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자전거는 도로를 공유하는 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안전을 책임질 보호 장치는 아직 부족하다. 자전거 라이더는 뒤에서 빠르게 달려드는 차량에 노출되어있고, 자동차 운전자는 갑자기 사방에서 튀어나오는 자전거에 놀라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다.



매년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필연적으로 자동차와 자전거의 사고도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유럽이라 해도 별로 다를 것이 없다고 한다. 보다 안전한 도로를 만들기 위해 자동차 메이커인 볼보는 자동차가 자전거를 감지해 충돌 위험시 저절로 멈추도록 하는 사이클리스트를 보호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고, 더 나아가 자전거 헬멧 메이커인 POC와의 협력으로 자동차가 감지하기 어려운 측, 후방에서 접근하는 사이클리스트를 보다 쉽게 감지할 수 있도록 전파를 발신하는 마이크로칩이 내장된 헬멧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기술들이 분명 유용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들은 어디까지나 자동차가 자전거를 쉽게 발견해 비켜나가기 위한 기술이다. 여전히 자전거를 탄 라이더는 뒤에서 자동차가 빠르게 달려와도, 그저 부딪히지 않고 잘 피해가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수동적인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후방에서 다가오는 자동차를 라이더가 보다 쉽게 알아차리고 미리 위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는 없을까?



자전거용 후방감시 레이더?



자전거에도 후방감시 레이더를 장착하고자 하는 아이디어는 이미 시도된 적이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자전거 숍에서 자전거용 후방감시 레이더를 판매하는 것을 볼 수 없다. 아마도 무척 비싸거나, 혹은 대량생산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최근 가민이 iKubu라는 회사를 인수하였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자전거용 후방감시레이더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iKubu는 자전거용 후방감시 레이더 ‘백트래커(Backtracker)’를 개발한 회사다.


: 백트래커의 프론트 유닛(왼쪽), 리어 유닛(오른쪽).

백트래커는 프론트, 리어의 두 개의 유닛으로 나뉜다. 후방의 시트포스트에 장착되는 리어 유닛은 마치 LED 테일라이트처럼 생겼는데, 최대 140m부터 후방에서 접근하는 차량을 감지하고, 차량이 가까워질수록 라이트를 빠르게 점멸하면서 자동차에게 라이더의 존재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리어 유닛이 감지한 자동차에 대한 정보는 핸들바에 장착된 프론트 유닛의 LED에 표시된다. 자동차가 점점 가까이 다가옴에 따라 프론트 유닛의 LED 라이트의 점멸 위치가 움직이면서 차량과의 거리를 표시해주는데, 라이더가 뒤돌아보지 않아도 차량이 접근하는 것을 알고 대비하게 도와주며, 특히 시야를 제대로 확보하기 어려운 야간 라이딩 시 라이더의 안전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자전거용 후방 레이더가 다가오는 차량의 위협을 물리적으로 완전히 막아줄 수는 없다. 그러나 라이더가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 직접 안전한 대응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기엔 충분하다.



가민이 내 놓을 새로운 시스템을 기다리며



백트래커는 사이클리스트가 능동적으로 위험에 대응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환영할만한 제품이다. 가민의 회사 인수 소식은 아마도 백트래커가 양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머지않아 자전거 전문 숍에서 자전거용 후방감시 레이더를 판매하는 시기가 오지 않을까? 또한 지금까지 가민이 내놓은 GPS와 사이클링컴퓨터와 통합되어 새로운 스마트 사이클링 기어가 나올 것이라 예상하는 이도 있다.



아무리 조심하고 좋은 장비로 무장해도 사고는 늘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닥쳐온다. 이 같은 스마트기기가 사고를 완전히 사라지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기가 각광받고 있다는 것은, 한편으로 예전보다 자전거 안전운행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전거 라이더와 자동차 운전자가 서로를 존중하는 성숙한 도로이용문화다.

거리를 달리는 많은 자전거 라이더가 자동차의 운전석에 앉는 순간부터는 드라이버가 된다. 자전거와 자동차는 서로의 적이 아닌, 함께 도로를 이용하는 동반자임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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