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5.30 화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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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파스 소버린 스페셜 - 최강 가성비 하드테일의 비밀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소버린(SOVEREIGN)이라는 이름에서 미국 드라마 스타트렉을 떠올렸다. 우주탐사선 보이저호가 소버린 급 우주선이라는 걸 떠올릴 정도면 자전거보다 SF영화광에 가까울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그냥 이름 때문은 아니었다. 소버린을 소개하는 공식 홈페이지의 문구는 빛의 속도를 뛰어넘어 워프를 연상하게 될 정도로 인상적이다. (http://www.allforgear.co.kr/cephas/sovereign.html)

소버린은 포커스와 써벨로 등의 자전거 브랜드를 국내 유통하는 세파스(CEPHAS)가 회사명과 같은 세파스 브랜드로 출시한 하드테일 MTB 모델이다. 세파스는 지난 2015년 세파스 브랜드를 런칭 했고, 세파스 브랜드 자전거들은 뛰어난 가격대비 성능으로 무장한 실속 있는 모델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이번에 출시되는 ‘소버린 스페셜’은 세파스가 직접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모델인데, 감히 동급 최강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부품 구성을 자랑한다. 140만원의 가격에 시마노 XT급 구동계와 폭스 퍼포먼스 스탭 캐스트 서스펜션 포크, 마빅 림과 노바텍 허브로 조립된 휠세트가 장착된다. 심지어 타이어도 맥시스 이콘으로, 저렴한 부품을 섞어 쓰는 잔꾀를 부리지 않았다. 온라인으로 ‘예약 판매’를 하는 데는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구나 싶다.

 

“상자에서 자전거를 꺼내 조립해서 타면 됩니다. 참 쉽죠?”

그냥 저렴한 게 아니라 다 이유가 있다. 쇼핑몰에서 라이더에게 직접 자전거를 판매하면서 중간 마진을 줄였고, 대신 부품 구성을 알차게 맞췄다. 그러나 세파스 소버린 스페셜을 구입한 라이더들은 자전거를 받아서 타기 전, 저렴한 가격에 대한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바로 자전거의 조립과 세팅이다. 평소 자전거 숍에서 완벽하게 세팅된 자전거만을 탔던 라이더에게는 너무나 큰 시련이 아닐 수 없다.

시련은 박스를 여는데서 시작된다. 보통 자전거 포장의 거의 두 배 가까이 되어 보이는 거대한 골판지 박스를 나르는 것부터 쉽지 않다. 대체 박스 안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궁금하다. 원래 상자는 마구 뜯는 게 제 맛이라 하지만, 개봉 샷을 찍기 위해 칼로 조심스럽게 상자를 해체했다.

그런데 상자를 열어보니 바퀴도 빼지 않은 ‘자전거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있다. 물론 ‘껍질은 벗겨야’ 자전거를 탈 수 있다. 스크래치가 나지 않게 부드러운 폼과 케이블타이로 튼튼하게 고정되어 있는데, 제거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

세파스 소버린 스페셜을 박스에서 꺼냈다고 바로 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제 전문 미캐닉을 흉내 낸 손길로 직접 자전거를 조립해야 한다. 일단 90도 돌아간 핸들을 제대로 조립해야 하고, 자전거의 안장 높이를 조절한 다음 페달을 장착해야 한다. 자전거를 타고 나가기 전, 타이어에 공기를 넣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친절한 설명서가 마련되어 있으니 토씨 하나 빼놓지 말고 꼼꼼하게 읽은 후 조립하도록 하자. 핸들은 반드시 똑바로 맞춰야 하고, 페달을 조립할 때는 좌우 각 페달의 나사 죄는 방향이 다르니 헷갈리지 않도록 페달 축에 새겨진 ‘L’, ‘R’을 확인한 다음 조립한다. 안장의 높이는 다리를 충분히 뻗을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조립에 필요한 공구인 육각 Y렌치와 페달렌치는 상자에 동봉되어 있다.

세파스 소버린 스페셜은 95% 조립 완성된 상태로 배송되니, 프로 미캐닉이 아니라 자전거를 처음 구입한 사람이라도 설명서만 읽으면 누구나 쉽게 자전거를 완성할 수 있다. 마트에서 파는 건프라를 처음 조립하는 것보다 쉽고, 정비나 자전거의 부품 조정에 필요한 공구까지 덤으로 따라온다. 자전거 초보자라도 내 손으로 직접 자전거를 만져야 한다고 미리 부담 가질 필요가 전혀 없으니 안심하시길!

 

입문자용으로 참 좋은, 입문기를 넘어선 모델

이미 다양한 자전거를 경험해본 라이더라면 많은 비용을 들이더라도 좋은 부품을 장착했을 때 어떤 메리트가 있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고가의 자전거라도 마음에 드는 것을 구입한다. 하지만 사실 자전거를 처음 시작하는 이들은 디자인 말고 어떤 부분을 봐야 할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전거 메이커들은 ‘장착된 부품의 등급’과 가격으로 자전거 모델의 수준을 판단하도록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자전거가 일본 시마노 사의 자전거 부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주로 입문자용 모델은 시마노 데오레 등급 전후의 부품을 장착하고, 중상급자용 모델은 시마노 SLX, XT 등급 부품을 장착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주로 입문자들, 하지만 중급 이상의 실력을 가진 라이더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자전거의 수준을 판단할 때 이 시마노 부품 등급만을 보는 실수를 할 수 있다. 자전거 메이커가 변속기와 같이 눈에 잘 띄는 부품은 시마노 XT를 사용하면서, 브레이크 같은 부품은 데오레나 그 아래 등급 부품을 장착하는 경우는 꽤 흔하다. 물론 낮은 등급 부품을 섞어 쓰면 그만큼 자전거의 가격도 내려가기 때문에 꼭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좋은 자전거를 저렴하게 구입하고 싶은 이들에겐 다소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하지만 세파스 소버린 스페셜은 다르다.

소버린 스페셜의 판매가격은 140만원이다. 온라인으로 정가 판매되는 모델이기 때문에 추가 할인이 없고, 다른 브랜드의 알루미늄 프레임을 사용한 입문용 MTB와 비교하면 다소 비싼 가격이라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전거의 제원을 꼼꼼히 살펴보면 생각이 180도 달라진다.

시마노 XT급 구동계를 장착했다. 하지만 변속기만 XT를 장착한 입문차와는 차원이 다르다. 크랭크와 시프트레버까지 시마노 XT를, 소모품인 카세트 스프라켓은 SLX를 장착했다. 구동계가 XT 풀세트가 아니라서 살짝 아쉽다고? 입문용 MTB들 대부분이 브레이크는 눈에 띄는 구동계보다 훨씬 낮은 등급을 사용하는데, 세파스 소버린 스페셜은 브레이크 시스템이 시마노 XT다.

서스펜션 포크는 폭스 32 퍼포먼스 등급이다. 카시마코팅이 적용된 시판용 모델보다는 저렴한 OEM 전용 제품인데, 그래도 스텝 캐스트(Step Cast, SC) 디자인이 적용되어 예전 모델대비 무려 300g이나 가벼워진 신형 포크다. 핸들바의 리모트 락아웃 레버를 이용해 언덕이나 도로주행 시 손가락 하나로 서스펜션 포크를 단단하게 잠글 수 있다.

핸들바와 스템은 대만 칼로이사의 우노(UNO) 브랜드 제품을 사용한다. 유명 브랜드 제품과 비교해서 품질만큼은 아쉽지 않은 제품이다. 심지어 무게도 가볍다. 참고로 소버린 스페셜에 장착된 우노 100mm 스템의 무게는 130g으로 알루미늄 부품 중에서도 경량에 속한다. 실속을 따진다면 전혀 업그레이드가 필요 없는 수준이다.

휠은 마빅 XM319림과 노바텍 실드베어링 프론트 허브, 시마노 허브의 조립 사양이며 타이어는 맥시스 이콘 27.5×1.95다. 아주 가벼운 휠은 아니더라도 산악 주행용으로 사용하기에 충분히 튼튼하고, 구름성능도 만족할만하다. 심지어 자전거에는 시마노 제품은 아니지만, 호환되는 클립리스 페달까지 포함되어 있다. 대체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어떤 입문자용 MTB가 이 정도의 사양을 갖췄을까?

세파스 소버린 스페셜이라는 모델이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생소하겠지만, 장착된 부품의 구성을 보면 믿음을 주기에 충분하리라 생각된다. 단순히 가격만으로 승부하는 모델이 아니라, 부품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선택해 정말 가치 있는 자전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많이 보인다.

 

예상보다 가볍고 빠른 ‘레이스’ 입문용 하드테일

프레임의 성능만큼은 자전거를 직접 타보지 않고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알루미늄 소재를 더블버티드 가공한 튜빙을 사용했고, 프레임의 무게는 1,700g 정도라고 한다. 이만하면 무난하다. 용접부위는 매끄럽게 갈아내어 외관상 깔끔하다. 프론트 디레일러의 케이블은 프레임 안쪽으로 들어가는 인터널 라우팅을 적용했고, 시마노의 신형 MTB 변속기에 적용되는 ‘사이드 스윙’ 디자인을 적용했다. 

산에서의 주행성능은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기대보다 가볍다는 느낌이다. 알루미늄 프레임의 하드테일 무게가 11.5kg이면 훌륭하다. 휠과 부품을 바꾸면 더욱 가벼운 자전거도 꾸며볼 수 있겠지만, 당장 아쉬움이 느껴지는 부분이 없으니 충분히 만족스럽다.

아주 단단하고 순발력이 빠른 자전거라는 느낌은 아니다. 뒷삼각의 체인스테이는 BB에서 드롭아웃으로 갈수록 납작하고 가늘어지는 형태로 노면의 진동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고, 드롭아웃은 견고하다. 뒷바퀴의 캘리퍼가 체인스테이가 아닌 드롭아웃에 포스트 마운트 방식으로 장착되는데, 이는 브레이킹 시의 떨림을 줄여주고 높은 제동력을 낼 수 있게 해준다. 딱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라면 뒷바퀴가 스루액슬이 아니라는 점 정도다.

서스펜션 포크와 타이어의 선택 또한 탁월하다. 노면과의 그립이 훌륭하고, 낮은 저항으로 경쾌한 주행이 가능하지만, 지나치게 레이스 지향적인 공격적인 스타일은 아니다. 산에서 아주 재미있게 갖고 놀 수 있는 부품구성이다.

산길에서 아주 다루기 쉽다. 그리고 편안하다. 프레임 사이즈는 3가지로, 특히 탑튜브가 지나치게 길지 않으며 국내 라이더의 신체에 잘 맞는 지오메트리가 아닌가 생각된다. 레이스용 세팅을 원한다면 핸들바를 많이 낮춰야겠지만, 입문자용 모델을 구입하면서 그런 목적으로 사용하려는 이는 아마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 일반적인 트레일 라이딩, 도로 라이딩에서의 편안한 포지션을 생각한다면 이대로가 딱 좋다.

소버린 스페셜은 아주 잘 설계한 자전거다. ‘철저히 실리를 추구하는 라이더’에게 더 이상의 선택은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여기에 누구나 무난하게 좋다고 느낄만한 디자인이 더해지고, 자전거를 구입한 소비자가 직접 조립하더라도 부담 없는 박스 패키징까지 세파스가 얼마나 정성들여 기획한 모델인지가 느껴지는 멋진 모델이다.

 

세파스 소버린 스페셜 제원

프레임 : 알루미늄 하이드로포밍 더블버티드
포크 : 폭스 플로트 32 퍼포먼스 SC, 리모트 락아웃
크랭크 : 시마노 XT M8000-3, 40/30/22T
스프라켓 : 시마노 SLX M7000, 11-40T, 11S
시프터 : 시마노 XT M8000
앞 디레일러 : 시마노 XT M8000, 사이드스윙
뒤 디레일러 : 시마노 XT M8000 SGS
브레이크 : 시마노 XT M8000, RT54 160mm
핸들바 : 칼로이 우노, HB-FB21L, 680mm, 백 스윕 9도 
스템 : 칼로이 우노, AS-007N, 90mm, 오버사이즈, 7도
안장 : 벨로 세퍼스 커스텀
시트포스트 : 칼로이 우노, SP-369, 31.6×350mm
허브 : 노바텍 D791 스루액슬 실드베어링/시마노 9mm QR
: 마빅 XM319
타이어 : 맥시스 이콘, 27.5×1.95
색상 : 블랙 네이비, 라이트 바이올렛
사이즈(인치) : 13.5, 15, 17
가격 : 140만원
제품문의 : 세파스((주)올포기어) http://www.allforge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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