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에 열리는 제네바 모터쇼가 파리, 프랑크푸르트와 함께 세계 3대 모터쇼로 불리는 이유는 ‘가장 화려한 자동차’들이 등장하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카로체리아와 양산차 메이커의 가장 비싸고 화려한 모델들, 그리고 콘셉트카와 프로토타입 모델이 가장 많이 등장하는 모터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무대에 인도의 자동차메이커 타타모터스의 등장은 어쩐지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타타모터스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300만 원 짜리’ 소형차 나노 시티로 우리나라에서도 화제가 되었던 회사다. 그러나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다. 비록 타타모터스가 인도에서는 저렴한 자동차를 생산하지만, 한편으로 재규어와 랜드로버가 타타 그룹에 속해있다는 사실 말이다.

타타모터스는 새로운 서브브랜드인 타모(TAMO)를 런칭 했고, 올해 제네바 모터쇼에서 타모 브랜드의 첫 자동차인 ‘퓨투로(FUTURO)’ 로드스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물론 재규어-랜드로버와 타모는 엄연히 다른 브랜드이자 메이커로, 타타모터스 소속이라는 이유로 같은 기술을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타모 브랜드의 첫 로드스터를 제네바에서 공개하는 것은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후광효과를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타타모터스가 저렴한 가격대의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고 해서 메이커의 실력 자체를 낮게 평가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자동차 메이커의 실력이 상향평준화 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타타모터스가 내놓을 자동차의 품질 또한 그들이 노리는 시장에 맞춰 얼마든지 바뀔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특히 타모라는 별도의 브랜드를 내놓는다는 것은 향후 출시될 자동차의 품질과 성격에도 변화가 있을 것임을 암시한다. 

타타모터스는 최근 AMP(Advance Modular Platform)라는 모듈러 플랫폼을 공개했다. 베이스가 되는 플랫폼의 길이와 폭을 조절하고, 외관 디자인을 바꿔 하나의 플랫폼으로 다양한 차량을 만들 수 있고, 개발 및 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다. 차량의 수리와 유지관리 또한 쉬워 많은 자동차 메이커들이 앞 다투어 모듈로 플랫폼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타타모터스의 AMP 플랫폼은 2018년부터 생산되는 타타모터스의 차량에 적용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될 타모 퓨투로 로드스터는 이탈리아의 엔지니어링 디자인 하우스인 트릴릭스(Trilix)가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퓨투로 로드스터에는 180마력의 1.2리터 터보엔진이 미드십 방식으로 탑재된다. 본격적인 스포츠카용 엔진으로는 작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차체는 알루미늄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활용해 불과 800kg 전후의 가벼운 무게로 제작될 것이라 하니 낮은 엔진출력으로도 경쾌하고 스포티한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타타모터스, 그리고 타모 브랜드가 어떤 길을 가고자 할지는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서 퓨투로 로드스터를 통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타모 퓨투로는 2018년 250대가 생산될 예정이라고 한다. 과연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미드십 로드스터가 등장하는 것일까? 슈퍼카 브랜드의 그것과는 분명 다르겠지만, 입맛을 다시게 만드는 재미난 차가 등장할 것 같은 즐거운 기대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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