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5.30 화 14:12
상단여백
HOME 자전거 리뷰&프리뷰 자전거
알루미늄 로드바이크의 왕자, 캐논데일 ‘CAAD’ 시리즈

미국의 자전거 메이커 캐논데일이 처음부터 자전거의 명가였던 것은 아니다. 캐논데일의 창립자인 조 몽고메리는 피클 공장의 옥탑방을 빌려 아웃도어 및 사이클링용품을 판매하는 회사를 차렸다. 사무실 바로 앞에는 기차역이 하나 있었는데 그 역 이름은 캐논데일(CANNONDALE)이었다. 때는 1971년이었고, 캐논데일의 상표가 처음에는 작은 기차역이었던 이유다.

이탈리아의 몇몇 레이싱바이크 메이커의 탄생 스토리는 ‘실력 있는 장인이 자신의 이름을 건 공방을 세우고~’와 같은 이야기로 시작된 경우가 많지만, 아쉽게도 캐논데일은 자전거가 아닌 아웃도어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평범한 회사는 아니었다. 캐논데일은 자전거용 가방, 의류, 슈즈뿐 아니라 ‘버거 트레일러’같은 독특한 디자인과 기능의 제품을 내놓는 회사로 서서히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The Aluminium Bicycle’ by CANNONDALE

“캐논데일의 알루미늄 자전거”
캐논데일의 1984년 카탈로그 표지 문구다. 사실 캐논데일이 자전거 제작을 시작한 것은 1983년이다. 왜 갑자기 자전거를 만들기 시작했을까? 답은 캐논데일이 만든 자전거에 있다. 캐논데일의 자전거는 철이 아닌 알루미늄으로 프레임을 만들었다.

1980년대는 선수들이 타는 레이싱바이크도 대부분 크롬몰리브덴강 합금 튜브를 용접해 만든 프레임을 사용했다. 물론 당시에도 알루미늄 합금 소재가 있었지만, 강철보다는 무르고 용접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어 자전거 프레임의 재료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캐논데일이 알루미늄으로 자전거를 만들 생각을 한 것은 어쩌면 자전거 메이커가 아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기존 메이커보다 유연한 발상의 전환으로, 캐논데일은 기존의 강철 튜빙보다 직경을 1.5배정도 키워 알루미늄의 약점을 보완하는 방법을 사용했고, 당시 최신의 전기 티그(TIG) 용접 기술로 자전거 프레임을 만들었다. 캐논데일의 알루미늄 자전거는 탄생이 곧 혁신의 시작이었다. 

1990년대, 미국은 MTB가 큰 인기를 얻고 있었다. 캐논데일도 당시 세계 최강팀 중 하나인 ‘볼보-캐논데일 레이싱’을 운영하며 수차례 세계챔피언과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고, 캐논데일만의 독특한 자전거를 내놓으며 이목을 끌었다. 

한편 1990년대 말에는 미국 자전거 메이커로는 처음으로 유럽의 프로사이클링 팀을 후원하기 시작했다. 아마 지금 이름을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겠지만, 이탈리아의 커피메이커 회사와 함께 ‘세코-캐논데일(SAECO-CANNONDALE)’을 후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팀의 이름을 처음 들어보았다고 해도 아마 선수 이름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슈퍼’ 마리오 치폴리니, 그리고 케이델 에반스가 붉은 색 캐논데일을 타고 활약하던 시기다. 

당시 캐논데일의 레이싱바이크는 ‘Cannondale Advanced Aluminium Design’의 약어로 ‘캐드(CAAD)’라는 기술명을 사용했다. 참고로 1997년 세코-캐논데일 팀이 사용했던 로드바이크 ‘R900’에는 캐드3, 3세대 캐드 알루미늄 기술이 적용되었으며 이후 레이스바이크의 개발이 진행되며 기술도 세대를 거듭해 업데이트하게 된다. 그리고 2007년 공개된 캐드9부터 정식으로 이를 자전거의 모델명으로 사용한다. 

이후 알루미늄보다 가볍고, 자유로운 형태의 자전거를 만들 수 있는 카본 소재가 널리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캐드 시리즈는 캐논데일의 플래그십 자리에서 물러난다. 현재 캐논데일의 레이스용 최상급 로드바이크는 카본 모델인 슈퍼식스(SUPERSIX) 에보 하이모드 시리즈. 

하지만 캐논데일은 여전히 ‘알루미늄의 명가’ 간판을 내려놓지 않았고 캐드 시리즈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캐논데일 알루미늄 기술의 진수를 담은 또 다른 명기가 있으니, 바로 이번에 소개할 ‘캐드12’ 시리즈다.

 

캐드12, 캐논데일 알루미늄 로드바이크의 결정판

한 때 동호인들 사이에서 캐논데일 캐드가 슈퍼식스의 개발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이라는 소문이 돈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완전히 낭설이다. 캐드 시리즈야말로 캐논데일 레이싱바이크의 뿌리에 해당하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현재 캐논데일 플래그십의 자리를 슈퍼식스에게 물려준 캐드, 그러나 캐논데일은 ‘카본만큼 빠른 알루미늄 로드바이크’라는 언듯 보기에 터무니없어 보이는 개발목표를 세운 것으로 보인다. 그 증거가 바로 캐드12다.

그러나 실제로 캐논데일 캐드12를 경험해본 사람은 다른 브랜드의 알루미늄 자전거가 아닌, 캐논데일의 슈퍼식스를 캐드와 비교하곤 한다. 카본보다 저렴한 알루미늄 자전거가 아니라, 카본과 다른 알루미늄의 맛을 원하는 베테랑 라이더도 캐드12를 찾는다.

캐논데일은 캐드12를 공개할 때 ‘최고의 알루미늄 레이스바이크’라고 선언했다. 실제로 캐논데일 캐드12는 여타 보급형 알루미늄 로드바이크와는 달리, 여전히 레이스에 초점을 맞춰 뛰어난 효율을 추구하며 공격적인 주행에 적합하도록 디자인된 모델이다. 

캐논데일은 미국 브랜드지만, 로드바이크의 디자인은 유럽 브랜드의 자전거보다도 오히려 더 전통적인 형태를 추구한다. 여러 자전거 브랜드가 콤팩트한 슬로핑 프레임을 추구할 때도 캐논데일의 프레임은 ‘수평 탑튜브’로 상징되는 전통적인 형태를 고집한다. 사실 가볍고 단단한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콤팩트한 프레임이 더 유리하다. 그러나 캐논데일의 프레임이 두 개의 바퀴와 두 개의 삼각형이 가장 아름다운 비례를 이루는 디자인이라는 데는 별로 이견의 여지가 없을듯하다.

알루미늄의 특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캐논데일의 프레임은 예전부터 내벽 두께를 얇게 뽑아내고, 대신 직경을 키운 두터운 튜빙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이 바로 다운튜브다. 상당히 두꺼운데, 헤드튜브와 BB셸 접합부를 제외하면 원형의 단면을 사용하고 있다. 어떤 방향에서 가해지는 힘과 비틀림에도 균등하게 잘 견디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프레임을 앞에서 바라보았을 때 헤드튜브는 중간이 잘록하게 들어간 절구 공의 형태다. 공기역학적으로 유리할 뿐 아니라 높은 강성을 낼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캐드12는 캐논데일의 최상급 알루미늄 기술인 ‘스마트폼 C1’기술을 적용한 6069 알루미늄 합금 튜빙을 사용한다. 타사의 알루미늄 모델이 주로 사용하는 6061 알루미늄 합금과 비교할 때 인장강도가 최대 40% 더 높고, 덕분에 더 얇은 튜빙을 사용해 무게를 줄일 수 있다. 캐논데일 캐드12 프레임이 일반적인 알루미늄 프레임보다 15% 이상 감량할 수 있었던 이유다.

캐논데일이 정식으로 공개한 자료는 아니지만, 해외 리뷰에 따르면 캐드12 프레임의 무게는 56사이즈가 1,100g 미만이라 하니 일반적인 카본프레임보다 조금 더 무거운 수준이다. 포크는 300g 미만의 경량으로, 전체적인 무게를 생각하면 상당히 가벼운 편. 비슷한 가격대의 카본프레임 로드바이크와 캐논데일 캐드12를 놓고 충분히 고민할 만한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알루미늄 소재의 자전거는 다른 소재와 비교했을 때 진동을 잘 흡수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 대신, 페달링 시 프레임 변형이 적고 빠르게 반응해 우수한 순발력을 보여준다. 캐논데일은 알루미늄의 장점을 살리면서 승차감을 개선하기 위해, 프레임의 뒷삼각과 포크에 노면 진동을 거르는 유연함을 살짝 더했다. 이를 ‘SAVE’라 부르며, 캐드12에는 ‘스피드 세이브 마이크로 서스펜션’이 적용되었다.

뒷삼각을 보면 체인스테이의 단면이 마치 근육처럼 유기적으로 변하며, 중간부분이 살짝 눌린 듯한 형태. 시트스테이는 옆에서 보면 얇고, 뒤에서 보아 납작한 형태다. 마치 스프링처럼 충격과 진동을 유연하게 받아낼 수 있는 구조다.

시트튜브는 상당히 가늘다. 심지어 시트포스트는 직경 25.4mm, 가장 일반적인 사이즈인 27.2mm와 비교해 훨씬 가는데 이는 노면 진동흡수에 유리한 형태다. 캐논데일 ‘델타 시트튜브’는 BB셸이 맞닿는 부분은 뒤에서 보아 삼각형으로, 전후방으로 유연성을 가지면서 좌우로의 비틀림에 강하게 저항한다. 페달링 시 좌우에서 번갈아 가해지는 강한 토크에 프레임이 비틀리는 현상을 억제하기 위한 구조다.

포크는 군더더기 하나 없는, 그야말로 ‘골격’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 경쟁 브랜드의 자전거들이 두터운 블레이드 타입 포크를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인 가운데 캐드12의 가느다란 포크 디자인은 색다른 느낌이다. 캐드12의 전체적인 디자인을 고전적이라 느끼게 하는 요소 중 하나이기도 하다. 프레임과 마찬가지로 노면의 진동을 잘 흡수하도록 디자인되었으며, 블레이드에서 스티어러튜브까지 전체를 하나로 성형해 무게를 줄이면서도 내구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한 ‘원피스 발리스텍(One-Peace BallisTec’ 카본 포크로, 기함 급 자전거에서 볼 수 있는 최상급 카본포크를 캐드12에도 적용했다. 캐논데일의 캐드 시리즈에 대한 애착을 짐작할 만한 부분이다. 

BB셸은 캐논데일 BB30의 개선판인 BB30A를 적용했고, 이전모델 대비 강성을 13% 높였다. 크랭크는 캐논데일 SI(System Integrated)를 사용하는데, FSA의 체인링을 장착하며 무게는 735g으로 상당히 가볍다. 105 모델까지는 캐논데일 Si 크랭크, 울테그라 급 구동계를 장착한 상위 모델은 훨씬 가벼운 할로우그램 Si(HollowGram Si) 크랭크가 장착된다.

 

‘입문자에서 레이서까지’ 캐논데일 캐드 라인업

캐논데일 자전거는 현재 국내 공식 디스트리뷰터인 (주)산바다스포츠에 의해 수입되고 있다. 캐논데일 캐드 라인업은 본격적인 레이스에 투입하기에 손색없는 하이퍼포먼스 모델 ‘캐드12’와 입문자에 초점을 맞춘 ‘캐드 옵티모’ 시리즈로 세분화된다.  

캐드12는 취향과 라이딩 목적에 따라 림브레이크와 디스크브레이크 장착 모델을 각각 선택할 수 있고, 구동계는 105와 울테그라를 제공, ‘캐드12 블랙 잉크(BLACK INC)’ 모델은 듀라에이스 급 구동계를 장착했다. 가격은 캐드12 105 195만 원, 캐드12 울테그라 257만 원, 블랙잉크가 467만 원이다. 

캐드 옵티모는 캐드12보다는 한 등급 낮은 스마트폼 C2 기술을 적용한 알루미늄 프레임, 카본포크를 적용해 가격 부담을 낮췄다. 림브레이크 모델로만 출시되며 장착된 구동계에 따라 시마노 소라와 티아그라, 105 모델을 제공한다. 가격은 캐드 옵티모 소라 108만 원, 캐드 옵티모 티아그라 125만 원, 캐드 옵티모 105 146만 원.

한편 캐논데일 수입사인 산바다스포츠는 4월 한 달간 캐논데일 캐드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정품등록 시 헬멧과 자전거 액세서리를 증정하는 ‘START SAFE RIDING’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캐드12 구매고객에게 19만원 상당의 캐논데일 싸이퍼 에어로 헬멧을, 캐드 옵티모 구매고객에게 총 5만 8000원 상당의 휴대공구와 물통, 케이지를 증정한다. 캐논데일의 다양한 모델, 이벤트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산바다스포츠 공식 홈페이지(http://sanbadasports.c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장낙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상단여백
여백
인기뉴스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