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은 항상 가슴을 설레게 한다. 이제 산악자전거에 도전해 보려고 한다. 그동안 로드바이크를 주로 타왔지만 이제 슬슬 지겨워 진걸까, 새로운 장르의 자전거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중 단연 경험해보고 싶은 것은 바로 산악자전거다. MTB 동호인들 사이에서 흔히 ‘산뽕 맞았다‘는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마치 마약과도 같은 산악자전거의 재미를 느꼈다는 뜻이리라. 주변에 이미 사이클만 타 오다 MTB를 타보고 산뽕을 맞고 말았다는 지인들을 여럿 본 터라 어떤 느낌인지 그동안 매우 궁금했었다.







마침 스페셜라이즈드에서 ‘테스트 바이크‘라는 시승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산악자전거들을 마음껏 타볼 수 있는 기회다. 테스트바이크 프로그램을 통해서 산뽕을 맞아보기로 마음먹었다.

테스트 바이크에 참가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클릭 몇 번이면 쉽게 신청이 가능하며 스페셜라이즈드 코리아 홈페이지 메인화면에서 링크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클릭하고 들어가서 원하는 시승매장과 원하는 모델을 고르면 된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 대부분 대도시에 위치한 스페셜라이즈드 대리점에서 시승이 가능하다.








시승 매장은 분당에 위치한 세이스포츠로 선택했다. 분당에서 광주 방면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에는 많은 MTB코스가 있다. ‘산뽕’을 체험하기엔 더 없이 좋다. 현재 스페셜라이즈드 테스트 바이크 프로그램에서는 대표적인 산악자전거인 에픽과 스텀점퍼 두 가지 모델의 시승을 실시하고 있다. 에픽과 스텀점퍼는 스페셜라이즈드의 대표적인 산악 크로스컨트리 모델이다. 시승 모델은 하드테일인 스텀점퍼로 결정했다. 일단 로드바이크와 닮은 하드테일을 먼저 맛본 후에 풀서스펜션 MTB를 타고 싶다. 더 맛있는 음식은 나중에 먹으려고 남겨두는 것과 같은 마음이랄까.








시승에 준비해야 하는 것이 몇 가지 있다. 신청자를 확인하기 위한 신분증이 있어야하며 시승에 사용할 헬멧은 반드시 본인이 챙겨 가져가야 한다. 그밖에 자전거 의류, 신발, 장갑 그리고 클립리스 페달 등은 선택사항이다. 클립리스 페달과 슈즈가 없다면 플랫폼 페달을 시승 장착해 주기 때문에 운동화를 신고도 시승은 가능하다.







분당 정자동에 위치한 세이스포츠 매장은 차를 타고 지나다니며 자주 봐왔던 터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매장 입구에 도열한 테스트 바이크들이 반겨준다. 시승을 위해 준비된 스텀점퍼 콤프 카본 29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승을 시작하기 전 간략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 후 테스트 바이크 프로그램 협약서 작성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시승차를 내 몸에 맞추는 피팅 과정을 거치면 이제 산길로 내달릴 준비 끝. 드디어 산뽕을 체험할 때가 왔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런 설렘을 경험해본지가 얼마만인지, 살아있는 자전거 마니아임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순간이다.








방문 전날 미리 요청한 덕분에 세이스포츠 실장님과 동행할 수 있었다. 산악자전거에 능통하실 뿐만 아니라 매장 근처에 MTB코스를 훤히 꿰뚫고 계시니 이런 든든한 동반자가 따로 없었다. 이제까지 테스트 바이크 프로그램에 참가자들 중 동행을 요청한 경우는 처음이라고 한다. 코스까지의 동행은 테스트 바이크 프로그램에 포함된 사항은 아니다. 만약 주변의 코스를 모르고 산악자전거에 익숙지 않아 가이드해줄 사람이 필요하다면 사전에 스케줄을 확인하고 요청하길 바란다.







분당에서 광주로 넘어가는 태재고개를 지나 초보자 코스로 널리 알려졌다는 문형산으로 향했다. 코스 초입에 들어서자 비포장도로가 시작되고 차들이 지나간 흔적 사이로 자갈과 돌들이 마구 흩어져 있을게 눈에 들어온다. 살짝 겁은 나지만 타이어를 믿고 일단 앞바퀴를 들이밀어 보니 아무 문제없이 바퀴가 지나가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자근자근 가기편한 길을 찾아 오르는 재미도 있다.

흙길로 된 오르막을 자전거를 타고 오르니 도로 사이클 라이딩과는 전혀 새로운 기분이다. 거친 숨을 몰아쉬다 보니 어느새 산 중턱에 올라 나무가 눈부신 햇빛을 가려주며 땀 흘리던 이마는 시원해진다. 주변이 고요하여 새소리와 바람소리만 들려오니 말 그대로 심신이 정화된다. 흔히 말하는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이 맛에 산에 오는구나, 이것이 ‘산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산악자전거를 타는 자세와 지형 별 운영방법에 대해 실장님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라이딩에 적용해가며 요리조리 타다보니 점차 스텀점퍼와 친해져 간다. 이제 제법 내리막을 내려오는데도 과감한 주행을 시도 한다. 내리막에서도 주행하기 좋은 길을 찾아가며 내려오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놀랐던 점은 이날 시승한 자전거가 29인치였다는 것인데, 키가 작은 편인 내가 타도 아무런 무리가 없었다. 단신 라이더들이여 큰 바퀴를 두려워하지 말자.







이제 시승을 종료하고 돌아가야 하는 시간, 해가 한창 머리위에 있을 오후에 출발하였는데 벌써 노을이 지고 있다. 한참 크로스컨트리의 재미에 빠져들다 보니 시간가는 줄 몰랐다. 이제 막 정 붙인 스텀점퍼와 이별을 해야 한다니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반납 시엔 자전거와 장비의 이상 유무 확인과 시승소감을 받는데 자전거 시승자의 피드백은 스페셜라이즈드 측에서는 라이더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참가자는 오늘 타본 자전거가 자신과 잘 맞는지, 라이딩 습관과 자세에 문제는 없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도 하니 어찌 보면 테스트 바이크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피날레라고 볼 수 있다.









현재 로드바이크를 타고 있는 내게 스텀점퍼 콤프 카본 29는 산악코스 라이딩의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는 자전거였다. 겨울철에 도로가 얼어붙기 시작하면 로드바이크는 야외 활동이 불가능하다. 항상 실내 트레이너위에서 지루한 겨울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MTB로 겨울 산을 오르는 모습을 떠올려보았다. 겨울철을 위한 새로운 즐거움이 될 것 같다. 문형산 일대 도로 코스들은 예전에도 로드바이크로 여러 번 온 적 있는 익숙한 장소였다. 하지만 이번엔 MTB를 타고 산 속으로 들어가 새로운 코스를 맛보았듯, 스텀점퍼 콤프 29가 그동안 익숙해져 버린 자전거 안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줄 것처럼 느껴졌다. 지금도 스팀점퍼가 자꾸 아른 거리는데 아무래도 지름신이 내린 것만 같다.








새로운 시도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하지만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면 승리한다. 이처럼 새로운 것에 대한 적극적인 시도는 우리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스페셜라이즈드의 테스트 바이크 프로그램을 통해 적극적 시도를 해보자. 누군가는 처음 자전거를 접할 것이고, 필자처럼 자전거를 즐기다 새로운 장르를 찾는 라이더도 있을 것이다. 또한 26인치 MTB를 타다가 최근 유행인 29인치 자전거를 경험하려는 라이더도 있을 것이다. 테스트 바이크를 통해 지루하고 무기력해진 일상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 넣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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