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5.30 화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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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다 디스크 - 엘파마가 선보이는 첫 번째 디스크브레이크 로드바이크

엘파마의 디스크브레이크 장착 로드바이크 프로토타입 모델을 2014년 겨울에 처음 만났다. 당시는 UCI(국제사이클연맹)가 로드레이스에서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한 자전거의 사용을 허용하기 전이었는데, 여러 자전거 메이커들이 ‘로드바이크도 언젠가는 디스크브레이크를 표준으로 장착하게 될 것이다’라는 예상과 함께 한창 개발에 매진하던 시기다.

다음 해인 2015년, 엘파마는 2016 신제품 발표회에서 새로운 디스크브레이크 장착 모델의 프로토타입을 다시 한 번 선보였다. 엘파마의 첫 디스크브레이크 로드바이크가 MTB용 포스트마운트 규격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한 러프한 디자인이었다면, 두 번째 프로토타입은 당시 막 발표된 최신 규격인 ‘플랫마운트’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하고, 심플한 직선으로 구성된 단아한 프레임이 인상적인 제법 높은 완성도의 로드바이크였다.

그리고 올해 엘파마가 공개한 2017 카탈로그에는 작년의 디스크브레이크 프로토타입 모델이 정식 라인업으로 추가되었다. 이 자전거가 바로 이번에 소개할 엘파마의 첫 디스크브레이크 장착 로드바이크 ‘레이다 디스크(RADAR DISC)’다.

여러 자전거 메이커들이 디스크브레이크 장착 로드바이크를 앞 다투어 내놓고 있다. 이 배경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전거시장인 북미를 중심으로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한 로드바이크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선수를 중심으로 아직 디스크브레이크 도입에 대해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국내의 동호인 라이더 사이에서도 ‘림브레이크면 충분하다’는 의견이 많다.

해외 자전거 브랜드와 달리 국내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엘파마가 디스크브레이크 로드바이크를 출시하는 것은 분명 모험적인 시도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을 돌아보면 엘파마는 늘 유행에 뒤따르기보다 새로운 시도를 통한 참신한 모델을 선보이곤 했다. 엘파마 레이다 디스크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까?  

 

베스트셀러 ‘레이다’의 이름을 계승한 디스크브레이크 모델

레이다 디스크는 엘파마의 베스트셀러 로드바이크 모델 레이다(RADAR)를 베이스로 개발되었다. 그러나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하면서 단순히 제동력만 개선된 모델이라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하기 위해 포크와 프레임을 모두 다시 설계했고, 제동력과 함께 프레임의 성능에도 큰 변화가 있기 때문이다. 

로드바이크의 기본성능은 프레임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이 있다. 프레임은 단순히 휠과 각종 부품을 장착하기 위한 거치대가 아니다. 자전거의 엔진인 사람의 체중을 견디고, 근육이 내는 힘을 받아들여 손실 없이 바퀴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높은 강성의 프레임이 필요하다. 게다가 자전거의 승차감을 결정하는 것도 프레임이니, 프레임에 따라 자전거의 특징이 좌우된다는 말은 괜히 하는 소리가 아니다.

엘파마 레이다 디스크는 카본 프레임의 로드바이크로, 일본 토레이의 T700 카본원사를 주로 사용해 제작된다. 몇 년 전이라면 토레이 T700 카본원사를 사용한 프레임을 상급 모델로 분류했겠지만 이제는 많이 보편화되어 여러 브랜드의 다양한 모델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우수한 소재를 흔하게 볼 수 있다는 것, 그만큼 카본 프레임의 품질이 상향평준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프레임의 탑튜브는 수평에 가깝지만 살짝 경사진 세미슬로핑 타입이다. 탑튜브의 두께는 얇고 다운튜브는 두껍다. 뒷삼각을 살펴보면 시트스테이는 부러질 듯 가늘지만 체인스테이는 두껍다. 최근 다양한 브랜드의 올라운더 타입 로드바이크에서 볼 수 있는 ‘표준’에 가까운 형태다. 프레임을 구성하는 튜빙의 형상과 지오메트리는 기존 레이다와 거의 같다.

다운튜브와 헤드튜브, BB셸, 체인스테이는 라이더의 하중을 견디며 페달을 밟아 만들어내는 출력을 전달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다. 그래서 두껍고 단단하다. 탑튜브와 시트스테이는 직접적인 하중을 견디기보다는 자전거의 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부분이다. 그래서 무게를 줄이고 진동을 쉽게 흡수할 수 있도록 얇게 만들어진다. 이런 외관에 따른 자전거의 특징을 짐작하는 것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디테일을 살펴보자. 헤드튜브 양옆에는 변속 케이블과 디스크브레이크의 유압 호스가 외부로 노출되지 않고 프레임 내부를 통과하도록 한 게이트가 위치해 있다. 자세히 보면 프레임을 만든 뒤 구멍을 뚫어 만든 것이 아니라 제조과정에서 가공이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마감이 무척 뛰어나다. 아무래도 자전거를 보는 눈이 높아질수록 이런 디테일에 신경을 더 쓰게 된다.

포크는 일자로 곧게 뻗은 스트레이트 타입이다. 예전에는 스트레이트 포크라고 하면 단단하고 민첩하다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대부분의 로드바이크에 카본 스트레이트 포크가 사용되며 외형만으로 특성을 파악하기가 어렵다. 레이다 디스크의 포크레이크는 43mm로 날카로운 코너링보다는 균형 잡힌 안정감 있는 주행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앞바퀴의 브레이크 유압 호스는 포크 내부를 통과해 브레이크 캘리퍼에 도달한다.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깔끔한 외관의 마무리가 돋보인다.

 

 

구동계는 시마노 울테그라, DT스위스 디스크 휠세트 조합

구동계는 시마노 울테그라를 사용했고, 디스크브레이크 레버는 시마노 로드바이크 그룹세트에 포함되지 않은 번외 부품인 ST-RS685, 캘리퍼는  BR-RS805를 장착했다. 시마노는 아직 공식적으로 듀라에이스나 울테그라 등급의 디스크브레이크 캘리퍼와 레버를 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스크브레이크 로터는 열을 빠르게 배출시키는 아이스 테크놀로지가 적용된 센터락방식의 SM-RT81 140mm를 사용한다.

BR-RS805 캘리퍼는 플랫마운트 규격이 적용되었다. 플랫마운트 규격 디스크브레이크의 특징은 납작한 마운트를 사용해 포크와 프레임에 완벽하게 밀착되어 일체감이 높을 뿐 아니라 기존 디스크브레이크와 비교해 가볍고 공기저항이 적다.

로드바이크의 디스크브레이크 장착은 단순한 부품 변화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휠의 규격, 휠 고정방식과 프레임의 구조설계가 모두 달라짐을 의미한다. 기존의 로드바이크는 대부분이 9mm 액슬의 QR 방식 휠을 사용하지만, 최신 디스크브레이크 로드바이크는 주로 12mm 스루액슬이라는 다소 생소한 방식을 사용한다. 

기존 휠의 9mm보다 훨씬 두꺼운 12mm 스루액슬은 포크, 프레임의 드롭아웃과 휠 허브를 관통해 나사로 단단히 고정된다. 좌우에서 조이는 기존 QR레버보다 훨씬 높은 체결력을 보여주며, 스루액슬이 마치 프레임과 포크의 일부로 구성된 것처럼 전체적인 강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휠은 DT스위스 R32 스플라인 DB 휠은 클린처와 튜브리스를 지원하는 알루미늄 림을 사용한다. 림 폭은 21mm,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높이는 32mm다. 림 측면에는 DT스위스를 비롯해 R32 DB, 스플라인 로고가 멋스럽게 새겨져 있다. 라이더 한계 체중은 130kg으로 우수한 내구성과 높은 강성을 지닌 휠이다. 

스플라인 허브 특유의 삼각형 플랜지는 스포크를 수직에 가까운 각도로 잡아당기는 구조로 동력전달 효율이 매우 우수하다. 디스크브레이크 휠답게 앞뒤 바퀴 모두 2-크로스 스포크 패턴을 사용해 빌딩되었다. 

핸들바와 스템, 시트포스트는 엘파마의 EM70 알루미늄 컴포넌트를 사용했고, 안장은 셀레이탈리아 SLR 프릭션 프리 플로우, 핸들바 테이프 또한 셀레이탈리아 스무테이프 그란폰도를 장착했다.

 

시승

레이다 디스크의 바탕이 된 엘파마 레이다는 ‘카본 로드바이크의 시작기’를 콘셉트로 개발된 모델이다. 하지만 레이다를 경험해본 많은 라이더 사이에서는 편안한 승차감으로 마치 인듀어런스 로드바이크를 연상하게 된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엘파마 레이다를 실제로 구입하는 라이더는 이미 알루미늄 프레임의 로드바이크를 타다가 처음으로 카본 프레임을 경험해보거나, 로드바이크에 처음 입문하면서 일반적인 입문용 로드바이크보다 고급 기종으로 시작하고자 하는 경우일 것이다. 즉 로드바이크 중급자에서부터 입문자가 부담 없이 탈 수 있으면서 주행성능에도 부담이 없는 모델이 레이다의 콘셉트가 아니었을까? 비록 인듀어런스 레이스 로드바이크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엘파마 레이다가 다루기 쉽고 편안한 승차감을 가진 로드바이크라는 평가는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짐작된다.

엘파마가 레이다를 바탕으로 디스크브레이크 모델을 내놓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레이스보다는 일상의 레저와 장거리 투어를 즐기는 라이더를 위한,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컨트롤할 수 있고 안정적으로 멈출 수 있는 로드바이크가 바로 레이다 디스크다. 입문자에게 적합한 로드바이크라는 말을 오해해서는 안 된다. 그만큼 편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부담 없이 탈 수 있는 모델이지만, 이를 입문자만 탄다는 법은 없다. 

사실 디스크브레이크에 충분히 익숙한 필자에게는 스루액슬의 장점이 더욱 와 닿는다. 프레임을 비틀며 쥐어짜듯 페달을 밟아도 불안함이 없고, 앞으로 뻗어 나가는 느낌이 생각 이상으로 시원하다. 레이다 디스크의 프레임은 분명 노면의 충격과 진동을 잘 흡수하는 편이다. 프레임이 단단한 편은 아니지만, 낭창거리는 느낌은 전혀 없다. 전체적으로 탄력있는 프레임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언덕에서 강한 토크로 페달을 밟으면 페달링에 즉각적으로 반응해 튀어나가는 느낌은 아니지만, 프레임의 탄성이 만들어내는 스프링 같은 독특한 템포가 느껴진다. ‘나는 스프린터다’를 외치는 라이더가 아니라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노면이 불규칙한 빨래판 구간을 빠르게 통과할 때도 핸들바와 안장을 통해 전달되는 느낌은 뼈를 뒤흔드는 충격이 아닌 작고 둥근 요철를 타고 넘어가는 부드러운 느낌이다. 물론 불규칙한 노면의 잔 진동이 느껴지지만, 그것이 무색해 질만큼의 안정감 있는 조향성과 코너링을 보여줬다. 만약 레이스에 나가려 한다면 엘파마 퀀텀이나 FR1을 선택하는 게 맞다. 하지만 그란폰도나 브레베 같은 장거리 라이딩이라면 이런 자전거와 함께 하고 싶다. 

엘파마 레이다 디스크 시리즈의 프레임은 470, 500, 530, 550사이즈가 출시되며 색상은 매트블랙/글로시레드와 매트블랙/글로시화이트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이번에 시승한 R6800D 모델의 가격은 280만 원, 울테그라 구동계와 기계/유압 하이브리드 타입 디스크브레이크를 탑재한 R6800RD는 245만 원, 105급 구동계와 기계식 디스크브레이크를 탑재한 R5800MD의 가격은 210만 원이다.

레이다 디스크는 엘파마의 디스크브레이크 로드바이크 첫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완성도로 어필한다. 레이스보다는 투어, 노면과 코스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나 신뢰할 수 있는 자전거를 원하는 라이더에게 추천한다. 꼭 디스크브레이크 때문이 아니라도, 레이다 디스크 시리즈는 합리적인 가격과 성능을 갖춘 카본 로드바이크를 처음 즐기려는 라이더를 위한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엘파마 레이다 디스크 R6800D 제원

프레임 : 레이다 T700 풀카본 700C DISC
포크 : 레이다 F36 풀카본 DISC
크랭크 : 시마노 울테그라 50x34T
시프터 : 시마노 울테그라 유압디스크
앞 디레일러 : 시마노 울테그라
뒤 디레일러 : 시마노 울테그라
카세트 : 시마노 울테그라, 11-28T, 11단
체인 : 시마노 울테그라
브레이크 : 시마노 울테그라 유압디스크
타이어 : 슈발베 원 700X23C
휠세트 : DT Swiss R 32 스플라인 DB 700C
스템 : 엘파마 EM70 오버사이즈 
핸들바 : 엘파마 ER70 드롭바
헤드셋 : VP-B303AM 42/52 테이퍼
안장 : 셀레이탈리아 SLS 프릭션 프리 플로우 FEC ALLOY
시트포스트 : 엘파마 EM70 27.2X300mm
사이즈 : 470 500 530 550
색상 : 매트블랙/글로시 레드, 매트블랙/글로시 화이트
가격 : 28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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