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곡히 들어차 있는 자전거들로 지나다니기조차 힘든 통로, 자전거 부품들이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기름투성이의 지저분한 바닥, 그리고 판매용과 매장에서 사용하는 물건들의 구분되지 않는 먼지 쌓인 진열장 등, 소비자가 편안하게 제품을 구경하기도 힘들고 전시된 물건들도 신뢰할 수 없으니 가게 주인의 자전거를 정비하는 손길도 왠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 증가하는 자전거인구와 고급화된 소비자들의 취향엔 부합하지 않는, 그동안 자전거 가게 하면 생각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근래에 자전거 업계의 노력으로 새로운 모습의 자전거 가게들이 나타나고 있다. 자전거 브랜드들이 소비자를 위한 쾌적한 자전거 소매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바로 브랜드 스토어의 등장이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예로는 스페셜라이즈드의 브랜드 스토어들을 들 수 있다. 국제 자전거 기업이며 국내에 지사를 설립하여 운영되고 있다. 대한민국을 중요한 시장으로 인식하고 소비자들을 위한 서비스와 문화행사에 아낌없는 투자와 후원을 하고 있는 것 또한 스페셜라이즈드의 특징이다.
브랜드 스토어 방문기 - 인천 연수바이크
취재를 위해 스페셜라이즈드의 브랜드 스토어로 운영되고 있는 인천 연수구의 위치한 ‘연수바이크‘를 방문하였다. 이날은 연수바이크가 ’엘리트 스토어‘에서 ’콘셉트 스토어‘로 등급이 상향 조정되는 행사가 있었다.
스페셜라이즈드 한국지사에서는 각 스토어의 고객서비스와 매장관리 등을 평가하여 차등을 둔 등급제 운영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연수바이크의 매장을 들어서는 순간 새롭게 인테리어 공사를 마친 것 같이 깔끔하고 쾌적한 느낌을 받았다. 알고 보니 이미 지난 2년 전 설치된 것을 그동안 유지해온 것으로 매장관리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 브랜드 스토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정도면 스페셜라이즈드의 최고 등급인 ‘콘셉트 스토어’가 되기에 충분한 첫 인상이었다.
깔끔하고 쾌적한 매장
쇼 윈도우에 멋지게 장식된 자전거들은 지나가는 행인들의 발길을 잡는다. 안으로 들어서면 넓고 쾌적한 공간은 자전거들과 진열된 제품들을 구경하는데 불편함이 없다. 마치 백화점 내에 자리 잡은 고급 매장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보기 쉽고 특징이 잘 설명되어 있는 제품들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슬로건과 역사에 대한 내용을 담은 사진들도 인상적이다. 주목할 점은 전국의 모든 스페셜라이즈드 스토어는 동일한 콘셉트의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지역에 가더라도 스페셜라이즈드 스토어를 방문하면 같은 익숙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평일 오전에 방문한 연수바이크에서는 여성 동호인들을 위한 트레이닝 강습행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넓고 설비가 잘 갖추어진 매장인 덕분에 진행할 수 있는 행사이다. 브랜드 스토어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단순히 자전거와 제품들을 사는 것뿐만 아니라 자전거를 배우고 함께 라이딩을 즐길 공간과 사람들을 얻게 된다.
자전거부터 부품 그리고 용품까지
스페셜라이즈드뿐만 아니라 브랜드 스토어를 운영 중인 브랜드들의 특징은 자전거를 즐기기 위한 모든 제품과 용품들 출시하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자전거를 구입한 브랜드 스토어에서 라이딩에 필요한 제품들을 모두 함께 구입할 수 있어 처음 자전거를 구입하는 소비자라면 자전거 외에 필요한 용품들을 구입하기 위해 여러 매장을 찾아다닐 고생을 덜 수 있다. 기존에 자전거를 타던 마니아 동호인은 스페셜라이즈드의 제품이 있는 매장을 찾아다닐 필요 없이 이 브랜드 스토어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전문적인 서비스
스페셜라이즈드 브랜드 스토어에는 제품에 대한 전문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다. 자전거 정비부터 피팅과 고객의 취향과 목적에 따른 자전거 선택까지 스페셜라이즈드의 정기적인 직원 교육을 통해 이를 가능케 하고 있다. 연수 바이크의 가장 안쪽 공간에는 미캐닉 룸과 피팅 시설이 갖추어져 있었다. 이러한 설비 갖추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전거 매장에서는 꺼려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브랜드 스토어에서는 이러한 전문적인 장비를 통한 서비스를 받아 볼 수 있다.
연수바이크는 올해로 7년 된 고급 자전거 전문 매장으로 처음에는 여러 가지 브랜드를 취급하는 매장으로 출발하여 스페셜라이즈드 브랜드 스토어가 된지 2년이 되었다. 또한 스페셜라이즈드의 브랜드 스토어들 중 가장 빠른 기간에 최고 등급인 ‘콘셉트 스토어‘가 되었다.
처음 브랜드 스토어가 되었을 때만해도 매장에 진열하는 자전거 숫자가 많지 않아 매출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고 한다. 자전거 전문 숍은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기존의 업계 상식이었다.
하지만 브랜드 스토어의 장점은 단순히 자전거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자전거와 가장 잘 어울리는 브랜드의 의류와 다양한 액세서리 잘 정리하여 한 자리에서 모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깔끔하게 제품이 종류별로 잘 정리된 매장은 자전거를 처음 접하는 고객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여기에 고품질의 서비스와 정비를 제공하고 해외에서 출시된 신제품들도 빠르게 고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어 브랜드스토어를 방문하는 고객들의 만족도는 다른 매장에 비해 매우 높다고 한다.
인터뷰 - 스페셜라이즈드 기명호 지사장
“가고 싶은 매장, 가기 편한 매장, 가면 행복한 매장이 되어야 합니다.“
스페셜라이즈드는 자전거 숍의 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객에게 맞지 않는 자전거를 강요하는 판매에만 급급한 자전거 매장들은 변화해야 할 것입니다. 고객에게 알맞은 자전거와 용품 그리고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만족을 실현하는 것이 스페셜라이즈드 브랜드 스토어 정책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스페셜라이즈드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브랜드 스토어 정책을 시작하였습니다. 우리가 가장먼저 시작했고 그것이 이제 기본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여러 브랜드들이 우리 스페셜라이즈드의 정책과 비슷한 각자의 브랜드 스토어를 만들고 있는 것을 저는 기쁘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더 많은 업체들이 좋은 브랜드 스토어들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경쟁자들과 함께 자전거 문화를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들과 자전거 업계는 함께 행복을 느끼고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
라이드매거진 sjlee@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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