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이래 27년간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는 W463 플랫폼을 바탕으로 제작되었고 외형 또한 크게 변하지 않았다. 어쨌건 G-클래스는 각지고 투박할 것이며, 장갑차를 방불케 하는 육중하고 단단한 자태를 뽐낼 것이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G-클래스의 이미지다. 

메르세데스-AMG는 최근 리어 소프트 탑을 적용한 버전의 G-클래스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고, 이는 ‘G65 4x4² 카브리오’라는 이름으로 여러 자동차 전문 매체에 소개되었다. 그런데 이 티저 이미지는 차량 뒷모습의 오른쪽만을 보여준다. 스페어타이어와 두툼한 카본 소재 오버펜더를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어쩌면 혹시 다른 꿍꿍이가 숨어있지 않았을까? 예를 들면 차량 왼쪽에 부착될 엠블럼을 감추고 싶었다거나 말이다.

예정대로라면 신형 G-클래스는 오는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신차의 출시를 앞두고 가끔 정보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하곤 한다. 이번에는 러시아의 자동차 뉴스 포털을 통해 그 정체가 드러났다.

메르세데스-벤츠의 G-클래스는 비록 투박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이를 개성으로 인정받으며, 신뢰할 수 있는 성능과 더불어 화려한 인테리어를 입고 럭셔리 SUV라 불렸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럭셔리 SUV의 기준을 한층 더 높여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번 티저 이미지의 주인공은 메르세데스-AMG가 아니었다. 메르세데스가 공개할 신형 G-클래스에는 알파벳 M이 2개 들어간 삼각형 엠블럼이 부착되며, 이름에는 ‘마이바흐’가 붙는다. 마이바흐의 소프트탑 모델에는 ‘Landaulet’이라는 명칭이 붙으니, 이번에 제네바 모터쇼에서 등장할 신형 G-클래스의 이름은 G650 랜덜렛이라 불러야 할 것이다. 

안락하고 쾌적한 후열 좌석을 위해 G650 랜덜렛은 롱 휠베이스 버전의 보디를 바탕으로 소프트 탑을 씌웠다. 별도의 화물적재 공간 없이 운전석 뒤쪽 전체를 넓고 안락한 후열좌석으로 구성했고 두 사람이 탑승할 수 있도록 꾸몄다. 인테리어는 두 가지 컬러의 가죽과 카본 트림으로 마감했고, 운전석과 후열좌석을 칸막이로 완전히 분리해 독립된 공간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운전석 역시 후열좌석과 마찬가지로 두 가지 컬러의 가죽과 카본 트림으로 장식했다. 실내 장식에는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나 칸막이로 분리된 앞뒤 공간을 생각한다면 뒷좌석의 안락함에 초점을 맞춰 디자인되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좌우로 넓게 돌출된 휠에 맞춰 펜더 역시 카본으로 새로 제작되었다. 차체 측면에는 승객의 승하차를 돕는 발판이 부착되어 있고, 자동차가 주행할 때는 접히는 것으로 보인다. 엔진은 메르세데스-AMG의 가장 강력한 엔진 중 하나인 6.0리터 12기통 바이터보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엔진의 최대출력은 630마력, 최대토크는 101.9kg.m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의 럭셔리 SUV와는 다른 유전자와 개성을 가진 마이바흐 G650 랜덜렛에 사막의 롤스로이스 같은 별명은 어울리지 않는다. 이 강력한 힘과 화려함을 갖춘 중후한 SUV는 ‘마이바흐’라는 별칭 그 자체만으로 부와 화려함의 극치를 상징하니 말이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G650 랜덜렛의 자세한 제원과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아마 제네바 모터쇼 이후 한정 수량 출시될 것으로 보이며, 가격은 적어도 40만 유로 이상으로 예상된다. 물론 마이바흐의 엠블럼을 붙인 이상 옵션이 더해지지 않을 수가 없으리라. 이 차량을 소유하는 이가 어떤 차를 원하느냐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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