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밀라노 EICMA에서 첫선을 보였던 허스크바나의 카페레이서 401Vitpilen과 스크램블러 401Svartpilen의 콘셉트는 러프 스케치에서 튀어 나온듯한 심플한 디자인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그 누구라도 콘셉트 디자인의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을 표했을 것이다.

그리고 2016년 밀라노 EICMA. 드디어 공개된 401의 양산버전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콘셉트 모델과 차이점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완성도로 전 세계에 첫선을 보이게 됐다. 기존 콘셉트와의 차이점은 헤드라이트와 머플러가 변경되었고 사이드미러, 번호판 플레이트가 추가되었을 뿐이다. 결국 도로주행을 위한 변경점을 제외하고는 콘셉트 모델과 거의 완벽히 일치하는 디자인이다.

‘하얀 화살’이라는 뜻의 Vitpilen은 카페레이서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된 심플한 라인이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안겨주지만, 고전적인 인상의 스포크 휠과 트렐리스 프레임, 원형 헤드라이트와 군데군데 보이는 황동색상의 파츠로 눈길을 돌려보면 이 바이크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알 수 있다. 

‘검은 화살’을 의미하는 Svartpilen은 반대로 스크램블러에 영향을 받은 디자인으로 Vitpilen과 비슷한 구성에 더 높은 핸들과 블록 타이어, 어두운 배색으로 좀 더 강인한 인상을 준다. 또한 연료탱크 위에 다용도 브라켓을 추가해 실용성과 디자인 향상을 노렸다.

겉모습만 보고 작고 귀여운 팬시바이크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공격적인 라이딩 자세가 보여주듯 귀엽기만 한 녀석이 아니다. 게다가 허스크바나의 모회사가 된 KTM과 함께 만드는 첫 온로드 바이크가 아니던가? 결코, 만만하게 볼 수가 없다.

9,500rpm에서 43마력 7,200rpm에서 3.7kgm의 고성능을 자랑하는 KTM 390DUKE의 373.2cc 수랭 단기통 엔진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또한, 프레임과 스윙암까지 동일해 390DUKE의 가벼운 무게와 경쾌한 주행 성능까지 고스란히 물려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BOSCH사의 2채널 ABS는 물론이고 320mm의 싱글 디스크에 BREMBO사의 자회사인 BYBRE의 4피스톤 캘리퍼가 장착된 브레이크뿐만 아니라 KTM그룹이 자랑하는 WP사의 서스펜션이 사용되어 꽤 고급스러운 구성을 갖췄다. 

KTM그룹 산하의 허스크바나는 오프로드와 더불어 클래식한 디자인의 바이크에 집중하는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루머가 있었다. 이를 방증하듯 이번 EICMA에서는 401 Vitpilen과 401 Svartpilen의 생산버전 외에도 401의 카울링 버전인 401 Vitpilen AERO의 콘셉트와 701 Vitpilen의 콘셉트 모델도 함께 출품됐다. 이는 앞으로도 다양한 콘셉트 디자인과 카테고리 구성으로 허스크바나만의 특색있는 온로드 라인업을 늘려나가겠다는 의사표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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