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9.27 수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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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데일 슈퍼식스 에보 - 레이스를 통해 진화해온 진짜 올라운더

유럽의 자전거 메이커들이 전통을 고집할 때, 미국의 자전거 메이커는 혁신을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캐논데일은 스틸이 주축이었던 자전거 시장에서 알루미늄의 돌풍을 일으키며 가볍고 뛰어난 성능의 자전거로 레이스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던 자전거 메이커다. 하지만 캐논데일의 진짜 저력은 기존 상식을 깨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끊임없이 발전해나가는데 있다.

알루미늄의 전성기가 지나고 ‘카본’이라는 새바람이 불어올 때, 캐논데일은 선두를 이끌어가던 자전거 메이커 중 하나였다. 캐논데일은 2005년 알루미늄과 카본을 결합한 ‘식스서틴(SIX13)’를 통해 새로운 소재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2007년에는 ‘시스템식스(SYSTEM SIX)’라는 초경량 로드바이크를 레이스에 투입한다. 캐논데일 시스템 식스는 가볍고 탄력 있는 카본 앞삼각과 우수한 추진력의 알루미늄 뒷삼각을 적용하고 직경이 큰 오버사이즈 튜빙을 과감하게 도입한 혁신적인 로드바이크였다.

이렇게 두 차례의 레이스바이크 개발로 카본의 저력을 확인한 캐논데일은 2008년 풀 카본 모델인 슈퍼식스(SUPERSIX)를 출시, 2012년에는 ‘슈퍼식스 에보(SUPERSIX EVO) 1세대’ 모델이 등장한다. 슈퍼식스 시리즈는 레이스에 초점을 맞춰 개발된 올라운더 스타일 로드바이크다. 발리스텍(BALLISTEC) 카본기술의 적용으로 가벼운 무게와 경쾌한 주행감, 그리고 엄청나게 민첩한 코너링과 승차감에 이르기까지 어떤 분야에서도 최고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이번에 소개할 현재의 슈퍼식스 에보는 2016년 등장한 2세대 모델이다. 2세대 슈퍼식스 에보는 이전 세대 모델의 뛰어난 성능을 고스란히 이어받았을 뿐 아니라, 공기역학적 디자인을 도입한 ‘TAP’ 에어로 튜빙을 적용하고 프레임과 포크형상을 더욱 가늘게 수정해 주행성능을 극대화했다. 또한 림브레이크와 디스크브레이크 모델이 모두 제공되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캐논데일 슈퍼식스 에보 - 진화의 정점에 이른 올라운더

슈퍼식스 에보는 캐논데일의 최상위 로드바이크 라인업이다. 앞서 설명했던 역대 캐논데일 플래그십의 계보를 이어나가는 모델로, 캐논데일이 자랑하는 최고의 카본기술과 레이스에 특화된 디자인이 적용된 올라운더 스타일의 고성능 로드바이크다.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슈퍼식스 에보의 첫인상은 프레임의 형상일 것이다. 캐논데일은 많은 기술혁신을 주도해온 자전거 메이커지만, 의외로 프레임 지오메트리는 고전적인 로드바이크의 그것을 고집하는 듯한 느낌이다. 작은 사이즈의 프레임을 선택하더라도 탑튜브는 지면과 거의 수평을 이루거나 살짝 경사진 수준이며, 대신 헤드튜브의 길이를 줄여 높이를 낮춘다.

또 라이더의 체중과 페달링을 견디며 프레임 강성을 좌우하는 헤드튜브, 다운튜브, BB셸은 굉장히 두껍다. 반면 그 외의 부분은 무척 가늘게 설계된 것이 인상적이다.

많은 자전거 메이커들이 체인스테이를 무척 두껍게 설계한다. 라이더가 페달링 할 때 크랭크와 체인이 뒷바퀴의 카세트스프라켓을 앞으로 강하게 잡아당기게 되는데, 여기에 버티기 위해서다.

하지만 캐논데일 슈퍼식스 에보는 다르다. 체인스테이의 두께는 ‘이렇게 얇은데도 강한 힘에 버틸까 싶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시트스테이도 굉장히 얇은데, 자세히 살펴보면 체인스테이와 시트스테이 모두 가운데가 잘록하니 가늘다. 적어도 눈으로 보기에는 왠지 유연하게 잘 휘어질 것처럼 생겼다. 유연함과 탄성을 고루 갖춘 이 프레임 디자인을 캐논데일은 ‘스피드 세이브(SPEED SAVE)’ 마이크로 서스펜션이라 부른다.

스피드 세이브 기술 뿐 아니라 직경 25.4mm의 가느다란 시트포스트와 시트스테이, BB셸에 가까워질수록 단면이 납작하게 변하며 넓게 퍼지는 델타 시트튜브 디자인도 슈퍼식스 에보의 중요한 특징이다. 노면 충격을 흡수하고, 세로방향으로 가해지는 힘에 대한 유연성을 높여 뛰어난 승차감을 제공한다. 반면 스프린트 시에는 프레임의 뒤틀림을 줄여 빠른 반응성능을 이끌어내도록 했다.

스피드 세이브 디자인을 적용한 체인스테이는 노면에서 올라오는 진동과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며, 매끄러운 가속을 돕는다. 게다가 선이 가늘고 섬세한 외형과는 달리 캐논데일 슈퍼식스 에보의 프레임은 이미 이전 세대의 모델부터 가볍고 단단하기로 정평이 높다. 단아한 모습에 속지 말지니, 그 안에는 놀라운 파워가 응축되어 있다. 안장에 오르는 순간부터 탄력 있는 프레임의 우수한 가속성능과 뛰어난 안정감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포크 또한 슈퍼식스 에보의 개성을 보여주는 파트다. 군살 하나 없이 가늘다. 그야말로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내고 골격만을 남긴 듯한 느낌이다. 에어로다이내믹스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두터운 포크와 튜빙을 가진 자전거와는 대조를 이룬다. 단순히 무게를 줄이기 위함이 아니다. 여기에도 캐논데일의 디자인 철학이 숨어있다. 두꺼운 에어로다이내믹 셰이프보다도 필요한 것만을 남긴 가는 형상이 공기역학적으로 더 유리하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언듯 평범해 보이는 모양이지만, 포크 블레이드와 프레임의 헤드튜브, 다운튜브에는 물방울 모양 단면(에어포일)의 뾰족한 끝단을 자른 ‘TAP(Truncated Aero Profile)’이라는 형상을 적용해 공기저항을 줄였다. TAP은 캄테일보다 우수한 공기역학적 성능을 보여주며, 이전 모델과 비교할 때 시속 40km/h 주행 시 시간당 6와트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캐논데일 슈퍼식스 에보의 프레임과 포크에는 ‘발리스텍’이라는 캐논데일의 독특한 카본기술을 적용했다. 군용 방탄소재로 사용되는 초고강도 섬유를 마치 골격처럼 내부에 배치하고, 그 위에 최적화된 카본 층을 겹쳤다. 슈퍼식스 에보만 해도 굉장히 우수한 무게대비 강성을 보여준다. 게다가 슈퍼식스 에보 ‘하이모드’는 하이모듈러스 카본 소재를 사용, 세계 최고수준의 가벼움과 단단함을 제공한다.

 

에보 & 에보 하이모드, 슈퍼식스 라인업

심플한 다이아몬드 프레임. 장식이라 할 요소는 일절 제거하고 오직 달리는 데 필요한 것만 갖춘 가장 기본적인 형상이지만, 이것이 캐논데일 슈퍼식스 에보의 매력이라 느끼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디자인은 동일하지만 카본 소재와 적층 공법에 따라 ‘슈퍼식스 에보 하이모드’, ‘슈퍼식스 에보’의 두 가지 등급으로 나뉘며, 디스크브레이크와 림브레이크 장착 버전을 각각 선택할 수 있다. 산바다스포츠를 통해 국내 정식으로 출시된 캐논데일 슈퍼식스 라인업 주요 모델을 소개한다.

캐논데일 슈퍼식스 에보 하이모듈러스 레드 이탭 - 슈퍼식스 에보 하이모듈러스는 프로 레이스를 위해 개발된 초경량, 고강성 프레임 세트를 적용한 모델이다. 프레임 무게 777g, 포크 무게 280g라는 초경량에 발리스텍 카본기술과 하이모듈러스 카본소재를 적용한 캐논데일의 플래그십이다.

슈퍼식스 에보 하이모듈러스 레드 이탭은 스램의 무선 전동 구동계와 캐논데일 할로우그램 SI(HollowGram SI) 카본 클린처 휠을 장착한 모델. 업그레이드 없이 바로 레이스에 나가도 될 정도의 탄탄한 부품구성을 자랑한다. 물론 849만 원이라는 가격은 만만치 않다. 참고로 프레임세트만의 가격은 370만 원.

캐논데일 슈퍼식스 에보 하이모듈러스 듀라에이스 - 시마노의 듀라에이스 기계식 구동계를 장착한 모델도 출시된다. 단, 크랭크는 캐논데일 할로우그램 SISL을 장착하는데, 이는 시마노가 공식적으로 BB30타입 크랭크를 지원하지 않으며, 캐논데일 할로우그램 SISL이 듀라에이스에 비견할 만한 고성능 크랭크이기 때문이다. 사실 진정한 캐논데일 마니아라면 할로우그램 SI가 장착되지 않은 슈퍼식스 에보를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가격은 640만 원. 

캐논데일 슈퍼식스 에보 하이모듈러스 디스크 울테그라 - 림브레이크 버전은 레이스용 최상급 구동계를 장착한 버전으로만 출시되지만, 디스크브레이크 버전의 슈퍼식스 에보 하이모듈러스는 시마노 울테그라 기계식 구동계와 유압 디스크브레이크 장착 버전으로 나온다.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한 로드바이크가 동호인을 중심으로 서서히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거리 라이딩을 즐기거나, 힐클라임 이후 와인딩 로드의 고속 다운힐을 즐기는 라이더라면 디스크브레이크 버전에서 로드바이크의 새로운 세계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슈퍼식스 에보 하이모듈러스 디스크 울테그라는 드라팍-캐논데일 팀 레플리카 컬러를 선택할 수 있다. 가격은 500만 원.

캐논데일 슈퍼식스 에보 울테그라, 105, 티아그라 - 하이모듈러스 버전이 아닌, 일반 버전의 슈퍼식스 에보 디스크는 부담 없는 가격에 소유할 수 있는 고성능 로드바이크다. 하이모듈러스 버전보다 약간 무겁지만, 실제 라이딩에서 무게차이를 실감할 정도는 아니다. 레이스에 나가거나, 반드시 ‘플래그십’을 타겠다는 욕심을 부릴 것이 아니라면 오히려 일반 버전의 슈퍼식스 에보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슈퍼식스 에보는 장착된 구동계에 따라 시마노 울테그라, 105, 티아그라 장착 버전을 선택할 수 있다. 단 울테그라 버전과 105 버전의 경우 크랭크는 캐논데일 SI를 장착하며, 티아그라 버전은 FSA 오메가를 장착해 가격 부담을 줄였다. 가격은 슈퍼식스 에보 울테그라 294만 원, 슈퍼식스 에보 105 245만 원, 슈퍼식스 에보 티아그라 216만 원이다.

캐논데일 슈퍼식스 에보 울테그라 디스크 - 하이모듈러스가 아닌 슈퍼식스 에보 일반 버전에서도 디스크브레이크 장착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시마노 울테그라 급 구동계와 유압식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했고, 휠은 마빅 악시움 디스크를 사용한다. 가격은 375만 원이다.

슈퍼식스 에보 우먼스 105 - 마지막으로 소개할 모델은 여성을 위한 지오메트리로 나오는 슈퍼식스 에보 ‘우먼스’다. 전체적인 프레임의 디자인에서는 일반 모델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프레임의 지오메트리를 비교하면 동일한 사이즈 프레임의 경우 탑튜브 길이가 조금 더 짧고 시트튜브가 낮아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여성 라이더도 보다 쉽게 편안한 포지션을 취할 수 있고, 자전거를 다루기 쉽다. 슈퍼식스 에보 우먼스 105 모델의 가격은 26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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