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5.21 화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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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 없이 묘한 매력을 지닌, 첼로 케인 울테그라
작년 12월 울테그라 전동 변속 시스템을 장착한 첼로의 4세대 케인을 볼 수 있었다. 상급 모델인 엘리엇에 사용한 기술과 디자인이 많이 들어갔지만 편안한 승차감을 중시해 R2핏이 적용된 카본 로드바이크로, 입문용의 단계에서는 많이 벗어난 모델이다. 당시에는 춥고 노면 상태가 좋지 않아 실제 라이딩이 어려웠고, 위험을 무릅쓰고 라이딩을 하더라도 자전거의 성능을 제대로 파악하기는 힘들었을 듯하다. 날씨도 노면도 좋은 봄에 다시 만난 케인 울테그라는 전동 변속 방식이 아니라 케이블 변속 방식이고, 직접 야외에서 시승해 보기로 결정했다.
 
 
풀 카본 프레임과 울테그라 구동계라는 스펙을 갖추고도 첼로 케인 울테그라의 가격은 209만원에 불과하다. 가격에 비해 부품 구성이 좋기로 유명한 다른 브랜드에서도 이런 가격대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다고 프레임과 포크 성능이 떨어지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엘리엇에 사용한 기술과 디자인이 적용돼 있고, UCI 인증을 받은 레이스에 출전할 수 있는 프레임이다.
 
 
카본 원사 선택과 적층방식에 적용한 ACOT(Advanced Carbon Optimization), 카본 튜빙 내부를 깔끔하게 처리하는 SCIT(Smooth Carbon Inside Tubing), 케이블을 프레임 내부로 넣는 ICR(Internal Cable Routing system), 지오메트리에 적용한 HCD(High Compliance Design) 등 상급 카본 프레임에 적용되는 기술들이 다수 적용돼 있다. ACOT와 SCIT는 프레임 내부에 적용되는 내용이고, ICR은 자전거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실제 라이딩에서 HCD가 어떤 식으로 작용할지 기대가 된다.
 
 
전체적인 프레임 특성은 케인 울테그라 Di2에서 이미 확인했던 만큼 케인 울테그라 Di2와 케인 울테그라의 차이점을 확인해 봤다. 케인 울테그라 Di2는 스템 아래에 정션을 달고 하나의 케이블이 프레임 내부로 들어갔던 반면 케이블 변속 방식인 케인 울테그라는 변속 케이블 두 개가 다운튜브 위의 케이블스톱으로 들어간다. 플라스틱 판 위쪽을 볼트로 프레임에 고정하는 방식은 Di2와 같지만, 변속 케이블 하우징 두 개가 들어갈 수 있도록 모양에 차이가 있다.
 
 
앞 디레일러 케이블이 나오는 위치도 다르다. Di2 케이블은 시트튜브 중간으로 빠져나오는 반면 기계식 케이블은 BB 아래쪽을 돌아 양쪽 체인스테이 중간으로 올라온다. 전기 신호가 아니라 물리적인 힘을 줘야 하는 만큼 디레일러를 당길 수 있는 위치여야만 한다. 프레임을 빠져나온 케이블은 디레일러의 케이블 고정 볼트를 올바른 방향으로 통과해야 한다. 방향이 틀리면 변속이 잘 되지 않거나 심한 경우 부품의 파손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 주의하자.
 
 
 
편한 지오메트리 R2핏
 
 
평소 선수들의 공격적인 자세가 눈에 익숙하다면 기자가 타고 있는 케인이 다소 작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자전거 사이즈는 490, 라이더 신장은 175cm로 적합한 사이즈다. R2핏이 적용된 케인 490 사이즈는 R1핏이 적용된 같은 사이즈의 엘리엇보다 헤드튜브가 10mm 길고 탑튜브는 5mm 짧아 상체를 세우는 자세가 된다. 핸들을 당기면서 빠르게 올라가는 짧은 오르막에서는 불리할 수 있지만, 오르막이 길어지면 상체를 세우는 편이 산소 섭취와 호흡에 유리하다.
 
 
길어진 헤드튜브는 디자인 자유도를 더했고, 형태에도 변화를 줬다. 탑튜브와 다운튜브는 옆에서 보면 마치 나팔처럼 넓어지면서 헤드튜브와 만난다. 만나는 부분의 내구성을 높이는 동시에 노면에서의 충격이 핸들로 가기 전에 조금이나마 분산시키는 역할까지 감당한다. 또 포크 뒤쪽에는 프레임과 부드럽게 이어지는 곡선을 적용해 공기역학 성능을 높였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지면에 가까울수록 안정성은 높아진다. 헤드튜브가 길어서 내리막에서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운힐 MTB 형태를 보면 이것이 편견임을 알 수 있다. 핸들이 높으면 내리막을 실제 경사각보다 평지에 가깝다고 느낄 수 있고, 더 안정적인 다운힐이 가능하다.
 
 
안정적인 다운힐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높은 핸들 위치만이 아니다. HCD 지오메트리는 뒷바퀴의 진동을 줄여서 더 편한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구동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시트스테이 단면은 정사각형에 가깝지만, 시트튜브를 지나 탑튜브까지 길게 이어지면서 유연성을 더해 노면 진동을 어느 정도 줄여 준다.
 
 
시트스테이에서 한 번 걸러진 진동은 시트포스트에서 한 차례 더 줄어든다. 비슷한 등급의 자전거들이 알로이 시트포스트를 사용하는 반면 케인은 카본 시트포스트를 사용했다. 케인 울테그라 Di2, 케인 울테그라는 물론 케인 105까지 카본 시트포스트가 장착돼 있다. 서서 주행하는 내리막에서는 크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노면이 거친 평지나 오르막에서 꾸준히 페달링을 할 때 카본 시트포스트의 장점이 드러난다.
 
 
가속 성능 또한 훌륭하다. 이전에 탔던 300, 400만원대 울테그라 완성차에 비해 오히려 나은 수준이다. 상체를 세우는 R2핏이 적용돼 있지만 드롭을 잡으면 속도를 내기 좋으면서도 너무 앞으로 쏠리지 않아 안정적이고 편한 가속이 가능하다. 지금 타고 있는 최상급 레이싱 바이크에 비해 반응 속도가 살짝 느린 감은 있으나, 이 둘은 비교 대상이 아니다. 비슷한 가격대와 같은 용도의 자전거 사이에서는 매우 훌륭하다.
 
 
크랭크세트는 울테그라 R8000 50/34T, 스프라켓은 울테그라 R8000 11-28T가 장착돼 있다. 결코 스프린트에 부족한 기어비는 아니다. 기어비 부족을 논하자면 오르막에서 가벼운 기어비가 부족하다고 할 수 있겠다. 업그레이드를 원한다면 교체하는 것도 좋다. 디레일러를 교체하지 않고도 11-30T 스프라켓을 쓸 수 있고, 풀리 케이지나 디레일러를 바꾸면 11-34T 스프라켓도 쓸 수 있다.
 
 
반응 속도와는 별도로 힘이 손실되는 느낌은 거의 없었다. 체인스테이는 위아래로 상당히 두꺼운 편이고, 앞으로 오면서 점점 넓어진다. 다른 자전거들은 체인스테이, 시트튜브, 다운튜브가 BB에 접합된 형태라면 케인은 다운튜브와 체인스테이를 한 덩어리로 만들고 중간에 BB를 꽂은 듯한 형상이다. 어느 정도 속도가 붙으면 한동안 유지하며 달릴 수 있다.
 
 
 
후드를 잡고 여유로운 주행을
 
 
후드를 잡으면 드롭을 잡았을 때와는 전혀 다른 주행이 가능해진다. 상체가 세워지고, 시야가 넓어지며 여유가 생긴다. 빨리 달리려고 하면 시야가 좁아져 사고가 나기 쉽고, 사고가 나면 심하게 다친다. 케인은 레이스에 사용할 수 있는 프레임이지만, 모두가 레이스에 참가하는 것은 아니다. 좀 더 여유롭게 달려도 좋다.
 
 
편하게 페달을 돌리면서 적당한 속도로 주행하기 위해서는 변속을 잘 활용해야 한다. 편한 것도, 적당한 속도도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신체능력이 월등한 사람은 대부분이 빠르다고 생각하는 속도를 적당하다고 느낄 수 있고, 반대로 자전거에 익숙하지 않거나 운동을 많이 안 했던 사람은 대부분이 느리다고 생각하는 속도를 적당하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 케인 울테그라에 장착된 FD-R8000과 RD-R8000은 처음 울테그라가 등장한 후 오랜 기간을 거치며 개선된 결과물이다. 링크 구조와 케이블 연결 방식, 세팅 방법 등이 바뀌면서 쉽게 세팅하고 변속에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생각보다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브레이크다. 10여 년 전 MTB 브레이크가 림브레이크에서 디스크브레이크로 바뀌던 시절에는 림브레이크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전문 MTB 시장에서 림브레이크는 사라졌다. 과연 로드바이크에서도 림브레이크가 사라지고 디스크브레이크만 남을지, 계속 림브레이크가 살아남을지는 알 수 없지만, 케인 울테그라의 브레이크 성능은 꽤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뒷브레이크 케이블은 탑튜브 옆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고, 앞브레이크 케이블은 레버에서 브레이크까지 이어지는데, 특별히 꺾이는 부분이 없고 세팅이 잘 돼서인지 상당히 부드럽게 잡힌다. 유압 브레이크만큼의 성능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알루미늄 림의 제동력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알루미늄 림이 장착된 휠세트는 부엘타 R25콤프로, 뒤에는 24개, 앞에는 20개의 에어로 스포크로 조립돼 있다. 뒷바퀴는 드라이브사이드에 16개의 스포크가 3크로스 방식으로 짜여 있고 논드라이브사이드는 래디얼 방식이다. 앞바퀴는 스포크 길이와 무게를 줄일 수 있는 래디얼 방식이며, 타이어는 앞뒤 모두 700x25c 콘티넨탈 울트라 스포츠Ⅱ가 장착돼 있다.
 
 
스템과 핸들바는 첼로 알로이 제품이 장착돼 있다. 카본 스템, 핸들바의 진동 억제 효과를 알고 있다면 아쉽겠지만 스템도 핸들바도 피팅 후 각자의 사이즈에 맞는 제품으로의 교환이 필요한 부품이다. 게다가 저렴한 카본 부품은 알로이 부품에 비해 강성이 부족할 수도 있다. 몸에 맞지도 않고 강성도 부족한 카본 부품으로 가격을 올리기보다는 업그레이드 요소로 남겨두는 것도 괜찮은 듯하다.
 
 
이미 기함급 로드바이크를 갖고 있지만, 케인 울테그라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인듀어런스만큼은 아니지만 꽤 편한 승차감, 후드를 잡았을 때의 편안한 주행과 드롭을 잡았을 때의 속도 유지 능력, 의외로 만족스러웠던 제동 성능까지 특별히 아쉽다고 할 부분이 없다. 로드바이크보다 MTB가 더 대중적이고 카본 프레임이 드물던 시절, 티타늄이 인기를 끌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스틸처럼 편하지도 않고 알루미늄처럼 빨리 반응하지도 않는다면서 외면했다. 그러더니 지금은 티타늄 프레임을 타고 있다. 중간적인 성격은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함으로 보일 수 있지만, 반대로 두 가지 특성을 모두 지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한 가지 특성에 집중돼 있다면 첫 카본 로드바이크로서는 부적합하다. 많이 타 보고 자신에게 맞는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중간적인 성격의 자전거가 적합하다.
 
 
 
첼로 케인 울테그라 제원
 
 
프레임 : 신형 케인 카본 레이싱 프레임, 테이퍼드 타입, 내장케이블
포크 : 신형 케인 카본 레그, 카본 스티어러 튜브
스템 : 첼로 알로이 스템
핸들바 : 첼로 알로이 드롭바
브레이크 : 시마노 울테그라 R8000
시프터 : 시마노 울테그라 R8000, 22단
앞 디레일러 : 시마노 울테그라 R8000
뒤 디레일러 : 시마노 울테그라 R8000 SS
크랭크 : 시마노 울테그라 R8000, 50/34T
스프라켓 : 시마노 울테그라 R8000, 11-28T, 11단
체인 : KMC X11
휠세트 : 부엘타 R25 콤프, 실드베어링, 클린처
타이어 : 콘티넨탈 울트라 스포츠 Ⅱ, 700x25c
안장 : 산마르코 몬자 스타트
시트포스트 : 첼로 UD카본
시트클램프 : 알루미늄 내장형 클램프
무게 : 7.6kg
가격 : 209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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