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탈리아의 사이클링슈즈, 모터사이클 부츠 전문업체 시디(SIDI)가 로드사이클링용 최상급 모델인 샷의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했다. 1960년에 산악 스포츠용 신발 공방으로 시작한 이탈리아의 시디는 1970년대에 자전거용 신발과 모터사이클 부츠를 전문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시디 제품은 다양한 레이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고, 곧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다. 최근에는 가방 등의 용품과 의류도 생산하며 점점 그 입지를 넓혀 가고 있다.
사실 그동안 필자와 시디는 별로 인연이 없었다. 아무리 기능과 디자인이 훌륭하더라도 맞지 않는 신발을 신을 수는 없는 법인데, 시디는 발볼이 넓은 사람에게는 잘 맞지 않는 브랜드로 알려졌다. 일부 모델이 ‘메가’라는 이름으로 발볼이 넓게 나오지만 종류가 적고, 이미 최상급 모델을 본 상황에서 다른 모델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시디와는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
그러다 우연히 로드바이크용 최상급 신발인 샷을 신어볼 기회가 있었다. 시디니까, 당연히 발볼이 넓은 필자에게는 맞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막상 신어보니 생각과는 달리 발에 잘 맞았다. 시디의 최신 모델이 달라진 것인지, 발이 변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조만간 시디 슈즈를 신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기회가 찾아왔다. 시디 샷 리미티드 에디션이 출시된 것이다. 한정판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더욱 관심이 갔다. 샷 리미티드 에디션은 일반 모델과 색상만 다른 모델이지만, 대신 가격도 같다. 일반 모델과 가격이 같은 한정판이라니, 구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
상자 한편에 리미티드 에디션이라고 적혀 있다. 상자 안에는 신발 사용 설명서, 천으로 된 신발주머니, 필요한 공구와 볼트 등이 들어 있는 지퍼백이 동봉되어 있다. 샷 리미티드 에디션의 컬러는 매트블랙이고, 몇몇 부분에는 빨간색이 들어가서 포인트를 준다.
 |
빨간색이 들어간 곳은 발바닥 앞과 뒤, 발목, 뒤꿈치 부분이다. 검정과 빨강이라는 색 조합은 상당히 강렬한 인상을 주며, 자전거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한다. 오랫동안 자전거를 타 온 사람에게 검정과 빨강은 상당히 익숙하고 마음에 들 것이다.
 |
착용하기 전에, 신발의 기능을 살펴봤다. 요즘에는 다이얼과 와이어로 신발을 조이는 방식이 많이 대중화되었다. 하지만 샷은 다이얼의 위치를 다른 제품과는 차별화했다. 대부분 신발 옆에 다이얼이 있는데, 샷은 설포라고 부르는 신발 혀 부분에 다이얼을 부착했다. 설포가 옆으로 돌아가는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이다.
 |
설포가 돌아가는 것만큼 불편한 것이 발뒤꿈치가 오르내리는 것이다. 특히나 페달링에서 발을 끌어올릴 때 신발 안에서 발뒤꿈치가 놀면 불편할 뿐 아니라, 상처가 날 수도 있다. 시디 샷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절식 뒤꿈치 고정 장치를 달았다. 뒤꿈치 위쪽, 아킬레스건 부분을 잡아줘서 발이 제 위치에 정확하게 고정된다. 단단한 힐 컵 위에 장착된 고정 장치는 동봉된 공구를 이용해 사용자에게 맞게 조절할 수 있다.
 |
걸을 때 카본 솔의 손상을 줄이기 위해 발바닥 앞뒤에는 빨간색 패드가 있다. 그중 앞에 있는 패드는 다른 한 가지 역할이 있다. 벤트커버라는 이름의, 신발 안쪽 공기 흐름을 조절하는 역할이다. 공기의 순환이 필요할 때는 열고, 외부 공기가 신발 안쪽으로 들어오지 않아도 될 때에는 닫을 수 있다. 더 이상 외부 공기를 차단하기 위해 신발 바닥에 테이프를 붙이는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
 |
잘 살펴봤으니 이제 사용해 볼 차례다. 신발 바닥에 그려진 눈금과 숫자를 보며 클릿을 고정했다. 사진에서는 클릿이 벤트커버 일부를 가리고 있다. 클릿 장착 후에는 벤트커버 조절이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기우였다. 아래에서 보는 것과 달리 아웃솔과 닿는 부분에는 전혀 간섭이 없었다.
 |
클릿을 장착하고 이제는 자전거를 타는 일만 남았다. 일단 트레이너에서 테스트를 했다. 클릿이 상당히 부드럽게 체결되는 듯하다. 기분 탓이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발을 편하고 안정적으로 고정해 주고 아웃솔이 단단한 것이 그 바탕으로 추정된다.
 |
발등과 발목을 와이어로 고정하고, 뒤쪽은 단단한 힐 컵이 견고하게 받쳐 준다. 무거운 기어를 강한 힘으로 밟을 때도 매우 안정적이다.
 |
들어 올리는 발에 집중해서 페달링을 해 봤다. 보통은 신발 안에서 뒤꿈치가 움직이고, 가끔은 신발이 벗겨질 것 같은 느낌도 오는데, 시디 샷은 발이 움직이는 느낌조차도 없다. 힐 컵과 조절식 뒤꿈치 고정 장치가 발을 제대로 잡아준다.
 |
샷은 시디의 최상급 로드바이크 슈즈다. 뛰어난 성능과 멋진 외관으로 이미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무광 블랙에 빨강이 어우러진 리미티드 에디션이 출시되면서, 팬의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 같다. 클릿을 장착하고 롤러를 탄 것이 괜한 짓이었나 싶기도 하다. 물론 신발의 성능을 바닥까지 끌어내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신지 않고 소장하는 것도 괜찮을 만큼 멋진 슈즈다. 시디 샷 리미티드 에디션의 가격은 49만5000 원이다.
글
함태식 기자 tsham@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라이드매거진은 자동차, 모터사이클, 자전거 등 다양한 탈것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전문매체입니다. 각 탈것들의 전문적인 시승기부터 국내외 관련뉴스, 행사소식, 기획기사, 인터뷰, 칼럼, 대중들과 호흡할 수 있는 문화 이야기까지 다양한 볼거리들을 제공합니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덱스, '파니갈레 V4 S 탄다' 두카티 코리아 1호 엠버서더 위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