부드럽고 확실한 작동감을 얻을 수 있지만, 제대로 세팅되지 않은 자전거라면 마치 악력을 키우는 운동기구를 쥘 때처럼 강하게 잡아도 자전거가 잘 서지 않는 무서운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자전거를 처음 구입한 이들은 자전거가 망가지기 전에는 특별한 정비를 할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전거도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주기적으로 소모품을 교체하고 뻑뻑한 곳은 부드럽게 윤활해줘야 항상 기분 좋게, 그리고 안전하게 탈 수 있다.
이번에는 브레이크 케이블의 기본적인 장착방법, 그리고 자전거 브레이크가 조금 더 부드럽게 작동할 수 있도록 세팅하는 요령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특히 오래된 자전거 뿐 아니라 새로 구입한 자전거도 브레이크를 손보면 성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유는 차차 설명하도록 하겠다.
브레이크 케이블 ‘업그레이드’ 준비 <1> : 공구
우선 브레이크 케이블 교체 작업에 필요한 공구를 확인해보자.
1. 육각렌치 : 브레이크 케이블을 고정하는 볼트를 풀 때 필요하며, 주로 5mm짜리를 사용한다. 드물지만 간혹 4mm 육각렌치나 별모양의 톡스렌치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니 자신의 자전거 브레이크에 맞는 공구를 확인하자.
2. 케이블 커터 : 브레이크 하우징(브레이크 겉선)과 브레이크 케이블(브레이크 속선)을 자를 때 사용한다.
1. 육각렌치 : 브레이크 케이블을 고정하는 볼트를 풀 때 필요하며, 주로 5mm짜리를 사용한다. 드물지만 간혹 4mm 육각렌치나 별모양의 톡스렌치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니 자신의 자전거 브레이크에 맞는 공구를 확인하자.
2. 케이블 커터 : 브레이크 하우징(브레이크 겉선)과 브레이크 케이블(브레이크 속선)을 자를 때 사용한다.
※ 8/10mm 스패너, 또는 멍키스패너 : 오래된 자전거나 저가형 브레이크 중에는 너트를 이용해 브레이크 케이블을 고정하는 경우가 있다. 이 너트를 풀 때 필요하다.
정비를 막 시작하는 초보 라이더라면 아마 케이블 커터를 갖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을 것이다. 브레이크 케이블과 하우징의 절단에 펜치 등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끝부분이 깨끗하게 절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자전거 정비를 하면서 제법 사용빈도가 높은 공구이니 저렴한 제품이라도 하나 구입하기를 추천한다. 가격은 20,000원대부터 그 이상까지 다양하다.
브레이크 케이블 ‘업그레이드’ 준비 <2> : 브레이크 케이블 / 하우징 선택
: 브레이크 케이블과 하우징 마감재. 사진의 제품은 잭와이어의 상급 브레이크 케이블인 로드 엘리트 실드 브레이크 키트 세트로, 브레이크 케이블 세팅에 필요한 재료가 모두 포함되어 있어 편리하다.
다음으로 준비할 것은 브레이크 케이블(속선)과 하우징(겉선), 그리고 마감재다. 로드바이크용 브레이크 케이블은 머리 부분에 달려있는 금속덩어리의 모양이 MTB/하이브리드 자전거에 사용되는 브레이크 케이블과 다르다. 로드바이크용 브레이크레버에는 반구형의 머리를 가진 케이블을, MTB나 하이브리드 등 플랫 바 브레이크레버에는 원기둥 모양의 머리를 가진 케이블을 사용하니 브레이크에 맞는 것을 사용해야 한다. 브레이크 케이블은 앞/뒤 브레이크 모두 교체하기 위해 2줄을 준비해야 한다.
또 시마노/스램 타입 브레이크와 캄파뇰로 타입 브레이크는 서로 다른 케이블을 사용한다. 케이블 머리 모양이 비슷하지만 캄파뇰로 케이블의 머리가 약간 더 작다. 시판되는 애프터마켓용 케이블은 대부분 시마노/스램 브레이크 호환제품이다.
: 표면처리 하지 않은 일반 케이블 (위), 표면을 압축해 매끄럽게 가공한 다음 폴리머 코팅하여 마찰력을 줄인 최고급 케이블 (아래)
참고로 브레이크 케이블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케이블의 선택이 중요하다. 오픈마켓 등에서 파는 저렴한 케이블 중에는 개당 1000원 정도의 저렴한 것도 있다. 그러나 저가형 케이블은 표면을 매끄럽게 하는 후 가공 처리가 되어있지 않아 하우징과의 마찰이 크다. 케이블의 마찰이 크다는 것은 곧 브레이크의 작동감이 뻑뻑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테플론이나 폴리머로 표면을 코팅한 케이블은 무척 매끄러워 브레이크 레버의 작동감을 부드럽게 하고 손가락 힘을 브레이크에 효과적으로 전달해 제동력을 크게 높여준다.
브레이크 하우징은 기존의 자전거의 브레이크 선 길이를 재어 넉넉하게 준비하고, 하우징과 케이블의 끝부분에 끼우는 마감재 역시 모자라지 않게 중요한다. 일반적으로 로드바이크의 브레이크에는 6개의 하우징 마감재와 2개의 케이블 마감재가 필요하다.
: 고성능 케이블로 업그레이드 하면 브레이크와 변속 성능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손가락으로 레버를 잡을 때 느낌부터 달라진다.
필자가 사용한 제품은 잭와이어의 최상급 케이블 세트인 ‘로드 엘리트 실드 브레이크 키트’다. 이미 내부에 윤활 루브가 들어있는 브레이크 하우징과 깔끔한 마감재, 테플론 코팅 케이블이 포함되어 있는 브레이크 케이블 풀세트다. 가격은 4만 5000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지만, 약 절반정도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케이블을 사용했을 때와 브레이크의 성능을 비교하면 그 격차가 엄청나다.
브레이크 상태 확인 : 하우징의 길이가 브레이크 성능의 변수
‘재료 선택’에 대한 이야기가 길었다. 하지만 어떤 케이블을 사용하느냐가 브레이크의 성능을 크게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제 재료가 준비되었으니 세팅을 시작할 차례다.
앞에서 방금 구입한 새 자전거의 브레이크 성능에 대해 언급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 새로 구입한 자전거의 브레이크 케이블은 100%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세팅되지 않았다. 새 자전거를 구입한 사람의 몸에 맞추는 과정에서 핸들의 위치를 이동할 수 있는데, 이때 브레이크 케이블의 길이가 모자라지 않도록 여분의 길이를 넣기 때문이다.
: 좌우 브레이크 레버의 감도가 비슷하게 세팅하는 것이 기본이다. 만약 뒷브레이크를 조작하는 레버가 지나치게 뻑뻑하다면 세팅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다.
특히 좌우 브레이크 레버의 감도가 다르다면, 브레이크 케이블의 윤활과 조정이 필요하다. 뒷브레이크를 조작하는 오른쪽 레버가 왼쪽보다 뻑뻑한 경우가 많은데, 뒷브레이크의 케이블 저항이 크기 때문에 이런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브레이크 케이블의 길이가 지나치게 길면 브레이크 하우징이 휘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때 하우징이 휘어지는 부분에서 케이블의 마찰력이 커져 브레이크 레버의 느낌이 뻑뻑하고 제동력도 줄어들게 된다. 가장 이상적인 브레이크 케이블의 길이는 ‘핸들바의 움직임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최대한 짧게’ 그리고 ‘꺾이거나 심하게 당겨지는 부분이 없게’ 하는 것이다.
핸들바 쪽 케이블 뿐 아니라 뒷브레이크 케이블의 하우징 길이도 브레이크의 감도에 많은 영향을 준다. 하우징이 지나치게 길면 저항감이 크고, 짧으면 브레이크의 움직임에 간섭이 생길 수 있다. 불과 1~1.5cm 정도의 길이 차이가 이러한 차이를 가져오기 때문에 신경 쓸 부분이다.
생각보다 간단한 브레이크 세팅
새 브레이크 케이블을 설치하기위해서는 우선 기존의 브레이크 케이블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 브레이크 캘리퍼에서 케이블을 고정하는 볼트를 푼 다음 케이블을 밀어올리면 레버의 안쪽에서 케이블의 머리가 나오게 된다. 브레이크 레버의 종류에 따라 케이블이 나오는 구멍의 위치가 조금씩 다르니 확인이 필요하다.
케이블을 제거한 다음에는 핸들바의 테이프를 풀고 기존의 브레이크 케이블 하우징을 제거한다. 핸들바 테이프를 재사용하기 위해서는 테이프 아래의 접착 면을 깔끔하게 뗄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한다. 기존의 하우징을 제거한 다음, 새로 설치할 하우징의 길이를 재기 위해 임시로 브레이크레버에 하우징 끝을 넣어 핸들바에 대어본다.
핸들바를 최대한 꺾은 상태에서 브레이크 하우징의 길이가 모자라지 않도록 길이를 정한다. 지나치게 짧아 팽팽하게 당겨지는 것보다는 약간의 여유가 있는 것이 좋지만, 여유를 지나치게 많이 주면 케이블의 저항이 커지게 되니 최소한의 여유를 남겨주는 것을 권장한다.
앞브레이크 케이블 역시 케이블이 지나치게 길어 휘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핸들바에서 브레이크 캘리퍼로 내려가는 케이블의 각도가 90도를 이루도록 하면 무난하다.
브레이크 하우징의 길이를 정했으면 잘라야 할 부분을 표시한 다음 커터로 자른다. 힘을 주어 한 번에 자르는 것이 좋다. 절단면이 깔끔하지 않고 휘어지거나 뾰족하다면 이 부분을 잘라 다듬는다.
일반적으로 브레이크 하우징 내부에 라이너가 들어있지만, 잭와이어 로드 엘리트 실드 키트의 경우 하우징에 별도의 루브 라이너가 들어간다.라이너 내부에 윤활유가 들어있어 케이블과의 마찰을 줄이도록 한 것이 특징. 브레이크 케이블에 점도가 높은 오일을 바르거나, 주사기 등을 이용해 하우징에 그리스를 주입하는 것도 하우징 내부 마찰을 줄이는 좋은 방법이다. 하우징 끝에 마감재를 끼우는데, 브레이크 레버쪽에 들어가는 마감재와 프레임 쪽에 들어가는 마감재가 다르니 구별하도록 한다.
잭와이어 로드 엘리트 실드 하우징의 특징, 케이블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고 라이너에 의해 완전히 밀폐된 상태가 유지된다. 브레이크 케이블을 브레이크 하우징에 집어넣을 때 반투명한 루브라이너를 자르지 않고, 라이너 자체를 브레이크 하우징에 넣어 관통시키도록 한다.
여기까지 왔다면 브레이크 케이블 설치 과정의 대부분이 끝났다. 루브라이너를 브레이크 캘리퍼의 케이블 어저스터에 넣어 통과시킨 다음, 어저스터 하단 구멍을 통해 루브라이너가 1~1.5cm 정도 나온 상태에서 칼을 이용해 절단한다. 이제 루브라이너를 밀폐하기 위한 글러브를 설치하고, 케이블을 고정하기만 하면 작업이 거의 끝난다.
루브라이너의 끝부분을 삼각 플라스크 모양의 고무조각(Grub)으로 막아준다. 그 다음 브레이크 캘리퍼에 브레이크 케이블을 고정해준다. 필자의 경우 오른손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브레이크패드를 림의 양 측면에 닿도록 좌우방향에서 꽉 누르고, 왼손으로 브레이크 케이블을 팽팽하게 잡아당겨준 다음 볼트를 죄어주는 방법을 사용한다. 브레이크패드가 림에 닿은 상태에서 케이블을 고정하더라도, 약간의 케이블 유격이 발생하기 때문에 일단 브레이크가 작동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 일단 케이블을 임시로 고정한 다음 정밀하게 조정하는 것이 편하다.
케이블의 세팅이 끝난 다음에는 약간의 여분을 두고 잘라난 다음, 마감재를 끼워 완성한다. 앞브레이크 케이블을 설치하는 요령도 뒷브레이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브레이크 하우징과 프레임이 맞닿는 부위에는 고무 커버를 씌워 스크래치가 나는 것을 방지한다.
테스트, 마무리
아마 ‘자전거를 내 손으로 뜯는’ 작업을 처음 해 본 이라면 여기까지 작업하면서 계속 긴장감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끝난 다음에는 안도감에 한숨을 내쉬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침착하게 하면 약 1시간, 익숙해지면 20분 정도면 마칠 수 있는 작업이다. 브레이크 케이블 교체 작업은 비교적 어렵지 않은 작업이다. 그러나 마친 후의 성취감, 브레이크 레버를 잡을 때 달라진 느낌은 일종의 쾌감을 준다.
필자가 이번에 작업한 자전거는 필자의 개인 자전거가 아닌 시승용 입문자용 로드바이크 모델로, 기본적인 세팅이 무척 잘 되어있는 자전거였지만 비교적 낮은 등급의 케이블이 장착되어있었기 때문에 약간의 저항감이 느껴지는 상태였고, 오른쪽 브레이크레버가 왼쪽 레버보다 다소 뻑뻑한 상태였다.
필자는 평소 주로 테플론 코팅 케이블을 사용하는데 잭와이어의 폴리머 코팅 케이블을 이번에 처음 사용해 작업을 해보았다. 폴리머 코팅 케이블의 효과는 대단했다. 교체 후 유압 디스크브레이크에 필적하는 부드러운 레버의 느낌에 작업을 진행한 필자가 놀랐을 정도다. 저가형 프로맥스 브레이크캘리퍼 소라 급 레버의 조합이 케이블 교체만으로 시마노 순정 케이블을 사용한 상급 브레이크레버와 캘리퍼 조합에 필적하는 부드러움을 지니게 되었다.
자전거 마니아 특히 스포츠용 자전거를 즐기는 라이더라면 보다 좋은 장비, 내 몸에 맞는 자전거에 대한 욕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무조건 부품의 등급을 비싼 것으로 업그레이드하기보다 기존의 부품 세팅의 완벽함을 추구한다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완전히 달라진 자전거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자신의 자전거를 직접 정비할 수 있게 된다면, 숍에서 할 수 없는 자기 취향에 맞는 자전거로 완벽하게 꾸밀 수 있게 된다. 약간의 노력만 들인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글
장낙규 rockyou@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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