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7.10.19 목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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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장비의 기본! 모터사이클 헬멧의 구조와 중요성

덥고 답답하다는 이유, 혹은 멋지지 않다는 이유로 헬멧을 쓰지 않는다고? 큰일 날 말씀. 미션 임파서블에서 머리칼 휘날리면서 S1000RR을 가지고 노는 톰 크루즈의 모습을 상상하며 멋을 위해 헬멧을 쓰지 않는다고 변명할지도 모르겠으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여름에는 날벌레와 키스를 하고, 겨울에는 매서운 추위에 얼굴이 일그러진다. 거친 바람에 눈물과 ‘바람머리’는 덤이니 헬멧 없이 달리는 모습을 보고 멋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행인의 선망어린 시선이라 느꼈던 것도 사실은 동정어린, 따가운 시선일 뿐이다. 

 

헬멧의 기능

헬멧은 충격으로부터 머리를 지켜주며 비바람에도 시야를 유지해 주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라이딩 장비다. 미국 NHTSA의 2015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사고 시에 머리 부상률을 67% 줄여주고 사망률은 37% 줄여준다. 또한 윈드스크린이 장착된 모터사이클이 시속 100km의 속도로 주행 시 운전석의 소음도는 약 104데시벨로 30분 이상 연속해서 듣게 된다면 영구적인 청력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수준이다. 

모델별로 다르나 풀 페이스 헬멧을 쓴다면 5~20db의 소음을 줄일 수 있고 라이딩용 귀마개와 헬멧을 동시에 사용한다면 30db 이상의 소음을 감소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장거리 운전 시에는 수백 마리의 벌레로부터 눈과 입을 지켜주고 피로도를 확연하게 줄여준다. 사고가 나지 않더라도 헬멧이 주는 이점은 아주 많다. 이래도 답답하다는 이유로, 멋없다는 이유로, 귀찮다는 이유로 헬멧을 쓰지 않을 수 있을까?


헬멧의 구조

헬멧은 외부를 감싸고 있는 쉘(Shell), 쉘 안쪽의 스티로폼 층 (EPS), 내피(Pad) 총 세 가지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쉘은 헬멧의 가장 밖에 위치하는 층으로 일차적으로 충격을 막아주는 방패의 역할을 하기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보통은 저렴하고 가공이 쉬운 이유로 ABS, PC 플라스틱으로 만들지만 내구성이 떨어져 쉘이 두껍고 무거운 단점이 있다. 

때문에 고급모델을 선두로 유리섬유, 카본섬유, 케블라 등을 혼합 성형하여 강도는 유지하면서도 쉘의 두께와 무게를 감소해 플라스틱의 단점을 완화하는 추세다. 또한 가볍고 튼튼한 카본섬유의 대중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레이싱 헬멧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게다가 쉘의 형상에 따라 외형을 결정하게 되는 만큼 상품성과 공기역학 성능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으니 헬멧 제조사의 디자인적, 공기역학적, 재료공학적인 역량이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쉘 바로 밑에는 라이너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두꺼운 스티로폼(EPS)층이 위치해 충격을 흡수해준다. 헬멧에 싸구려 플라스틱으로 알려진 스티로폼이 들어가는 점이 의아할 수는 있겠으나 저가형부터 최고급 헬멧까지 대부분의 헬멧 라이너는 스티로폼으로 구성된다. 이는 가볍지만, 충격흡수율이 뛰어나고 성형이 용이하며 고, 저온 가릴 것 없이 안정된 성능을 발휘하는 EPS의 장점에서 기인한다. 

하지만 큰 충격을 받으면 압축되기 때문에 한 번 사고를 겪은 헬멧이라면 다시는 충격흡수를 기대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단순한 스티로폼처럼 보이지만 부위별로 밀도를 다르게 구성한다든지 많은 통풍구를 두면서도 흡수율을 유지하는 등의 구조적인 기술력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 

가장 안쪽의 내피는 헬멧 무게를 분산시키면서 푹신한 착용감을 제공하며 사람의 피부와 맞닿는 부위인 만큼 쾌적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오래되거나 낮은 품질의 내피는 머리와 볼에 압박감을 줄 것이고 금세 악취를 풍긴다. 촉감, 속건성, 흡습성까지 중요해 각종 신소재가 사용되고 있다.  

턱 끈은 사고 시에 헬멧이 이탈하지 않게 고정해 줄 뿐만 아니라 쾌적함에도 관련이 있다. 내피와 마찬가지로 턱 끈 커버의 흡습성, 속건성은 쾌적함에 큰 영향을 끼치며 안전에 직결된 장치인 만큼 턱 끈 자체의 내구성도 중요하다. 고속주행 시 헬멧이 뜨는 현상이나 헬멧이 흔들리는 증상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가장 큰 역할은 사고 시에 헬멧이 벗겨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2차 충돌이 잦은 모터사이클 사고의 특성상 1차 충돌 시 헬멧이 벗겨진다면 작은 사고도 큰 사고로 번질 수 있기에 필수불가결한 안전장치다. 헬멧의 흔들림이나 사고를 대비해 근거리 이동 시라도 반드시 단단히 체결하고 주행해야 한다.

입과 이마, 정수리에 위치한 통풍구(벤틸레이션)는 신선한 공기를 유입시켜 땀을 식히고 원활한 호흡을 도와주며 후면에 위치한 통풍구를 통해 습하고 더운 공기를 내 보내주는 에어컨의 역할을 한다. 무더운 날씨에는 말할 것도 없고 시원한 날씨더라도 쾌적함을 유지해주며 비 온 뒤 습한 날씨라면 헬멧 실드나 안경의 김 서림을 제거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헬멧의 쉴드(바이저)는 사고 시에 얼굴을 지켜주며 운전 중에 가장 중요한 감각인 시각을 악천후에도 유지시켜 주는 중요한 부속이다. 투명 쉴드는 낮에 눈이 부시고 UV차단율이 비교적 떨어지는 단점이 있는 반면에 컬러쉴드는 밤에 시야 확보가 힘들어 야간 주행 시에 몹시 위험한 단점이 있다. 때문에 최근에는 두 가지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헬멧 내부에 컬러쉴드를 배치한 이너바이저가 내장된 헬멧이 늘어나고 있으며 화학적, 전기적 방법을 이용해 자동으로 색이 변하는 쉴드도 있다. 

헬멧을 타고 턱밑으로 들이치는 주행풍은 여러 가지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공기역학적으로도 그렇지만 헬멧 내부 온도 유지도 어렵고, 머리가 들리는 리프트 현상도 초래할 수 있다. 무엇보다 먼지가 유입되고 기침을 유발하기 쉽다. 또한 귀에 거슬리는 풍절음을 내는 데에도 영향이 크다. 턱 마개(친 커튼)를 사용한다면 바람과 소음(풍절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헬멧 쉴드가 고정되는 부위는 쉴드 기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쉴드 기어의 중요성을 쉽게 인지하기는 힘들지만 고장 시에는 풍절음 증가, 외부바람 유입부터 주행 중 쉴드가 이탈되는 최악의 상황까지 일어날 수 있다. 또 이 부분을 어떤 방법으로 매끄럽게 처리하는가에 따라 풍절음의 차이가 크다. 위치상 귀 바로 옆 부분에 위치하고 기능상 어쩔 수 없는 돌출부이기 때문이다. 

이번 시간에는 헬멧의 중요성과 기본적인 구조에 관해서 이야기해 봤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절대 톰 크루즈 같은 영화배우가 아니다. 헬멧 없이 달린다고 멋져 보이지도 않고 헬멧 없이 사고가 난다면 아무렇지 않게 툭툭 털고 일어나는 것도 불가능하다. 

‘사고가 나지 않게 타면 되지 않나?’ 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헬멧 없이 주행하는 것은 눈을 괴롭히는 바람과 정면으로 맞서게 되는 것이고 지속적인 소음으로부터 노출된다. 안전한 라이딩에 가장 중요한 시각과 청각을 포기하고 달리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게다가 추위는 본능적인 예민함까지도 앗아가 헬멧 없이 주행하는 것만으로도 사고율은 급증하게 된다. 헬멧은 법적으로나 자기 자신을 위해서나 권장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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