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6.1 목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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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크루즈 2막, 당신의 기준은 무엇인가?

9년 동안 인터넷에 여러 이야기를 만들어내던 쉐보레 크루즈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풀체인지된 쉐보레 올 뉴 크루즈가 2017년 드디어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전 세대가 큼직한 근육을 가지고 잔뜩 웅크린 모습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면, 신형 올 뉴 크루즈는 어딘가 여유를 가진 인상이 느껴진다. 시간과 경험만으로 얻을 수 있는 노련함, 능숙함에서 시작되는 여유다. 어딘가 슬쩍 바뀐 정도가 아니다. 뼈대부터 모든 게 바뀌었다.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실제로 마주한 올 뉴 크루즈는 이전 크루즈의 모습을 ‘1’도 찾을 수 없었다.

 

새로운 뼈대

차세대 제품 개발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탄생한 새로운 차체의 전장은 4,665mm이다. 동급의 경쟁 모델 대비 거의 10cm 가량 길다. 뒷자리 레그룸의 여유가 길어진 차체를 가장 잘 확인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길어졌다는 얘기에 우리의 무의식이 ‘강성’ 이라는 단어를 끄집어내고 있지는 않은가? 어떤 물체 이던지 길이가 길어질수록 강성이 떨어져야 하는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물리의 법칙이다. 크루즈는 첫 등장부터 ‘차체 강성’ 이라는 요소로 치열한 준중형 시장에서 캐릭터를 확고히 다져온 모델이다. 소부경화강(Press Hardened Steel), 초고장력강판(Ultra-High Strength Steel)등의 고강도 재질을 74.6%나 할당했다. 그리하여 기존 플랫폼보다 차체 강성을 27% 끌어올렸다 한다. 차체를 키웠는데, 강성이 올라가다니? 라는 의문이 들지 모르겠지만, 한가지 더 덧붙여야 한다.

 

110kg

110kg은 올 뉴 쉐보레의 새로운 차체가 ‘감량한’ 무게이다. 그러니 -110kg 이라 표기해야 맞겠다. 자, 그럼 방금 들어보였던 의문점에 이어 붙여 보면, ‘차체를 키우고, 강성이 올라갔는데, 무게도 줄었다?’ 이 무슨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당연한 물리법칙을 부정하는 이상한 논리의 흐름이 되어버리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이렇게 감량하고, 강성을 키운 새로운 차체에 GM의 신형 1.4리터 직분사 터보 엔진을 올려, 2400-3600rpm에서 24.5kgf.m의 최대토크로 차를 밀어내기 시작한다. 크지 않은 싱글 터보차저 이기에 터보렉은 물론 저rpm에서의 토크 손실도 적다.

터보차저와 함께 5600rpm에서 153마력의 최대파워를 끌어내고 나면, 힘을 넘겨 받은 6단 미션의 차례다. 목에 힘이 들어가도록 강하게 몰아 붙이진 않지만, 약 1.2톤에 불과한 무게 덕분에 2L 중형차 이상의 감각으로 시원하게 가속해 나간다. 가속페달을 깊게 밀어내면 걸리는 지점이 존재하는데, 본능에 귀를 기울이고 힘을 줘 좀 더 밀어내면 오버 부스트 모드로 가속해 나간다. 늘 그렇듯 고속에서의 안정감도 크루즈 답다. 원래 잘했고 지금도 잘 하는 부분이다.

또한, 올 뉴 크루즈에서 놓치면 안될 것은 말리부를 통해 좋은 평가를 받았던 랙타입 프리미엄 전자식 차속 감응 파워스티어링(R-EPS)이다. 이름도 길고 가격도 비싼 부품이다. 저속이라고 지나치게 가볍지 않고, 고속이라고 지나치게 무겁지 않다. 속도에 따른 무게감의 차이를 줄여 이질감도 최소화 했다. 전 세대보다 가벼워졌다는 의견도 있지만, 전 세대의 무게감을 덜어줄 걸 요구하는 니즈도 분명 있었기에 어느정도 타협을 본 부분이 아닐까 한다. 전자식 파워스티어링은 동급에선 단연 일품이다.

올 뉴 크루즈의 크루즈 컨트롤을 활성화 하고 크루징 하다 보면, 루즈한 상황에 직면 할 수 있다. 혹시, 여러분이 방향지시등을 제대로 켜지 않고 차선 변경을 시도한다면, 차선 이탈 경고 및 유지 보조 시스템이 R-EPS를 컨트롤하여 가차 없이 경고를 줄 것이다. 차선을 벗어나는 방향의 반대방향으로 스티어링 휠을 돌려내는데, 그 힘이 약하지 않다. 편도 1차선 국도에서도 추월 후 원래 차선으로 복귀 할 때 방향 지시등을 제대로 넣지 않으면, 크루즈님이 삑삑! 하시며, 혼내시는 경우가 있으니 모두 방향 지시등은 제대로 사용하도록 하자. 이 밖에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과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등 있으면 언제든 도움 받을 안전 시스템들도 준비되어 있다.

올 뉴 크루즈의 최대 경쟁 상대는 역시 현대의 아반떼다. 박빙의 경쟁 상대를 두고 비교하는 것만큼 ‘꿀재미’ 소재도 드물지만, 이 둘을 비교 하고 평가 할 때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평가는 엇갈릴 것이다. 외관, 실내, 옵션, 드라이브 트레인, 운동성능, 가성비에 이르기까지 어느 한 쪽이 우월하지 않기 때문에, 가장 다양한 판단과 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어쨌든 쉐보레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매력 넘치는 말끔한 얼굴을 빗어냈어도, ‘크루즈’ 라는 캐릭터를 여전히 지켜내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위해 주행감에서 타협을 시도했다면, 크루즈를 잃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한정된 상황에서 운전재미의 본질적인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다른 부분에서 현실적으로 타협을 본 건 분명 아쉬운 부분이지만, 크루즈의 캐릭터를 원한다면, 그것은 확실히 소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어서 디젤터보엔진 라인업도 준비중이니 어떻게 완성시켜 낼 지 기대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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