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6.14 금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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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변화에 따른 유연한 대처, 무츠 라우트 YBB
라이딩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로드바이크에 디스크브레이크가 적용되면서 타이어는 점점 넓어져, 급기야 사이클로크로스에서나 볼 수 있던 규격인 700x32c 타이어를 장착한 로드바이크까지 등장했다. 가벼우면서 높은 강성과 공기역학적인 설계는 레이싱 바이크에 한정된다. 편안함, 안정성, 장거리 주행에 필요한 뛰어난 승차감을 추구하는 게 요즘 트렌드다.
 
 
소비자들은 과거와 달리 자신의 필요를 확실히 안다. 그런 만큼 제조사는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빠르게 파악하고 반응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소비자의 요구가 결과물로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생산량이 많은 회사일수록 빠르게 반응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소비자의 요구에 맞춘 커스텀 프레임 제조사라면 즉각적으로 반응이 가능하다.
 
 
미국 콜로라도에 위치한 무츠는 1981년에 시작해 38년 동안 티타늄 자전거 생산에 집중해 온 핸드메이드 프레임 제조사다. 대량생산을 하는 메이커와는 달리 트렌드에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 가격을 이유로 생산 공장을 중국 등으로 옮긴 다른 제조사들과 달리 무츠는 여전히 콜로라도에서 직접 모든 공정을 관리하며 더 좋은 품질의, 높은 가치를 지닌 프레임을 만들고 있는 것도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무츠는 MTB부터 그래블, 사이클로크로스, 로드바이크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MTB 프레임 제조사라는 인식이 강하다. 피봇 없이 소재의 탄성만으로 리어쇽을 작동시키는 YBB가 가장 대표적인 기술이며, 또 많이 팔렸기 때문이다. 기자가 작년에 구입한 바무츠 디스크 RSL이 무츠 로드바이크 국내 1호라는 점은 우리나라에서 무츠에 대한 인식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게 해 준다.
 
 
세계의 흐름은 조금 다르다. 무츠의 세일즈 디렉터 코레이 피스코포(Corey Piscopo)는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작년 6월, 로드바이크인 바무츠와 라우트 판매가 많이 늘었다고 했다. 편한 자전거에 대한 수요를 맞추기 위해 더 넓은 타이어 사용이 가능하도록 타이어 클리어런스를 넓힐 예정이며, 2019년에는 그래블이나 어드벤처 장르에 더 집중하고, YBB 서스펜션이 적용된 로드바이크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번에 그 결과물인 라우트 YBB를 갖고 다시 한국을 찾았다.
 
 
라우트 YBB는 편안함, 안정성, 장거리 주행 능력 등을 원하는 요즘 트렌드에 맞춘 자전거다. 기존의 라우트는 자갈길과 흙길을 달릴 목적의 자전거로 폭 25mm부터 38mm까지의 타이어를 사용할 수 있다. ‘Why Be Beat?(왜 맞아?)’라는 의미의 YBB 시스템은 엘라스토머와 코일 스프링을 조합한 리어쇽과 체인스테이의 탄성을 사용한 서스펜션 시스템이다. 주행 시 노면 충격에는 반응하지만 페달링을 할 때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라우트 YBB는 이 두 가지의 특성을 합치면서 타이어 클리어런스는 더 넓혔다. 이번에 코레이 피스코포가 가져온 라우트 YBB에는 700x45c 타이어가 장착돼 있었고, 그는 라우트 YBB를 어느 곳이든 갈 수 있는, 스위스 아미 나이프 같은 자전거라고 표현했다.
 
 
기존의 무츠 로드바이크나 사이클로크로스와 비교한 라우트 YBB의 특징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사이클로크로스는 BB가 높은 반면 그래블바이크인 라우트 YBB의 BB 높이는 로드바이크와 비슷한 정도이며, 포크는 거친 노면에서의 충격을 견디기 위해 로드바이크보다 약간 강성이 높다고 한다. 체인스테이는 YBB에 맞춰서 로드바이크에 비해 가늘고 특별한 형태의 튜빙을 썼다. 최근에 개발한 기술인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디스크브레이크 마운트 일체형 원피스 드롭아웃 역시 적용돼 있다.
 
 
다른 티타늄 브랜드와 무츠의 큰 차이는 커스텀 데칼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몇 가지 컬러와 모양이 있는데 페인트를 사용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무츠는 티타늄 소재 자체의 매력을 잘 알고, 최대한 드러내려고 한다. 스티커 형태의 데칼을 붙이거나, 각인, 폴리싱, 아노다이징, 에칭 등의 공법을 활용한다. 아노다이징의 경우 전류 값의 차이에 따라 컬러가 달라지는데, 무츠에서는 각각의 컬러를 내는 일정한 값을 알고 고객의 선택에 맞게 데칼 작업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무츠 공식 디스트리뷰터인 첼로스포츠나 전문 취급 대리점을 통해 무츠 프레임 주문이 가능하며, 제작에는 8-10주, 배송에는 한 달 정도 걸리는데 평소 주문량이 많은 제품은 가급적 재고를 유지할 계획이다. 특히 로드바이크는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에 있는 루비워크샵에서 전문적으로 취급한다. 무츠가 루비워크샵을 파트너로 선정한 이유는 루비워크샵이 무츠의 가치를 고객에게 잘 전달하고 고객의 요구사항을 무츠에 잘 전달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라우트 YBB를 미디어에 소개하는 자리에는 루비워크샵의 권오현 대표도 나와 있었다. 그가 무츠 로드바이크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브랜드의 태도, 제품과 프로세스에 대한 신뢰 때문이라고 한다. 오랫동안 동일한 업체에서 튜빙을 납품 받기 때문에 품질을 유지할 수 있고, 용접 공법을 비롯한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 등이 신뢰의 이유다.
 
 
현재 루비워크샵에는 무츠 로드바이크 대표 모델인 바무츠 RSL이 전시돼 있다. 또한 2월 이후에는 라우트 YBB를 비롯해 최대한 많은 무츠 프레임과 완성차를 갖춰 놓을 예정이다. 그에 맞는 액세서리와 휠세트, 타이어 등도 준비했고 무츠가 자랑하는 시그니처 피니시 버전의 데모바이크도 주문한 상태다.
 
 
그래블바이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매장 입장에서는 승차감 측면에서 소비자에게 다양한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장성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이라고 말한다. 하나의 새로운 장르로 규정하기보다는 승차감이나 지오메트리 차이 등의 특성으로 어필하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이다. 로드바이크는 복장 선택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었다면 그래블바이크는 아웃도어 복장이나 평상복을 입고도 탈 수 있는, 신규 고객의 부담이 덜한 장르이며, 매장에서도 짐 장착이나 복장에 관련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그래블이라는 장르가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는 생소하지만 라우트 YBB는 조금이나마 쉽게 접근할 수 있을 듯하다. 라우트도, YBB도 이미 있던 것이고 그 둘이 만났다. 물론 단순히 합친 게 아니라 전체적인 지오메트리나 체인스테이의 변화 등이 있긴 하지만 전혀 새롭지는 않으니 약간은 익숙하다.
 
 
딱딱한 레이싱 로드바이크가 불편했거나 MTB의 무게와 느린 속도에 불만이 있었다면 라우트 YBB에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 고급스러움, 남들과는 다른 특별함, 편안한 승차감, MTB에 비해 빠른 속도, 어디든 갈 수 있는 자유로움까지, 자전거를 통해 재미와 즐거움을 추구한다면 원할 만한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기계식 케이블 방식이나 스램 이탭, 시마노 Di2, 캄파뇰로 EPS 등 다양한 케이블링 방식에 대한 옵션이 있어 부품 선택 역시 자유롭다.
 
 
시그니처 피니시가 적용된 라우트 YBB는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빼앗길 만큼 아름답다. 당장이라도 주문하고 싶을 정도다. 시즌 시작까지는 아직 조금 남았지만 무츠를 타고 싶다면 서둘러야 할 타이밍이다. 이미 겪어 본 입장에서 말하자면 무츠를 주문한 후에 프레임이 도착하기까지의 시간은 행복한 기다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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