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어깨통, 안장통 등으로 불리는 자전거 주행 중에 오는 각종 통증은 라이딩을 본격적으로 즐기기 시작한 라이더가 반드시 거쳐 가게 되는 성장통과 같은 증상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라이더는 신체와 라이딩 성향에 맞는 부품을 찾아가는 피팅(fitting) 과정을 거치게 된다. 라이더가 겪는 운동 중 통증의 완화와 부상방지는 물론이고, 가장 효율적인 페달링을 위해 적합한 부품을 사용함의 중요성은 거듭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자기 자신에게 맞는 부품은 어떻게 찾아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핸들바와 안장, 스템 등 자전거를 구성하는 부품을 고를 때 수많은 메이커에서 내놓은 엄청나게 많은 부품들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는 점도 이런 어려움을 더한다. 안장 하나만을 보더라도 각 메이커가 주장하는 자신들이 최고라는 선전을 무조건 신뢰하기는 어렵다.



‘사람마다 적합한 안장이 다르다’라는 점을 생각하면 결국 자신에게 적합한 안장은 스스로 골라야 하는데, 이탈리아의 안장 브랜드 피직(fi'zi:k)은 사람의 유연성을 기준으로 제품을 선택하도록 한 스파인 콘셉트(Spine Concept)를 통해 쉽고 직관적인 해답을 제시한다.



Bull, Snake, Chameleon? 당신은 어떤 타입?



피직 스파인 콘셉트에서는 라이더를 유연성에 따라 3가지 타입의 동물로 구분하고 있다. 가장 유연한 라이더는 뱀같이 유연하다는 의미에서 Snake(뱀), 유연성이 가장 적은 라이더는  Bull(황소) 그리고 Snake와 Bull 사이의 중간정도 유연한 라이더는 Chameleon(카멜레온) 으로 구분하여 그에 알맞은 부품을 추천하고 있다.


: 캐논데일 레이싱 팀 선수들의 유니폼에 표시된 스파인 콘셉트 타입

내 타입의 동물을 알기위한 유연성을 어떻게 측정해야 할까? 피직은 쉬운 기준을 제시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경험하는 체력측정 항목 중 하나인 ‘유연성 테스트’를 떠올리면 된다. 다리를 11자로 벌린 상태에서 구부리지 않고 편안하게 뻗은 손이 발끝에 얼마만큼 가까워질 수 있는가에 따라 3가지 타입을 구분할 수 있다. 이미 우리들 중 대다수는 자신의 유연성 테스트가 어느 정도인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Bull, Chameleon, Snake 3가지 동물 중 자신이 맞는 타입을 확인하여 그에 알맞은 안장과 핸들바를 선택할 수 있도록 피직에서는 제안하고 있다.



피직은 2011년부터 스파인 콘셉트를 통해 많은 프로 선수들을 지원해 왔으며 로드레이스, MTB, 트라이애슬론과 사이클로크로스 경기에서도 피직 안장을 사용하는 선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프로 사이클 선수들에게도 피직에서 공개한 각자의 동물 타입이 있는데 당대 최고의 스프린터로 불리는 마크 카벤디쉬(Mark Cavendish)는 Chameleon 타입, 2006년 2010년 지로 디 이탈리아를 우승한 클라이머 이반 바쏘(Ivan Basso)는 Snake, 최근 개인 독주 전문가로 떠오른 토니 마틴은 Bull 타입으로 구분된다. 이들은 스파인 콘셉트에서 추천하는 피직의 안장들을 실제 사용하는 선수들이다. 이들의 라이딩 자세에서 보이는 유연한 정도를 참고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안장뿐만 아니라 핸들바까지 적용되는 스파인 콘셉트를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예로 프랑스의 명문 사이클 팀인 AG2R la mondiale을 들 수 있는데 피직의 안장뿐만 아니라 핸들과 스템까지 컴포넌트 일체를 지원받고 있다. 스파인 콘셉트를 통한 안장과 핸들바 선택을 AG2R la mondiale 선수들의 자전거를 통해 살펴보자



불 (Bull) - 뻣뻣한 허리의 황소들의 우직함을 위한


: 알리안테(Alinante) 안장과 시라노 메이드 포 불(Cyrano made for Bull) 핸들바가 장착된  DANIEL Maxime 선수의 Focus Izalco max



3가지 동물 타입 중 가장 높은 포지션을 가진 Bull 에게 피직은 알리안테(Alinante) 안장과 시라노 메이드 포 불(Cyrano made for Bull) 핸들바를 추천하고 있다. 알리안테 안장은 상당히 굴곡진 형태로, 옆에서 보았을 때 후방으로 갈수록 고차가 높아지고 중앙은 움푹하게 들어간 편으로 두께도 상당하다. 면적이 275X140mm으로 좌우로 넓고 앞뒤로는 짧은 형태다. 많은 움직임 보다는 일정한 포지션으로 편안함에 초점을 맞춘 안장이며 피직의 가장 오래된 스테디셀러 안장이기도 하다.



시라노 메이드 포 불(Cyrano made for Bull) 핸들바는 피직의 시라노 시리즈 중 드롭(Drop : 핸들바를 옆에서 보았을 때 최상단에서 하단까지 길이)과 리치(Reach : 핸들바를 옆에서 보았을 때 전방에서 안장방향까지 뻗은 길이)가 가장 짧은 모델로 130mm드롭과 80mm 리치(핸들바 사이즈 420mm기준) 길이로 설계되어 있다. 허리가 숙여지는 정도가 크지 않은 불 타입 라이더가 핸들바 하단을 잡아도 신체에 무리가 오지 않도록 한 사이즈다.



스네이크 (Snake) - 뱀처럼 유연한 라이더들의 다양한 변신을 위한


: 아리오네 (Arione) 안장과 시라노 메이드 포 스네이크(Cyrano made for Snake) 핸들바를 사용 중인 Domenico pozzovivo의 자전거



AG2R la mondiale의 팀 리더이자 클라이밍 스페셜리스트인 도메니코 포초비보 (Domenico pozzovivo)의 포커스 이자르코 맥스(Focus Izalco max)에는 아리오네 (Arione)가 장착되어 있다. 아리오네는 지난 몇 년간 라이더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안장이다.  300X132mm 면적으로 앞뒤로 상당히 길고 좌우 폭은 매우 좁은 형태다. 수평에 가까울 정도로 표면 굴곡이 없기 때문에 안장의 전방과 후방에 걸쳐 다양한 위치에 걸터앉을 수 있다. 주행 코스와 레이스 상황에 따라 허리가 유연한 스네이크 타입 라이더가 안장위에서 다양한 포지션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안장이다.



시라노 메이드 포 스네이크(Cyrano made for Snake) 핸들바는 클래식 라운드 형태 핸들바로 외관으로 쉽게 확인 될 정도로 다른 핸들바들에 비해 리치와 드롭이 상당히 깊은 편이다. 시라노 메이드 포 스네이크는 420mm 사이즈 기준으로 드롭은 140mm, 리치는 85mm에 이른다. 낮은 포지션을 유지하여 공기역학적 이점을 얻고자 하거나 팔 길이가 길어 안장과 고도 차이를 많이 확보하고자 하는 경우 사용되는 핸들바로, 포초비보의 경우에는 유연한 스네이크 타입이며 키가 작은 선수이기 때문에 안장과의 높이 차이를 충분히 확보하고자 사용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카멜레온 Chameleon - 때로는 뱀이며 때로는 황소인, 둘 사이의 절충안을 위한


: 안타레스 (Antares) 안장, 시라노 메이드 포 카멜레온(Cyrano made for Chameleon) 핸들바를 사용 중인 AG2R la mondiale의 Mikaël Cherel 선수의 포커스 이자르코 맥스



카멜레온 타입에게 피직이 추천하는 컴포넌트는 앞서 살펴본 스네이크와 불 타입의 중간 정도의 절충안이다. 먼저 카멜레온 타입을 위한 안장인 안타레스 (Antares)는 좌우면적이 275X142mm로 불 타입의 알리안테보다 약 2mm 가량 넓은 반면, 옆에서 본 모습은 스네이크 타입인 아리오네만큼 평평하진 아니지만 알리안테만큼 굴곡이 심하진 않은 후방으로 갈수록 약간의 굴곡을 가진 안장이다. 알리안테의 넉넉한 사이즈에서 느낄 수 편안함과 아리오네의 앞뒤 포지션 활용성, 두 안장의 장점을 결합한 중간적 성격을 띠고 있다.



시라노 메이드 포 카멜레온(Cyrano made for Chameleon) 핸들바 역시 420mm 기준 드롭 135mm, 리치는 85mm로 불과 스네이크의 중간 사이즈다. 형태는 시라노 메이드 포 불과 동일한 라운드 형태로 리치는 스네이크 타입과 동일, 드롭은 두 타입 사이에 5mm 차를 둔 중간 사이즈이다.



피직 공식 웹사이트의 스파인 콘셉트 페이지에서는 앞서 살펴본 Find the Animal in you에 의한 동물타입과 더불어 라이더가 퍼포먼스와 경량 부품을 추구하는지 아니면 편안하고 부담 없는 라이딩을 추구하는지, 성향에 따라 구체적인 피직 제품들을 추천받을 수 있다. 또한 피직의 대한민국 공식 딜러인 세파스(Cephas)는 공식 대리점을 통해 피직의 안장 제품들을 시승해 볼 수 있도록 테스트 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안장을 구입하기 전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다.

스파인 콘셉트가 절대적인 해답을 제공한다고 할 순 없다. 사람의 신체와 성격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막 자신에게 맞는 피팅과 스타일을 찾아가려는 라이더에게 스파인 콘셉트는 어두운 길을 밝게 비춰 주는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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