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9.27 수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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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K 7.4 FX - 퍼포먼스 하이브리드


세상에는 수많은 자전거들이 있고, 저마다의 특징과 매력이 있다. 로드바이크는 빠른 맛에 타고, MTB는 거침없이 몰아붙이는 맛에 탄다. 그럼 하이브리드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어중간한 맛에 탄다는 대답은 분명 오답이다. 정답이 떠오를 듯 말 듯 하며 머릿속을 간질이는데 뭐라고 표현이 안 된다. 그래서 하이브리드 자전거 시승기는 쓰기가 참 어렵다.



“로드바이크와 MTB의 장점을 모은 자전거가 바로 하이브리드입니다.” 자전거 출퇴근용으로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권하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얘기다. 하지만 한 가지 사실이 빠졌다. 로드바이크와 MTB의 단점을 모아도 하이브리드가 된다. 농담으로 하는 얘기가 아니다. 며칠 전 사무실 동료가 새로 산 자전거를 타고 출근했다. 에어로다이내믹 디자인을 흉내 낸 두꺼운 프레임과 하이프로파일 알루미늄 휠이 스포티하고 멋있지만, 묵직하고 굼뜬 주행성능과 앞으로 푹 숙인 어색한 자세를 감수해야 한다. 정작 로드바이크와 MTB의 ‘달리는 맛’은 사라지고 없는 것이 아쉬웠다.




자출족을 위한 퍼포먼스 바이크

하이브리드 자전거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지만 ‘편안하면서도 가볍고 빠른’ 주행성능에 초점을 맞춘 모델은 찾아보기 어렵다. 사실 4~5km 내외의 근거리를 자전거로 출퇴근 한다면 다소 무겁고 둔한 자전거라도 별다른 불편함은 없다. 보기에 멋진 제품을 고르는 것으로 충분히 즐거운 자전거 출퇴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출퇴근 거리가 10km를 넘어간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하루 20km가 넘는 거리를 자전거로 달리는 셈이다. 만약 서울시 외곽에서 시내로 출퇴근 한다면 한강 자전거도로를 이용해도 왕복 30km를 훌쩍 넘어간다. 지친 몸으로 무거운 페달을 꾹꾹 눌러가며 퇴근하는 기분이 즐거울 리 없다. 가벼운 배낭이나 크로스백을 메고도 편안한 자세로 달릴 수 있는, 바람처럼 가볍고 날렵한 자전거가 필요하다.



도시의 출퇴근 족을 위한 자전거는 사실 정답이 나와 있다. 우선 다루기 쉽고 포지션이 편해야 한다. 바퀴는 크고 노면저항이 적은 타이어를 장착해 빠르게 달릴 수 있어야 하며, 자전거의 무게는 가벼울수록 좋다. 마지막으로 언덕을 쉽게 오르기 위한 저속 기어와 평지를 빠르게 달릴 수 있는 고속 기어를 모두 갖추어야 한다. 정답은? 로드바이크와 MTB의 성능에 초점을 맞춘 퍼포먼스 하이브리드 자전거가 그 해답이다.



어중간한 vs 모든 것이 가능한

사실 자전거 좀 탔다는 사람들과 이야기 해보면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낮게 평가하는 이들이 많다. 로드바이크만큼 가볍거나 빠르지 않고, MTB만큼 터프하지 않다는 평가다.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함이 싫다는 이유로 하이브리드 자전거에 대한 거부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하지만 너무 성급한 결론을 내릴 필요는 없다. 퍼포먼스 하이브리드 자전거는 자동차로 치면 SUV나 CUV다. 온로드와 오프로드 모두 잘 달린다. 최고속도만을 비교하면 로드바이크보다 느리지만, 자전거도로를 달리는 순항속도가 부족하다고 생각된다면 자전거를 탓하기 이전에 자신의 체력을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



MTB처럼 거친 바위산을 누비지는 못하더라도 시골의 흙길이나 자갈길, 가벼운 임도 정도는 문제없이 달릴 수 있다. 실력만 된다면 짧은 계단이나 인도 턱 정도를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는 것도 별 무리 없이 가능하다. 도심에서의 출퇴근 뿐 아니라 몇몇 액세서리만 추가하면 장거리 투어링도 즐길 수 있다. 비록 산악과 도로에서 극한의 고성능을 보여주지는 못할지언정, 자전거의 모든 즐거움을 고루 맛볼 수 있다는 것은 큰 매력 아닐까?



하이브리드에 필요한 모든 것



서론이 길었다. 이제 트렉 7.4 FX를 본격적으로 분석해볼 시간이다. 트렉은 FX 시리즈가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이라 소개하고 있는데, 유럽과 미국에서는 MTB나 로드바이크 이상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이 많이 판매된다고 한다.



7.4 FX의 프레임은 하이드로포밍 가공된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다. 트렉은 ‘알파 골드 알루미늄’ 기술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이는 7.4 FX의 프레임이 트렉의 다른 입문용 MTB와 동급이라는 뜻이다. 프레임의 형상은 탑튜브가 기울어진 슬로핑 타입의 다이아몬드 형태로 MTB와 닮았지만, 로드바이크와 같은 700c 규격의 휠이 장착되는 점이 다르다.



7.4 FX에는 여타 하이브리드 자전거에서 보기 드문 카본 포크가 장착되었다. 카본 포크는 가벼울 뿐 아니라 노면에서 바퀴를 타고 올라오는 잔 진동을 잘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장거리 주행 시 탑승자의 피로감을 줄여주고 편안한 주행을 돕는다.



브레이크는 과거 MTB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리니어 풀 캔틸레버 브레이크(V 브레이크)가 장착되었다. 급정거 시 뒷바퀴가 순간적으로 들릴 정도로 충분한 제동력을 낸다.



구동계는 일본의 자전거 부품 메이커 시마노의 입문용 MTB 부품인 아세라(Acera) 컴포넌트 그룹이 장착되었고, 뒤 변속기는 상위모델인 데오레(Deore)가 장착되었다. 크랭크의 3단 체인링과 뒷바퀴의 9단 스프라켓의 조합으로 총 3×9=27단의 기어변속이 가능하다. 고속과 저속의 폭넓은 기어비는 언덕과 평지에서의 충분한 등판능력과 스피드를 보장한다.



타이어는 폭 32mm의 본트래거 AW1이 장착된다. 이 타이어에는 내부의 방탄섬유 보호막이 펑크 발생 위험을 줄여주는 ‘하드케이스’ 기술이 적용되었다. 프레임에는 빗물받이나 짐받이 같은 액세서리를 쉽게 장착할 수 있는 마운트가 여러 곳에 있다. 평소에는 별 필요를 못 느끼겠지만, 7.4 FX를 여행용 자전거로 사용하고자 한다면 굉장히 유용한 특징이다.



엉덩이와 손목 저림에서 해방되다



핸들바는 MTB 스타일의 라이저 타입으로, 비교적 높은 핸들 포지션을 제공한다. 상체를 앞으로 살짝 숙인 자세로 달리기에 적합한 기본 포지션을 제공한다. 물론 취향에 따라 앞으로 더 숙이거나 세우는 등 포지션의 변경도 가능하다. 핸들바에서는 주목할 만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는데 바로 그립이다. 얼핏 보면 평범한 인체공학적 디자인의 고무 그립으로 보이지만 실은 여기에 다른 자전거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트렉의 특허기술이 숨어있다.



FX 7.4에 장착된 본트래거 세틀라이트 IsoZone 그립은 일반적인 그립과 달리 2중 구조로 되어있다. 단순히 단단한 알루미늄 핸들바를 고무로 감싼 것이 아니라, 내부에 2중구조의 탄성체가 들어있어 손바닥에 가해지는 압력을 일반적인 자전거용 그립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진동과 충격을 흡수해 피로감을 줄여준다. 7.4 FX를 시승하는 동안에는 자전거를 탈 때 간혹 찾아오는 손목이 시리고 저려오는 현상을 한 번도 느낄 수 없었다. 시승용 자전거의 핸들 그립을 별도로 구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전용 본트래거 핸들바와 세트이기 때문에 그립만 따로 판매하지는 않는다.



기본 장착된 안장은 날렵한 디자인이지만 적당한 쿠션감을 제공하며, 150mm의 넓은 폭을 가졌다. 엉덩이 패드가 없는 일상복을 입고 자전거를 타더라도 지나치게 딱딱하지 않고, 출렁거리며 힘 손실을 유발시키지도 않는다. 스포티한 주행감과 편안함의 밸런스가 무척 잘 잡혔는데 장거리 주행일수록 진가를 드러낼 것이라고 생각된다.



업그레이드 TIP

하지만 약간 업그레이드 했으면 하는 부분도 있다.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로 브레이크 패드의 교체가 있다. 기본 장착된 브레이크의 성능도 나쁘지 않지만, 브레이크 패드의 수명이 다했을 때 MTB용 카트리지 방식 브레이크 패드로 교체하면 보다 나은 제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만약 기회가 된다면 7.4 FX의 타이어를 바꿔보는 것도 무척 재미있을 것이다. 예를 들자면 사이클로크로스용 경량 오프로드 타이어를 장착하여 가벼운 오프로드 주행이 가능한 트레킹 바이크로 사용하거나, 로드바이크용 타이어를 장착해 고속 주행용 스피드스터로 꾸미는 것도 재미있는 시도가 되지 않을까? 취향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스타일로 변형이 가능한 것이 하이브리드 자전거의 매력이다.



총평



트렉 7.4 FX를 한 마디로 평가하라면, 하이브리드로서 감히 ‘부족함이 없는’ 자전거라 말하고 싶다.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실용성과 퍼포먼스를 모두 갖추었다. 만약 로드바이크나 MTB 급의 성능을 원한다면 애초에 7.4 FX가 아닌 다른 모델을 구입해야만 할 것이다.

가격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이견이 있을 수 있다. 7.4 FX의 국내 판매가격은 83만 원으로, 경쟁사 제품을 포함한 여러 하이브리드 모델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고가의 자전거에 해당된다. 하지만 경량 프레임에 카본 포크와 27단 구동계를 장착하고, 안티 플랫 타이어와 손 저림이 없는 핸들그립을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자전거가 과연 몇 종류나 존재할까? 트렉 7.4 FX는 분명 누구나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는 모델이 아니다. 그러나 보다 편안하고 경쾌한 주행성능의 자전거를 원한다면 충분히 구입할만한 가치가 있는 모델이다.



트렉 7.4 FX 제원
프레임 : FX 알파 골드 알루미늄
포크 : 본트래거 네뷸라 카본
허브 : F - 포뮬러 FM21 허브 / R - 시마노 RM20
: 본트래거 네뷸라 32홀
타이어 : 본트래거 AW21 하드 케이스, 700×32c
시프터 : 시마노 아세라 M390, 9S
앞 디레일러 : 시마노 아세라
뒤 디레일러 : 시마노 데오레
크랭크 : 시마노 아세라 M391, 48/36/26T
카세트 스프라켓 : 시마노 HG20 11-32T
안장 : 본트래거 H1
시트포스트 : 본트래거 네뷸라, 27.2mm
핸들바 : 본트래거 세틀라이트 플러스 IsoZone, OS, 15mm 라이즈
그립 : 본트래거 세틀라이트 IsoZone 엘리트, 락온
스템 : 본트래거 SSR OS, 10도
사이즈 : 15, 17.5, 20, 22.5, 25
색상 : 매트 트렉 블랙/그레이, 크리스털 화이트, 카레라 블루/크리스털 화이트, 캔디 레드, 시그니처 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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