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풋볼 최강의 팀을 결정하는 ‘슈퍼볼’은 가장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미국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이며, 바로 이때 가장 높은 TV 시청률을 기록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자동차 메이커가 할 일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바로 그 순간 멋진 광고를 터뜨리는 것!

특히 재미나거나 감동적인 이야기가 ‘미국인의 감성을 뒤흔들어 놓을’ 광고라면 브랜드 이미지의 상승과 자동차 판매량 증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많은 자동차 메이커가 ‘슈퍼볼 광고’를 통한 대리전쟁을 치르는데, 보통의 광고와는 다른 색다른 아이디어로 시선을 붙잡는 멋진 광고도 많다.

물론 슈퍼볼 광고는 홍보효과도 엄청나지만 비용 또한 엄청나다고. 현대자동차는 작년 슈퍼볼 경기 중간에 4편의 광고를 방송하는데 약 315억 원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엄청난 비용을 지불한 것은 다른 자동차 메이커 또한 마찬가지겠지만, 그럼에도 그 이상의 마케팅 효과가 있기 때문에 더욱 치열하게 광고 경쟁을 벌이게 된다. 

올해의 슈퍼볼 경기는 오는 6일 휴스턴 NRG 스타디움에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애틀랜타 팰컨스의 대결로 치러진다. 그리고 주요 자동차 메이커의 슈퍼볼 광고 중 상당수가 이미 공개되어 전파를 타고 있다. 영상으로 만나보자.

아우디 ‘Daughter’

아우디는 내리막길을 달리는 어린이 카트 경주에 참가한 소녀의 이야기를 1분의 영상에 담았다. 용감한 소녀가 다른 남자 경쟁자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우승하는 모습은 박진감이 넘치며 마치 아우디 자동차의 성능을 카트로 묘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하지만 광고에 담긴 메시지는 가볍지 않다. 소녀의 아버지는 딸이 달리는 모습을 보며 여성으로 살아갈 그녀의 삶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리고 아우디는 남성과 여성을 차별하지 않으며 동등한 임금을 지불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영상은 끝난다.

 

현대자동차 ‘OPERATION BETTER’

현대자동차는 아직 슈퍼볼 광고 영상을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공개한 것은 의자, 그리고 슈퍼볼 경기 관람석을 비추는 카메라 스크린. 나라를 위해 싸우는 ‘현실의 진짜 영웅’을 주제로, 해외 파병된 미군 병사들이 의자에 앉아 안경을 쓰는 순간 주위에 가족이 경기장에서 슈퍼볼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을 VR 기술을 통해 보게 되고, 멀리 떨어진 가족과 함께 경기를 즐기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슈퍼볼 경기가 열리는 동안 실시간으로 촬영해, 경기가 끝난 직후 방송할 계획이다. 

물론 슈퍼볼 광고는 미국 시장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며, ‘미국의 영웅’의 모습을 대중에게 전달한다. 특히 올해 슈퍼볼에 참가하는 팀의 이름이 ‘애국자들’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기아자동차 ‘Hero’s Journey’

유명 코미디언이자 배우인 ‘에코 전사’ 멜리사 맥카시가 지구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았다. 고래를 구하기 위해 바다로 나가고, 숲을 지키기 위해 나무에 오르며, 빙하를 지키기 위해 극지방으로 나가며, 코뿔소를 지키기 위해 사바나로 나가지만 매번 엄청난 고난을 겪으며 임무에 실패하는데...

하지만 지구를 지키는 것은 아주 쉬웠다. 뛰어난 연비를 자랑하는 기아의 SUV 니로를 타면 지구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이 기아자동차의 메시지. 진지한 척 하지만 역시나 올해도 기아자동차 광고는 유쾌하다. BGM은 ‘HERO’. 

렉서스 ‘Man and Machine’

스토리를 생각할 필요 없는 감각적인 영상. 렉서스 LC-500 쿠페의 힘과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인간의 몸으로 비유해 표현했다. ‘자동차가 당신의 기분을 바꿔놓을 힘을 갖고 있습니까? 지금까지 만나보지 못했던 렉서스를 경험하세요.’

 

혼다 ‘Yearbooks’ 

스티브 카렐, 지니 키멀, 티나 페이 등 미국의 유명한 코미디언이 ‘연감’에 등장해 어릴 적 모습을 보여주며 꿈을 좇는 사람들의 도전과 성공을 기념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등장하는 것은 바로 혼다의 신형 CR-V. 꿈을 좇는 사람들의 차, 또는 꿈을 좇는 차. 혹은 둘 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올해는 혼다 CR-V가 등장하고 20주년이 되는 해라는 것. 

 

포드 ‘2017 Ford Go Further’ 

1분 30초짜리 영상에 등장하는 모든 이들은 무언가 잘 안 풀리는 상황. 쉽게 이길 수 없는 강한 상대와의 대결에서 상자를 뒤집어쓴 고양이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어떤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포드는 ‘계속 나아가자’고 말한다. 그리고 라이드 셰어링, 전기자동차, 바이크 셰어링, 자율주행 자동차 같은 포드의 프로젝트가 우리 삶을 더 낫게 만들어줄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메르세데스-AMG ‘Easy Driver’ 

메르세데스-AMG GT 로드스터의 테마는 바로 ‘이지 드라이버’. 미국의 루트66 인근의 술집에 모인 나이든 모터사이클 이지 라이더들. 그러나 그들 가운데 이질적인 존재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AMG GT 로드스터를 탄 드라이버다. 참고로 BGM의 제목은 ‘Born to be Wild’. 

메르세데스-AMG가 광고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AMG GT 로드스터라면 모터사이클이 아니라도 야성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이지 라이더’를 동경하는 아메리칸 크루저 모터사이클 마니아에게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지 않을까? 물론 마케팅 효과는 두고 볼 일이다. 그나저나 광고에 등장하는 배우가... 영화 이지 라이더의 주연배우 ‘피터 폰다’라니 다시 한번 놀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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