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5.30 화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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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ELT DRIVE bicycle! - 자전거의 미래, 게이츠 카본 드라이브 시스템

최초의 자전거는 오늘날의 자전거와 많이 다른 모습이었지만,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체인을 사용해 뒷바퀴를 굴리는 자전거가 등장해 널리 사용되면서 안전하고 편리한 탈것으로 자리 잡았다. 자전거의 체인은 뒷바퀴로 동력을 전하며, 기어와 변속기를 통해 자전거의 속도를 조절하는데도 없어선 안 될 부품이다.

물론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자전거가 있고, 그 중에는 체인이 없는 자전거도 있다. 자동차처럼 동력전달에 드라이브 샤프트(Shaft)를 이용하거나, 증기기관차처럼 크랭크 로드(Crank rod)를 이용해 바퀴를 굴리기도 하고, 심지어 스트링(String, 끈)을 사용하는 자전거도 등장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런 자전거들은 ‘체인보다 뛰어난 자전거’라고 강조하지만 널리 사용되지는 않는다. 특이하고 각각의 장점이 있다곤 해도, 무겁거나 복잡한 구조 같은 이유로 체인을 사용하는 기존 자전거보다 더 뛰어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체인이 아니면서 현재 유일하게, 그리고 앞으로 체인을 대체할 수 있는 자전거 구동 방식이 있다. 바로 ‘벨트드라이브(Belt drive)’다. 벨트드라이브를 장착한 자전거의 전체적인 모습과 구조는 체인을 사용하는 자전거와 비슷하다. 그러나 벨트드라이브 방식의 무게가 더 가벼울 뿐 아니라, 오염에 강하고 벨트를 포함한 자전거 부품의 수명도 훨씬 더 길다는 장점이 있다.

 

체인을 벗어던진 자전거 구동방식의 혁신

벨트드라이브는 원래 자전거 뿐 아니라 수많은 기계에 사용되어 온 동력전달 방식이다. 자동차 엔진내부에서 팬을 돌리거나, 발전기 엔진의 동력 전달부 같은 데 벨트드라이브를 사용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또 아메리칸 크루저를 비롯해 많은 모터사이클이 체인이 아닌 벨트를 사용해 엔진동력을 바퀴로 전달한다. 벨트드라이브는 예전부터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어온 신뢰할 수 있는 동력전달 방식이다.

하지만 자전거에 본격적으로 벨트드라이브가 접목되기 시작한 것은 별로 오래되지 않았다. 지난 2007년 ‘게이츠(Gates)’라는 회사가 지난 ‘카본 드라이브 시스템’이라는 자전거용 벨트드라이브 구동 부품을 내놓은 것이 그 시작이다.

물론 게이츠 카본 드라이브가 등장하자마자 바로 수많은 자전거에 장착된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실험적인 수제 자전거를 만드는 소규모 공방들을 중심으로 게이츠 카본 드라이브 시스템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벨트드라이브의 장점이 점점 널리 알려지면서 이제는 많은 자전거 메이커들이 게이츠 카본 드라이브 시스템을 사용한다.

게이츠 카본 드라이브는 소음이 적고 부드러운 페달링 느낌을 제공해 프리미엄 브랜드의 고급 자전거에 잘 어울리는 구동 부품이다. 게다가 전기자전거와의 궁합이 훌륭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자전거가 게이츠 카본 드라이브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No Oil, No Grease, Super Strength!

게이츠 카본 드라이브와 전통적인 자전거 체인의 가장 큰 차이는 물론 유연한 ‘벨트’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게이츠 카본 드라이브의 벨트는 고무처럼 유연하고 탄력 있는 소재를 사용하지만, 정확히는 폴리우레탄 소재를 사용하고 내부에 강철보다 인장강도가 높은 카본섬유를 넣었다. 오랜 시간동안 강하게 잡아당겨도 쉽게 늘어나지 않는 이유다.
게이츠 카본 드라이브를 처음 만난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은 주로 벨트의 내구성이다. “기존 자전거의 체인은 금속으로 만들었는데, 물렁해 보이는 벨트드라이브가 이보다는 내구성이 약하지 않을까?”, “강한 힘을 주면 쉽게 끊어지지 않을까?” 이런 의문이 생긴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자전거의 체인과 관련해서 이런 말이 있다. “체인은 가장 약한 마디만큼 강하다.” 자전거의 체인은 약 110마디 정도다. 체인을 구성하는 각각의 마디는 바깥과 안쪽 두 장의 금속 플레이트와 롤러, 이를 꿰어 고정하는 핀으로 구성된다. 물론 대부분의 체인은 사람의 체중 그 이상을 견딜 만큼 강하다. 그러나 오래 사용하면 금속 체인이라도 조금씩 늘어나게 되고, 플레이트를 고정하는 핀의 결합부도 약해져 결국 끊어질 수 있다.

자전거 체인은 0.5%정도 늘어나면 성능저하가 일어나며, 1% 이상 늘어나면 반드시 교체해야만 한다. 사용 방법이나 라이딩 스타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이상적인 정비관리 방법은 3000km 정도 라이딩 후 체인을 교체하는 것이라고 한다.

또 체인은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표면에 윤활유가 묻어있고, 내부에는 그리스가 채워져 있다. 외부에 노출되어 있는 체인의 특성상 흙먼지에 쉽게 오염되는데, 체인을 자주 청소하지 않으면 점차 오염이 진행된다. 오염된 체인은 보기에 안 좋을 뿐 아니라 미세한 쇳소리 같은 잡소리의 원인이 되고, 변속 트러블을 일으키거나 심지어 체인링과 스프라켓을 마모시켜 결국 부품을 새로 갈게 만든다.

게이츠 카본 드라이브의 장점 중 가장 크게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은 유지관리의 편리함이다. 벨트에 윤활유나 그리스를 칠할 필요가 없다. 맨손으로 만져도 아무것도 묻어나지 않는 건조한 상태를 유지한다. 당연히 흙먼지가 달라붙지도 않아 늘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고, 청소를 하더라도 물걸레로 닦아주는 정도면 충분하다.

라이딩 중 이물질이 묻을 수는 있다. 하지만 벨트와 맞물리는 벨트풀리는 둥근 이빨이 완전히 외부로 개방되어있는 형태다. 자연스럽게 마찰로 이물질이 떨어지며 풀리 바깥으로 배출되는 구조다. 관리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늘 청결한 상태를 유지한다. 이는 제품의 오염으로 인한 마모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벨트와 벨트풀리의 둥근 이빨은 서로 꽉 맞물려 움직인다. 그런데 벨트가 헐거울 경우 벗겨지거나 동력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장력에 신경 써야 한다. 휠을 분리했다가 장착할 때 벨트의 장력을 점검하고, 휠을 단단하게 고정해주면 된다. 몇 달에 한 번 정도의 점검이면 충분하다.

참고로 벨트의 장력이 적당한지는 전용 스마트폰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게이츠 카본 드라이브 모바일 앱은 벨트를 튕겼을 때 소리의 주파수를 바탕으로 장력이 적당한지 판단해준다.

게이츠 사는 카본 드라이브 벨트의 수명이 금속 체인의 3-4배에 달한다고 말한다. 겉은 유연해도 내부의 탄소섬유 덕분에 오래 써도 조금도 늘어나지 않을 만큼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것이 게이츠의 설명이다. 또한 벨트가 조금씩 늘어난다고 해도, 폴리우레탄 소재의 벨트는 금속으로 만들어진 벨트 풀리와 같은 자전거의 다른 부품을 마모시키지 않는다. 덕분에 기존 체인 구동 방식 자전거보다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것이 게이츠 카본 드라이브 시스템의 장점이다.

 

벨트드라이브를 위한 변속 시스템

체인과 비교했을 때 유지관리의 편의성은 게이츠 카본 드라이브의 압승이다. 하지만 체인과 다른 벨트드라이브 방식만의 특징 때문에 아직 모든 자전거에 게이츠 카본 드라이브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차이점을 살펴보면 게이츠 카본 드라이브에 대해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다.

전통적인 체인 구동 방식 자전거는 체인이 자전거 뒷바퀴에 장착된 기어(카세트 스프라켓) 위를 좌우로 이동하면서 변속하게 된다. 체인이 걸린 스프라켓의 톱니 수에 따라 기어비가 달라진다.

이런 변속 방식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며, 자전거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레이스에 출전할 때는 대회 규정에 맞는 자전거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할 때, 앞으로도 로드바이크나 MTB 같은 자전거는 기존의 전통적인 체인 방식을 계속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게이츠 카본 드라이브는 크랭크와 뒷바퀴의 벨트 풀리 위에서 벨트가 좌우로 이동하지 않고, 똑바로 일자로 연결된다. 벨트에 직접 연결된 변속기가 없기 때문에 옆에서 보았을 때 전체적인 구조가 단순하다.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자전거의 디자인과 가장 잘 어울리는 구동 방식이다.

물론 가파른 언덕을 쉽게 오르고, 평지에서 빠른 속도를 내게 해줄 변속기는 필요하다. 하지만 벨트가 움직이며 변속을 하는 것이 아니다. 자전거의 뒷바퀴 내부에 기어가 들어가, 일정한 속도로 페달을 굴리더라도 바퀴의 회전수가 달라지는 ‘허브 내장 변속기’를 주로 사용하게 된다.

어느 브랜드의 어떤 허브 내장 변속기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자전거의 주행성능이 달라진다. 고급 자전거에 사용되는 부품으로 시마노 알피네(ALFINE) 허브 내장 변속 시스템이 유명하다. 허브에 내장된 기어의 변속 단계에 따라 8단, 11단 등을 선택할 수 있다. 그 외 일반적인 자전거에서 흔하게 만나볼 수 있는 제품은 아니지만, 최고급 자전거에 장착되는 것으로 독일 롤로프 사의 14단 허브 내장 변속기나 허브가 아닌 크랭크 안쪽에 기어박스가 장착되는 ‘피니온(PINION)’ 변속 시스템 등도 선택할 수 있다.

이런 허브(또는 바텀브래킷) 내장형 변속기는 자전거의 깔끔한 외관을 유지하면서도 우수한 주행성능을 갖출 수 있다. 대신 무게는 살짝 무거워질 수 있기 때문에 스포츠용 자전거보다는 멋진 외관을 갖추고 유지관리가 쉬워야 하는 도심형 시티바이크, 전기자전거 등에 사용하면 게이츠 카본 드라이브 시스템과 시너지를 통해 장점과 부품의 성능을 120% 이끌어낼 수 있다.

물론 전통적인 체인 구동 방식의 자전거와 이번에 소개한 벨트드라이브 자전거를 비교하며 어느 쪽이 더 우월한가를 이야기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양쪽 모두 각각의 장점이 있으며, 어떤 자전거를 선택할지는 결국 사용자의 취향과 용도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옳다.

다만 그동안 국내에서 벨트드라이브 방식 구동계를 장착한 자전거를 만나보기 어려웠고, 장점이 많은 자전거임에도 불구하고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해외 프리미엄 자전거, 특히 벨트드라이브 구동계를 장착한 자전거만을 고집하는 독특한 콘셉트 스토어 ‘어반 벨로 프로젝트(Urban Velo Project, UVP)’를 통해 다양한 자전거들을 만나볼 수 있다.

어반 벨로 프로젝트의 공식 홈페이지(http://www.uvpkorea.com)를 방문하면 독일에서 온 프리미엄 자전거 브랜드 슈힌들하우어(Schindelhauer), 미국에서 온 티타늄 자전거 브랜드 버드니츠(Budnitz), 이탈리아에서 온 특별한 디자인의 브랜드 리조마(Rizoma)를 비롯한 여러 브랜드의 벨트드라이브 자전거 모델을 만나볼 수 있다. 매장을 직접 방문하면 준비된 시승용 자전거와 함께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라이딩을 경험해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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