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7.10.19 목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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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편하게 즐기는 어드벤처 투어러, 스즈키 브이스트롬1000XT ABS

일상을 떠나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모터사이클을 탈 줄 아는 사람이라면 그런 욕심이 좀 더 크다. 다만 여행용으로 알려진 대형 투어링 바이크를 타고 아스팔트는 물론이고 험로도 마음껏 달릴 수 있을지는 스스로 의문이 들 것이다. 그런 길을 만나면 어떡하나, 자신감 없이 고민하다가 결국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큰 바이크를 탄다는 것은 누구나 두렵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그런 큰 덩치를 가지고 험로에 진입한다는 것 자체가 공포일 수 있다. 보통의 도로에서는 나름대로 잘 탄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비포장로나 흙길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당황해 멈춰 섰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온로드에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희미한 접지감, 돌부리를 밟을 때마다 이리저리 핸들이 꺾이는 당혹스러움, 기우뚱거려도 발이 땅에 닿지 않는다는 불안감. 그 모든 것이 머릿속에서 섞여버리는 것이다. 그리고는 바이크에서 내려 뒤뚱거리며 유턴하기에 이른다. 그저 알던 길로, 매끈한 아스팔트 길로 돌아서 가기 위해서.

듀얼퍼포즈 바이크라는 장르는 그런 아쉬움에 대처하기 위해 태어났다. 듀얼(두 가지) 퍼포즈(목적)는 의미 그대로 온로드 바이크와 오프로드 바이크의 장점을 모두 섞어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종류도 여러 가지인데 체급에 따라 사양도 다르고 갈 수 있는 길도 다르다. 

수 년 전부터 인기를 끌어온 소위 중량 듀얼퍼포즈, 어드벤처 바이크는 큰 유행을 일으키고 있지만 막상 오프로드를 거리낌 없이 주파하기는 쉽지 않다. 일단 라이딩 기술이 좋은 사람이라 해도 가벼운 바이크보다는 다루기 어려운 것이 당연하고, 심리적으로는 기천만 원 하는 애마를 혹시나 넘어뜨리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도 있을 것이다. 

서두가 길었지만 브이스트롬이 추구하는 방향을 설명하기 위한 예일 뿐이다. 브이스트롬은 1리터급, 정확히는 1,037cc의 대형 V트윈 엔진을 가진 듀얼퍼포즈 바이크다. 하지만 경쟁 모델과 비교하면 차체가 작고 시트 높이도 낮다. 

온로드 바이크를 타던 느낌과도 무척 비슷한 감각이 있다. 덕분에 위에서 설명한 두려움이 자신감으로 바뀌는 데 가장 적은 시간을 투자해도 된다. 심적인 부담 요소를 지워나가다 보면 비 포장로에서도 금방 슬슬 달릴 수 있을 만큼 안정성이 높다. 화끈한 매력이 적은 대신 다루기가 편한 것이 브이스트롬의 가장 큰 장점이다. 

스즈키는 흔한 장르인 어드벤처라는 명칭을 놔두고 스포츠 어드벤처 투어러라고 부른다. 이유가 뭘까? 투어러라는 마지막 문구가 말하듯 기본은 투어링 바이크다. 다만 스포츠 어드벤처를 즐길 수 있는 투어링 바이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스포츠라는 말은 곧 온로드 스포츠를 뜻하기도 한다. 어드벤처는 모험을 뜻하지만, 결론은 투어링을 목적으로 하는 정도의 모험이다.

해석하자면 온로드 투어링이 목적이지만 가끔 비포장도로가 등장하면 관통해 달리는 모험 정도는 가능하다는 얘기다. 흙과 덤불이 가득한 울창한 숲 사이를 비집고 달린다든가, 고운 모래로 뒤덮인 사막지대를 달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단지 약간 터프한 스타일의 와일드 투어러일 뿐이다. 

신형 브이스트롬1000은 디자인이 좀 더 원형인 DR-Z에 가까워졌다. 바이크 어깨를 상징하는 프론트 옆 라인이 일직선 형태로 바뀐 것이 가장 크다. 그리고 포크는 기존의 황금색에서 차분한 검정색으로, 너클 가드와 엔진가드를 기본 사양으로 넣어 투어링 바이크로의 면모를 확실히 했다. 

외형적인 것뿐 아니라 변화는 의외로 많다. ABS에 모션 트랙 기능이 추가되어 이른바 코너링 ABS와 같이 기울기에 반응하게 됐고, XT버전이 새롭게 추가되어 튜브리스 스포크 휠을 기본 장착했다. 또 로우 RPM 어시스트 기능과 이지스타트 등으로 초보자에게 더욱 어필하고, 테이퍼드 핸들 바로 강성을 높였다.

가장 큰 추가 사항은 IMU(관성측정장치)가 장비됐다는 점이다. 5축 관성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모션 트랙 ABS 기능을 활성화한다. 주행 중 ABS가 균일하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좌우로의 기울기에 따라 브레이크 압력을 조절한다는 것이다. 또 앞/뒤 브레이크의 압력을 동시에 조절해 전/후 연동브레이크 효과도 낸다. 뒤 브레이크를 작동하면 적절한 압력을 앞브레이크에도 전달해 제동거리를 줄인다. ABS의 작동 여부는 미세한 킥 백(레버나 페달로의 반동)으로 알 수 있다.

모션 트랙 브레이크 시스템은 무엇보다도 안전에 중점을 둔 장비다. 위급 상황에서 자동차의 ABS는 작동과 동시에 어느 정도 핸들링을 통해 컨트롤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스스로 서있지 못하는 모터사이클은 제동 시 ABS가 작동되더라도 핸들링을 과감하게 하기 어렵다. 하지만 모션 트랙 ABS가 작동된다면 바이크가 기울어진 상황에서도 더욱 여유롭게 브레이킹을 할 수 있다. 

무작정 ABS를 작동시켜 제동을 끊어주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차체의 기울기를 측정해 ABS 감압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바이크가 기울어져 있는 동안에도 돌발 상황을 맞아 자신도 모르는 새 강하게 제동을 걸 여지는 충분히 있다. 다른 말로 패닉 브레이킹이라고도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안전 마진이 좀 더 늘어난다고 볼 수 있다.

트랙션 컨트롤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작동한다. OFF, 1, 2 단계와 OFF로 나뉘어져 있으며 주행 중에도 선택할 수 있다. 이는 IMU의 개입이 아니라 기존처럼 크랭크 포지션, 기어포지션, 스로틀 포지션과 휠 스피드를 검측하여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세분화하지 않고 2단계로만 구분한다는 의미는, 아예 개입을 거부하거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작동범위만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굳이 필요 이상의 기능을 넣을 필요가 있냐는 듯한 자세는 스즈키다운 세팅이다.

로우 RPM 어시스트는 SV650에 들어있던 기능이다. 시내 주행에서 특히 요긴한데, 저속으로주행하거나 멈췄다 출발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할 때 시동이 꺼지지 않도록 클러치 미트를 부드럽게 할 수 있도록 rpm을 최소로 유지해주는 기능이다. 그렇다고 클러치를 아예 놓아버리면 시동은 꺼진다. 단지 반 클러치를 보조하는 기능이라고 보는 편이 좋다. 

이지 스타트 시스템도 말 그대로 스타트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역시 SV650에 이미 적용되었는데, 원리는 간단하다. 셀프스타터를 누를 시 엔진이 작동할 때까지 누른 채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원터치로 건드리면 시동이 걸릴 때까지 스타트 모터가 돌아가는 것이다. 당연히 시동이 걸리면 스타트 모터는 멈춘다. 사소하지만 의외로 편리한 기능이다.

국내에는 XT 버전만 들어오는데, 가장 큰 차이점은 아무래도 와이어 스포크 휠이다. 튜브리스 타이어를 사용할 수 있는 사양으로 펑처에 대한 불안이 적다. 오프로드에서 충격흡수력을 높여주고 본격적인 어드벤처 바이크의 느낌을 살렸다. 

이 휠이 들어간다고 해서 오프로드 주파성능이 대폭 향상되는 것은 아니지만 영향은 있다. 기존 튜브리스 스포크 휠을 장착한 브이스트롬650XT가 등장했을 때, 1000XT도 나올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해소됐다. 특히 챔피언 컬러에 적용되는 골드 컬러의 림은 소유욕을 자극한다.

낮은 시트고와 함께 편안한 라이딩 포지션은 여전히 반갑다. 브이스트롬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대형 어드벤처 바이크 중에서 가장 발착지성이 좋은 편에 속하고 부피가 작아 부담이 적다는 점이다. XT 또한 기본적인 치수에는 변화가 없다.

액세서리로 로우시트와 하이시트가 제공되는 것은 전적으로 사용자의 선택에 맡기겠다는 뜻이다. 앞 뒤 휠도 기존과 같은 19/17인치로 온로드 성향이 강하다. 

프론트 서스펜션은 스프링 하중, 압축력, 신장력 모두 조절 가능한 타입이다. KYB제품으로 43mm 이너포크 구경을 가졌으며, 아우터 튜브의 컬러가 기존 골드에서 블랙으로 바뀌었다는 점이 다르다.

리어 쇽 역시 KYB제품으로 스프링 프리로드를 다이얼로 수동 조절할 수 있는 제품으로 동승자 탑승이나 짐 적재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다. 래디얼 마운트 브레이크 시스템은 토키코 제품을 썼다.

사이드케이스와 톱 케이스로 나뉜 순정 옵션 제품은 약간 변화가 생겼다. 다름 아니라 톱 케이스의 기존 용량이 작아서 불만이 많이 접수된 모양이다. 풀 페이스 헬멧 2개가 들어가는 대형 55리터 용량의 제품이 추가됐다. 기존의 헬멧 1개가 들어가는 작은 사이즈도 여전히 고를 수 있다. 

윈드스크린은 기존처럼 라쳇 스프링 방식으로 손으로 밀어서 간단히 각도를 조절할 수 있었는데 높이는 많은 변화가 없어 아쉬웠다. 그래서인지 기존보다 49mm나 높아진 스크린을 새롭게 장착했다. 여기에서 최저 15mm에서 최고 30mm까지 조절할 수 있으며 주행 중에도 작동하기 좋은 점은 여전하다. 

계기반은 변화가 없으며 12볼트 아웃렛은 편의를 위해 외부 전자 장비를 충전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아쉽지만 헤드라이트나 방향지시등은 모두 할로겐 램프로 변화가 없으며 테일 램프 및 브레이크 램프만 LED다. 물론 별도 액세서리를 추가할 수는 있다.

대신 기존에 옵션 파츠로 제외됐던 너클 가드와 하부 엔진 커버가 기본 사양에 편입됐다. 또 XT 사양에는 강성이 높은 테이퍼드(가운데 체결부위는 두껍고 끝으로 갈수록 두께가 가늘어지는 형태) 핸들 바가 적용된다.

국내에 수입되는 브이스트롬1000XT는 기존 노멀 버전에 더욱 어드벤처 바이크다운 이미지와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컬러는 DR-Z를 연상하게 하는 챔피언 옐로우, 현대감각의 블랙, 화이트가 출시된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브이스트롬의 가장 큰 장기는 언제든 떠날 수 있게 만드는 부담 없는 투어링 바이크다. 동급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낮고, 가볍고, 작다. 가격대도 나쁘지 않다. 온로드 어드벤처라고 해도 좋을 만큼 온로드 지향성이 크지만 XT버전의 경우 거기에 오프로드 이미지를 슬쩍 가미했다. 가장 현실적인 대형 투어링 바이크로 손꼽히기 알맞은 조건이 된 셈.

하드코어 이미지는 스타일로만 살리고 내실은 대중적으로 다듬은 브이스트롬의 정체성은 여전히 차분하다. 필요한 장비만 갖춘 담백한 어드벤처 바이크 브이스트롬의 목표는 종전과 다를 것 없이, 누구나 다목적으로 탈 수 있는 편안한 어드벤처 투어링 바이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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