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사이클링 슈즈 메이커 게르네(Gaerne)가 설립된 해는 1962년, 지금으로부터 53년 전이다. 게르네는 사이클링 슈즈 뿐 아니라 모터사이클 레이싱 부츠, 아웃도어활동을 위한 부츠와 안전화 등에서도 이름이 알려진 메이커로 뛰어난 품질을 유지하기위해 이탈리아 현지의 공장에서 수작업으로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 게르네 창립자 에르네스토 가촐라. 당시의 구두는 해머로 가죽을 두드리고 한 땀 한 땀 바느질해 만들었다.

게르네는 에르네스토 가촐라(Ernesto Gazzola)라는 트레비소 출신의 구두 장인에 의해 설립되었다. 에르네스토는 젊은 시절 군화를 비롯한 구두를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며 기술을 익혔는데 남다른 손재주와 예술가의 기질을 가진 청년이었다고 한다. 에르네스토는 다양한 소재를 시험하고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여 보다 편안하면서 강한 구두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산악용 부츠와 다양한 스포츠용 신발을 통해 점차 명성을 얻었다.


: 1970년대의 게르네 모토크로스 부츠


: 1984년의 ‘부츠, 토마토, 파스타, 바질’ 광고 / US 모토크로스 챔피언이었던 미키 다이먼과 그의 핑크색 게르네 부츠

게르네가 처음으로 모터사이클용 부츠를 만든 것은 1975년이었다. 게르네의 모터사이클용 부츠는 편안하면서도 튼튼하기로 유명했다. 이탈리아 뿐 아니라 모토크로스가 큰 인기를 얻었던 미국에서도 ‘Made in Italia’와 게르네의 명성은 점점 높아졌고 여러 챔피언들이 애용하는 부츠의 위치에 자리매김했다.


: 게르네 최초의 모터사이클 로드레이싱 부츠 (1977)


: 전설적인 모터사이클 레이서 중 한사람인 웨인 가드너도 게르네 부츠의 애용자였다. (1987)

오프로드 뿐 아니라 온로드 레이싱에서도 게르네의 레이싱 부츠는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전설적인 레이서 웨인 가드너를 비롯한 수많은 선수들이 게르네의 슈즈를 애용했고, 게르네의 레이싱 부츠는 지금도 많은 레이스에서 활약하고 있다.


 

사이클링 슈즈를 만들다

레이싱 부츠로 명성을 높인 게르네가 처음으로 사이클링 슈즈를 만든 것은 1985년이다. 보통 전통 있는 사이클링 스포츠 브랜드가 처음 만든 제품이라고 하면 로드레이싱 분야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재미있게도 게르네가 처음으로 만든 사이클링 슈즈는 산악 하이킹을 위한 MTB용 슈즈였다. 당시 미국에서는 MTB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고, 게르네의 미국 딜러 중 한 사람이 MTB용 슈즈를 만들어볼 것을 권유했다.


: 게르네는 ‘마운틴바이크 클럽’ 팀을 운영하기도 했다. 사진은 올림푸스 MTB 슈즈 포스터.

이를 계기로 게르네는 MTB와 로드레이스용 사이클링 슈즈를 만들기 시작하고 1986년부터 프로 레이서를 후원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당시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에서도 모터사이클 레이싱의 인기가 조금씩 식고 있었던 반면 사이클링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었다는 점도 있었다.


: 숀 켈리는 게르네 로드슈즈를 신고 투르 드 프랑스, 부엘타 에스파냐, 월드챔피언십을 비롯한 많은 레이스에서 우승했다.

게르네를 신었던 첫 번째 챔피언은 아일랜드 출신의 로드레이서 숀 켈리(Sean Kelly)다. 숀 켈리는 투르 드 프랑스와 부엘타 에스파냐에서 각각 네 번의 우승을 거두고 세 번의 월드챔피언십 우승을 거둔 당대의 사이클 스타였다. 숀 켈리 외에도 이탈리아 챔피언 브루노 레알리를 비롯한 많은 선수들이 게르네 슈즈를 신었다.



게르네와 로드레이스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팀이 있다. 바로 이탈리아의 강팀이었던 카레라(Carrera)다. 청바지 메이커인 카레라 진이 메인스폰서였던 이 팀은 ‘엘 디아블로’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클라우디오 치아푸치를 비롯한 많은 명선수를 배출했다. 1992년 지로디탈리아 아마추어 이벤트에서 우승하고 1994년 지로에서 두 번의 스테이지 우승을 차지하며 그 재능을 드러낸 초신성 마르코 판타니가 프로레이서의 경력을 활짝 꽃피웠던 팀이기도 하다.


: 마르코 판타니, 1995년 투르 드 프랑스에서 랄프듀에즈의 피니시라인을 가장 먼저 통과하는 순간.

마르코 판타니는 항상 게르네 슈즈를 신었던 선수이기도 했다. 마르코 판타니가 즐겨 사용한 모델은 게르네 크로노 모델이었다. 크로노와 코브라는 게르네를 대표하는 로드레이싱, MTB 레이싱 슈즈였고 지금도 게르네의 최신 레이싱 슈즈가 그 이름을 물려받아 사용하고 있다.


: 게르네의 레이싱 슈즈 크로노와 코브라 (1993)

마르코 판타니 외에도 많은 선수들이 게르네와 함께했다. 2009 월드챔피언십 우승자이자 2011 투르 드 프랑스에서 옐로저지를 입은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레이서 카델 에반스가 챔피언 저지를 입을 때 함께했던 레이싱 슈즈가 게르네였고, 타임트라이얼 스페셜리스트이자 스프링 클래식을 주름잡는 ‘스파르타쿠스’ 파비앙 칸첼라라도 게르네를 신었다.




 

GAERNE, Handmade in Italia

: 게르네의 레이싱 슈즈는 지금도 이탈리아 현지에서 핸드메이드 방식으로 생산된다.

많은 레이싱 슈즈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중국이나 베트남 등지에서 만들어지지만, 게르네의 레이싱 슈즈는 지금도 이탈리아 현지에서 오랜 기간 동안 레이싱 슈즈를 만들어온 장인의 손에 의해 만들어지는 핸드메이드 제품이기를 고집한다.


: 게르네의 전통 있는 MTB 레이싱 슈즈 카본 G.코브라(위)와 최상급 로드레이싱 슈즈 카본 G.스틸로(아래)

게르네의 레이싱 슈즈는 국내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작년에 출시된 최상위 로드레이싱 슈즈인 카본 G.스틸로(G.STILO)와 최상급 MTB XC 슈즈 카본 G. 신크로를 비롯해 카본 G. 코브라, 카본 G. 크로노 등 게르네를 대표하는 모델이 ㈜엠비에스코프레이션을 통해 수입된다


 

[preview] 게르네 카본.G 코브라 / 카본.G 스틸로

카본 G. 코브라는 두 개의 독립된 보아다이얼 시스템과 단단한 EPS 카본 밑창이 적용된 350g대의 가벼운 무게를 자랑하는 MTB 레이싱 슈즈다. 발등의 압박을 줄이기 위한 유연한 쿠션과 단단한 힐 컵이 적용되어 편안하면서도 뛰어난 페달링 효율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 특히 뒤꿈치 윗부분까지 단단하게 잡아주도록 설계되어 강한 페달링 스트로크에도 발을 단단히 잡아준다.



카본 G. 크로노는 게르네의 최신 로드레이싱 슈즈다. 게르네의 다른 상급 레이싱 슈즈와 마찬가지로 EPS 카본 밑창을 적용했고, 힐 컵 부분까지 카본으로 만들어 발을 단단하게 감싸 안아 페달링 효율을 극대화하도록 디자인 되었다. 무 게 또한 가벼워 260g에 불과하다.

카본 G. 크로노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발등을 죄는 보아시스템의 케이블과 스트랩의 독특한 배치다. 사람의 발은 정면에서 보았을 때 바깥쪽으로 경사진 모습인데, 최대한 발등의 뼈와 근육을 압박하지 않도록 하기위해 사선으로 잡아당겨 발을 고정한다.



특히 엠비에스코프레이션을 통해 정식으로 국내 출시된 게르네 슈즈는 아시안 핏 모델로 발에 가해지는 압박이 무척 적은 것이 특징이다.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 특유의 넓고 납작한 발에 맞춰, 신발을 정면에서 보았을 때 발의 하단 볼 부분이 넓고 위로 올라올수록 좁아지도록 성형하여 맞춤 구두처럼 편안하다.



게르네 카본 G. 코브라는 현재 국내 정상급 MTB 레이서 나상훈을 비롯한 팀 엘파마의 선수들이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아시안 핏의 편안함이 경기력 향상에 많은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선수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카본 G. 코브라와 카본 G. 스틸로 외에도 국내에서 정식으로 유통되는 게르네 슈즈는 전량 이탈리아에서 생산된 제품이며, (주)엠비에스코프레이션(엘파마)이 수입과 유통을 맡고 있다.



취재 협조 : (주)엠비에스코프레이션  (055)265-9415  www.elfam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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