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5.30 화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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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디파이 어드밴스 프로 0 - 거친 길도 부드러운 길로 바꿔주는 마법
‘파리-루베(Paris-Roubaix)’는 클래식 레이스의 여왕이라는 우아한 별명으로 불리지만, 한편으로 북쪽 지옥이라는 이명을 가진 대회다. 유럽에서 봄에 열리는 자전거 레이스 중 가장 주목받는 대회로, 선수들은 파리를 출발해 북프랑스의 도시 루베까지 250km에 이르는 거리를 하루에 달려야 한다.
 
사실 파리-루베가 지옥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이유는 1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코스 때문이다. 울퉁불퉁한 돌을 바닥에 깔아놓은 옛 길을 ‘파베(Pave)’라고 부르는데, 당연히 자전거로 달리기 쉽지 않은 길이지만 파리-루베 레이스에는 매년 이 파베 구간이 50km 이상 들어있다.
 
왜 아스팔트 포장된 길에서 대회를 열지 않느냐면, 이 지옥 같은 길이야말로 파리-루베 레이스의 전통이자 상징이기 때문이다. 메마른 날에도 쉽지 않은 레이스인데, 비라도 오면 이 파베 구간에서는 그야말로 반질반질하게 닳고 닳은 돌이 촉촉하게 물에 젖은 형국이라 아비규환이 펼쳐진다. 넘어지고, 부서지고, 다치고... 파리-루베가 가장 악몽 같은 레이스라 불리는 이유다.
 
 
자이언트 디파이, 파리-루베를 제패한 자전거
 
파리-루베는 선수들에게도 가혹하고, 선수들이 타고 달리는 자전거에게는 더욱 처절한 레이스다. 많은 자전거 메이커들이 파리-루베에서 조금이라도 더 빨리 달리기 위한 자전거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한다. 심지어 로드바이크에 폭 30mm에 가까운 두툼한 타이어를 장착하고, 서스펜션을 달기도 한다. 하지만 우승은 결코 쉽지 않다. 선수의 기량과 운, 자전거의 성능. 이 셋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파리-루베 우승은 이룰 수 없는 꿈이다. 
 
파리-루베를 한 번이라도 제패한 자전거라면 의심할 필요 없이 가장 뛰어난 자전거 중 하나로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여러 자전거 메이커들이 파리-루베를 위한 특별한 자전거를 개발하는 이유다. 그리고 이번에 소개할 자이언트 디파이(DEFY)는 지난 2015년 자이언트-알페신 팀의 존 데겐콜브와 함께 루베의 벨로드롬에 도착해 가장 먼저 결승선을 넘으면서 영광스러운 파리-루베 우승자의 자전거의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자이언트 디파이는 ‘인듀어런스(Endurance)’ 로드바이크다. 파리-루베와 같은 험난한 코스에서 인내하고, 끝까지 라이더를 서포트하며 달리기 위한 기술을 적용한 장거리 레이스용 자전거이기 때문에 ‘인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
 
단순히 튼튼하기만 한 자전거가 아니다. 자이언트 디파이는 거친 길을 장시간 달릴 때 라이더의 피로가 적게 디자인되었고, 거친 길도 안정감 있게 달릴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이 적용되었다. 이런 특징 때문에 자이언트 디파이는 장거리 레이스뿐 아니라 아마추어 사이클리스트의 장거리 투어용으로도 적합하며, 편안하면서도 스포티한 자전거를 원하는 이에게 어울리는 로드바이크다.
 
 
디파이 vs TCR, 인듀어런스와 올라운더의 프레임 차이는?
 
디파이의 특징을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동급의 올라운더 타입 로드바이크와 비교하는 것. 자이언트는 TCR이라는 걸출한 성능의 명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디파이는 TCR을 바탕으로 디자인된 인듀어런스 로드바이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이드매거진은 현재 TCR 어드밴스 프로 모델을 보유 중이며 자이언트 디파이와 직접 성능을 비교할 수 있었다. TCR을 타다가 같은 사이즈의 디파이를 타면 숙였던 상체가 살짝 들리고, 어깨의 힘이 살짝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마 자전거를 처음 타는 라이더라면 TCR보다 디파이가 훨씬 편안하다고 느낄 것이다.
 
자이언트 디파이는 앞으로 돌진하기 위한 자세보다는 장거리 라이딩 시 피로가 적은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프레임 사이즈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디파이는 TCR 프레임보다 탑튜브가 약간 짧고(7-14mm, 사이즈 XS-XL, BB중심-헤드튜브 수평거리 차이)헤드튜브는 조금 높다(2-27mm, 사이즈 XS-XL, 헤드튜브 길이 차이).
 
즉, 키 170cm 정도인 라이더가 TCR을 타다가 디파이를 타게 되면 핸들의 위치가 5mm 정도 몸 쪽으로 가까워지고, 높이는 12mm가 높아지게 된다. 자연스럽게 상체가 살짝 들리게 되는데, 이 약간의 차이로 몸이 훨씬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프레임의 지오메트리를 비교해보면, 체인스테이 길이는 디파이가 420mm, TCR이 405mm다. 디파이의 체인스테이가 15mm 더 길다. 또 시트스테이가 납작하고, 높이도 낮다. 뒷삼각의 지오메트리 차이를 생각하면 스프린트 시의 급가속에서 TCR이 디파이보다 더 단단하고, 코너링도 더 민첩할 것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디파이는 체인스테이가 길어진 만큼 뒷삼각이 노면 충격을 유연하게 받아들여 흡수하기가 쉽다.
 
반면 TCR의 핵심기술은 디파이와 공유한다.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파워코어 및 오버드라이브 기술의 적용이다. 이 두 가지 기술은 자이언트 카본 프레임의 우수한 추진력과 안정감 있는 핸들링의 핵심이다. 파워코어는 BB셸의 강성증대를 담당하는데, 라이더의 하중 대부분을 감당하는 바텀브래킷(Bottom Bracket, BB) 주변부의 좌우 비틀림을 억제하고, 강한 페달링 시 추진력의 손실을 줄여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앞으로 달려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오버드라이브2는 스티어러튜브와 헤드튜브, 헤드셋 베어링의 사이즈 증대를 의미한다. 자이언트 오버드라이브는 1-1/8인치 & 1-1/4인치 비대칭 규격의 ‘오버사이즈’ 헤드셋 베어링을 적용했다. 오버드라이브2는 기존 오버드라이브보다 사이즈를 키워 1-1/4인치 & 1-1/2인치 베어링과 비대칭 포크 스티어러튜브를 적용했음을 의미하며, 코너링이나 댄싱, 브레이킹과 같이 헤드튜브와 포크스티어러에 높은 하중이 걸리는 상황에서도 높은 안정감을 제공한다.
 
 
노면 충격을 완화하는 ‘D-Fuse’ 기술
 
디파이에는 노면 충격을 완화(Defuse, 디퓨즈)하기 위한 또 다른 장치가 숨어있다. 바로 ‘D-퓨즈(D-Fuse)’라는 이름의 시트포스트다. 당연히 노면 충격을 완화해준다는 의미를 담은 말장난이 살짝 숨어있지만, 그 효과를 체험해보면 참 잘 지은 이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언 듯 보기에는 평범한 시트포스트로 보인다. 자세히 보면 앞쪽이 둥글고 뒤쪽이 납작하다. 눈으로만 봐서는 뭐가 그리 대단한지 알 수 없다. 다른 자전거 메이커가 인듀어런스 로드바이크의 프레임 중간에 링크를 넣고, 스프링이나 서스펜션을 장착하는 것을 보면 자이언트 디파이는 너무나 평범해 보인다.
 
사실 필자도 디파이를 타보기 전까지는 일반적인 로드바이크와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 짐작했다. 하지만 웬걸, 실제로 타보면 디파이는 깜짝 놀랄 만큼 편안하다. TCR을 타다가 비슷하게 생긴 디파이를 탔는데, 엉덩이와 골반이 두 자전거의 차이를 가장 먼저 느낀다.
 
자이언트 디파이는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과 진동이 정말 놀랄 만큼 적다. 그렇다고 페달링을 할 때 자전거가 물렁물렁하냐하면 그건 또 아니다. 프레임이 딱딱한 느낌은 아니지만, 페달링의 박자에 맞춰 탄력을 받아 슉슉 나가는 느낌은 상당히 경쾌하다. 레이스에서 0.1초를 다투는 피니쉬라인 스프린트를 할 때면 모를까, 평소 라이딩에서 디파이가 TCR보다 느릴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꾸준히 페달링하며 달리는 스타일의 라이더라면 디파이가 제 주인을 만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자전거를 오래 타다보면 아스팔트 포장도로라도 새 길은 매끄럽고 오래된 길은 거칠다는 것을 ‘촉감’처럼 느끼게 된다. 그런데 디파이를 타면 다른 자전거를 탔을 때 거칠게 느껴지던 길이 새로 포장된 길처럼 매끄럽게 느껴진다. 엉덩이를 통해 전해지는 진동이 확 줄어든 탓이다.
 
 
자이언트의 튜브리스타이어 ‘가비아 SL’ 예찬
 
이번에 시승한 자이언트 디파이 어드밴스 프로 0는 시마노의 울테그라 Di2 등급 구동계, 디스크브레이크, 자이언트 디스크 휠시스템 및 가비아 SL 타이어를 장착했다. 시마노의 전동식 구동계의 성능은 이미 정평이 난 만큼 이번 시승기에서는 소감을 생략한다. 그보다 주목할 부분은 자이언트의 신형 카본 휠과 타이어라고 생각한다.
 
자이언트는 2016년 모델부터 ‘SLR’이라는 이름의 자체개발 카본 휠을 완성차에 적용해왔다. SLR 카본 휠은 허브와 스포크 등급에 따라 SLR0, SLR1로 나뉜다. SLR0은 휠 전문 메이커의 상급 모델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는 경량/고성능 휠이다. SLR1은 가격과 성능의 균형에 초점을 맞춘 휠인데, 이미 가성비로 잘 알려진 자이언트의 제품답게 ‘경량 알루미늄 휠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고품질 카본 휠’로 조용히 입소문을 타고 있다.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하나 있다. 자이언트는 사실 ‘카본 튜브리스 휠’과 함께 ‘튜브리스타이어’의 개발을 함께 진행하고 있었다. 튜브리스타이어보다 카본 휠세트의 개발이 앞섰기 때문에 2016년 모델에는 ‘SLR 휠시스템’이 먼저 소개되었는데, 2017년 모델부터는 SLR 휠시스템과 신형 ‘가비아’ 타이어 라인업이 함께 공급된다.
 
자이언트가 휠과 타이어에 많은 투자를 기울이는 것은 단순히 제품 라인업을 늘리기 위함이 아닌, 또 한 가지 노림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로 튜브리스타이어의 공급과 대중화다. 튜브리스타이어는 구름저항이 낮을 뿐 아니라 펑크에 강하고, 우수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특히 인듀어런스 로드바이크의 성능 향상에 크게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자이언트는 디파이 어드밴스 프로를 비롯한 다양한 상급 로드바이크 모델에 튜브리스 휠과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 특히 튜브리스타이어는 실런트와 함께 사용할 경우 펑크와 같은 트러블에 굉장히 강하며, 거친 노면에도 쉽게 적응한다. 우수한 접지력으로 안정감 있는 주행이 가능하며, 진동과 충격의 상당부분을 타이어가 흡수한다.
 
또한 자이언트 디파이 어드밴스 프로 0 디스크는 우수한 휠, 타이어시스템과 함께 유압식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 출시된다. 뛰어난 주행성능과 우수한 제동성능의 균형을 이루어 입문자에서 숙련자에 이르기까지 누가 탑승하더라도 큰 만족감을 줄 것이다. 특히 자이언트 디파이 어드밴스 0는 장거리 로드 투어링을 즐기는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자전거 중 하나라고 확신한다.
 
 
자이언트 디파이 어드밴스 프로 0 제원
 
프레임 : 어드밴스 등급 컴포지트
포크 : 어드밴스 등급 컴포지트, 풀 컴포지트 오버드라이브2 스티어러
크랭크 : 시마노 울테그라, 50/34T
시프터 : 시마노 RS785 (Di2, 유압 디스크브레이크 지원)
앞 디레일러 : 시마노 울테그라 Di2
뒷 디레일러 : 시마노 울테그라 Di2
카세트 : 시마노 울테그라, 11-32T (11단)
브레이크 : 시마노 RS805 유압 디스크, RS81 아이스테크 140mm 센터락 로터
휠세트 : 자이언트 SLR1 디스크 휠시스템, 림 프로파일 30mm
타이어 : 자이언트 가비아 SL, 튜브리스, 700x25C
스템 : 자이언트 콘택트 SL, 오버드라이브2
핸들바 : 자이언트 콘택트 SL, 31.8mm
안장 : 자이언트 콘택트 SL 뉴트럴, SST 튜블러 레일
시트포스트 : 자이언트 D-퓨즈 SL, 컴포지트
사이즈 : XS, S, M, ML, L, XL
무게 : 7.7kg (S사이즈, 실측)
가격 :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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