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전거 동호인들에게 최고의 레이스 무대로 인정받고 있는 마스터즈 사이클링 투어(Masters Cycling Tour Korea, 이하 MCT)가 지난 2월 28일 1차전 강진투어를 시작으로 2015년의 치열한 경쟁의 서막을 열었다. 추운날씨와 어느덧 강진투어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 잡은 비가 예보되어 있었음에도 신청한 339명 중 296명이 참가하여 동호인들의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뜨거운 열기 탓인지 예보되었던 비는 내리지 않았다.



강진, 나주, 양양, 영주, 금산, 인천의 총 6차전으로 진행되는 2015 MCT는 각각의 경기마다 레이스 포인트를 합산하여 6차전 이후에 치러질 스테이지 경기(1일 이상 계속해서 진행되는 경기)인 TDK 스페셜의 참가팀을 결정하는 평가전의 성격을 띤다. 해를 거듭할수록 더해지는 열기에 올해부터는 300명의 참가인원 제한을 없애고 선수 개인보다 팀의 중요성을 강화하기 위해 따로 한 번 팀을 등록하면 시즌 내에는 이적을 불허하는 규정이 새로 생기는 등(단, 개인으로 등록한 선수는 따로 공지되는 이적기간 내에 가능), 아마추어 레이스의 질을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한 변화가 시도되었다.

라이드매거진은 ‘라이드매거진 TEST RIDE TEAM’으로 참가하여 실제 MCT 강진투어의 생생한 모습을 직접 체험해 보았다.


 

레이스 내용

MCT 강진투어의 코스는 강진 우시장을 출발하여 1.7km 지점  호계리 삼거리에서 좌회전 한 후 레이스가 오픈(앞선 심판 차량의 속도제한이 풀림)되어 까치내재를 지나는 26km의 순환코스를 3바퀴 돈 후 다시 우시장으로 돌아오는 81.4km의 코스로 구성되었다.



지난해와 같은 코스에서 진행된 강진투어를 대표하는 장소는 바로 ‘까치내재‘다. 레이스가 시작되고 심판 차량의 유도가 끝나자마자 시작되는 까치내재 초입은 겨우내 혹독한 훈련을 한 라이더에게는 초반 공세를 펼칠 최적의 장소였지만 그렇지 못한 라이더에게는 가혹한 시련의 장이 되었다.

까치내재를 빼면 큰 규모의 오르막은 없지만 이미 지친 다리를 이끌고 계속해서 지나는 작은 언덕과 코스를 시계방향으로 돌기위해 우회전을 할 때마다 변하는 매서운 바람은 지친 라이더들을 계속해서 걸러내기에 충분했다. 경기가 시작 된지 2시간 12분이 지나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최후의 15명이 결승전 전방에 모습을 나타냈다. 마지막 코너를 돌자마자 시작되는 스프린트의 최종 승자는 김남형(팀 자이언트) 선수였다. 그 뒤를 이어 5명의 선수들이 들어오고, 약 4분 30초 간격으로 메인 그룹의 47명이 골라인을 통과했다.



4분 30초라는 차이는 로드 레이스에서 굉장히 큰 시간차이며, 그만큼 상위 20여명의 선수들이 아마추어임에도 프로 못지않은 진지한 자세로 겨울 시즌을 보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경기가 끝나고 징계를 받은 라이더도 있었다. ‘경기심판위원회 규정 No.36’ 으로 번호판 부착 후 경기진행 역방향으로 결승선을 재통과했기 때문이다. 이는 경기결과 분석에 혼선을 줄 수 있는 요소로 골인 후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라이드매거진 문인영 기자가 들여다 본 MCT 강진투어

추운날씨에 비에 흠뻑 젖어 경기를 치렀던 2014 강진투어의 악몽을 재현하지 않기 위해 각종 우천 장비를 철저히 준비했지만 다행스럽게도 경기가 모두 종료되고 나서야 비가 내렸다.

강진은 지난 마스터즈 경기들과 투르 드 코리아에 걸쳐 여러 번 방문 한터라 익숙한 코스였다. 스타트 라인을 넘고 얼마 되지 않아 등장하는 까치내재가 최대의 격전지로 예상되었고, 올해부터 참가인원 제한이 풀려 첫 바퀴에서 고갯길에 진입할 때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면 경기가 끝날 때까지 선두의 모습은 구경도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강진체육관을 출발해 우시장 앞에서 실제 레이스가 시작되는 플라잉 스타트 방식이 도입되었는데, 플라잉 스타트 이후 유도차량이 속도를 내자 오르막길에서 집단의 속도가 갑자기 빨라졌다. 그런데 하필 전방에서 작은 낙차사고가 발생하였고 여기에서 이미 선두와 꽤 많은 시간차이가 벌어지게 되었다. 코스를 세 바퀴 도는 경기 중 첫 바퀴에서 까치내재 정상에 올랐을 때 이미 최선두 그룹과 2분 이상의 시간차가 났고 그때부턴 사실상 DNF(Did not Finished)를 면하기 위해 달렸다.



대략 20명 내외의 중소규모 그룹에 속해서 마지막까지 달렸는데, 바람이 많이 불고 기온이 찬 혹독한 상황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선두를 교대해가며 제법 로드레이스다운 라이딩을 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동호인 경기에서도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새삼 놀랐고, 우리나라 동호인 레이서의 수준도 상당히 높아졌다는 인상을 받은 경기였다. 하지만 아직도 먹고 남은 에너지 젤 껍질을 길가에 그대로 던지는 참가자들을 종종 보았다. 이제 프로 레이스에서도 길가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다. 레이스의 수준과 함께 레이스를 즐기는 라이더의 문화도 함께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