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9.27 수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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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을 유압으로, 자이언트 컨덕트 디스크 브레이크

로드바이크와 MTB를 모두 타는 필자는 결코 디스크브레이크를 미워할 수 없다. 비록 가벼운 무게와 심플한 디자인 때문에 로드바이크에 림브레이크를 사용하고 있지만, MTB를 타면서 경험하는 디스크브레이크 성능은 림브레이크보다 압도적으로 우수하다고 확신한다.

간혹 디스크브레이크가 ‘제동력이 지나치게 높아서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로드바이크에 장착되는 디스크브레이크는 사실 MTB보다 직경이 작은 140mm 로터의 장착을 비롯해 림브레이크와 비슷한 수준의 제동력을 내도록 조정되어 있어 별로 위험하지 않다. 디스크브레이크의 진정한 장점은 ‘강력한 제동력보다, 안정감 있는 제동력’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최근 자이언트를 비롯한 많은 자전거 메이커가 로드바이크에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하고 있다. 심지어 UCI(국제사이클연맹)의 공식 레이스에서 디스크브레이크를 사용하기를 주저하는 선수도 있지만, 자전거 메이커는 디스크브레이크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모습이다. 물론 신기술이 적용된 자전거라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한 로드바이크를 타본다면 가파른 경사와 급격한 커브의 다운힐에서도 안정감 있게 속도를 제어할 수 있고, 열변형 걱정이나 노면이 비에 젖은 다음날의 라이딩에도 제동력 저하가 없다는 점에 분명 만족할 것이라 확신한다. 우수한 성능의 브레이크를 장착해 더 나은 자전거를 만들기 위한 메이커의 노력은 분명 옳다.

 

유압식 디스크브레이크, 참 좋은데 설치가...

디스크브레이크는 케이블을 잡아당겨 작동하는 기계식과, 오일의 압력을 이용해 실린더를 밀어내 작동하는 유압식 두 가지가 주로 사용된다. 기계식 디스크브레이크는 기존 림브레이크용 레버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변속기와 브레이크가 통합된 컨트롤레버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유압식 디스크브레이크는 브레이크레버를 잡아당겼을 때, 오일 탱크에 압력을 가하는 완전히 다른 구조를 사용한다. 기존의 로드바이크용 레버를 사용하지 못하고, 유압 디스크브레이크 전용 컨트롤레버를 사용해야 하는데, 일종의 특수 부품이기 때문에 구하기도 어렵고 설치가 까다롭다. 

아무래도 자이언트는 자전거를 직접 생산하는 메이커이기 때문에, 보다 설치가 간편하면서도 우수한 성능을 내는 브레이크를 원했다고 생각된다. 결국 자이언트는 기존 로드바이크용 기계식 컨트롤레버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브레이크는 유압식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컨덕트(CONDUCT)’라는 브레이크시스템을 직접 개발해 세상에 선보였다.

 

자이언트 컨덕트, 기계식 레버와 유압식 브레이크의 만남

필자가 자이언트 컨덕트 유압 디스크브레이크를 처음 만난 것은 ‘컨텐드 SL’을 시승하면서다. 자이언트 컨텐드 SL은 시마노 105 구동계를 장착했는데, 브레이크 레버는 105 기계식이었고, 브레이크 캘리퍼는 유압식이었다. 어떻게 케이블을 잡아당기는 기계식 브레이크레버로 유압식 디스크브레이크를 작동할 수 있을까? 이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컨덕트 브레이크 시스템이다.  

자이언트 컨덕트 브레이크시스템의 핵심은 자전거의 핸들바를 고정하는 스템 앞부분에 장착된 ‘마스터 실린더’다. 일반적으로 유압식 디스크브레이크의 레버는, 손가락으로 레버를 잡아당기면 레버가 직접 오일이 가득 찬 실린더를 눌러 압력을 가한다. 이 실린더는 보통 브레이크레버의 안쪽에 들어있다.

하지만 자이언트 컨덕트 디스크브레이크는 오일이 들어있는 마스터 실린더가 핸들바의 중앙에 있다. 브레이크레버는 케이블을 이용해 마스터 실린더의 피스톤을 잡아당긴다. 마스터 실린더는 오일을 디스크브레이크 캘리퍼로 펌프질해 보내고, 이 오일의 압력을 이용해 브레이크 패드가 바퀴 중앙의 로터를 잡아 제동력을 만들어낸다. ‘브레이크 케이블-마스터 실린더-유압 캘리퍼’의 순서로 작동하게 해주는 어댑터인 셈이다.

단, 컨덕트 디스크브레이크 시스템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우선 자전거의 구조가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할 수 있어야 한다. 프레임과 포크에 디스크브레이크 캘리퍼를 장착할 수 있는 마운트가 없다면 당연히 컨덕트 디스크브레이크 시스템도 무용지물이 된다.

두 번째 조건, 자이언트 자전거가 아니어도 컨덕트 디스크브레이크 시스템을 장착할 수 있다. 그러나 스템은 자이언트 컨택트, 컨택트 SL을 사용해야 한다. 자이언트 컨택트 스템의 앞부분 캡을 제거하고, 컨덕트 디스크브레이크의 마스터 실린더를 장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템의 종류가 다르면 마스터 실린더를 장착할 수가 없다. 사실상 자이언트 자전거용으로 개발된 브레이크 시스템인 만큼 단점이라 할 수 없다. 다만 스템의 교체나 업그레이드를 할 때도 자이언트 컨택트, 컨택트 SL을 사용해야 한다. 

 

컨덕트 브레이크의 성능, 유압식과 기계식의 딱 중간!

유압식 디스크브레이크의 특징 중 하나는 레버를 잡았을 때의 느낌이다. 케이블이 마찰하는 느낌 없이, 뭉근한 액체를 꾸욱 쥐어짜는 듯한 부드러운 작동감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일정 수준의 압력에 이르면 손가락으로 레버를 꽉 쥔다고 제동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레버를 가볍게 잡아당기며 자전거의 제동력을 느끼고, 원하는 수준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자전거를 감속하는 것이 유압식 디스크브레이크를 사용하는 요령이다.

반면 기계식 디스크브레이크는 손가락으로 레버를 잡아당기는 힘에 비례해 제동력에 차이가 많이 난다. 힘을 가감하기가 쉽다. 하지만 오랜 시간 브레이크를 작동할 경우, 손가락의 피로감을 느끼게 되고 힘이 빠지면서 제동력도 줄어든다. 또, 브레이크 케이블이 오염되면 작동감이 뻑뻑해진다.

그렇다면 케이블과 유압을 모두 사용하는 자이언트 컨덕트는 어떤 느낌일까? 필자가 경험한 자이언트 컨덕트의 작동감은 과장이 아니라 정말로 기계식과 유압식의 딱 중간이라는 느낌이다. 손가락으로 레버를 당길 때 케이블이 마찰하는 느낌이 살짝 나지만, 케이블의 길이는 30cm가 채 안되기 때문에 저항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케이블이 마스터 실린더를 움직여 브레이크 캘리퍼를 작동하는, 일종의 간접 조작 방식이다. 하지만 마스터 실린더가 워낙에 부드럽기 때문에 사용하는 데는 별로 위화감이 없다. 순수한 유압식 디스크브레이크보다는 조금 조작감이 딱딱한 느낌이다. 하지만 유압 디스크브레이크 특유의 꾸준하고 일정한 제동감을 주기 때문에 자전거의 속도를 조절할 때 무척 안정감 있고 조작이 편하다.

자이언트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자이언트 컨덕트 유압 디스크브레이크는 기계식 디스크브레이크의 제동 특성처럼, 브레이크레버를 잡아당길수록 일정하고 높은 제동력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기계식 디스크브레이크처럼 섬세한 조작을 통해 제동력을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제동력 그 자체는 기존의 유압식, 기계식 디스크브레이크보다 훨씬 높다. 최대 제동력을 비교할 때 동급의 기계식 디스크브레이크보다 22% 더 우수하다는 것이 자이언트의 주장이다.

사실, 기존 림브레이크를 사용하던 로드바이크 유저가 자전거를 바꾸지 않는 한 자이언트 컨덕트 디스크브레이크를 사용할 일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기계식 디스크브레이크를 사용하고 있는 라이더가 보다 우수한 성능의 유압식 디스크브레이크로 바꾸기를 원한다면 자이언트 컨덕트 디스크브레이크는 굉장히 멋진 솔루션이다. 자이언트 컨덕트 디스크브레이크 시스템의 가격은 2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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