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등장한 스웨덴의 브랜드 이케아는 가구란 무조건 완성품을 구입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며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물론 이케아가 등장했을 당시 많은 가구회사들은 사용자가 직접 조립해야만 하는, 상자에 든 미완성 가구를 구입할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그러한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버렸고 조립의 과정이 불편함이 아닌 ‘만드는 즐거움’으로 인식되면서, 이케아 가구는 사람들에게 폭발적으로 팔려나갔다.

 

 

자전거를 놓고 생각해보자. 완전히 분해된 자전거를 상자에 담아서 판다면? 아마 살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어렵고 복잡해서 머리 아프니까.

 

 

네덜란드 출신 디자이너 바스턴 레이(Basten Leijh)의 꿈이 이케아 가구를 닮은 자전거를 만드는 것이었는지, 혹은 상자에 자전거를 담아 판매하는 것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그의 회사 ‘페달 팩토리’는 이케아 가구를 닮은 자전거 ‘샌드위치 바이크’를 만들었다.

 

 

샌드위치 바이크는 나무와 심플한 금속 부품으로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 조립이 안 된 상태로 상자에 담겨 판매된다. 게다가 심심한 듯 심플한 디자인이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다. 볼수록 점점 더 이케아 가구를 닮은 부분들이 눈에 들어온다.

 

 

무엇보다 샌드위치 바이크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만들기 쉬워 보인다’는 점이다. 포크와 프레임을 구성하는 것은 플라이우드 소재의 나무판자 네 장이다. 겹쳐진 두 장의 판자 사이에 부품을 끼워 넣고 나사로 죄면 자전거가 완성된다.

 

 

필자가 이 자전거를 직접 조립해본 것은 아니니, 정말 쉬운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리 구조가 간단해도 부품이 잘 안 맞는다거나, 지나치게 뻑뻑하거나 하면 난공불락의 골치 덩이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일단 재미있어 보인다는 점에서 합격점을 주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자전거를 잘 모르는 사람도 설명서를 보고 따라하면 45분 만에 자전거 한 대를 뚝딱 완성할 수 있다고 한다. 조립에 필요한 부품과 공구는 상자 안에 다 들어있다. 친환경 교통수단이니, 디자이너의 작품이니 하는 수식어는 필요 없다. 그냥 ‘어른의 장난감’이다.

 

 

나무로 만들어진 자전거라 무게는 제법 나간다. 완성된 자전거의 무게는 17kg으로 본격적인 스포츠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가볍게 산책용으로 타기에 적당하다. 변속기가 없고, 두툼하고 푹신한 승차감의 슈발베 빅 애플 광폭 타이어를 장착한 것만 봐도 용도를 짐작할 수 있다. 나무로 만든 자전거지만, 표면을 코팅 처리 해 비를 맞아도 별 문제가 없다고 한다.

 

 

브레이크가 없는 자전거처럼 보이지만, 실은 뒷바퀴 속에 숨어있다. 페달을 뒤로 감으면 뒷바퀴에 저항이 걸리는 코스터 브레이크가 장착되었다. 원한다면 앞 브레이크를 장착할 수도 있지만, 별매의 부품을 장착해야만 한다. 게다가 귀찮은 케이블 설치작업을 해야 하니, 이 자전거를 구입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앞 브레이크는 생략하고 탈 듯하다.

 

 

독특한 디자인과 나무로 만들었다는 특징 때문에 구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본다. 이 자전거의 데뷔 초기에는 직접 해외에서 구매를 했어야 했지만 지금은 국내에서도 오픈마켓을 통해 쉽게 구매할 수 있다. 국내 판매가는 약 180만 원 정도이며 조립이나 사후처리와 관련해서 수입사에서 보증을 해주니 소재가 나무라고 해도 믿고 구매할 수 있다.

 

 

주행성능을 따지거나, 자전거 여행이나 자전거도로를 이용한 장거리 출퇴근을 생각한다면 샌드위치 바이크를 구입하는 건 별로 현명한 선택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며 달릴 수 있는 유니크한 자전거를 원한다면, 내 손으로 자전거를 조립하고 완성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면, 혹은 카페나 홀에 세워둘 시선을 확 끄는 멋진 장식품이 필요하다면 최고의 선택 중 하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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