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7.20 금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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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과감해져도 좋을 본격 산악용 하드테일, 블랙캣 M9
 
많은 사람이 국산차보다는 수입차가 고급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런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국내 브랜드는 저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자전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꽤 좋은 자전거임에도 국산이라는 이유만으로 선택 범위에서 제외되곤 한다. 레이스 목적의 상위 모델이라면 오랜 경험을 갖고 꾸준히 투자하는 해외 대형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다소 부족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라이딩 목적이라면 합리적인 금액으로 쓸 만한 제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블랙캣 M9이 바로 그런 자전거다.
 
 
기자가 MTB에 입문하던 20년 전 삼천리자전거에서 만든 블랙캣, 아팔란치아는 멋진 MTB였다. 수입 브랜드 제품은 상당히 고가였고, 자전거 매장 대부분이 삼천리자전거 대리점이던 그 시절에 블랙캣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정보가 대중화되면서 수입 자전거 가격이 떨어졌다. 수입 자전거 인기가 오르면서 블랙캣에게는 조금 힘든 시기가 찾아왔다.
 
 
미안한 얘기지만 다양한 수입 브랜드의 국내 진출과 함께 블랙캣을 잊어버렸다. 이번에 시승할 자전거가 블랙캣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솔직한 심정은 ‘블랙캣이 아직 살아 있구나.’였다. 그러나 사무실에 도착한 시승용 블랙캣을 보면서 깨달았다. 이건 그때의 블랙캣이 아니다. 업데이트나 업그레이드보다는 변화나 혁신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정도로 새롭다.
 
 
 
육각형 튜빙에서 이어지는 헤드튜브와 시트스테이
 
 
하드테일 MTB 프레임에는 지난 수십 년간 개선을 위한 다양한 시도와 결과가 있었다. 원형 단면을 타원형이나 다각형으로도 바꿔 보고, 직선 튜빙을 휘거나 꺾기도 했다. 지금까지 없었던 형태의 완전 새로운 프레임이 나올 수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블랙캣 M9은 탑튜브와 다운튜브를 육각형으로 만들고 헤드튜브와 시트스테이를 그 모양과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만들면서 이전의 상식을 깨뜨렸다.
 
 
프레임 소재는 6061 알루미늄이고, 탑튜브와 다운튜브는 원형이 아닌 육각형 튜빙을 사용했다. 탑튜브의 위아래는 거의 비슷한 반면 다운튜브는 위에 비해 아래쪽이 넓다. 페달링할 때나 노면에서 충격이 올 때 다운튜브 아래쪽이 큰 힘을 받는 것을 고려한 설계라고 볼 수 있다.
 
 
탑튜브, 다운튜브의 육각형 라인을 따라 헤드튜브도 독특한 형태를 취했다. 튜빙과 튜빙이 만나는 지점이 강한 힘을 받으니, 헤드튜브 모양을 바꿔서 그 힘을 잘 견디게 했다. 정면에서 보면 중간이 오목하게 들어간 오뚝이 형태와 비슷하다. 큰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공기역학적인 이점도 있을 듯하다.
 
 
탑튜브는 중간에서 한 번 꺾여 시트스테이와 직선으로 이어진다. 시트스테이는 사각형 파이프를 사용했는데, 육각형 탑튜브 측면과 하나인 듯 이어진다. 뒷바퀴가 받은 충격은 일반적으로 시트스테이를 거치고 시트튜브, 시트포스트, 안장을 통해 라이더에게 전달된다. 하지만 블랙캣 M9은 그 충격을 탑튜브 쪽으로 분산시켜 라이더가 큰 충격을 받지 않게 한다.
 
 
탑튜브와 시트스테이를 직선으로 이으면 시트튜브와 만나는 지점이 낮아진다. 시트포스트 끝이 그 지점보다 아래에 있어야 하지만, 그 ‘최소삽입선’을 지키지 않아 프레임이 파손된 사례가 꽤 있다. 그런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블랙캣 M9 시트튜브와 탑튜브 사이에는 거싯(Gusset)을 덧댔다. 다만, 거싯을 믿고 최소삽입선 이상 시트포스트를 뽑아서는 곤란하다.
 
 
이런 형태로 만들기 위해 특별한 드롭아웃을 사용했다. 위아래로 긴 형태의 드롭아웃 뭉치는 세로 방향 충격을 한 차례 걸러 줘서 시트스테이로 전달되는 양이 적다. 동시에 체인스테이와 시트스테이 길이를 짧게 만들 수 있어 민첩한 움직임 또한 가능하게 한다.
 
 
 
이 가격에 이런 구성이라니!
 
 
MTB에서 프레임 다음으로 눈여겨봐야 하는 부분은 포크다. 휠과 포크 중 어느 쪽이 중요한지는 의견 차이가 있지만, 휠과 달리 포크는 탈부착이 어렵다. 블랙캣 M9에는 RST 퍼스트(F1rst) 서스펜션 포크가 장착돼 있다. 100mm 트래블에 리바운드 조절이 가능하고, 리모트 락아웃 레버가 부착돼 있다.
 
 
휠은 시마노 XT 허브와 27.5 알루미늄 2중림으로 조립했다. 스포크는 내구성 확보를 위해 2.0mm 스트레이트 스포크를 썼다. 프레임, 포크, 휠세트 중 어느 하나 떨어지지 않는 균형 잡힌 구성이다. 타이어는 27.5x2.2 규격의 콘티넨탈 레이스킹이다.
 
 
요즘 MTB 앞 체인링은 보통 한 장, 많아도 두 장 정도다. 산에서 탄다면 이것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산까지 가기 위해 도로를 달리거나, 좋은 승차감을 위해 도로에서 탈 목적으로 MTB를 구입하는 이들에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블랙캣 M9은 이런 한국 소비자의 필요를 감안해 시마노 33단 구동계를 장착했다. 스프라켓은 SLX, 크랭크세트와 앞뒤 디레일러, 변속레버는 XT를 사용했다. 앞에는 40/32/22T, 뒤는 11-40T 11단 스프라켓을 장착해 자그마치 660%에 달하는 변속폭을 자랑한다.
 
 
브레이크는 시마노 데오레 M6000 유압식 디스크브레이크이며 로터는 앞뒤 모두 160mm다. 뒷브레이크 캘리퍼 마운트는 시트스테이 위쪽에 있고, 브레이크를 잡을 때 프레임이 뒤틀리지 않도록 시트스테이와 체인스테이 사이에 브리지를 설치했다. 브레이크 레버는 2.5mm 육각렌치를 이용해 브레이크레버와 핸들바 간격인 리치를 조절해 라이더의 손에 맞출 수 있다. 블랙캣 M9의 가격은 160만 원이다.
 
 
 
조금은 더 과감해져도 좋다
 
 
국산 MTB 대부분이 승차감이 좋은 자전거를 찾는 중장년층의 도로 라이딩용으로 쓰이고 있다. 좋은 승차감이라는 특징은 그 역할을 다하고 있지만, 내구성이라는 능력은 전혀 발휘되지 않는다. 자전거가 “난 이런 것도 할 수 있다고요!”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큰 체인링으로 빠르게 도로를 이동해 산에 도착하면, 작은 체인링으로 급한 오르막도 여유롭게 타고 오를 수 있다. 육각형 다운튜브의 넓은 아랫부분과 특별한 드롭아웃으로 인해 짧아진 체인스테이가 페달링하는 힘을 바퀴에 제대로 전달하는 느낌이다.
 
 
코너링에서도 뒷바퀴가 상당히 가볍게 따라와 준다. 뱅크에서 과감하게 기울여도 흔들리지 않고 부드럽게 돌아 나갈 수 있다. 타이어 폭은 2.2인치로 넓지도 좁지도 않다. 도로에서는 적당히 속도를 내서 달릴 수 있고, 산에서도 꽤나 안정적이다.
 
 
뒷바퀴가 충격을 받으면 풀서스펜션은 리어쇽이 작동하며 충격을 흡수하지만 하드테일은 뒷바퀴가 튀어 오르거나 페달 혹은 안장으로 충격이 온다. 그러나 블랙캣 M9을 타면서는 조금 묘한 느낌을 받았다. 내리막에서 뒷바퀴가 충격을 받았을 때 페달에서 느끼거나 뒤쪽이 튀어 오르는 대신 앞쪽이 눌리는 듯한 색다른 경험을 했다. 시트스테이와 탑튜브 형태 때문이라고 짐작은 하지만 어쩌면 기분 탓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특이한 프레임 모양과 33단 구동계의 블랙캣 M9은 도로에서도 산악에서도 훌륭하게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자전거다. 조금은 더 과감해져도 좋다.
 
 
 
블랙캣 M9 제원
 
 
프레임 : 27.5 트리플버티드 알루미늄 MTB 프레임
헤드셋 : 어헤드 테이퍼드(1.125-1.5)
포크 : RST 퍼스트(F1rst) 27.5 TRL 100mm, 리모트 락아웃
변속레버 : 시마노 XT SL-M8000
앞 디레일러 : 시마노 XT FD-M8000 사이드스윙
뒤 디레일러 : 시마노 XT RD-M8000
크랭크세트 : 시마노 XT FC-M8000(40/32/22T, 170mm)
스프라켓 : 시마노 SLX 11-40T(CS-M7000)
체인 : KMC X11
브레이크 : 시마노 데오레 M6000 유압식 디스크브레이크 세트(앞뒤 160mm 로터)
림 : 27.5 알루미늄 이중림
앞 허브 : 시마노 XT HB-M8000 센터락 디스크
뒤 허브 : 시마노 XT FH-M8000 센터락 디스크
타이어 : 콘티넨탈 레이스 킹 27.5x2.20
핸들바 : 알루미늄 일자바
스템 : 알루미늄 어헤드스템
그립 : 락링 핸들그립
안장 : DDK 센터홀 안장
시트포스트 : 31.6x350mm 알루미늄 시트포스트
가격 : 16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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